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여래부사의비밀대승경 제9권
11. 보살고행초승이수식연성숙중생품(菩薩苦行超勝以受 食緣成熟衆生品)
[보살의 고행]
그때 적혜 보살마하살이 금강수보살대비밀주에게 말하였다.
“비밀주여, 그대는 보살의 고행을 기꺼이 말씀해 주십시오.
보리도량에 나아가고, 마군을 항복받으며, 바른 법륜을 굴리고, 불토를 장엄하는 일 등을 제가 지금 듣고자 하오니, 원하옵건대 열어 펼쳐 주십시오.
이와 같은 희유한 일을 그대는 현재 증득하여 아십니다.”
금강수보살대비밀주가 적혜 보살마하살에게 말하였다.
“적혜여,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보살은 고행 등의 헤아릴 수 없는 공덕장엄을 갖추고 있어서 가령 세간에 머물러 1겁에 그 수명의 양을 다하더라도 또한 자세히 분별하여 말할 수 없습니다.
내가 지금 그대를 위하여 간략하게 말하겠습니다.
적혜여, 보살의 고행은 한 가지 모습이 아니지만 보살은 다만 모든 마군이나 외도를 항복받기 위한 까닭에 곧 금계(禁戒)의 모든 상(相)과 오열자신(五熱炙身)과 다른 온갖 위의사(威儀事) 등으로 온갖 마군과 외도를 항복받습니다.
그리고 그로 하여금 가장 뛰어나고 가장 높아서 저 모든 금계의 수행과 모든 짓기 어려운 일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저 모든 외도가 짓지 못하면 보살은 모두 다 짓는 것을 나타내어 그로 하여금 보다 뛰어나게 합니다.
적혜여, 혹 어떤 중생은 그 보살이 한 발로 발돋움하고 서 있는 것을 보거나,
보살이 양팔을 들고 있는 것을 보거나,
보살이 태양을 향해 자세히 살펴보는 것을 보거나,
혹 보살이 5열(熱)로 몸을 태우는 것을 보거나,
혹 보살이 팔꿈치로 걸어가는 것을 보거나,
혹 보살이 우두커니 서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혹 보살이 양발을 위로 올리는 것을 보거나,
혹 보살이 머리를 아래로 숙이는 것을 보거나,
혹 보살이 가시덤불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거나,
혹 보살이 소똥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거나,
혹 돌 위에 가부좌하고 앉아 있는 것을 보거나,
혹 담장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거나,
혹 과과(果蓏)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거나,
혹 서까래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거나,
혹 흙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혹 누더기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거나,
혹 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거나,
혹 사슴 가죽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거나,
혹 옷을 몸에 덮고 있는 것을 보거나,
혹 벌거벗고 있는 것을 보거나,
혹 태양을 따라 도는 것을 보거나,
혹 무덤 속의 옷을 입은 것을 보거나,
혹 나무껍질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혹 강아지풀과 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뿌리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나뭇잎을 먹는 것을 보거나,
혹 꽃을 먹는 것을 보거나,
혹 열매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줄기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가지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연뿌리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엿새 동안에는 먹지 않는 것을 보거나,
혹 거친 콩을 먹는 것을 보거나,
혹 거친 벼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메밀과 보리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녹두(菉豆)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청두(靑豆)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벼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은 지마(脂麻)를 먹는 것을 보거나,
혹 멥쌀을 먹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혹 물만 마시고 자양으로 삼는 것을 보거나,
혹 연유[酥] 한 방울을 먹는 것을 보거나,
혹 꿀 한 방울을 먹는 것을 보거나,
혹 우유 한 방울을 먹는 것을 보거나,
혹 항상 먹지 않는 것을 보거나,
혹 마군들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거나,
혹 홀로 앉아 있는 것을 보거나,
혹 한결같이 서 있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적혜여, 이와 같은 등의 모든 위의(威儀)의 일과 나머지 헤아릴 수 없는 난행과 고행은, 보살이 외도를 항복받기 위한 까닭에 그와 같은 고통 받는 모습을 나타내 보인 것입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6년 동안 일찍이 저 한 가지 위의의 상(相)도 파괴한 적이 없었으며,
금계와 수행이 모두 구족함을 나타내 보이고,
보살이 해야 할 바를 정진하고 단련하여 가장 뛰어나고 가장 높아서 견고하여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이 6년 동안 모든 상을 짓는 것을 나타내 보이자,
그 밖의 신해하지 않는 사람이 문득 금계 닦는 것을 보았으며,
모든 다른 외도의 금계를 닦는 사람이 이와 같이 저 보살이 닦은 것을 보고 모두 다 항복하였습니다.
적혜여, 보살은 모든 곳에서 갖가지 위의를 지어 나타내 보이지만 다 마음을 버리고 온갖 잘못을 여읜 데 머무릅니다.
또 적혜여, 보살이 이와 같이 고행을 닦을 때 64나유다 천인이 3승(乘) 가운데서 선근이 성숙되었습니다.
적혜여,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모든 천인 중에 큰 신해를 구족하여 선업을 짓는 이는, 보살이 보배 누각 속에 편안하게 앉아서 아새파나가정(阿塞頗那迦定)에 들어가 선정 가운데 즐거움을 받는 것을 봅니다.
보살은 6년이 지나자 정(定)에서 일어나 모든 천인 가운데 법을 구하는 자가 뜻을 두어 법을 구하려 하면 그를 성숙하게 하기 위해 응하는 바대로 법을 설해 줍니다.
저 모든 천인이 이 보살을 보고 설해 주는 법을 들으면 다 지은 사업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적혜여,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보살의 대지혜로 대비방편해를 쌓아서 부사의하고 깊고 깊은 이법(理法)에 들어가 모든 삿된 마군과 외도를 항복받아 고행지청정법문(苦行智淸淨法門)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적혜여, 보살이 6년 동안 이와 같이 응하는 바대로 분별하고, 지극히 행하기 어려운 일을 나타내 보인 지 6년이 지나자
니련강[泥連河, Nairañjanā]으로 가서 세간의 목욕하는 데 따라 청정하게 하였으며, 이미 몸을 씻고 나서는 언덕에 머물렀습니다.
이때 한 취락에 선생(善生)이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흰 소의 젖을 짜서 우유죽을 만들어 청정한 마음으로 받들어 가지고 보살의 처소로 나아가 올렸습니다.
이때 다시 60구지의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의 대중이 각각 최상의 묘한 음식을 완벽하게 만들어 가지고 와서 보살에게 올리고 모두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오직 원하건대 보살 대사시여, 저의 음식을 받으소서. 오직 원하건대 대사시여, 저의 음식을 받으소서.’
적혜여, 이때 보살이 가장 먼저 저 선생이라는 여자가 베푼 우유죽을 받으셨으며, 저 60구지의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 등이 베푼 음식도 다 받으셨는데,
서로가 서로를 보지 못하므로 각각 모두 생각하기를,
‘보살이 내가 베푼 음식을 받으셨다’고 여겼습니다.
보살이 받고 나서 미래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증득하였으니, 보살이 널리 베풀어 준 모든 대중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선근법을 성숙하게 하였습니다.
적혜여, 이것이 곧 보살이 뛰어난 고행을 행하여 음식을 받은 인연으로 중생을 성숙하게 하는 뛰어난 방편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