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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불사 세 성인을 영원히 사모하며 (내불삼성영사집 來佛三聖永思集) 13
제5장. 해현노화상: 입을 지키고 뜻을 거두어들이고, 몸으로 잘못을 범함이 없으셨네 (守口攝意, 身莫犯)
2008년 겨울, 저는 학우學友 두 사람을 데리고 천불사에 현공노화상을 찾아뵈러 갔었습니다. 당시에 노화상께서는 한창 앞마당에서 대단히 큰 나무뿌리를 파내고 계셨으며, 깊은 큰 구덩이의 흙을 파내시느라 몸과 얼굴이 온통 진흙으로 뒤범벅이 되셨습니다. 그래서 인함법사가 말씀드리길, “스승님, 이제 그만 더 이상 파내지 마십시오. 이렇게 큰 나무뿌리를 언제까지 파시렵니까? 저쪽에다 던져 놓아 나무뿌리가 저절로 다 썩도록 기다리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도 노화상께서는 여전히 흙을 파시며 말씀하시길, “무슨 일을 하거나 힘든 것을 두려워하지 말거라. 내가 이 나무뿌리를 쉬지 않고 파다보면 언젠가는 다 파낼 수 있을게야. 나무뿌리를 다 파내면 그것으로 불을 지펴 밥을 지을 수도 있고, 또 파낸 그 구덩이에 땅을 일구어 채소를 심을 수도 있을게다. 자네는 이곳에 내버려 나무뿌리가 저절로 썩기를 언제까지 기다리려 하는가?”
인함법사는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며 저에게 말씀하시길, “본래 생각은 노화상님을 이곳에 모시고 와서 며칠 동안이라도 여유롭고 한적한 생활을 보내시게 하려고 하였던 것인데, 그런데 결과적으로 어르신을 내 대신 일하시게 만든 꼴이 되었어. 하루 종일 저녁까지 가만히 편안하게 계시지를 않아. 아무리 노화상께 권해도 도무지 아랑곳 하지 않으시네. 난 정말로 이제 더 이상 노화상님에 대해 아무런 방법이 없네!” 인함법사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몸을 돌려 뒷마당으로 가셨으며, 노화상께서는 고개를 돌려 인함법사의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헤헤 하고 웃으셨습니다.
우리 세 사람이 노화상이 계신 곳으로 가서 정례를 하자, 노화상께서 연거푸 절하지 못하게 하면서 말씀하시길, “절하지 말거라! 절하지 말거라! 땅바닥이 아주 지저분해.” 저와 함께 간 두 학우는 이전에 천불사에서 노화상과 조석으로 3개월 동안이나 함께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화상은 그들이 온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시고는 하시던 일을 그만두고 저희들과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길, “자네 마을 사람들은 선근이 깊어 불법을 배우는 사람이 많아.” 제가 대답하길, “맞아요. 저희 마을 사람들은 거의가 다 집집마다 부처님께 공양을 올립니다.”
노화상께서 저에게 물으시길, “자네 마을에 오래 전에 어떤 노화상 한 분이 사신 적이 있었는데, 혹 기억하는가?” 제가 대답하길, “그때에 제가 너무 어리기는 했지만, 그러나 그 노화상님은 인상이 매우 남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그 법사님을 저희 할머니께서 보살피셨기 때문입니다. 그 법사님은 나중에 백마사로 가셨습니다.” 노화상께서 말씀하시길, “그때 내가 그 법사님에게 래불사로 갈 것을 청하였는데, 가시기를 원치 않으셨어. 지금까지도 여전히 살아 계신지를 모르겠네.” 제가 대답하길,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노화상께서 물으시길, “어느 때 세상을 떠나신 것인가?” 제가 대답하길, “오래 전에 벌써 세상을 떠나셨으며, 그것은 이미 지난 세기의 일입니다.” 그 말을 하면서 저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그 법사님께서 만약 지금 이 세상에 살아계신다면 역시 당연히 연세가 백 살은 넘으셨을 것입니다. 어르신께서는 어느 누구나 모두가 어르신처럼 이렇게 장수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노화상은 저를 쳐다보면서 제가 웃는 이유를 알지 못해 물으시길, “어째서 웃느냐?” 제가 대답하길, “어르신께서는 서태후가 아직도 이 세상에 살아계신다고 생각하시는 것인지요?” 노화상은 제 말에 크게 웃으시고는 말씀하시길, “난 아직 그렇게까지 멍청하지는 않아. ― 허참! 난 업장이 무거워서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 지난날 함께 불법을 닦았던 사람들이 하나하나 모두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 이미 늙은 요괴가 다 되었지.” 노화상의 말씀을 듣고서 우리들은 모두 “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저는 손을 쭉 뻗어 노화상께서 나무뿌리를 파낸 웅덩이 속에서 나오시도록 잡아드리며 말씀드리길, “어르신께서는 잠시 쉬셨다가 저희들에게 또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화상은 옆에 있는 나무토막 위에 앉으시며 다른 몇 개의 나무토막을 가리키면서 저희들을 부르며 역시 앉을 것을 권하셨습니다. 저는 노화상 옆에 앉았으며, 두 학우는 앉고 싶지 않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노화상은 두 학우에게 말씀하시길, “이 나무토막 위에 앉고 싶지 않으면 방안에 의자가 있네.” 제가 말하길, “어르신은 저들에게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저들은 앉을 수가 없답니다.” 제 말에 노화상께서는 “하하” 하고 웃으시며 말씀하시길, “내가 자네들에게 불교 경전에 있는 공안을 하나 들려주겠는데, 정말로 들어 볼만한 이야기이지!”(이하는 현공께서 강설해주신 말씀에 근거하여 대강 정리한 내용입니다.)
어떤 한 아라한이 있었지. 그는 밖으로 탁발하러 나갔다가 길에서 우연히 아름다운 여자 귀신을 만났어. 그 여자 귀신은 그 아라한에게 자신이 공양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그 즉시 그 아라한을 청해 자기 집으로 갔다네. 그 아라한이 둘러보니, 이 여자 귀신의 집안에 있는 진주와 보석이 휘황하게 빛나는 것이 대단히 기품이 있었지. 그 여자 귀신은 그 아라한에게 공양할 음식을 탁자 위에 차려놓고서 그 아라한에게 먹을 것을 청하였네. 그 아라한이 음식을 먹으려고 고개를 숙였는데, 그때 굶주려 피골이 상접한 네 명의 아귀가 탁자의 네 다리에 꽁꽁 묶여 있는 것을 보고는 매우 신기하여 호기심을 느꼈네. 그러자 그 여자 귀신이 말하길, “존자께서는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제자가 중요한 일이 있어 우선 잠시 밖에 나갔다가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청컨대 존자께서는 자비를 베풀어 저들 네 아귀에게 먹을 것을 절대로 주지 마십시오.”
그 여자 귀신이 밖으로 나가자, 그 아라한은 음식을 먹으면서 도대체 왜 저들 네 아귀에게 먹을 것을 주지 말라고 하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겨 답답하였네. 네 아귀는 음식을 주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면서 그곳에서 그 아라한이 먹는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을 뿐 감히 달라는 소리를 내지 못하였다네. 그 아라한은 자기가 이렇게 하는 것은 너무나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사실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먹을 것을 조금 나누어 이들 네 아귀에게 주었지. 그런데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였는데 뜻밖에도 그가 준 음식이 그 네 아귀의 입으로 들어가자, 그 순간 그 아귀들이 몹시 고통스러워하면서 미친 듯이 소리치기 시작하였네. 왜냐하면 한 아귀가 먹은 음식은 그의 입에 들어가자마자 그 즉시 그 아귀의 살로 변하였고, 한 아귀가 먹은 음식은 그의 입에 들어가자마자 그 즉시 쇠 덩어리로 변하였고, 한 아귀가 먹은 음식은 그의 입에 들어가자마자 그 즉시 똥으로 변하였고, 한 아귀가 먹은 음식은 그의 입에 들어가자마자 그 즉시 피고름으로 변하였기 때문이었네. 그 아라한은 이러한 장면을 보고는 몹시 놀라하였지!
그 아름다운 여자 귀신은 급히 서둘러 밖에서 집안으로 뛰어 들어와서는 매우 고통스러워하며 그 아라한에게 말하길, “제가 나갈 때 존자님께 절대로 저들에게 음식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였거늘, 어째서 제 말을 듣지 않으셨습니까? 어찌 존자님이 저보다 저들을 사랑하시겠습니까? 저들은 저의 전생의 남편이요, 아들이요, 며느리요, 하녀입니다!” 그 아라한은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를 알지 못해 묻기를, “이는 무엇 때문입니까?” 여자 귀신이 대답하길, “제가 전생에 한 아라한에게 공양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제 남편에게 말을 해주어 남편이 제가 지은 공덕을 함께 기뻐해주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누가 상상이나 하였겠습니까? 제 남편은 제 말을 들은 후 도리어 헐뜯으며 말하길, ‘그 아라한은 어째서 자신들의 음식을 먹지 않고, 또 어찌 자신의 살을 먹지 않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남편의 말을 듣고 매우 상심하여 당장 이 일을 제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들 또한 헐뜯으며 말하길, ‘그 아라한은 어째서 쇠 덩어리를 먹지 않는 것입니까?’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더욱 더 상심하였습니다. 때마침 그날 친척이 저에게 보낸 음식이 있었는데, 제 며느리가 그 음식을 몰래 훔쳐 먹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며느리에게 음식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며느리가 그 음식을 자신이 먹은 것은 인정하지 않고서 도리어 저에게 말하길, ‘어머니의 음식을 먹는 것은 똥을 먹는 것만 못합니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답례로 친척에게 보낸 음식을 제 하녀가 갖다 주러 가는 길에서 몰래 훔쳐 먹었기에, 제가 하녀를 나무라니, 하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서 도리어 말하길, ‘마님의 음식을 먹는 것은 피고름을 먹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속으로 저들 네 사람에 대해 몹시 화나고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났기 때문에, 반원反願을 일으켜 제가 내생에 저들 네 사람이 죄악의 과보를 받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에 살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래서 금생에 저는 대력귀왕大力鬼王이 되었답니다. 만약 이러한 나쁜 원이 아니고, 단지 제가 아라한에게 공양한 공덕에만 의지하였다면, 저는 금생에 틀림없이 도리천에 태어나 천상의 복을 누렸을 것입니다.”
노화상은 이 이야기를 들려주신 후에 “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으시면서 저에게 “재미있었는가?”하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 놀라서 몸의 솜털이 다 일어났습니다. 저는 원래 노화상께서는 단지 노동과 염불만을 아실뿐, 심오한 불법의 이치는 틀림없이 모르실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이 이야기를 들려주심을 통해 순간 한 방에 그 즉시 저로 하여금 노화상님을 완전히 철저하게 믿고 따르게 만들었으며, 또 저는 마음속으로 이 어르신은 절대로 아무 것도 모르는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노화상은 제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시고는 곧 이어서 말씀하시길, “이 이야기는 바로 사람들에게 말을 할 때, 말을 날카롭게 하여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言鑱口滿)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밥은 먹을 수 있어도, 분수에 넘은 과장된 말은 해서는 안 된다.’(能吃過天食, 不說過天話) 말을 할 때 함부로 말을 하면 남의 원한을 초래하고,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어. 또한 나쁜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하며, 나쁜 생각이 있으면 손해를 보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
(인연생거사)
나무아미타불! 말학은 송구합니다. 벌써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노화상께서 들려주신 이야기 가운데 세세한 내용은 아마도 조금 정확하지 않은 점이 있을 것입니다. 말학은 확실히 덕이 적고 재주가 모자라서 이 공안의 출처가 어느 경전인지를 알지 못합니다. 본래 출처를 찾아서 참고하고 대조해보려고 몇 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오히려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시방세계의 어진 이들께서 너그럽게 봐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고덕이 말씀하시길, “출처에서 진실한 자취를 구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진실하고 선량한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화두로 삼아라.”(不須出處求眞跡, 卻喜忠良作話頭.)고 하셨습니다. 말학이 현공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를 다시 서술하는 중에 혹 세심하고 치밀하지 못한 점이 있을지 모르나, 그러나 이 이야기 속에 내포되어 있는 이치는 오히려 차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정공노법사께서 저희들에게 “좋은 마음을 지니고, 좋은 말을 하고, 좋은 일을 행하고, 좋은 사람이 되라.”(存好心, 說好話, 行好事, 做好人.)고 가르치셨습니다. 정공노법사의 가르침과 현공의 가르침이 어찌 부처님들마다 도가 같은(佛佛道同) 것이 아니겠습니까?
“언참구만言鑱口滿”이란 이 말은 단지 우리 남양지역의 방언에 있는 속어에 불과하며, 대체로 노인들이 즐겨 쓰는 말입니다. “언참言鑱”은 말이 날카롭고 각박한 것을 가리키며, “구만口滿”은 도리에 맞지 않게 말을 함부로 지껄이는 것을 가리킵니다. “능흘과천식能吃過天食, 불설과천화不說過天話” 역시 순수한 남양지역의 속어로, 역시 사람들에게 너무 무례하게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말입니다. 이는 진실로 옛 현인의 시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과 부합됩니다.
입을 다물고 있는 동으로 된 사람의 가르침을 따라, 몸을 조심하고 삼가며 두려워하라. (緘口金人訓, 兢兢恐懼身.)
말을 할 때 칼처럼 날카로우면, 원한이 쌓여 귀신도 성을 내느니라. (出言刀劍利, 積怨鬼神嗔.)
입을 닫고 침묵하면 응당 복이 많아지나, 과장해서 말하는 것은 모두 어리석음이니라. (緘默應多福, 吹噓總是蠢.)
《경행록》에서 말하길, “입과 배를 절제하지 못함이 질병을 초래하는 원인이고, 생각이 바르지 않음이 몸을 죽이는 근본이다.”(口腹不節, 致疾之因. 念慮不正, 殺身之本.)고 하였습니다. 나쁜 말(惡口)로 인해 초래한 네 명의 악귀의 과보는 참으로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할 만한 일이지만, 그러나 아라한에게 공양한 여인 역시 결국에는 일시적인 감정으로 인해 이러한 황당한 반원反願을 일으켰으니, 역시 너무나 어리석음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생각이 움직인 곳을 사람들이 어찌 더욱 더 무서워할만하다고 여기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들은 반드시 즉시 자신을 돌이켜 살펴보아야 합니다. “망념이 일어나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단지 알아차리는 것이 늦음을 두려워할 뿐입니다.”(不怕念起, 只怕覺遲) 나쁜 생각이 움직일 때, 그 즉시 바로 그 생각을 알아차려야 하며, 그 다음 생각이 바로 “아미타불”이어야 하며, “모두 육근을 거두어들여”(都攝六根) “청정한 생각이 서로 이어지도록”(淨念相繼) 하고, 훈습薰習하여 수행한 시간이 오래되면, 나쁜 생각이 저절로 숨을 곳이 없어지게 됩니다. “마음을 조절하고 행동을 제어하여 다스릴”(調心禦行) 수 있어야 진정한 대장부입니다. 각명묘행보살게覺明妙行菩薩偈에서 말하길,
한 구절의 말을 적게 하고, 한 마디 부처님 명호를 많이 부를지니, (少說一句話, 多念一句佛,)
좌선하여 망상의 생각을 그치게 하였다면, 그대의 법신이 살아있음을 인가하리라. (打得念頭死, 許汝法身活.)
현공은 이전에 어르신께서 어렸을 때 “동과冬瓜를 심었던” 일화를 들려주신 적이 있습니다. 현공은 자신이 심은 동과를 사촌남동생이 몰래 따서 훔쳐 갔기 때문에, 3일 동안 내내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길, “내 동과를 훔쳐간 사람은 누구든지 부스럼 병에 걸리게 하라.” 그런데 뜻밖에도 현공의 말대로 결국 사촌남동생이 정말로 자리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숙모가 아신 후에 현공에게 말씀하시길, “너는 이제 그만하고 다시는 중얼거리지 말거라. 네 동생이 네 동과를 하나 땄다고 해서 동생의 온몸에 부스럼이 나라고 주문을 외우는데, 너 같은 어린아이 마음이 어떻게 이렇게 독할 수 있느냐?” 그 당시에 현공은 마음속으로 남을 생각하고 있는 그 생각이 정말로 이처럼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단히 놀랐습니다. 그래서 그 즉시 당장 말을 바꾸어 중얼거리길, “빨리 그의 부스럼 병을 낫게 하라! 빨리 그의 부스럼 병을 낫게 하라.”고 하였는데, 사촌남동생의 병이 정말로 금방 완쾌되었습니다. 현공은 그때 이후로 다시는 감히 남을 원망하지 않게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송나라 때의 대현大賢이신 소강절선생께서 지으신 시를 말학은 대단히 좋아하여 늘 독송합니다. 그 성인의 흉금은 사람들을 감동시켜 눈물을 흘리게 하며, 또한 바르고 크고 강직하신 그 기상은 사람들의 심혼心魂을 뒤흔듭니다. 지금 여기에 소강절선생의 시를 서술하여 많은 이들과 함께 힘쓰고자 합니다. 동인同仁들이 이 시를 마음속 깊이 새겨, 자신의 힘이 닿는 곳에서는 항상 방편方便을 행하고, 자신의 힘이 모자라는 곳에서는 항상 좋은 마음을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매일 이른 아침 향 하나 피워놓고, 하늘에 감사하고 땅에 감사하고 국왕에게 감사하네. (每日清晨一炷香, 謝天謝地謝君王.)
단지 곳곳마다 논의 벼가 잘 익기를 구할 뿐이며, 오직 사람들이 다 수명이 길기를 원할 뿐이라네. (但求處處田禾熟, 惟願人人壽命長.)
나라에는 사직을 안정시키는 어진 신하가 있고, 집에는 부모를 괴롭히는 불효하는 자식이 없으며, (國有賢臣安社稷, 家無逆子惱爺娘.)
천하가 평온하고 전쟁이 그친다면, 내가 혹 가난할지라도 또한 괜찮네. (四方寧靜干戈息, 我若貧時也不妨.)
1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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