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대집회정법경 제5권
[월상경계여래이 광명을 놓은 연유]
그때 월상경계여래께서 가릉빈가와 같이 맑고 묘한 음성을 내시자 시방 세계에 두루 들렸다.
그리고 얼굴에서는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흰색, 분홍색, 자주색, 푸른색, 녹색 등 8만 4천 가지 온갖 색광을 내었는데, 이 광명은 매우 넓고 밝아서 삼천대천세계를 빠짐없이 비추었다.
빛이 비추자 32곳의 큰 지옥이 다 무너졌으며, 모든 하늘 궁전 중에 광명이 비추는 곳은 매우 밝게 빛났다.
이 광명은 삼천대천세계를 비추고 나서 다시 광명 속에서 일체 중생이 즐기는 놀이기구를 허공에 나타내었다.
이런 조화를 부리고 나서 그 광명은 다시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았고, 다시 그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약왕군보살이 다시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히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 때문에 이같이 거듭 큰 광명을 놓아서 세계를 두루 비추십니까?”
그 부처님께서 약왕군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내가 오늘 큰 불사를 지어, 지금 이 모임에 있는 모든 중생이 큰 이익과 즐거움을 얻게 하려 한다.
이런 이유로 거듭해서 광명을 놓은 것이다.”
[오래도록 태어난 자들에게 법을 설하지 않는 연유]
약왕군보살이 다시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에게 의심이 있어 질문코자 하오니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의심을 풀어주소서.”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의심나는 대로 마음껏 묻거라.”
약왕군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이 모임에서 처음 태어난 자들에게는 세존께서 갖가지 희유한 일들을 나타내 보이고 미묘한 법문을 설하시면서, 오래도록 태어난 자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까?
그들이 혹시 부처님의 바른 법을 알 수 없어서 그러십니까?”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지금 무엇 때문에 여래 앞에서 그런 질문을 하느냐?
그것은 이치에 맞는 말이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여래는 모든 중생을 평등이 제도하고 그들을 따르는 방편으로 설법하여,
듣는 자가 다 이익을 얻고 구족하게 모든 총지문(總持門)에 들어가 일체 공덕을 다 성취하게 하기 때문이다.”
[7보 누각을 보다]
이때 허공 속에서 다시 광대하고 특수하고 오묘한 7보(寶) 누각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부처님 위에 나타났다.
그러자 그 부처님께서 약왕군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지금 특수하고 오묘한 이 누각을 보느냐?”
약왕군보살이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들이 다 처음 태어난 자가 함께 일으킨 변화로 나타났다는 것을 너는 이제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처음 태어난 자가 다 오늘 일체 착한 법을 원만히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또 내가 오늘 큰 법고를 치니 셀 수 없는 하늘과 인간이 법을 구족하게 되었으며, 무수한 지옥 중생이 고뇌를 벗어났다.
그리고 무수한 중생이 잠시 바른 생각을 내어 부처님의 지혜에 귀의하여 다 해탈을 얻었다.”
그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셨을 때 모임 속에 있던 9만 9천 구지의 오래도록 태어난 중생이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증득하여 법을 구족하였으며, 업장을 끊어 없애고 뭇 괴로움을 벗어났다.
이런 일들이 다 여래의 바른 법에서 나왔다.
이때 동쪽에서 5천 구지 긍가사(殑伽沙)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남쪽에서 6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서쪽에서 7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북쪽에서 8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아래쪽에서 9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위쪽에서 10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다.
[주변의 허공이 다 붉고 검은 색이 된 연유]
이때 약왕군보살이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주변의 허공이 다 붉고 검은 색이 되었습니까?”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지금 이런 인연을 모르겠느냐?”
약왕군보살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직 여래만이 스스로 알고 살피신다.
선남자야, 모든 방향의 세계에서 각각 여러 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부처님 회상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이제 너는 알아야 한다.”
각 방향에서 모든 보살 대중이 오고 나서는 허공으로부터 내려와 부처님 앞에 서서 그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각각 한쪽에 자리하였다.
[큰 보살 대중이 와서 모인 인연]
이때 약왕군보살이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 때문에 다시 이런 큰 보살 대중이 와서 모였습니까?”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모든 보살 대중의 집회는 다 처음 태어난 자가 인연이 되어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모임 가운데 처음 태어난 자들이 모두 즉시에 모든 법을 구족하여 10지(地)에 안주하였다.
또 그 부처님 모임에서 보살행을 닦는 무수한 자들이 다 모든 보살법에 안주하여 큰 신통을 얻었으며, 보고 듣고 따라서 기뻐하는 일체 중생도 다 이익과 즐거움을 얻었다.
이미 보살의 지위에 머문 모든 자들도 다시는 물러나지 않고 더욱 훌륭히 보살행법(菩薩行法)을 견고히 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시자 보용보살 등 모든 큰 보살과, 아야교진여 등 모든 대필추와, 뿐만 아니라 세간의 천상ㆍ인간ㆍ아수라 등 일체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매우 기뻐하며 믿고 마음에 새기고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