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반 강권으로 2박 3일 영월에 다녀왔습니다.
왜 영월인지 저에게 묻지 말고 동생에게 물어보시길...
동강, 주천강, 엄둔계곡, 법흥계곡
수년 전 동강의 존재에 대해서 일반인은 잘 몰랐습니다.
동강에 댐을 세우려다 환경단체에서 반발하면서 동강이 유명해 졌습니다.
다행히 환경단체 및 반대여론에 밀려 동강에 예정된 댐은 취소되었습니다.
이후로 동강 래프팅이 득세했고 펜션이 환경을 망쳤습니다.
이제 자연스러운 자연은 없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파헤쳐진 자연
사람의 개체수와 문명 지수가 자연과 양립한다는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2박 3일 기숙한 펜션(우측)입니다.
원래 같은 교우(교은 교회 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들이 이곳에 전원주택을 꾸몄다가 나중에 펜션으로 임대하고 있습니다.
주인분이 이웃집 아저씨처럼 참 좋습니다.
이렇게 잔디가 잘 가꾸어진 뜨락을 본적이 없습니다.
멀이 보이는 두 인간이 막내 동생(우측)과 바로 밑 여동생 남편 그러니까 매제입니다.
이 잔디에서 또 다른 매제와 배드맨턴을 좀 했습니다.
아직도 허리가....
기숙했던 펜션이 처음에는 가정집이었다는 근거 중 하나입니다.
대형 등입니다. 고급 펜션은 모르겠지만 일반 펜션에 이런 등을 다는 집은 없습니다.
또한 구조와 마감재가 일반 펜션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펜션 바로 아래 개울입니다.
이보다 조금 내려가면 훨씬 좋습니다.
밑으로 내려가면 텐트족이 많네요.
더 아래로 가면 이보다 더 좋습니다.
이 계곡의 이름은 엄둔계곡입니다.
법흥사와 연결된 법흥계곡보다는 규모가 적지만 덜 알려진 계곡이므로 법흥계곡보다는 지내기 훨씬 좋습니다.
법흥계곡은 멀리있는 사람들이, 엄둔계곡은 이곳으로부터 멀지 않는 사람들이 주로 온다고 하네요.
우리 같이 어쩌다 인터넷검색 잘못해서 이곳까지 왔지만 결론은 대만족입니다.
아마 이 계곡이 주천강과 동강의 지류가 아닌가 합니다.
크게보면 평창 읍내를 휘돌아 흐르는 평창강은 영월 서면에서 주천강을 만나 서강으로 이름을 바꾼 후 동강과 합류해 남한강으로 흘러든다고 하네요.
영월의 명물 중 하나가 한반도 지형입니다.
1박 2일에 나왔다는 곳입니다.
정말 한반도 지형을 그대로 축소한 듯합니다.
[이 이미지는 빌렸습니다]
동강하면 래프팅을 해야 하나요?
가족 9명(원래 11명 예정이었으나 업무관계상 2명 탈락)이 동강으로 향합니다.
앗 82세된 노모......
래프팅 2시간 정도 소요.
노모 왈 '두 시간 동안 어떻게 혼자 있냐'
모두 .........
순교자 큰 아들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래서 7명은 래프팅 하러 떠나고 노모와 저만 남아 2시간 동안 빌빌 거렸습니다.
영월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단종어소입니다.
삼촌에게 왕위를 찬탈당한 심정이 어떻했을까????
이런 의문은 사치스럽습니다.
단종에게 중요한 것은 왕위가 아니라 생존 자체였습니다.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단종은 항상 쫒기며 살았을 것입니다.
사는게 사는게 아니야...
단종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단종 어소 중 단종이 기거하던 곳입니다.
구중궁궐 속에 살았던 단종이 이런 누항에 기거했을 때 역시 누구도 위로가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고개 숙인 단종은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마음이 너무 처연해 옵니다.
사진 속의 단종과 어린 아이는 서로 아무 말이 없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단종,
단종의 말을 듣기에는 너무 어린 아이
그 유명한 법흥사입니다.
법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인 월정사의 말사로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의 하나인
불보사찰입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이 창건한 절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흥녕사라고 했으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법당을 적멸보궁이라고 하네요.
법흥사 일주문을 통과하면 바로 좌측에 있는 법당입니다.
단청은 언제 했는지 가마득합니다.
고색이 창연하다는 것은 쓸쓸하다는 것이겠지요.
어쩐지 감정이 마구잡이 뒤엉키네요.
보통 사찰에는 금단청, 궁궐에는 모로단청, 서원에는
긋기단청을 사용하나 봅니다.
이 법당의 기와입니다.
기와는 소리없이 수천년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기와 위의 이름모를 풀잎은 생명을 이야기합니다.
이 법당에서는 천도재를 하고 있나 봅니다.
가사를 입은 스님 6분과 상주를 비롯한 제복을 입은 후손 4명이 있습니다.
죽어서도 10사람을 거느린 분은 대단한 분이었나 봅니다.
땅에 묻히면 곧 잊혀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적멸보궁으로 가는 일입니다.
불자들을 인도하고 있네요.
적멸보궁으로 올라가는 중생입니다.
옛 성인을 만나라 간다는 엄숙함도, 종교에 귀의한다는 진지함도 없습니다.
그냥 관광객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진신사리는 이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을 트집잡는다면 도량 넓은 부처님의 처사는 아니겠지요.
적멸보궁을 확장하기 위하여 보시를 받는 중입니다.
축원 사연을 가만히 엿들었더니 사람만큼 사연도 다양합니다.
선인은 만나게 해주세요.
취업을 하게 해주세요.
건강하게 살게 해주세요.
---
---
---
소박한 정성들이 들어 있다.
적멸보궁에 이르는 길목에 걸쳐 있는 도랑
도랑은 그 자신의 소리를 냅니다.
졸 졸 ... 졸 졸
졸졸 흐르는 소리가 나는 곳은 굴곡이 진 곳입니다.
세상사도 굴곡이 있으면 신음소리를 냅니다.
박달재는 구도로와 신도로가 있습니다.
신도로는 쌩하고 달리면 됩니다.
구도로는 다 그렇듯이 구절양장입니다.
인생사 굽이굽이... 도로도 굽이굽이...
누님이 굳이 구절양장해야 한다고 해서 이곳을 거쳤습니다.
단암 이용태와 여산 이용준의 흉상이 서 있습니다.
시대상황에 따라 친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는 다 그랬다
고 항변하는 자들을 보면 참 거시기 합니다.
첫댓글 휴가 잘 다녀오셨어요 교수님! 경치가 정말 아름다워요.예전에 라디오 스타 영화보면서 영월 나왔을 때 한 번
꼭 가봐야지 했는데 아직도 못 가봤네요...너무 좋으네요^^~~
그 유명하다는 한반도 모양이 인상적이네요... 즐거운 휴가 다녀오셨네요....
라디오스타 촬영지도 있었습니다.
영월 생각보다 멀지 않네요.
한반도 지형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영월로 갑시다.
아! IMF때 숨어들었든 영월,태백 다시보는 영월은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IMF때 무슨 아픈 추억이...
잘 계시지요?
언제 한번 다시 뵈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