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도론 제6권
8. 행문품 ③[4]
[염계, 계율을 기억하다]
[문] 무엇이 염계(念戒)인가?
무엇을 닦음으로 삼고, 무엇을 상으로 삼고, 무엇을 맛으로 삼고, 무엇을 처로 삼고, 무엇이 그 공덕이며, 어떻게 수행하는가?
[답] 공덕으로써 청정한 계를 염하는데, 그 염이 수념(隨念)과 정념(正念)인 것을 염계라 한다.
계를 염하여 어지러움 없이 머무는 것을 닦음이라 한다.
계의 공덕을 일으키는 것이 상이며,
과환의 두려움을 보는 것이 맛이며,
과환이 없는 즐거움에 환희하는 것이 처이다.
만약 사람이 염계를 수행하면 12공덕을 얻게 된다.
즉 스승을 존중하고, 법을 존중하고, 승을 존중하고, 계학을 존중하고, 공양을 존중하고, 불방일을 존중하고, 미세한 과환에서도 항상 두려움을 보고, 자신을 보호하고, 또 남도 보호하고, 이 세상의 두려움으로부터 해탈하고, 저 세상의 두려움으로부터 해탈하고, 사랑할만한 일체 계의 공덕에 대한 환희가 많아진다.
이것이 염계의 공덕이다.
어떻게 수행하는가?
처음 좌선하는 사람은 적적에 들어가 앉아 일체의 마음을 거두고, 어지럽지 않은 마음으로 자신의 계를 염한다.
“치우침이 없고, 구멍 난 것도 없고, 얼룩이 없고, 때가 없고, 잡스러움이 없고, 자재하고, 지혜로운 자들이 찬탄하는 바이고, 접촉되는 것이 없고, 정(定)을 일으키게 한다”라고 염한다.
만약 치우침이 없으면 곧 구멍 난 것이 없으며,
만약 구멍 난 것이 없으면 곧 얼룩이 없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또 만약 청정한 계가 가득하면 이것은 선법의 주처인 까닭에 치우지지 않고 구멍 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칭찬받을 만한 성품을 짓는 까닭에 얼룩이 없고 때가 없다고 말한다.
애(愛)를 끊는 까닭에 자재하다고 한다.
성인이 즐기는 바인 까닭에 과환이 없고, 지혜로운 사람이 찬탄하는 바이다.
계도(戒盜)를 떠나는 까닭에 접촉되는 것이 없다고 한다.
불퇴처를 이루는 까닭에 정을 일어나게 한다.
나머지 행으로써 마땅히 계를 염해야 한다.
계라고 하는 것은 과환이 없는 것을 즐기는 것이며, 귀한 종성(種姓)이며, 재물로써 자재한 것이다.
앞에서 설한 계의 공덕과 같이 이와 같이 자세히 설하니, 알아야 한다.
그 좌선인은 이 문과 이 행과 이 공덕으로써 현재에서 계를 염해 그 믿음과 염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되고,
어지럽지 않은 마음으로써 모든 개(蓋)를 소멸하여 선분(禪分)이 일어나게 되고, 외행선이 머물게 된다.
나머지는 앞에서 설한 바와 같다.
<염계를 마친다.>
[염시, 보시를 기억하다]
[문] 무엇이 염시(念施)인가?
무엇을 닦음으로 삼고, 무엇을 상으로 삼고, 무엇을 맛으로 삼고, 무엇을 처로 삼고, 무엇이 그 공덕이며, 어떻게 수행하는가?
[답] 시란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한 까닭에, 남을 요익케 하는 것을 즐기는 까닭에, 남이 얻게 하기 위해 자신의 재물을 버리는 것, 이것을 시라 한다.
보시의 공덕을 염함으로써 현재에서 사(捨)를 염하는데, 그 염이 수념과 정념인 것, 이것을 염시라 한다.
그 염이 어지러움 없이 머무는 것, 이것을 닦음이라 한다.
보시의 공덕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상이며,
모아두지 않는 것을 맛으로 삼고,
인색하지 않는 것을 처로 삼는다.
만약 사람이 염시를 수행하면 열 가지 공덕을 성취해 얻는다.
이와 같이 시는 낙을 따르고, 인색함이 없고, 탐하는 뜻이 없고, 많은 사람을 염두에 두고, 다른 사람의 뜻을 잘 취하고, 대중을 두려워하지 않고, 환희심이 많아지고, 자비심이 많아지고, 선취(善趣)로 향하고, 제호로 향한다.
어떻게 수행하는가?
처음 좌선하는 사람은 적적에 들어가 앉아 일체 마음을 거두고, 어지럽지 않은 마음으로 이렇게 스스로 보시를 염한다.
“버릴 물건으로 나는 이익을 얻었다. 나는 이익을 잘 얻었다.
세간 사람들은 인색함의 때에 이끌리지만 나는 인색함의 때가 없는 마음에 머문다.
나는 항상 보시하고, 항상 그 보시를 즐기며, 항상 공급하고, 항상 나누어 준다”라고 염한다.
그 좌선인은 이 문과 이 행과 이 공덕으로써 현재에서 보시를 염해 그 마음이 믿음을 성취하고,
그 믿음과 염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항상 어지럽지 않게 되며,
어지럽지 않은 마음으로 모든 개(蓋)를 소멸하여 선분이 일어나게 되고, 외행선이 머물게 된다.
나머지는 앞에서 자세히 설한 바와 같다.
[염천, 하늘을 기억하다]
[문] 무엇이 염천(念天)인가?
무엇을 닦음으로 삼고, 무엇을 상으로 삼고, 무엇을 맛으로 삼고, 무엇을 처로 삼고, 무엇이 그 공덕이며, 어떻게 수행하는가?
[답] 하늘에 태어나는 공덕을 의지해 자신의 공덕을 염하는데 그 염이 수념과 정념인 것, 이것을 염천이라 한다.
그 염이 어지러움 없이 머무는 것을 닦음이라 한다.
자신의 공덕이나 천의 공덕 등을 일으키는 것이 그 상이며,
그 공덕을 애경(愛敬)하는 것이 맛이며,
공덕의 과를 믿는 것이 처이다.
만약 사람이 염천을 수행하면 여덟 가지 공덕을 얻게 된다.
이와 같이 그 사람은 다섯 가지 법 즉 믿음[信]ㆍ계율[戒]ㆍ견문[聞]ㆍ보시[施]ㆍ지혜[慧]가 증장하고,
천인들이 염두에 두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자가 되고,
설해진 공덕의 과보에 크게 환희용약하고,
스스로 자신의 몸을 중히 여기고, 천인이 귀히 여기고,
염계와 염시로써 그 안으로 들어가고, 선취로 향하고, 제호로 향하게 된다.
어떻게 수행하는가?
처음 좌선하는 사람은 적적에 들어가 앉아 일체 마음을 거두고, 어지럽지 않은 마음으로 이렇게 하늘을 염한다.
“4왕천이 있고, 33천이 있고, 염마천이 있고, 도솔천이 있고, 화락천이 있고, 타화자재천이 있고, 범신천이 있고, 항상 태어나는 천인이 있다.
믿음[信]을 성취함으로써 모든 천인들은 이곳으로부터 그곳에 태어나는데, 나 또한 이와 같은 믿음이 있다.
이와 같은 계율, 이와 같은 견문, 이와 같은 보시, 이와 같은 지혜[慧]를 성취하여 그 모든 천인들이 이곳으로부터 그곳에 태어나는데,
나 또한 이와 같은 (계율ㆍ견문ㆍ보시ㆍ)지혜가 있다”고 염한다.
마땅히 그 몸을 염해야 하고, 마땅히 모든 천인의 믿음ㆍ계율ㆍ견문ㆍ보시ㆍ지혜를 염해야 한다.
그 좌선인은 이 문과 이 행과 이 공덕으로써 현재에서 하늘을 염해 그 마음이 믿음을 성취하고,
그 믿음과 염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되며,
어지럽지 않은 마음으로 모든 개(蓋)를 소멸해 선분이 일어나게 되고, 외행선이 머물게 된다.
[문] 어떠한 까닭에 하늘의 공덕을 염하고, 사람[人]의 공덕은 염하지 않는가?
[답] 모든 하늘의 공덕이 가장 묘하고, 가장 묘한 땅에 태어나면 묘처(妙處)의 마음이 되고, 묘처에서 수행하면 묘를 이룬다.
이러한 까닭에 하늘의 공덕을 염하고, 사람의 공덕은 염하지 않는다.
나머지는 앞에서 자세히 설한 바와 같다.
<염천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