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다고 교수임용 절차배제는 부당/ 서울북부지방법원

[화엄]

<나이 많다고 교수임용 절차배제는 부당/ 서울북부지방법원>

"나이 많다고 교수임용 탈락은 부당"
서류심사 1위를 2차평가 제외…법원 "대학 재량권 넘어"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교수 임용에서 탈락시킨 학교의 결정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박순관)는
지난 2009년 경희대학교의 음악대학 전임교원 채용 심사에 지원했다가
1차 서류평가에서 1위를 하고도 탈락한 이아무개(57)씨가
"임용심사 과정에서 고령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다"며
학교법인 경희학원을 상대로 낸 '전임교원 임용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학교 전임교원의 직무 성격상
전임교원의 채용은 연령과는 무관하게
고도의 학식과 연구업적, 경륜 등이 최우선 기준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이 이씨가 고령자라는 이유만으로
심사를 받을 기회자체를 박탈한 것은
(법 앞에서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고 규정한) 헌법 제11조 제1항과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전임교원 임용규정이 내부사무 처리지침으로
대외적 구속력이나 법규성이 없어 이를 위반하더라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니다"는 학교의 주장을 두고도
"임용규정·세칙에도 불구하고
음악대학이 자체적으로 1차 전공평가를 배제하고
아무런 객관적 기준이 없는 전임교수의 추천만으로
전공평가를 대체하는 것은 재량의 범위 내로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09년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전임교원 채용 절차에 지원해
1차 서류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음악대학 인사소위원회에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2차 평가 대상에서 배제해 시험을 더 이상 치르지 못했다.
또 음악대학이 심사방법을 변경해
1차 서류평가 결과를 무시하고 전임교수의 추천을 받은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2차 평가에서
양아무개씨가 교수로 임용되자 이씨는
지난해 2월 채용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기사등록 : 2011-05-05 오후 08:21:35
ⓒ 한겨레 (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교수채용연령이유배제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