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본생심지관경 제8권
13. 촉루품(囑累品)
이때 석가모니여래께서 문수사리보살 등 아승기(阿僧祇)의 바다와 같이 모인 대중에게 말씀하시었다.
“내가 한량없는 나유타 백천 대겁(大劫)에 몸과 목숨과 머리와 눈과 손과 발과 피와 살과 뼈와 골수와 처자식과 나라의 성과 일체의 진귀한 보배들을 와서 구하는 이가 있으면 모두 보시하여 백천의 어려운 행과 괴로운 행을 닦아 익혀서 대승의 심지관문(心地觀門)을 증득하였다. 이제 이 법을 너희들에게 맡기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라. 이 매우 깊은 경은 시방 3세의 위없는 10력(力)을 연설한 것이다.
이러한 경보(經寶)는 가장 지극히 미묘하여 능히 유정들의 일체를 이롭고 즐겁게 하니, 이 삼천대천세계 시방 모든 불국토 안에 있는 한없는 모든 유정의 무리와 붙어사는 아귀와 지옥의 중생들이 이 『대승심지관경』의 수승한 공덕과 큰 위력으로 말미암아 모든 괴로움을 여의고 편안함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의 힘과 복과 덕은 생각하기 어려우므로 나라 안이 모두 풍요롭고 안락하여 원수와 적이 없게 되는 것이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여의주를 얻어 집안에 놓아두면 능히 일체의 수승하고 미묘하게 즐기는 도구가 생기는 것과 같이,
이 미묘한 경보(經寶)도 또한 이와 같아서, 능히 나라 안에서는 다함이 없는 안락을 주며, 또한 33천(天)과 말니천(末尼天)의 북[鼓]이 갖가지 백천의 소리를 내서 저 하늘의 무리들에게 모든 쾌락을 주는 것과 같으니라.
이 경의 법의 북도 또한 이와 같아서 능히 나라 안이 가장 수승하게 안락토록 하나니, 이런 인연으로 너희들 대중은 큰 인력(忍力)에 머물러 이 경을 널리 유포시킬지어다.”
이때 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신 여래시며 희유하신 선서께서 이제 매우 깊은 대승의 미묘한 『심지관경』을 말씀하시어 널리 대승 행자를 이롭게 하셨습니다.
오직 그러하오니 세존이시여, 진실로 깊고 미묘하므로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능히 이 경과 내지 하나의 4구게(句偈)를 갖는다면 이와 같은 사람은 얼마만큼의 복을 얻겠습니까?”
이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항하사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7보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되 한 분 한 분의 부처님을 위하여 정사(精舍)를 짓고,
7보로 장엄하여 부처님과 보살을 편안히 모시고 공양하기를 항사 겁에 가득하도록 하며,
저 모든 여래의 처소에 있는 한량없는 성문 제자에게도 또한 일체의 필요로 하는 것들을 공양하되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과 차별이 없이 하며,
이와 같은 모든 부처님과 성문들이 반열반(般涅槃)하신 뒤에는 큰 보탑(寶塔)을 지어 사리(舍利)를 공양할지라도,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잠시 이 『심지경』의 한 4구게를 들어서 믿고 알아 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받들어 가지며 읽고 생각하며 풀어서 말하고 쓰며 나아가 극히 적게라도 한 사람을 위하여 말한다면,
저 갖가지로 공양한 공덕도 이 경을 말하여 얻은 공덕에 비하면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며, 나아가 산수(算數)로는 견주어 미칠 수 없으니,
하물며 능히 구족하게 받아 가지며 읽고 익혀 널리 사람을 위하여 말해서 얻는 복과 이익의 한량없음에랴?
[현세의 몸으로 열 가지 수승한 이익과 복]
만일 어떤 여인이 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이 『심지경』을 받들어 가지며 읽고 익히며 쓰고 풀어서 말한다면, 이 여인은 맨 뒤의 몸[最後身]을 다시는 받지 아니하며 악도(惡道)와 8난(難)에 떨어지지 아니하여 현세의 몸으로 열 가지 수승한 이익과 복을 증득하는 것이다.
첫째는 수명을 더하는 것이요,
둘째는 모든 병과 고뇌를 더는 것이요,
셋째는 능히 업장을 소멸하는 것이요,
넷째는 복과 지혜가 늘어나는 것이요,
다섯째는 재물이 모자라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피부(皮膚)가 윤택(潤澤)한 것이요,
일곱째는 남의 사랑과 공경을 받는 것이요,
여덟째는 효자를 두는 것이요,
아홉째는 권속이 화목한 것이요,
열째는 선한 마음이 견고한 것이다.
문수사리여, 있는 데나 거처하는 곳마다, 만일 읽든지 외우든지 풀어서 말하든지 쓰든지 간에 이 경이 머무르는 곳이라면 이것이 곧 부처님 탑이니,
일체의 하늘과 용과 사람과 사람 아닌 것들이 응당 사람들 가운데서 천상의 가장 미묘한 보배로 공양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이와 같은 경전이 있는 곳은 곧 부처님과 모든 보살과 연각과 성문이 계시는 곳이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일체 여래께서 이 경을 수행하시어 범부를 여의고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으며, 일체 성현이 모두 이 경으로부터 해탈을 얻었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내가 열반한 뒤의 뒤 5백세에 법이 없어지려 할 때에, 만일 어떤 법사가 모든 경 가운데서 으뜸인 이 『심지경』을 받들어 가지며 읽고 익히며 풀어서 말하고 쓰면, 이와 같은 법사는 나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법사를 공양하고 존중한다면 곧 시방 3세 일체 모든 부처님을 공양함이 되어 얻는 복덕이 평등하여 둘이 아닐 것이니,
이것을 참된 법으로 여래를 공양 한다고 하며, 이와 같은 것을 정행공양(正行供養)이라고 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이 위대한 법사가 부처님이 안 계실 때에 탁하고 악한 세상에서 삿되게 보는 유정들을 위하여 매우 깊은 심지경왕을 연설함으로써 악한 소견을 여의고 보리의 도에 나아가게 하며, 널리 베풀고 유포하여 법이 오래 머무르도록 하니, 이와 같은 이를 상호 없는 부처님이라고 하여 일체의 사람과 하늘들이 응당 공양하는 것이다.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법사에게 합장하고 공경한다면 내가 위없는 큰 보리의 기(記)를 줄 것이니 이 사람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만일 사람이 이 『심지경』을 듣고 네 가지 은혜를 갚기 위하여 보리의 마음을 발하거나, 스스로 쓰거나 사람을 시켜 쓰거나, 다 읽고 생각하여 꿰뚫어 유익하다면,
이와 같은 사람들이 얻는 복덕은 부처님의 지혜의 힘으로 많고 적음을 헤아려도 그 끝을 얻지 못할 것이니,
이 사람을 모든 부처님의 진짜 아들이라고 할 것이다.
일체 모든 하늘과 범왕(梵王)과 제석(帝釋)과 4대 천왕(天王)과 아리저모(阿利底母)와 5백 권속과 이라발다(儞羅跋多)와 큰 귀신 왕과 용신(龍神)과 8부(部) 일체가 법을 들으며,
모든 귀신들이 밤낮으로 떠나지 않고 항상 마땅히 이와 같은 불자를 옹호하여 생각하는 지혜를 자라게 하고 막힘없는 말재주를 주어 중생을 교화함으로써 부처될 인(因)을 심게 하는 것이다.
[열 가지 몸의 업이 청정함]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선남자와 선여인은 목숨이 마칠 때에 다다라 눈앞에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볼 수 있어서 3업(業)이 어지럽지 않고 처음으로 열 가지 몸의 업이 청정함을 얻을 것이다.
어떤 것이 열이 되는가?
첫째는 몸으로 괴로움을 받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눈동자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손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발을 폈다 오므렸다 하지 않는 것이요,
다섯째는 대소변을 싸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몸에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이요,
일곱째는 밖으로 더듬거리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주먹을 펴는 것이요,
아홉째는 얼굴을 고치지 않는 것이요,
열째는 이리 저리 둘러 눕기를 마음대로 함이니, 경의 힘으로 말미암은 까닭에 이와 같은 모양이 있는 것이다.
[열 가지 말의 업이 청정함]
다시 열 가지 말의 업이 청정함을 얻는 것이다.
어떤 것이 열이 되는가?
첫째는 미묘한 말을 내는 것이요,
둘째는 부드러운 말을 내는 것이요,
셋째는 길상(吉祥)한 말을 내는 것이요,
넷째는 듣기 좋은 말을 내는 것이요,
다섯째는 따라 순종하는 말을 내는 것이요,
여섯째는 이익 되는 말을 내는 것이요,
일곱째는 위의와 덕이 있는 말을 내는 것이요,
여덟째는 권속을 배반하지 않는 것이요,
아홉째는 사람과 하늘이 공경하고 사랑하는 것이요,
열째는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칭송 찬탄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착한 말은 모두 이 경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열 가지 뜻의 업이 청정함]
다음 열 가지 뜻의 업이 청정함을 얻는 것이다.
어떤 것이 열이 되는가?
첫째는 성을 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한 맺음을 품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인색한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시기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요,
다섯째는 허물과 악을 말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원망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요,
일곱째는 뒤바뀐 마음이 없는 것이요,
여덟째는 모든 물건을 탐하지 않는 것이요,
아홉째는 일곱 가지 거만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열째는 일체의 부처님 법을 증득하여 삼매가 원만함을 즐기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공덕은 깊고 묘한 경전을 모두 받들어 가지며 읽고 익히며 꿰뚫어 유익하고 풀어 말하여 쓴, 생각하기 어려운 힘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이 『심지경』은 한량없는 곳과 한량없는 때에도 들을 수 없는 것인데, 어찌 하물며 구족하게 닦아 익힌다고 볼 수 있겠느냐?
너희들 대중은 한마음으로 받들어 지녀서 빨리 범부를 여의고 부처님의 도를 이룰지어다.
이때 문수사리법왕자등 한량없는 큰 보살과 지광 보살 등 새로 뜻을 발한 보살과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등 모든 큰 성문과 천룡 8부와 사람과 사람 아닌 무리가 각각 한마음으로 부처님 말씀을 받아 지녀서 모두 크게 기뻐하며 믿어 받아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