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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悲) 요일
글/조 향 순
흐리다가 맑다가 하늘이 장난이 심하다
개나리 울타리 자르고 단정하게 정리 했다
다섯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장미가시에 손이 찔리고,,,,,
마당에 낙엽이 너무 많이 쌓여있다 다
치워야 하는데 엄두를 못 내겠다.
깔구리로 열심히 모았다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잠시 오솔길로 외출 했다
소나무 밑에 솔방울이 나를 유혹한다.
소쿠리에 주워 담았다 소나무의 눈물이겠지,,,,,
빛을 잃은 솔방울들 게슴츠레한 내 모습
잿빛 하늘, 뿌연 굴뚝의 연기
2월 어느 비(悲)요일 풍경이다
2 내 어머니
글/조 향 순
길섶에 빛을 잃은 풀잎들이 눈바람에 오들오들 떨고 있다
먼지가 푸석이는 산길을 터벅터벅 목적도 없이
어머니 손을 꼭 잡고 반나절을 쏘다녔다
늘 하시는 말씀 "내가 너무 오래 살았다
이젠 고만 살고 가야 할낀데"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시더니
"와 자꾸 삐쩍 마르노? 맛난 고기 사주꾸마 나가자"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신다 아직도 내 걱정뿐이시다
뭘 잘 먹질 못해서 편식이 너무 심해서
난 늘 어머니를 속상하게 했다
왜 그렇게 먹는 것이 싫던지 밥 먹을 시간이면
늘 아프다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서 끙끙 앓았다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쉰이 넘은 나이에
아직도 빈혈과 싸우고 있다
어머니표 밥을 잘 먹었으면 이런 고통은 없었을 건데...
이렇게 골골거리는 나 때문에 한시도 편하실 날이 없다
그래서 자꾸 맛난 고기 먹으러 가자고하신다.
입맛이 없어서 아무것도 먹기 싫은데 이일을 어찌 할꼬,,,,,
3늦겨울 모퉁이
글/ 조 향 순
겨울 끝자락이 참으로 요란합니다.
바람은 세상을 다 날리려 하고
냉기는 뼈 속까지 찾아와서 가려 하지 않네요.
코끝으로 봄 향기가 느껴지는데 어디에 있을까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네요.
허허로운 이 세상 어디에
좌절도 버리고 고통도 버리고 미움도 버리고
작은 희망 한 줌 쥐고 버텨봅니다.
4 눈내린 산골
글/ 조 향 순
힘찬 시작을 알리는 산새들
떼 지어 오르락내리락 요란하게 움직인다.
소나무는 듬성듬성 하얀 눈썹 달고
계곡은 눈 이불 얼음 담요 덮은 채 무얼 하는지 조용하다
흰 눈 속에 나를 가두어버린
멀쩡한 하늘이 야속한지
미움뿐인 낭창한 세월이 야속한지,,,,
5 슬픈 겨울비
글/조 향 순
밤새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빈 나뭇가지가 슬퍼서 눈물을 흘립니다
제 마음도 젖어서 슬픕니다
짙게 내리는 안개속을
산새가 숨바꼭질 합니다
얼음 계곡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잠자는 내 영혼을 깨웁니다
6 눈
글/조향순
잿빛 하늘에 신나게 춤을 추다가
빈 가지에 흰 꽃송이로 남아 있다가
지쳐서 쉬려고
앉으니 누더기 신세다
슬퍼서 흘린 눈물이 어느새
거꾸로 매달린 고드름이 되어
맑은 햇살에 녹으면서
뚝 뚝
목마르고 빛을 잃은 풀꽃위로
떨어진다.
7 사랑 한다고 나를?
글/조 향 순
쪼르르 달려오더니 소곤소곤 속닥 속닥
하늘에 하얀 초생 낮달이
내게 주는 사랑의 선물이라네
춘풍이 송간을 뚫고 지나고
사랑이 찾아 오는 오솔길 모퉁이엔
방긋 웃음으로 두근두근 설레이고
중년이라는 명찰을 달아버린 서쪽 인생
콩닥콩닥 뛰는 주책 없는 가슴은 어쩌지??
8 여로(黎蘆 )
글 / 조 향 순
누렁우물가에서 빛을 잃어 버린 너의 초라한 모습은
울퉁불퉁 하늘 아래서
아무 생각도 근심도 없이
자연을 따라 침묵 하는 너를
가만히 지켜보는 내 눈은 *누안이다.
내 입안에서 메아리치는 *
누송은 차가운 자리에
*도침 베고 누워 버린 계절 따라
*곡풍은 빈 가슴을 그냥 스쳐 지나가고
안개가 나뭇가지에 엉겨 흐느적 흐느적 춤을 춘다.
마당 구석자리를 차지한 가을 낙엽과
땅위에 쌓여가는 갈잎과 불투명한 얼음 층 같은
*여로는 식어버린 시간을 애써 지우며 다시 찾아올 계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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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로;백합과의 다년초
*누렁우물;물이 궂어서 못먹는 우물
*누안;눈물이 글썽한 눈
*누:송;눈물을 흘리며 시,노래를 읊거나 부름
*도침;자기로 만든 베게
*곡풍;산악지방에서, 낮에 산허리의 온도가 높아지고 공기가 희박하여져 산기슭이나 골짜기에서 올라오는 바람
9 슬픈인연
글/ 조 향 순
너무도 간절한 인연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끈 하나
얼마 남지 않은 사랑 하나
마음이 너그럽고 미더웠는데
조용히 타오르는 등불이었는데
이런 이별을 원하지 않았었는데
송간(松間)사이로 흰 구름 한 조각
잠시 쉬어가라 붙잡아 보지만
슬픈 인연 데리고 그냥 가버리네
10 함박눈
글/ 조 향 순
검은 밤바다를 항해하는12월 삭풍은
냉골이 되어 가는 대지에서
수정보다 더 맑은 세상의 빛이
산속에서 함박눈 너를 부른다.
검은 하늘을 겁도 없이 달리며 춤을 춘다.
젖은 너의 숨소리는 빈 허공을 가로질러
차갑고 뽀얀 세상을 방황하다가
싸늘한 그림자를 안고 고독의 무덤으로 날아가겠지?
11 내일을 위한 삶
글/조 향 순
사랑을 담아내는 따뜻한 가슴처럼
늘 세상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전해 주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폭포수 같은 한 서린 그리움에
쉬이 얼룩져 버리는 잿빛 삶이 아니라
늘 싱그럽고 파아란 빛의 삶이었으면 좋겠다.
가슴에 커져 버린 암울한 상처에
마침표를 찍어 버리는 삶이 아니라
언제나 밝고 힘찬 삶이었으면 좋겠다.
미움은 온유함으로 지워버리고
집착은 넉넉함으로 포용하면서
인생이란 빈 노트에 삶의 여정을
또박또박 적을 수 있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한 장에는 사랑이란 순결한 이름을 새기고
또 한 장에는 삶이란 소중한 이름을 써 넣으면서
황혼의 은은한 향기로 내 삶을 채웠으면 좋겠다.
12 늦여름
글/ 조 향 순
소나기 한줄기 퍼부은 산골
계곡물은 쉬지 않고
분주한 세월과 질주를 하고 있다
고요뿐인 내 맘에도 뭔가에 끌려
바람 따라 뜨거운 여름 햇살을 머리에 이고
이리저리 열심히 쏘다닌다.
거칠어도 좋은 행복바람
요란하지 못한 고독이 주는 벼락
밤풍경에 일렁이는 그리움에 젖어
비워 둔 내 가슴 한 구석에
별무더기를 자꾸 끌어 모은다.
13 왜 그러니?
글/ 조 향 순
찬바람만 잔뜩 주는 하늘아 왜 그러니?
작은 나무들 못살게 흔들더니
마당에 먼지까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게 하네
먹구름만 잔뜩 주는 하늘아 왜 그러니?
산기슭 군데군데 흰 눈을 녹이 더니
누더기로 만들어 놓고 가버리네
밤 친구를 못 만나게 하는 하늘아 왜 그러니?
초롱초롱 별 친구들과 반달 친구를
못 보게 검은 커텐을 내려버리네
14 유월의 장맛비
초화/조향순
녹색의 나뭇잎들이
장맛비에 샤워하고
풀잎끝에 영롱한
이슬이 주렁주렁 달린다
분주한건 나하고 바람
그리고
달음박질 즐기는 시계바늘과 도랑물
처마 밑으로 세차게 떨어지는 낙숫물
하루는 그렇게 가버리고
비소리에 기대어
휴식을 부를까 하다가
숙면을 불러본다
15 씁쓸한 시간
초화/ 조향순
7월의 태양과 손잡고
풍년을 꿈꾸는 태양 앞에
코로나 병마는 흐르는 시간과
동행을 멈추지 않는다.
하늘은 잿빛에
빗줄기만 몰고 다니고
초록의 식물은
늘 젖어 흐느끼며 운다.
8월이면 폭염에 열대야에
타들어 가는 가뭄에
그리워질 지금의 빗줄기
이제 작별하고 싶다
16 봄맞이
글/조 향 순
멋없이 긴 전봇대 사이로
새로운 계절이 다가 온다.
3월의 빈 나뭇가지에
내 나이를 매달아 놓고
춘풍 따라 올 친구들을 그리며
아직 쌀쌀한 하늘을 올려다본다.
익숙해진 것 같던 겨울 외로움이
빈 마당에서 몸부림치기 시작하고
어둠속에서 요동쳤을 새순이
멀뚱히 자기를 바라보는 내게
옅은 미소로 반가움을 표한다.
17 입춘 날 봄을 기다리며
글/조 향 순
겨울을 뚫고 작은 움직임을 시작 한다
따스한그리움은 가슴을 향해 내리고
외로움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봄을 기다린다
내 작은꿈은 벌써 봄 울타리를 만들어
한송이 두송이 꽃을 피우려 부지런하다
하얀눈이 주고 간 선물 봄을 기다리면서,,,
18 비
글/ 조 향 순
밤은 깊어 새벽을 부르고
창밖에 내리는 빗줄기는 새봄을 부른다
쓸쓸한 가로등은 차거운 비에 젖어 흐느끼고
내 마음은 쓰린 고독에 젖어 흐느낀다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가까이서 듣고 싶음은
성급한 봄소식을 기다리는 내 속마음일까?
내 마음은 아직도 눈 덮인 먼 산이 건만
그래도 비가 그치면 찾아올
새 봄이 기다려짐은 왜일까
2005,2월 중순 어느 비오는날 깊은밤
19 봄은 나의 사랑과 함께
글/조 향 순
봄은 내 곁에
봄은 내 좁은 가슴에
소리없이 찾아 왔네요
고운님 기다리는 내 마음 담아서
꽃봉우리에 맺힌 이슬처럼
어여쁘게 찾아 왔네요
내 사랑도 봄과 함께 왔다고
살며시 노크 하네요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드립니다
연산홍 향기로
내 사랑를 드립니다
아름다운 꽃을 사랑하듯
당신을 사랑해요
2005년 4월16일
고목 연산홍에핀 꽃을보며....
20 비 내리는 날의 고독
글 조 향 순
텅빈 공간 만큼
내 가슴도 텅 비었습니다.
너무 오래 비워 두어서
먼지와 상처 투성이 입니다.
몸부림 치면 칠수록 빈 공간은
자꾸만 면적이 넓어집니다.
시간을 조각조각 내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멍하니 앉아서 창밖을 내다보니
흐느끼는 밤비 소리는
잠들지 못해 뒤척이는
깊은밤에 고독한 나를 깨우네요
2005,5,17일 괜히 우울한날,,,,.
1 졸리운 삶
글/조 향 순
이리 저리 뒹굴며 잡은 세월
하루는 내 마음을 푹 적셔 놓고
달아나기 시작 하고
찌들어가는 꼬장한 삶도
달음박질을 시작 한다
세월의 두꺼운 그림자는
오늘도 요동 안하고 그대로 인데
아침 해는 쉴 줄도 모르고
시간 맞춰 내 삶을 똑똑똑,,
또 그렇게 찾아 왔네
한살 더 먹은 나이는 반가움도 모르는지
너무 힘든 무게를 가누지 못해
자꾸 가라 앉으려 하는구나
빈 허공에 할말도 없으면서
왜,못생긴 작은손을 흔드는 걸까?
*감기란 놈 때문에,,,
2 휴식이 그립다
글/ 조 향 순
꽃이 핀 작은 뜨락을 바라본다
평온이 행복이 아름다움이 있는
그곳에 하루 종일 나를 버려두고 싶다.
꽃이 지고 없는 그곳에 가본다
검불, 썩은꽃잎, 벌레 ,,,
얼른 나를 그곳에서 데리고 와 버렸다.
미움과 원망은 초대도 안했는데
얄미운 손님으로 찾아와
오늘도 여윈잠을 괴롭힌다,
3 노랑꽃
글/ 조 향 순
울타리를 만들어 대식구로 찾아 온 개나리
담 넘어 고개 내밀고 웃고 있는 골담초
흙투성이 꽃다지
들판에서 세월을 쫓고 있는 민들레
비탈길에 앉아 쉬고 있는 씀바귀
수줍은 새색시 수선화
돌 틈사이로 손을 흔드는 노랑제비꽃
우아한 귀부인 심비디움
봄 정원에 소풍 나온 노랑꽃 손님들
4 제비꽃 낭자
글/ 조 향 순
녹색 치마에 보라 저고리를 입고
따뜻한 양지쪽에 님 찾아 온 제비꽃 낭자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있네.
치감고 내리감은 바단 사랑?
두 가지 잉걸불 사랑?
너의 곁을 안절부절 서성이는 나는
어떤 사랑일까?
*잉걸불:1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2 다 타지 아니한 장작불
5 꽃다지
글/ 조 향 순
흙바람 맞으며 그냥 웃고 있다
텃밭에 냉이 친구들 사이에서
노오랗게~~~
참 반갑다
네 이름 꽃다지
차가운 겨울을 지나
봄바람 한모금 삼키고
따사로운 햇살 받으며
양지쪽에 노랗게 웃으며
올해도 잘 찾아 왔네
6 마흔 아홉 봄
글/조 향 순
그리움이 자꾸만 손짓하고
봄바람이 아픔을 달래 주려 하지만
외로움이 울렁 거리는 밤이다
당신의 고운 얼굴이 내 온몸을 감싸고
오직 나만 사랑 한다는 밤이다 그
런 당신 생각만 해도 늘 설레이는
내 마음은 당신을 바라만 보아도
행복한 밤이다 나를 늘 웃게 해 주는
당신의 미소 때문에
7 허무한 날
글/조 향순
외로움을 동반한 도시의 새벽
쌀쌀한 한기에 내몸은 떨고 희뿌연
하늘 아래 눈물비가 내리고 있다
헤어짐의 슬픔을 한 잔을 마시며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을 혼자 걷자니
허기진 인정 뒤에서 다듬이질 하는
끝나면 아무것도 없는 허무한 날
쓸쓸한 빈 사랑,,
8 하늘 당신 때문에
글/ 조 향 순
하늘 당신이 울면 그 눈물 때문에
나도 슬퍼 눈물이 납니다.
까아만 밤 하늘 깜박이는
당신의 별빛 눈동자를 보며
나도 따라 두 눈을 깜빡입니다.
허허 벌판 같은 내 가슴에
안개 이불을 덮어준 하늘 당신 때문에
내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있음을 느낍니다.
밝은 햇살 가득한 날
하늘 당신의 웃음 속에서
내 아픔을 열심히 지우개로 지웁니다.
9 가을그릇에 무엇을 담을까?
글/ 조 향 순
물감 놀이 하던 가을이 산천을 단풍 옷으로 갈아입히더니
가을 길모퉁이 가녀린 분홍 코스모스를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온 몸으로 춤을 추게 한다.
장미넝쿨을 타고 올라가던
검불 닮은 조롱박 하나
시커먼 모습으로 뭘 기다릴까?
주렁주렁 결실의 계절 끝에 주저앉아
분주히 낙서만 하고 있는 나도
가을그릇에 무엇을 담을까 생각중이다
10 새벽
글/조향순
검은 하늘이 조금씩 옅어 진다
동쪽으로 자꾸만 향하는 눈동자 따라
잠투정 하는 찬바람이 조금씩 얄미워진다
창 너머 희뿌연 여명이
내 여윈잠을 급하게 부르는것 같은데,,,,
새벽이란 놈이 꿈틀 거리며 찾아 올 아침에게
투명한 햇살만 가득 가슴에 담아
무정한 하루를 인생에 저금하라 한다.
11 하얀 미움
글/ 조 향 순
회색 하늘 속에서 하얀 미움 눈 꽃송이가 춤을 춘다.
바람이 불면 더 요란하게 거침없이
머물 수 없는 허허 벌판위로 날아간다.
그러다 가끔씩
그리움을 남긴 하얀 미움 눈꽃송이는
고요뿐인 산골에 멍하니 바라보는 내 마음을 달래려
달랑 한 잎 나뭇잎 앉아 몸부림친다.
12 중년 등반길
글/ 조 향 순
오늘도 힘든 중년의 언덕을 올라 간다
땀방울은 낙수물이 되어 뚝뚝 떨어지고
뜻대로 산 사람이 없다는데
뭔 욕심 때문에 화려한 중년을 숨기고
멈추지 않고 그렇게 힘들게 가는지,,,
아~~
초라한 웃음도 그립다
늘 옆에 머무는 줄 알았는데
간다는 인사도 없이
아니
흔적도 그림자도 없이 가버렸네
차~암 야속 하다
불쌍한 사랑이 내 빈 가지라도
심심 하지 않게 흔들어 주면
꼭대기 까지 힘들어도 올라 갈수 있을텐데,,,
***심하게 앓고 나서,,,,***
13 새 식구
글/ 조 향 순
새 식구가 생겼다.
프미라
애란
산데리아나
작은 소망 하나 생겼다.
곁에 있는 소중한 친구들 처럼
무탈하게 커 주었으면,,
힘차게 하루를 시작한다
창가에 따스한 햇살이 너무 고마운 아침
커피 한 모금에 행복도 함께 마시면서,,,
14 흰 눈이 내리는 풍경
글/ 조 향 순
겨우 사랑을 만들기 시작 했는데
겨울이 쉬지 않고 눈을 내리게 한다
웬 심술일까?
가지 많은 소나무는 흰 눈이 공짜라고
무작정 끌어 모으더니 무거워서 꼼짝을 못한다
무슨 욕심일까?
겨울 사랑이 하나 둘 빈공간을 채워 가고
좁은 마음과 마음 사이를 비집고
함박 웃음 닮은 눈이 자꾸만 가슴에 쌓인다
봄기운을 느끼게 하는 작은 사랑들과
앞서 가기 시작하는 소박한 감정들
조금씩 내게로 떠내려 오길 기다린다.
15 내 어머님의 누거만년(1)
글 / 조 향 순
팔십 고개를 올라오신지 벌써 9년
앉으신 자리는 이슬 먹고 사는 풀방석 같고
마음은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갈대같다
정신은 순간, 순간 깜빡, 깜박 신호등 같고
기억은 낙엽이 되어 우수수 떨어진다
세월 속에 흘려보낸 눈물은 이름 없는 강물 되어
어디로, 아니 어느 세상으로
빈집에 홀로 앉아서 먼저 간 자식 생각에,
당신이 가실 먼 길 가실 생각에
아직도 못 다한 일들이 무수히 많은데
힘없는 몸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도 없고
자꾸만 쏟아지는 소나기 같은 잠도
이제 쫓을 기운이 없으신가 보다
*누거만년; 몹시 오랜 세월
16 제자리 걸음
글 /조 향 순
울렁이는 마음을 달래려
꺼지지 않는 한숨 가쁘게 몰아쉬고
깨어버리고 싶지만
깨어지지 않는 삶은
오늘도 주책없이
시작도 끝도 없는 꿈을 꾸고 있다
어떻게 견디고, 누굴 믿고
어떤 인연으로 채우고, 비우고
살얼음 속에 흐르는 찬물 같은
하루를 보내다 말고
이리저리 셀 수 없는
무수한 발자국만 남긴다.
깊은 밤 혼자 밤하늘을
쳐다보는 서글픈 아픔은
눈가에 또 다른 세월이 되어
멈추지 않고 흐르고
가던 발길 다시 돌려 제자리
함께하고 같이 가던 그 길이
오늘도 혼자서 터벅터벅
또 제자리
17 5月 장대비
글/ 조 향 순
상큼한 풀잎에 앉아서
또르르 바닥으로 한 방울 또 한 방울
목마른 잔디위에 떨어지더니
금방 어디로 숨어버린
물방울 친구들...
통곡 하던 5月 장대비가
어둠속에서 뚝 그쳤다
실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땅속 어딘가에 자취를 감춰버린
빗방울 친구를...
18 기다림 그리고,,,
글/ 조 향 순
맑은 햇살 속에 따뜻함이
꿈틀꿈틀 미동을 한다.
늘 비어 있던 내 마음의 빈방에
봄 손님이 올려나
잠 못드는 밤
어둠뿐인 처마 끝에서
한방울씩 외로움이 똑똑 떨어지고
내 그리움은 차가운 허공을 방황 하며
아직 꽁꽁 얼어있는 나를 부르다가
깊은 밤 고요한 메아리로 남는다.
19 4월이 저물어 가는데
글/ 조 향 순
어둠을 내린 하늘이 그칠 줄 모르고
징징 거리다가 통곡 하다가
이젠 소리없이 울고 있다.
도랑물 소리는 어두운 내마음을
흔들고 또 흔들고
물안개가 드리운 산골의 야심한 밤에
잠 못들고 뒤척이는 중년,,,
멈추지 않고 질주 하는 세월에게
무심한 넋두리 하다가
부질없는 삶에게 돌팔매질 한다
눈물꽃이 쉬지 않고 눈물강으로 가고
빈 마당에 강아지 두 마리
고운 꿈속으로 가고,,,
20 늙은 호랑나비의 번뇌
글/ 조 향 순
늙은 호랑나비야 이제 그만 하렴
너가 아무리 어여쁜 꽃만 찾아 다녀도
그 꽃들은 너를 기다리는게 아니란다
너의 그 모습은 사랑에 굶주린 색마 같단다
너의 그 준엄한 모습이 다 헤진 누더기 걸치고
사랑을 동냥 하러 나온 거지 같아 보인단다
그렇게 추하게 사랑을 구걸한들
너의 사랑 원하는것 만큼 얻어 지더냐??
잠시 쾌락에 젖을 뿐 아무것도 없잖아
너의 보잘것 없는 욕심 때문에
떨어지는 꽃잎의 아픔을 얼마나 알고 있니???
여린 꽃잎들에게 쓰라린 아픔은 주지 말아야지
너의 준엄한 모습이 더 이상
추악한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게
너를 기다리고 있는 너의자리로
날아가렴 너의 사랑이 흐르는 곳으로...
늙은 호랑나비야
너의 비어있는 자리를 꼭 지켜야지
진실을 감추지 말고
늙은 호랑나비야 너는 꼭 할수 있을거야
2005년 7,15일 진실이 숨바꼭질 하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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