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이야기<수필>
지겨운 주말, 행복한 월요일
금년에 새로 온 S선생님(45세:남)이 '제목'과 같은 말을 했는데 나도 꼭 동감이라 몇 자 보충 설명을 하고자 한다. 인구로 보면 인천은 서울, 부산 그 담인 세 번째라고 한다. 도시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요즘 같은 Well-being 시대에는....
인구의 집중으로 인한 혼잡, 자동차 매연과 소음에다 미세 먼지까지 정말 숨이 막힐 정도가 아닌가?
나도 처음 강화로 발령받고 왔을 때에는 피부로 금방 느껴지는 맑은 공기와 파란 하늘 또 주위의 적막함에(특히 저녁)에 정말 감동했었다. S선생님은 인천시내에서만 근무하다가 금년에 전근 왔는데 처음에는 조금 시큰둥한 표정이더니 웬걸, 저녁마다 마니산 등산에다 가지가지 풍성한 먹거리며, 마음 맞는 사람들로 인한 직장생활의 즐거움, 거기에 더하여 기막힌 자연환경에 푹 매료된 듯싶다 여겼더니만 결국 위와 같은 말을 고백하였다.
주말에 집으로 가려고 초지대교를 건널 때면, 건너자마자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짜증이 난다고 한다.
그러다가 월요일 새벽에 학교를 향해 출발하면 벌써 김포지경만 들어서도 콧노래가 나오고 기분이 상쾌해 진단다. 또한 온몸이 행복감으로 젖는다고 한다.
요런 생활을 한 서너 달 계속하니깐 사모님이 그동안 표정을 살피다가 급기야는 이실직고하라고...
어느 ㄴㅕㄴ 이냐고.... 요런 얘기 들어 본 적이 있나요?
학교 사회는 흔히 말하는
‘숭고한 사명을 띠고 국가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학생을 교육하는 교육자들의 집단’으로서 존재하기에 앞서, 평범한 소시민들이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하여 생활하는 평생직장으로서의 존재가 우선이 아닐까? 그러므로 직원들 간의 따뜻한 신뢰감과 밝고 화기애애한 직장분위기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시간 날 때 마다 나는 주장하곤 한다. *
붕어찜의 진미
붕어는 국산인 참붕어가 있고, 외래종인 떡붕어도 있고, 잉붕어인지 뭔지도 있고, '불루길'은 '월남 붕어'라나 어쩐다나.... 떡붕어는 등허리가 조금 구부정하고 참붕어는 참말로 예쁘고 탐스럽게 생겼는데 붕어찜은 당연히 토종 참붕어를 으뜸으로 친다고 한다.
우리 교무부장은 쉰 남짓 됐는데 자칭 타칭 '어신<魚神>'이란다. 요새 며칠동안 낚시도 하고, 투망도 하고, 그냥 손으로 더듬어 잡기도 하여 붕어찜을 장복하고 있는데..
어제 저녁 슬그머니 없어졌는가 싶더니만 한 시간 쯤 지난 후 밖에서 나와 보라고 소리치기에 뛰쳐나가 보았더니, 하고마니나... 대충, 월척(33cm) 근처 댓 마리, 조금 작은 것이 한 바구니다.
더 작은 놈은 몽땅 버리고 왔다고 한다. 아까버라... 모두 쳐다보고만 있길래 내가 덤벼들어 장갑을 낀 다음 칼로 비늘을 벗겨내고 배를 갈랐다. 도마 위에서도 온통 이리 퍼덕, 저리 퍼덕거리는 것을 말끔히 손질하여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며칠 동안 기막힌 붕어찜을 또 포식하게 생겼다.
붕어찜은 갖은 양념을 하여 압력 밥솥에다 쪄 내면 그 억센 뼈까지 흐물흐물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맛도 맛이려니와 붕어는 특히 보양식으로 이름이 나 있어 사 먹기에는 값이 너무 비싸다고 한다.
또 한약재를 넣고 붕어 엑기스를 내려서 매우 비싼 값에 거래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