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교구 설정 60주년 기념 음악회인 교촹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 초정 공연인 부산 KBS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이 연주회를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참으로 아쉬운 것은 왜 이 좋은 연주회를 최악의 연주장인 부산 KBS홀에서 개최하느냐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부산 KBS홀은 음악연주회장으로서는 전혀 맞지 않는 체육관 수준의 공간입니다. 어제 연주하였던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의 경우 교황님이 집전하시는 전례성가를 주로 연주하는 합창단인데 최상의 연주공간은 울림이 어느 정도 있는 고딕성당입니다. 그런데 어제 연주장소인 KBS홀은 울림이 거의 없는 공간인데다가 소리 전달이 홀 전체에 제대로 되지 않는 최악의 공간이었습니다.
다행이 제가 들었던 공간은 무대를 기준으로 정 중앙인 다열 두 번째줄이어서 감상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만 청중 대부분이 제대로 연주를 감상할 수 없었던 공간에서 나만 잘 들었다고 떠들어대기에는 참으로 민망한 상황이라 미안한 마음이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
어제 가톨릭 전례 음악 중심으로 9곡을 연주하였습니다. 첫 번째 곡인 대림 제4주일인 입당송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Rorate, cœli, desuper)에서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곡인 팔레스트리나의 조반니 피에르루이지의 ‘너는 베드로이다.’(Tu es Petrus)와 앙콜곡인 팔레스트리나의 조반니 피에르루이지와 몬테 베르디의 곡 2곡을 연주하면서 연주를 마쳤습니다. 연주 자체의 평을 하자면 사람의 목소리가 그 어느 악기 소리보다도 아름답다는 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참으로 귀한 연주였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특히 이날 연주된 알레그리의 미세레레(Miserere)는 제 개인적 경험으로는 지난 3년 전에 부산에서 들었던 세계적 명성을 지니고 있는 영국 중창단 The Tallis Scholars 가 불렀던 노래보다도 훨씬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연주회가 울림이 거의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성인 남성의 목소리와 소년 보이소프라노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참으로 듣기 힘든 귀한 연주였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아쉬운 점은 처음에도 지적하였듯이 연주회장이 최악이어서 청중 대부분이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귀한 진주가 빛이 나려면 걸맞는 대우를 해주어야 하였는데 마치 돼지 우리에 진주를 던진격이라는 말이 지나친 표현일까요? 마치 맛있고 귀한 음식을 집에서 굴러다니는 아무 그릇에나 담아서 먹은 느낌이 나서 개운치 않은 연주회였습니다.
첫댓글 아쉽지만 좋은시간 되시었네요
저는
펌글입니다ㅡ
부산교구 내에서는 cpbc 부산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를 통해 16일 주일 낮1시에 청취하실 수 있어요. (부산101.1MHz, 울산 94.3MHz, 서부산 101.5MHz) 또 부산에서는 KBS 1TV를 통해 17일 월요일 낮1시 50분에 시청하실 수 있구요.
이것으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