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대허공장보살소문경 제4권
[허공장 보살이 보리심을 낸 때]
사리자가 계속 질문하였다.
“그대가 보리의 마음을 낸 지가 또한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허공장보살이 답하였다.
“사리자여, 이것은 오직 부처님만이 아실 것입니다.”
사리자는 곧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 허공장보살이 보리의 마음을 낸 지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내가 만약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천인이나 사람 할 것 없이 듣는 이마다 의혹을 내게 되리라.”
사리자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자비로운 마음으로 저희들을 깨우쳐 주십시오.
이 모임의 한량없는 유정들이 다 우러러 듣고자 하니, 부처님의 연설로 말미암아 저희들은 청정한 신심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마치 항하사(恒河沙)와 같은 수의 세계에 있는 낱낱의 가는 티끌을 한 겁(劫)으로 삼고, 이와 같은 티끌의 겁을 한 낙차(洛叉)로 삼고, 다시 한량없는 나유타낙차(那由他洛叉)를 가는 티끌의 겁으로 삼되,
이러한 티끌이 지닌 겁의 수가 다할 정도의 때에 저 허공장보살이 위없는 정등각(正等覺)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허공장보살이 초발심하였을 때에 만난 부처님]
사리자가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 허공장보살이 초발심하였을 때에 만난 부처님께서는 어떤 분이셨습니까?”
“사리자여, 그 때 세간에 출현하신 부처님께서는 일체승원보위덕왕(一切勝願寶威德王)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셨고, 그 세계의 명칭은 현일체불찰(現一切佛刹)이었고, 그 겁의 명칭은 보장엄(寶莊嚴)이었느니라.
사리자여, 저 부처님께서는 현일체불찰세계에서 모든 장엄한 공덕을 성취하셨기 때문에 그 겁의 수명을 이루 다 말할 수 없고, 저 부처님께서 앉아 계신 도량은 주위로 천의 세계가 있으며, 권속들로는 헤아릴 수 없는 보살 대중들이 있었느니라.
그리고 사리자여, 그 세계에는 일체천관정왕(一切天灌頂王)이라는 전륜성왕이 있어서 삼천대천세계를 다 통솔하였느니라.
그 왕은 부사의한 보배로운 창고를 지녔고 3만 6천의 아들을 두었는데, 다 화생(化生)한 아들로서 큰 위덕을 갖추었느니라.
또 저 불국토는 여인의 이름조차 들을 수 없느니라.
다시 사리자여, 저 부처님께서는 백천 겁의 수명을 누리셨는데, 일체천관정왕이 40여 겁(劫)에 걸쳐서 저 부처님을 받들어 섬길 때에 하루 동안에 공양하는 가장 훌륭하고도 미묘한 공양물이 천 구지(俱胝)에 이르렀고 그 높이는 수미산과 같았느니라.
이러한 헤아릴 수 없는 복의 공덕을 쌓았기에 그 왕과 모든 아들들과 권속들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사리자여, 그 때의 일체천관정왕이 바로 지금의 허공장보살이니 이상하게 여기지 말라.”
[허공장 보살은 이러한 위덕과 법의 행을 어떻게 증득했는가]
이에 사리불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매우 기이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허공장보살이 저 부사의한 갑옷을 입고 오랫동안 대승에 머무르니, 어떻게 능히 이러한 위덕과 법의 행을 증득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이 허공장보살이 공양한 부처님의 수가 저 한량없는 항하사(恒河沙) 수보다 많기에 저 부처님의 보리의 마음이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부처님의 보리의 마음이 청정하기에 곧 뜻이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뜻이 청정하기에 곧 가행(加行)이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가행이 청정하기에 곧 증상의(增上意)가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증상의가 청정하기에 곧 보시바라밀다가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보시바라밀다가 청정하기에 곧 지계바라밀다가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지계바라밀다가 청정하기에 곧 인욕바라밀다다가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인욕바라밀다다가 청정하기에 곧 정진바라밀다다가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정진바라밀다다가 청정하기에 곧 선정바라밀다다가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선정바라밀다다가 청정하기에 곧 반야바라밀다다가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반야바라밀다다가 청정하기에 곧 방편바라밀다가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방편바라밀다가 청정하기에 곧 일체 유정들의 걸림 없는 마음과 걸림 없는 광명이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유정들의 걸림 없는 마음과 걸림 없는 광명이 청정하기에 곧 큰 자비심이 청정해지고
내지 대자(大慈)ㆍ대비(大悲)ㆍ대희(大喜)ㆍ대사(大捨)와 신통ㆍ지혜가 청정하기에 곧 몸ㆍ입ㆍ뜻이 청정해지고,
항하사 수의 마음이 청정하기에 곧 큰 대인의 상이 청정해지고,
이와 같이 32상(相)의 대인의 상과 내지 일체 대인의 상의 선근(善根)이 청정하기에 곧 허공의 창고도 청정해짐을 널리 설하노라.
사리자여, 이 때문에 허공장보살이 공중에서 일체 보살의 행을 나타내 보일 수 있느니라.
사리자여, 비유하면 저 허공이 언제나 다함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은 보살의 저 일체의 원과 행의 청정함이 다함이 없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이에 허공의 창고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법을 설하실 때에, 그 모임에 있던 일만의 보살들이 다 다함이 없는 재보를 허공의 창고에서 얻어 그들의 원인(願忍)을 만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