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주 전, 아들이 이사했다기에 나흘간 마침 쉬기에 이사한 곳에
우리 집에 쓰지 않고 있던 에어컨 두개를 가져다 방짝이 달아주고,
필요한 것을 우리 둘이서 가져다 주기를 사흘간 하고, 갈때마다 청소를 해 주었더니....그릇들이 싱크대에,풀지 않은 상자들...
거기다가 고양이 살림살이며 , 놀이 기구들...보는대로 치우고 , 치우기를 하니, 내가 이사한 것 같았다.
드디어, 난 몸살이 났다. 이애가 사는 곳이 맨하탄이니 주말이 아니면 파킹이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니 제차는 퀸즈 우리집에 세워 놓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종종 에스오 에스를 보낸다.
부모의 마음이 그런 가 보다. 무엇이든지 할수있으면 해주고 싶은 것이다.
내일은 미루더라도 아이들의 부탁은 거절 못하니...
며칠 전 컴퓨터 클래스에 가려는데 몸살이 낫질 않아서 망설이다가 억지로 나를 재촉하여 클래스에 갔다.
그날 클래스에 가길 잘 했다. 내가 궁금해하던 것을 배울수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뉴 저지 컴퓨터 클래스가 시작 되는 날이어서 양박님,최수용님, 김유순님이 뉴욕 클래스가 끝내시고,
식사후, 바로 뉴저지로 향하셨다. 난 컨디션도 좋지 못하고 ,또한 실력도 좋지 못해서 도와드리지 못하고 바로 집으로 가려고
차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조금 있길래, 옆의 슈퍼마켓에 바나나를 사러 들어 갔더니, 이게 웬 일인가 ? ... 그렇게 그 전 부터
찾던 참 가자미가 있지 않는가....! 그것도 박스로 세일이라니....
난 내가 몸 살 난 것도 까맣게 잊어 버리고, 덜컼 ,가자미 한 박스를 사고 말았다.
난, 부모님이 함경도 분이여서 자랄 적에 가자미 식혜를 자주 맛있게 먹던 기억이 있다. 미국에 와서는 한 번도 먹질 못했는데,
지난 달에 한 친구가 강원도에 사시는 시어머님께서 미국까지 가자미 식혜를 부치셨다며, 그 귀한 것을 나에게도 조금 주어서
맛을 보니, 아아...! 어려서 먹던 바로 그맛이어서 감동의 눈물이 났다. 친구에게 고맙다고 이야기 하면서 눈물이 난 이야기를 하니
그 정도까지 맛있었냐고 어머머 하며 웃었다.
그래서 나도 언젠가 그것을 내손으로 만들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날이 그렇게 빨리 올 줄이야....!
집에 오자마자 손 씻고, 박스를 열고 가자미를 세워보니 스물 마리나 되는 양이었다.
초보자가 식혜 담기에는 많은 양이다. 그것도 아주 처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미 늦었다.,어쨋든 만들 수 밖에 없었다. 그 많은 것을 소금에 재웠다가,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
무를 채 썰고,마늘 ,양파,생강,엿기름 가루,소금, 고춧가루, 찹쌀밥과 버무려 김치 냉장고에 넣고, 익기를 기다려야지 하고 말이다.
그리고 나니, 맥이 다 풀린다. 몸살 난 것이 그제야 생각이 났다. 나도 못 말린다.
나의 컨디션도 생각치 않고 밀어 부쳤으니....
아직 몇주 있어야 시식할 수 있는데 그 맛이 궁금하다.
성공작인지?... 실패작인지...? 아마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맜있게 익어다오...!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