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법집경 제6권
[세존의 설법]
[선근]
이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야, 만약 어떤 중생이 문수사리가 말한 이같이 뛰어나게 묘한 법집을 듣거나, 모든 보살의 뛰어나게 묘한 법집을 듣거나, 모든 성문(聲聞)의 뛰어나게 묘한 법을 듣고 능히 알거나 믿으면 저 모든 중생은 깊은 선근을 심은 것이니라.
한 부처님께만 공양 올린 것도 아니고, 한두 분 부처님에게 선근을 심은 것도 아니니라. 왜냐하면 문수사리가 말한 모든 부처님 여래의 매우 깊은 보리는, 이 세속의 지혜[黠慧]나 법을 아는 이에게는 깊고 묘한 경계이기 때문이니라.
문수사리야, 이 묘한 법은 작은 선근의 중생으로는 들을 수 없느니라. 가령 듣는다 하더라도 믿을 수 없을 것이니라.
만약 보살 자신이 증득했다면 이러한 보살이라야 믿느니라.
또 모든 선지식(善知識)이 있어 보호하면 이러한 사람은 믿을 수 있고 받아 유지하여 무생인을 얻느니라.
문수사리야, 이 법행(法行)을 여의고는 한 사람도 부처를 이룰 수 없느니라.
문수사리야, 과거 항하(恒河)의 모래 수만큼의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불보리를 성취했는데, 저 모든 부처님도 이와 같은 법행을 실천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니라.
문수사리야, 만약 사람이 이 법행을 멀리 여의고 보리를 얻고자 하면 이러한 사람은 허공을 얽어매려는 것과 같아서 법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니라.
이 법행을 여의고는 무생법인을 수순할 수 없는데 하물며 무생법인을 얻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겠느냐?
문수사리야, 나의 모든 성문들이 구해탈(俱解脫)을 얻고 여덟 가지 해탈[八解脫]과 네 가지 걸림 없음[四無礙]을 얻었는데, 저 모든 성문도 또한 이 법행을 여의지 않고 해탈을 얻었느니라.
문수사리야, 차라리 이 깊고 묘한 법을 듣고 비방함을 일으켜 악도(惡道)에 나는 것이 여타의 얕은 법에 믿음을 일으켜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보다 낫느니라.
왜냐하면 이 법을 비방하는 이는 지옥에 나지만 이 법을 들은 것으로 인하여 눈앞에서 해탈을 얻기 때문이니, 여타의 얕은 법을 듣고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 아니니라.
[믿음을 내는 법(1)]
문수사리야, 보살마하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이 법을 들으면 능히 믿음을 내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이 사람은 과거 세상에 일찍이 이 법을 들은 것이고,
듣고서 따라 기뻐하면 큰 선근이 있는 것이며,
큰 선근이 있어서 모든 선지식을 웅장하게 꾸미는 것이고,
들은 지혜의 실천을 잘 보호하고 성취하여 받아 유지하는 것을 말하느니라.
문수사리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의 네 가지 법이라 하니, 이 법을 들으면 믿음을 낼 수 있느니라.
[믿음을 내는 법(2)]
또 문수사리야,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이 법을 들으면 능히 믿음을 내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항상 바른 생각을 하는 것이고,
항상 모든 좋지 못한 업을 두려워하는 것이며,
항상 큰 보리 짓기를 원하는 것이고,
자성이 질박하고 정직하며 유연하여 안락한 즐거움으로 뛰어난 실천을 닦는 것을 말하느니라.
문수사리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했다고 하는 것이니, 이 법을 들으면 믿음을 내느니라.
[비방을 하지 않는 법]
또 문수사리야, 보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니, 이 법을 듣고는 비방을 하지 않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마침내 보리를 성취하는 것이고,
원하는 무생법인을 얻는 것이며,
바른 견해를 성취하는 것이고,
물러나지 않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을 말하느니라.
문수사리야, 이것을 이름하여 마침내 얻어서 네 가지 법을 성취했다고 하는 것이니, 이 법을 들으면 비방을 하지 않느니라.
[믿음을 내는 법(3)]
문수사리야, 보살에게 또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이 법문을 들으면 믿음을 내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듣는 지혜를 성취하는 것이고,
반야를 성취하는 것이며,
공(空)을 성취하는 것이고,
선정에 들어 큰 다라니를 성취하는 것을 말하느니라.
문수사리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에게 있는 네 가지 법이라 하는 것이니, 이 법을 들으면 믿음을 내느니라.
[들으면 깨달아 알 수 있는 법]
문수사리야, 보살에게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이 법을 들으면 깨달아 알 수 있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공덕으로 웅장하게 꾸미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고,
들은 지혜로 웅장하게 꾸미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며,
지혜로 웅장하게 꾸미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고,
모든 선정과 유연한 마음으로 웅장하게 꾸미는 것을 성취하는 것을 말하느니라.
문수사리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에게 있는 네 가지 법이라 하는 것이니, 이 법을 들으면 능히 요달해 알 수 있느니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고 얻는 법]
문수사리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의 네 가지 법이라 하는 것이니, 이 법을 들으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記莂)을 받고 얻느니라.
문수사리야,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보살은 모든 색신을 부처님의 색신으로 보는 것이고,
모든 법을 불법(佛法)으로 듣는 것이며,
모든 구함을 멀리 여의는 것이고,
더 나아가 부처님의 보리도를 구하지 않고 대비(大悲)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을 말하느니라.
문수사리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지닌 네 가지 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았다고 하느니라.
이러한 까닭으로 문수사리야, 모든 보살은 항상 으레 이 경전을 구하여 듣고 독송해야 하느니라.
문수사리야, 보살이 재빨리 보리 얻기를 원하면 항상 이 법을 구하여 부지런히 들어야 하느니라.
보살이 빨리 수기를 얻고 싶으면 항상 이 법을 구하여 부지런히 들어야 하느니라.
보살이 업장(業障) 끊기를 원하거나 번뇌장(煩惱障) 끊기를 원하거나 소지장(所智障) 끊기를 원하면 항상 이 경전을 구하여 들어야 하느니라.
보살이 모든 부처님 여래에게 가장 뛰어난 공양 올리기를 원하면 항상 이 경전을 구하여 들어야 하느니라.
보살이 항상 묘한 법을 수호하기를 원하면 항상 이 경전을 듣고 받아 지녀서 읽고 외어야 하느니라.
문수사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이 법을 듣고 능히 믿고 인정하고 비방하지 않으면,
문수사리야, 나는 이 사람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주겠노라.”
이때에 무소발 보살마하살이 목에 걸고 있던 8만 4천 아승기겁의 보배 영락(瓔珞)을 끌러 흩어서 여래에게 바치며 이와 같이 말하였다.
“이 공덕을 인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부처님 여래의 응정변지(應正遍知)를 성취하게 하겠습니다.”
이때 저 영락이 여래의 정수리 위 허공에 머물러 여러 가지 뛰어나고 묘한 장엄으로 큰 보배 차일이 되었는데 사각형의 넓이가 하늘 사람들의 묘한 상(相)으로 웅장하게 꾸민 것보다 훨씬 뛰어났다.
저 모든 성문과 모든 보살과 석제환인과 범천왕과 사천왕은 일찍이 보고 듣지 못했으며, 이 큰 보배 차일이 여래께서 움직이시는 것을 따라 움직이는 기묘한 일을 나타내자 헤아릴 수 없는천인(天人)들이 모두 희유(稀有:일어나기 드묾)하고 기이하며 특별하다는 마음을 내어 정수리에 합장하고 머물러 여래를 찬탄하며 우러러보느라고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무소발보살의 찬탄]
이때에 무소발 보살마하살이 기뻐하며 희유한 일이라고 마음을 내며 오른 어깨를 드러낸 채 여래의 발에 절하고 합장하며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모든 공덕 대중 여래의 그릇이고
하늘 사람과 중생들 오직 부처님께서 구원하셨네
세간에는 부처님보다 뛰어난 분이 없으니
적정(寂靜)함과 평등함에 뛰어난 분은 없다네.
평등한 마음이라 아첨이 없고 실천도 또한 그러해
세상 사람들을 비(悲)로써 묶인 마음 풀어 주셨네
허공과 같은 평등한 마음에 물듦이 없고
많은 사람들에게 안락하게 설법하시네.
세존께선 친함도 없고 어떤 원한도 없으시며
근심과 기쁨도 없으시네
세간을 구원하시는 것은 좋은 의사와 같고
세간에 자(慈)를 실천하시는 것에는 분별이 없구나.
아수라와 하늘 사람, 용과 야차들
부처님께 귀의하여 적정함을 얻네
부처님은 삼계(三界)에서 가장 높은 분
그러므로 제가 지금 귀명(歸命)하옵니다.
부처님은 유위(有爲)에서 허물이 없고
적정하여 공덕 아님이 없으신데
두 길[二道]을 버려 분별도 없으시니
이미 적멸을 얻어 세간에 실천하시네.
적멸한 저 경계는 헤아리지 못하거니
오직 열 가지 힘[十力]으로 여래를 안다네
땅이나 허공과 같아서 헤아리지 못하거니
그러므로 정수리에 합장한 채 받드옵니다.
큰 파도에 빠지지도 않고 뜨지도 않으시니
표류하지 않고 머물지 않으시는 더할 나위 없이 높은 분
바다에 있는 저 언덕을 오직 부처님만 이르셨으니
견줄 수 없는 지혜 바다에 저는 귀명하옵니다.
연꽃이 진흙탕에 있어도 더럽혀지지 않듯이
부처님께서 세간법을 실천하셔도 물들지 않으시네
다시 보아도 부처님같이 능한 분이 없고
같은 분이 없으니 저는 지금 귀의하옵니다.
여래께서는 법에 모르는 것이 없으시고
열 가지 힘이 있어 모든 것에 지나시네
온 무리 용맹을 떨쳐도 견줄 사람이 없으니
그러므로 부처님만 홀로 용맹하다고 이름하네.
모든 부처님의 감로법을 능숙하게 받으니
그러므로 모든 두려움 멀리 여읩니다
뛰어나신 응공(應供)께서 최고의 의왕(醫王)이시니
그러므로 대비한 분께 귀명하옵니다.
이때에 무소발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오직 제 마음을 알아주십시오.
저는 저를 위하여 여래께 공양 올린 것이 아니옵니다.
제가 영락을 받들어 여래께 공양드리고 여래를 찬탄하였사오니 이 선근 공덕을 인하여 모든 중생이 더할 나위없는 부처님을 얻게 되기를 원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저의 뜻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