마등봉(776m)-악희봉(843m)-칠보산(779m) 암릉종주
1/50.000지도나 일반적인 산행자료, 괴산군청에서 마련한 자료등을 보면 저 마다 산의 고도가 다르게 나타나있다
또한 괴산군에서는 마등봉을 마분봉이라 해 놓았고 10년전에 다녀갔을 때는 없었던 표지석에도 마분봉 이라 표기되어 있었다
특히 마등봉과 칠보산은 10 여년전만 하드라도 인적이 드문 곳 이었지만 이번에 찾아가보니 많은 인적을 느낄 수 있었다
마등봉 (776m)
백두대간상에서 살짝 비켜난 악희봉에서 북동쪽 연풍쪽으로 가지를 쳐 나간 지능선상에 솟아있는 산이 마등봉이다
마등봉은 일반적으로 그리 알려진 산은 아니다
인근의 희양산 악희봉등의 명성에 눌리고 능선의 길이가 그리 길지 않기도 하고 높이 또한 주변 산에 눌려서 그저 악희봉의 지능선 자락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정상 부근의 기암괴석이나 노송군락을 바라보면 형님뻘인 악희봉을 능가 할 정도이다
곧곧에 암릉이 자리하며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다만 마등봉 하나만 산행을 한다면 너무 짧아서 인근의 악희봉이나 구왕봉 희양산등과 연계 산행을 한다면 좋을 듯 싶다
마등봉을 쉽게 찾아서 오르는 방법은 연풍에서 남쪽으로 5km정도 들어간 은티마을이다
서쪽 「입석골」방향으로 향하다가 마지막 농가에서 입석골쪽의 수레길을 버리고 서북쪽의 지능선을 오르면서부터 시작된다
주능선에 오르면 서쪽으로 향하는 정상을 향해서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전혀 지루한 줄 모르고 오르 내리게된다
악희봉(843m)
백두대간에서 살짝 비켜앉은 악희봉은 그 산 형상이 희양산과 비슷한 「악희봉」의 정상 부근에는 온통 기암괴석과 노송군락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다만 악희봉은 희양산에 비하여 돌출된 바위 규모가 작은 반면 날카로운 톱날처럼 굴곡이 심하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바위가 많고 멀리서 봐도 산의 모습이 명산으로서의 품위를 갖춘 것처럼 수려하고, 적당하게 아슬아슬 한 위험지대도 있다
산의 풍치를 더 한층 돋구어 주는 고목이 주능선에 군데군데 서 있다
소나무들이 무성한 벼랑이 중첩되어 있으며, 사방을 둘러보면 어디 허한 곳 없이 조망이 좋으면서,
너무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산이 바로 악희봉이다
악희봉은 악휘봉 또는 악후봉으로도 불려진다
칠보산(779m)
서쪽의 쌍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과 마주한다
불교의 일곱 가지 보물인 금·은·산호·거저(바다조개)·마노(석영)·파리(수정)· 진주처럼 아름답다 하여 칠보라는 이름이 붙었다
송이버섯 산지이고, 청석골 골짜기에는 신라시대에 창건한 각연사와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433)· 통일대사탑비 등이 있다.
칠보산 역시 아기자기한 암릉과 기암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험한 절벽지대는 교묘하게 피해서 지나갈 수 있는 등로가 열려있다
또한 살구나무골이나 쌍곡계곡으로 연계되어있어 계곡산행을 병행할 수 있다
-산행 후기-
은티마을-마등봉-입석안부-악희봉-시루봉-칠보산-쌍곡계곡
도상거리 : 9.5km
2002년3월17일 (일) 흐린 후 맑음
참여인원:권태진 外1명 이사벨라 광인 심산 심형규 6명
충북 괴산군 과 경북 문경군의 경계를 이룬 지역에는 아기자기한 암릉을 품고있는 산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백두대간상의 희양산(998m)에서 서쪽으로 구왕봉(898m)주치봉(689m)을 거쳐서 대간의 능선이 남쪽의 장성봉(916.3m)쪽으로 꺽어지기 전 824m봉 서쪽에 바로 솟아있는 악희봉 과 칠보산을 연계하는 산행은 비록 거리는 여느 능선산행과 비해서 짧을지는 모르지만 쉴새없이 나타나는 암릉이 아주 아기자기하고 지루하지 않는 산행이 이어진다
초창기 산을 접했을 때는 산에대한 자료나 경험이 일천해서 대개 이러한 산들을 하나만 대상으로 올랐던 경험이있고, 그 산들을 아련하게 떠 올리자면 비록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아기자기한 암릉을 잊을 수 없었다
이 산들 말고도 일대의 막장봉 남군자산 옥녀봉, 그리고 송면 저쪽의 화양구곡 너머의 가령산 도명산 낙영산 조봉산 백악산.. 참 부지런히도 찾아다녔던 기억이 내 초창기 산행 때의 모습이다
그래도 누구를 따라가는게 아니라 지도 하나 달랑들고 악착같이 물어물어 찾아 다니던 초창기 때 부터 의 버릇 때문에 산행계획은 쉽게 세우는 편이다
본래 같이 산행하고자했던 인원중에 kkk님과 후배 민수가 사정상 빠졌다
토요일 도상거리 20 여 km의 장낙산맥 종주를 끝낸 이사벨라님이 참여하지 못 할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제가 약속은 칼 이예요」이사벨라님의 대답이다
「사실은 도상거리가 짧아서요」라지만 대단한 분이시다
바랭이님의 고교 선배 였다든가?
아무튼 고교시절부터 설악산으로 달려갔었다니...묵묵히 꾸준히 걷는 스타일이다
권태진님의 산행 이력이야 알만한 사람들이야 모두가알고, 스타일 자체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산행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15인승 승합차에 4명만이 달랑 타고 젊은 친구가 운전하니 위태하게 잘도 달려 나간다
08시가 조금 넘어서 증평으로 들어섰고 읍내로 들어가는데 심산 아우님의 전화가 왔고,
청주에서 출발하니 쌍곡입구에서 만나잔다 09시20분 쯤 젊은 심형규 아우님과 동행한 심산 아우와 합류한 뒤 몰고 온 차량은 입구에 두고 승합차에 합류한 뒤 은티마을로 이동한다
은티마을 입구에는 이미 관광버스가 엄청난 산행객을 토해내고 있다
다행이도 이분들은 희양산으로 오르는 사람들이어서 당분간은 우리들만의 호젓한 산행이 이어질 것이다
산행을 할 어느 대상의 산이 나 혼자만의 산이 아닐진 대 왜! 나는 나만의, 아니면 우리들만의 호젓함을 고집하는걸까?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타인을 배려하지 못함과 교만함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걸까?
09시40분
아주오래된 고목이 서 있는 은티마을 입구를 출발한다
좌측의 희양산 들목을 버리고 우측의 마을길로 향하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마을을 벗어나서 「입석골 안부」쪽으로 수레길을 잠시 따르다가 우측으로 밭이있는 지점에서 좁은 수레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숲 사이로 표지기가 보인다(마을입구에서 약12분 소요)
2~3분간 오르면 앞이 터지면서 무덤이 나타나고 무덤앞에는 일대의 산들이 돌(岩)산이라는 것을 가르켜 주기라도 하 듯이 자연석이 박혀있다
참나무 사이로 유난히도 많은 소나무 아래로 북서쪽 지능선을 급하게 오르면 역시 초반부터 두 어 번의 바위를 살짝 지나며 오르게된다
다시 빠른 걸음으로 3~4분 오르니 지능선 상단으로 올라서며 평탄해진다
10시14분
평탄한 봉우리에서 잠시 내련선 후 뒤 돌아내려다보니 이미 은티마을은 저 아래 내려다 보이는 고도감을 느낄 수 있다
이 곳 산들의 매력이라면 바위외에 바위가 있는 곳에 꼭 있어야 하는 듯이 조화를 이루는 노송들 군락이다
이미 여러 모양을 한 노송들이 눈길을 끌고, 그 모양새는 각양각색이다
왜!노송들은 곧게 자란 것 보다 구불어지고 뒤 틀린 모습이 멋 있을까?
중부권이라 그런지 일 주일 전 호남정맥의 능선상에서 본 진달래는 아직 봉우리 조차 맺지 않음이 좁은 땅에서도 민감한 날씨의 조화를 볼 수 있다
10시27분
1/50000 지도상에는 677m 누군가 적어놓은 표지에는 692m로 표기된 주능선 삼거리 봉우리에 도착한다
마등봉 산행의 재미는 이 봉우리서부터 시작되는데 심형규군이 아무래도 뒤에 쳐진다
나중에 권태진님이 한 이야기지만 산행이 무르익을 나이가 40대 라나..
그러니 30대 초반인 이 친구가 쳐지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서쪽으로 마등봉 정상쪽을 쳐다보며 내려서는 가파른 길도 아기자기하며 150m정도 내려선 안부에서 (10시39분) 맞은 편 3m정도의 바위벽을 오르고 비좁은 암릉을 지난 후 다시 내려선다
모두들 재미있는 코스라고 이구동성이다
10시48분
「말등바위」를 지나가고 내려선 후 다시 전면의 바위벽에 붙는다
바위벽을 십 수m정도 올라서니 좁은 침니지대를 통과하고,
곳곳에 도사린 절벽과 오래된 노송들이 동양화속에 들어온 착각에 빠지기도...
침니를 빠져나와 올라서니 우주선이 한 대 덩그라니 앉아있다
바로 「ufo」바위다
우주선 바위를 지나서 내련선 후 절벽지대를 교묘히 피해서 올라서니
11시12분
마등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마분봉776m」라는 표지석이 서있고
일행은 뒤에 쳐진 심형규군을 기다리며 간식을 들기로한다
이미 모두가 반소매 차림이고 차가운 캔 맥주로 목을 추기니 신선이 따로 없다
심형규군이 도착하고도 잠시 더 쉰 14분을 지체하고 다시 입석 사거리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10분 후 마지막 봉우리를 오른 후 내리막을 내려서니
11시41분
북쪽 「적석리」와 남쪽「점말」쪽으로 이어지는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니 떠들썩하다
적석리쪽에서 악희봉 산행을 하기위해 오른 관광버스 한 대분의 많은 인원이다
산행 전 「오늘은 여유있게 널널하게 즐기는 산행을 하자」라고들 했지만 앞에서 아주 느릿하게 가로막는 행렬들이 늘어서 있으니 약속이라도 한 듯이 앞질서서 오르기 시작한다
14분 만에 백두대간과 만나는 봉우리에 오르고 바로 다시 장성봉 쪽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며 악희봉 쪽으로 향한다
서쪽 아래로 깊게 패여내려간 「살구나무골」끝자락 건너로 군자산이 보이고 남쪽으로 정말 애기를 업은 듯 한 모양을 한 애기암봉(747m) 그 옆으로 장성봉 막장봉(885m)에 이어진 제수리치쪽 능선들이 바라보인다
악희봉의 명물 「입석」옆 평탄한 바위반석위에 권태진님이 자리를 잡는다
악희봉 정상쪽은 시끄러우니 이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잔다(11시55분)
배낭안에서 먹을 것들이 많이 나오는데 역시 권형의 포도주에 자주 손길이간다
느긋한 봄날의 산정에서의 오찬을 즐기느라 45분이나 소요시킨 12시40분 출발이다
곧 바로 넓은 바위반석인 정상을 지나 내려서는데 이곳 역시 사람이 밀린다
12시50분
대 슬랩지대를 올라서니 화강암 봉우리를 다시 내려선다
내려선 안부에서 많은 인원들은 다시 입석리쪽으로 내려서는 것 같아 다시 고요가 찾아들고 전면의 암봉을 또 다시 오른다
13시14분
봉우리에 오르니 서북쪽 저 앞으로 시루봉이 올려다 보인다
남쪽으로 뒤 돌아보니 희양산의 암벽이 제법 멀리 바라보인다
13시39분
평범한 시루봉 정상에 올라앉아 다시 남은 포도주로 목을 추기며 여유있는 휴식을 즐긴다
북쪽으로 덕가산이 바라보이고 서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칠보산은 곳곳에 하얀 암벽의 속살을 보이고 있다
16분 후 서쪽을 향해서 내려서는 산길은 정말로 호젓하고 족적도 드물다
노송은 줄지어 서있고 그 아래 쌓인 갈비는 푹신하다
14시21분
우측으로 각연사로 내려서는 산길이있는 안부를 지나간다
잠시 후 정말 멋진 자태를 한 노송이 근락을 하고 훤히 터진 지역에서는 서쪽 바로 아래 살구나무골이 훤히 내려다보이고 그너머로 장성봉쪽으로 향하는 백두대간이 가까이서 뚜렷히 보이는 V자 능선 사이로 희양산만이 확연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전면으로는 칠보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대암벽이 환상 그 자체로 보인다
14시38분
하나의 암봉을 오르니 많은 등산객들로 요란하고 정상쪽이 확실히 보인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길은 곳곳에 오래전에는 없었던 밧줄이 매어져있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칠보산을 오르고 있는 것 같다
14시47분
칠보산 정상에 도착하고 마지막 남은 캔 맥주를 마시며 오늘산행을 되돌아본다
20 여분 이상을 산 이야기로 꽃 피우며 희희낙낙이다
심형규군은 「역시 선배님들 대단하십니다 제가 늦어서 미안합니다」
젊은 친구가 체력이 딸려서 그런 건 아니다
아직 산행 경험이 일천해서 보행 방법이나 숨을 고르는 방법 등..
뭐 그런 것이 몸에 익지 않아서일거다
서북쪽으로 연결된 보배산(772m)쪽 능선을 버리고 서쪽의 능선을 탄다
쌍곡계곡으로 내려서기 위해서다
30분에 걸쳐서 거대한 암봉을 두 군데나 지나칠 정도로 하산길도 아기자기한 암릉의 연속이다
15시53분
마지막 암봉에서 「떡바위」로 내려서는 가닥을 놓치고 「절말」쪽으로 내려서고 만다
몇 발 앞서간 권태진 이사벨라님은 제대로 간 모양이다
16시20분
절말 종점에 내려서면서 산행은 끝이난다
몇 주일만에 아주 여유롭고 편안한 산행을 끝내는 순간이기도하다
언제 짬을 내어서
버리기매재-장성봉-막장봉-제수리치-남군자산-옥녀봉을 연계하는 산행계획을 세워봐야겠다
괴산읍내의 음식점에서 뒷 풀이를 가지는데 아니! 이 얌전하게 생긴 심형규군은 술도 못 마신단다
운전 때문이 아니고 아예 「초」를 못 쳐!
심산 아우님도 「소초」 보다는 「막초파」 네!
권태진 이사벨라님도 애당초 알았던 산꾼들이 아니다
인터넷이라는, 산 사이트를 통해서 만나고 산행을 하게되니 참 좋은 취미를 가졌고, 좋은 시절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틀림없다
31일 부산팀들과의 산행이 후 언제 날 잡아 대전쪽으로 움직여 볼거나 구름나그네 강산에 한정수... 「계룡이파 와 합동산행...?」
그 때는 가까이 있다고 「엉근이」도 달려 올까나?
두 주일 연속 한양 입성이 빠른 그런 봄 날의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