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구제역과 조류독감-공장식 축산업이 부른 육식문명 종말론
매일 아침, 학교 가는 길에 풍세천을 지나면서 떼지어 헤엄치는 아름다운 새들을 보는 것은 내 인생의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깃털을 뽐내는 오리들이 떼를 이루어 먹이를 찾기 위해 물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으며 한가롭게 노니는 평화로운 풍경을 보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 곳이 생지옥으로 변했다. 바로 이 개울 옆 양계장에서 무서운 AI(조류독감)가 발생해 수만 마리의 닭들이 생매장당하며 이곳은 전국적인 뉴스초점지역이 되었다. 평화롭던 철새들은 인간이 멀리해야할 동물 1호로 떠올랐고 하얀 옷 입은 방역관과 경찰이 차를 막아서서 뒷길로 멀리 돌아서 등하교해야 했다. 이곳에서는 2004년, 2007년에 이어 이번에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충남 천안의 풍세면을 끼고 도는 풍세천 주변엔 농경지가 넓게 펼쳐져 가창오리와 개리 등 해마다 수만 마리의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온다. 이 철새들은 먹이를 찾으러 농가로 날아들기도 하고 양계장에 접근해 먹이를 먹고 똥까지 누어서 AI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영화 아웃브레이크에 나타난 무서운 바이러스 재앙
1995년에 개봉된 더스틴 호프먼 주연의 ‘아웃브레이크’는 생물학적 무기로 사용된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 재앙을 소재로 만든 영화이다. 1960년대 말 아프리카 자이르의 모타바 용병 캠프에서 알 수 없는 열병에 의한 출혈로 군인들이 잇달아 죽어간다. 미군은 병사들의 혈액을 채취한 뒤 캠프 계곡에 폭탄을 퍼부어, 전원 몰살시킨다. 그 후 30년이 지난 1997년, 자이르에서 또 다시 같은 증상의 출혈열이 발생해 감염자가 모두 죽자, 자이르 정부는 미국에 다시 조사를 요청한다. 역학조사를 위해 현지에 파견된 샘 대령은 이 병이 30년 전 발생했던 모타바 바이러스와 같은 야생 원숭이에게서 옮겨온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 전역에까지도 퍼질 수 있는 무서운 병이라고 본국에 보고한다. 그러나 미군부는 이미 30년 전 모타바 바이러스를 추출, 생물학적 무기로 개발해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었는데도 무기의 보안을 이유로 치료제 사용을 금하고 있었다. 또한 변형 모타바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자신들의 무기가 무력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그의 보고는 무시된다. 결국 아프리카에서 밀수로 들어온 애완용 원숭이에게서 치사율 100%의 이 '모타바 바이러스'가 미국인들을 감염시키고 인구 2,600명의 한 조그만 마을인 '시더크릭'에 퍼져, 불과 며칠 만에 대다수의 주민들이 감염된다. 감염된 주민들은 내장이 녹아내리는 끔찍한 죽음을 맞게 되고 바이러스는 호흡과 공기를 통해 계속 전염된다. 더 이상의 전염을 막기 위해 마침내 군대가 투입되고 군대는 감염자는 물론 아직 감염되지 않은 주민들도 마을을 벗어날 수 없도록 통제한다. 곧 이어 군대는 폭탄을 투하해 2,600명의 시더크릭 마을주민들을 지구상에서 증발시키려는 계획을 진행한다.
현재 지구촌은 영화 속 내용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은 물론, 다른 동물들에게서도 의문의 집단사와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한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아프리카 원숭이에게서 비롯된 에이즈바이러스로 전 세계인구의 4,000여만 명이 감염되어 지금도 매년 2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확산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새해 첫날부터 미국 아칸소주에서는 5천 마리의 찌르레기가 마치 하늘에서 비가 내리듯 떨어져 죽었고 스웨덴에서도 갈까마귀 5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동물의 죽음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바다에서도 미국 메릴랜드주 체사피크만 물고기 200만 마리가, 영국엔 꽃게 4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중국 광저우에서는 엄청난 수의 지렁이 떼가 도로에 기어 나와 죽는 기이한 현상도 일어났다. 일부에서는 동물들의 집단 의문사와 바이러스의 출몰이 “지구온난화로 주변환경이 급격히 변했는데 동물들이 적응을 못해 일어난 현상이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고대 마야력이 예언했다는 2012년 종말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 바이러스
이렇듯 지구촌 곳곳에서 동물들이 집단 떼죽음을 당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대책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현재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8년 만에 발생한 구제역과 조류독감은 물론 신종 인플루엔자까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해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겨울 신종플루(H1N1)로 사망한 사람이 벌써 6명이 나왔고 구제역 때문에 생매장 당해 죽은 동물은 무려 300만을 넘어서 세계역사상 가장 참혹한 동물비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최후의 구제역 청정지역이라던 유기농의 메카 충남 홍성까지 뚫려 이젠 전국 대부분의 지역의 방역망이 뚫린 셈이다. 구제역은 발굽이 2개인 소, 돼지 등의 발굽과 입 주변에 물집이 생기고 치사율이 최고 55%에 달하는 가축의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전염병이다. 안락사에 필요한 약물이 벌써 초기에 떨어져 가축들을 산채로 생매장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정신적 충격에 의한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살처분 된 가축의 사체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에 의한 지하수 오염으로 지하수가 벌겋게 변색되었다는 보도까지 나와 제2의 환경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이번 조류 바이러스는 아직 사람에게로 옮겨갔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고병원성(H5N1) 바이러스로 밝혀졌다. 만일 이것이 인수공통전염병 바이러스로 변이된다면 1차대전 중인 1918년에 발병해 최고 5천만 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한 스페인독감처럼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으로 전이될 수 있다. 당시에 죽은 병사의 미이라를 연구한 결과 이 병의 원인이 H5N1 바이러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레거 박사는 조류독감(H5N1) 바이러스가 창궐했던 아시아·아프리카에서 돼지가 신종플루(H1N1)와 조류독감에 동시에 걸리면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진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돼지 몸속에서 기생하다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결합해 변신할 경우 '전염 속도가 빠른 신종플루 바이러스와 맹독성을 지닌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특성을 모두 물려받은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된 숙주가 빨리 사망하므로 전염 가능성이 낮지만 이 변종 바이러스는 이런 상식을 충분히 뒤엎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람에게 조류인플루엔자가 위험한 이유는 전에 사람들이 이 병을 앓았던 적이 없어 면역력이 전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일 사람과 유사한 돼지에게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하게 되면, 사람의 발병 및 대규모 확산 시기도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양계장의 반생명성
어린시절 우리 집에서는 뒤란 닭장에서 매년 수십 마리의 닭을 놓아 키웠다. 초겨울이 오면 안방에 짚으로 만든 닭둥우리에 특별히 선발되어 남겨둔 튼실한 씨암탉이 앉아서 알을 품었다. 둥우리에 앉아 체온으로 알을 덮어 데우기 시작한 지 3주가 지나면 예쁜 병아리들이 알을 까고 나왔다. 삐약삐약하며 보채대는 병아리들을 두꺼운 종이박스에 넣어서 안방에서 좁쌀을 먹이며 키웠는데 아이들은 겨우내 노란 병아리들을 한 마리씩 꺼내 가지고 놀았다. 약한 병아리는 사람 손을 너무 많이 타면 스트레스를 받아 졸다가 죽기도 해 병아리 접근 금지령이 내리기도 했다. 봄이 되어 솜털이 빠지고 깃털이 나오면 병아리를 뒤란에 풀어 놓았는데 병아리들은 어미닭을 쫒아 다니며 땅속에서 부리로 지렁이 빼내 잡아먹는 법, 모래나 사금파리 깨진 것을 먹고 모래주머니로 사료인 거친 곡식을 소화시키는 법등을 배웠다. 오월 경에 중닭이 되면 큰 놈을 골라 인삼과 각종 약초를 넣어 약병아리라며 보약으로 잡아먹었고 보통 한여름인 8월이 넘어 10달은 넘어야 장에 내다가 팔 정도로 크게 자라 5일장에 가지고 나가 팔았다.
그러나 요즘 양계장에서는 닭을 키우는 시간은 예전의 10분의 1밖에 안 걸려 한달 남짓이면 출하한다. 빨리 자라라고 성장호르몬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사료에 첨가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밀집사육으로 닭들이 스트레스로 죽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사료에 항생제를 섞어 먹여왔다. 양계장은 대개 완전밀폐구조로 되어 있으며 인위적으로 환기를 시킨다. 게다가 닭이 눈앞에 있는 먹이만 겨우 볼 수 있는 정도인 20룩스(Lux)도 안 될 정도의 어두운 인공조명을 한다. 이것은 산란율을 높이기 위해 일조시간을 늘려 잠자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함이다. 또한 먹이를 통제하기 때문에 어쩌다가 닭 한 마리가 상처가 나 벼슬에서 피라도 흘리면 주위 닭들이 이 닭을 죽을 때까지 집단으로 공격하는 습성이 있어서 이를 미연에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그래도 보통 양계장 산란계의 경우 1주일에 일천 마리 당 적게는 대여섯 마리에서 많게는 십여 마리 정도의 닭이 죽어 나간다. 이동하며 사는 철새들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잘 감염되지만 증상이 약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철새들의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집단으로 갇혀 살아 운동이 부족하고 햇빛도 제대로 못 보며 사는 가축인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에 옮겨졌을 때에는 고병원성을 보일 수 있다. 특히 닭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낮아 감염이 되면 호흡곤란을 일으켜 쉽게 폐사한다.
육식의 증가와 공장식 산업축산의 문제
이번 구제역사태는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축산업의 특성상, 좁은 우리에 많은 가축들이 살고 있어 배설물이 흙과 범벅이 돼 축사의 위생상태와 방역상태 등의 사육 환경이 매우 열악해 올 것이 왔다는 말도 들린다. 현대 공장식 밀집축산은 가축들을 움직이기도 힘든 좁디좁은 쇠창살에 가두고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족인 다른 소의 내장을 먹인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농약을 비행기로 투여한 유전자조작 수입옥수수로 만든 배합사료를 먹인다. 그 사료에는 갖가지 항생제는 물론 기생충을 예방한다고 독약인 비소까지 범벅이 된 경우도 있다. 여기에 더해 속성으로 키우기 위해 성장호르몬까지 투여하니 이건 가축을 키우는 게 아니라 그저 오염덩어리 축산물을 찍어내는 공장인 것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었던 롯데마트의 5천원짜리 싸구려 치킨 논란도 사실은 이런 반생명적인 공장형 축산의 문제를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짧은 시간 안에 전통축산 방식이 대부분 사라지고 공장식 축산으로 바뀐 이유가 과다한 육식 때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삼사십년 전 우리의 학창시절 때엔 고기가 귀해 명절이나 할아버님, 아버님 생신 때가 아니면 쇠고기는 물론 돼지고기도 구경하기 힘들었다. 이런 날에도 끽해야 무국에 고기 몇 점 넣어 끊인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젠 매일같이 식단에 소시지나 동그랑땡 등 가공육류나 국거리, 불고기 등 어떤 형태로든 육류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또한 식당에서 삼겹살이나 등심 같은 육류만으로 포식하는 일도 잦아졌다. 반세기 전만해도 30만 마리를 넘지 않았던 소가 지금은 3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사람들의 육류섭취량도 같은 기간 동안 무려 100배가 늘었다. 소시지등 가공육제품이나 유제품, 패스트푸드의 확산 등으로 인한 과다한 육류섭취는 심장병같은 심혈관 질환과 비만, 그리고 각종 성인병을 비롯한 건강문제를 일으킨다.
게다가 축분처리 문제 등 다양한 환경문제를 비롯, 최근의 구제역 사태에서 보듯 전염병이 통제 불가능하게 확대되는 아웃브레이크 상태를 초래한다. 이미 언급한 바처럼 1차대전시의 조류독감이나 더 옛날 중세 때의 페스트처럼 어마어마한 인명의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 요즘 병에 걸리지도 않은 멀쩡한 가축들을 단지 의심신고가 접수된 농장의 반경 3km 이내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자행되는 살처분, 대량학살, 생매장은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구제역 치사율이 다 자란 가축에게는 낮은 편이지만 '살처분'이란 이름으로 대량학살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병에서 회복되더라도 성장이 느려져 사료 값이 더 많이 든다는 천박한 경제논리 때문이다. 이 때문에 농민들도 가축들을 살처분해 정부로부터 보상금을 받는 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 그 많은 생명들이 생매장당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정부로부터 받는 보상금으로 외국여행을 떠나는 축산농민들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그러니 시급히 생매장해버려야 할 것은 과도한 육식문화와 오로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산업축산이다. 이른바 효율적 대량생산체제인 싸구려 오염덩어리 육류와 육가공품을 생산하는 '공장식 축산'을 즉시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 인류를 죽음의 공포로 내몰게 될 것이다.
지구를 벼랑으로 몰고 가는 미국의 자본주의와 산업축산
세계보건기구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3대 요소가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식량 부족, 그리고 팬데믹(pandemic)이 될 것이라 지목한 바 있다. 팬데믹은 특정 전염성 질환이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유행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모두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경쟁적으로 물질적 성장을 추구해온 현대문명이 초래한 결과이다. 이미 현재 지구촌에서는 기아와 영양실조로 1분에 23명의 어린이가 죽고 매년 5천만 명이 죽어 가고 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조사해보니 식용 소만 먹는 열량이 매년 78억 명의 사람들이 먹는 칼로리에 해당하며, 단 1명이 먹을 소고기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22명이 먹을 수 있는 콩과 옥수수가 소모된다고 한다. 또한 세계 총생산 곡물의 37%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생산된 곡물 중 70%가 사료로 사용된다. 또한 미국 물 소비량의 50%, 미국에서 사용된 모든 원자재의 1/3이 육류와 유제품, 달걀생산을 위해 소비되고 있다. 육류별로도 사료 사용량이 크게 차이가나 쇠고기 1kg을 생산하려면 곡물 7kg이 필요한데 돼지고기는 4kg, 치즈나 계란은 3kg, 닭고기는 2.2kg이 들어가 쇠고기 소비가 가장 큰 문제이다.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은 신자유주의를 앞세워 투기자본으로 다른 나라의 시장을 반 강제적으로 개방시키고 소고기와 햄버거 그리고 코카콜라를 전 세계로 수출해 지구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파괴하고 빈부격차를 벌려왔다. 요즘 우리나라도 이 같은 과정의 최대 피해국의 하나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육식의 확산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생태계파괴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사실이다.
가축사육을 위한 초지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의 숲을 파괴하고 특히 반추동물인 소가 메탄가스를 내뿜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2002년 FAO(유엔 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전 세계 가축의 수는 217억 마리로 축산업이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전 세계 13억 마리의 소들이 매년 6천만 톤의 메탄가스를 내뿜고 있다. 또 축산업을 위해 운행되는 트렉터, 사료 및 가축 운송에 사용되는 트럭에 수백억 리터의 석유가 소비된다. 초지의 관개, 도살장 및 정화시설 운영, 그리고 냉동저장을 위해 수백억 리터의 물이 소비된다.
지구온실가스의 51%를 내 뿜는 육식문명종말론
얼마 전 세계적인 환경연구소인 미국의 월드워치 연구소에서 발행되는 잡지 (World Watch, November/ December 2009)가 가축과 기후변화를 특집으로 다뤘다. 세계은행그룹의 수석 환경 고문을 지냈던 로버트 굿랜드(Robert Goodlan)박사와 이 그룹의 연구관 제프 안항(Jeff Anhan)씨는 가축생산과 육류 및 육가공품 공급과정이 인간에 의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1%이상을 생산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것은 2006년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가축의 긴 그림자(Livestock's long shadow)'에서 발표한 18%보다 무려 3배나 많은 수치이다. 그러나 이 수치도 각국이 우선 줄이려 노력하는 교통분야의 세계온실가스 배출기여도인 13%와 비교해 보면 훨씬 높다. 두 사람은 식량농업기구연구를 보고 그들이 놓쳤거나 과소평가하고 잘못 분류된 부분을 포함시키며 연구를 진행시켰다.
식량농업기구는 축산업이 매년 총75억1천6백만 톤으로 지구전체 이산화탄소의 18%에 해당하는 가스를 배출한다고 추산하지만 굿랜드 박사와 안항씨는 매년 325억 6천4백만 톤 이상으로 계산했다. 이 차이는 식량농업기구가 다루지 않은 배출 요인들로 가축의 호흡과 가축사육을 위한 나무와 숲의 벌목으로 인한 탄소배출과 일부 과소평가된 메탄가스이다. 가장 중요한 추가부분은 가축호흡에 의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로 88억 톤이나 된다. ‘가축의 긴 그림자’에서 호흡은 『신속히 순환하는 생물시스템』으로 간주해 가중치에서 제외했으나 이를 반박한 것이다. 식량농업기구 보고서는 현재 브라질에서 아마존 우림의 파괴와 같은 축산과 관련된 토지사용 변화를 포함하지만 토지이용 변화와 관련한 배출을 폭 넓게 언급하진 않았다. 가축의 긴 그림자에서 토지사용의 변화에 기초한 수치도 수정했다.
완전채식을 위한 비건 유기농법은 이산화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식량 생산과 토지사용에 있어 훨씬 효과적이다. 만일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육식을 버리고 완전 채식으로 식생활을 바꾼다면 현재 축산을 위해 사용되었던 농지엔 다시 나무를 심거나 야생상태로 돌릴 수 있어 새로운 초목이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된다. 네덜란드 환경평가국의 연구 ‘식단변화의 기후적 이점’에서 2050년까지 지구온난화 완화의 비용절감을 결정하는 3가지 식단선택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라 만일 세계 인구가 완전채식을 선택한다면 기후변화 해결 비용의 80%가 줄어들고 인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멸망의 위협에서 해방될 수 있다.
첫댓글 4대강 사업, 구제역과 조류 독감, 후쿠시마 핵발전소 붕괴 등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가 불안에 떨게 만드는 일련의 사태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미 예고되었던 일들이지만 이토록 한꺼번에 밀려오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겁니다. 전세계 온실가스의 51%가 가축사육으로 인한 것이라는 미국 월드워치연구소의 특집기사(2009)는 우리 문명이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육식을 멀리하고 채식과 곡식 위주의 식단으로 전환해야 함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초록교육연대 회원 여러분들부터라도 고기 안먹는 서약식을 갖고 실천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