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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7일 금요일, 맑음.
매일 하는 일이지만 아침 식사를 만들어 먹는 것도 여행이다. 조식 제공하는 숙소를 선택하면 좋으련만 절약한다고 준비해서 먹는 일도 여행 중 하나인 것 같다. 어제 슈퍼에서 사온 부식들로 가장 간편하게 요리를 해서 식사를 한다. 버터에 소고기를 넣고 익히는 것이다. 오이와 고추를 곁들여 먹었다. 저탄고지 식사를 준수하자니 좀 어렵다. 속은 든든하다. 짐을 챙겼다. 낮에는 무트라 구경을 하고 밤에는 국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아랍에미리트로 가야한다. 배낭을 숙소에 맡기고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다.
버스 터미널로 걸어간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Ruwi 지역에는 인도 사람들이 많다. "Little India"라 불리는 곳이다. 인도 상점과 인도 사람들로 가득 차서 인도의 어느 도시에 온 것 같은 곳이다. 오마니들을 보는 것이 더 귀한 곳이다. 터미널에서 4번 버스를 탔다. 무트라 지역으로 가는 버스다. 언덕을 넘어가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거의 끝 부분인 곳에서 내린다. 국립 박물관(The National Museum of Oman) 앞에서 하차했다. 박물관 건물이 궁전 같이 멋지다. 하얀 대리석 건물이 아주 견고해 보인다.
박물관은 7 일 동안 열려있는데, 금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오픈한다고 적혀있다. 입장료도 외국인은 5,000리알(15,000원)이다. 자국민은 2,000리알(6,000원)이다. 금요일이라 아직 문이 열리지 않았다. 박물관 내부 전시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박물관을 등지고 서면 정면으로 광장이 펼쳐지고 그 끝에는 왕궁(Al Alam Palace)이 마주하고 있다. 바위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광장은 여러 관공서와 모스크가 자리 잡고 있어 무겁고 권위적인 느낌이 나는 분위기다. 바위산에는 타워도 보여 역사적인 느낌을 준다.
거리와 공간에는 초록 잔디와 야자수들로 잘 가꾸어져 있고 예쁜 꽃들도 잘 자라고 있다. 왕궁을 향해 걸어간다. 조용하고 텅 빈 공원 같은 광장이다. 양 옆으로 대칭을 이루고 건물들이 지어져 있다. 우리가 거닐고 있는 Old Muscat의 무트라 지역은 거의 이 나라 왕궁인 Sultan's Palace가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조그만 소도시 같았다. 오만의 왕궁인 알 아람 왕궁이다. 무스카트 행정부가 위치한 구도심이다. 왕궁의 하얀색 회랑은 뜨거운 이곳 날씨에 비하여 매우 적절한 색 같다. 흰색 가운데 노랑, 및 파란색은 좀 촌스럽게 느껴진다.
주변을 오가는 사람이 없다. 너무 조용한 곳이다. 상당히 웅장해 보이기도 한다. 특이한 것은 왕궁 경비가 전혀 안 보인다는 점이었다. 왕궁 주위로 높은 담도 없고 경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얘기에 정신이 팔려있던 군인 한 명뿐이었다. 그것도 왕궁 경비가 아니고 왕궁 옆에 있는 요새 경비인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경비가 허술한 왕궁이나 정부 청사는 처음 본다. Lonely Planet에 오만은 "peaceful and stable"한 나라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어쩌면 이곳 왕궁에는 왕이 상주하는 곳이 아닌지도 모른다.
왕궁은 좀 특이해 보이는 건물이다. 동화에 나오는 귀여운 모습이다. 근위병이 있을 법한데, 너무 더운 탓인지 지키는 사람이 없다. 좀 심심하다. 왕궁 옆의 모스크는 오래되 보인다. 왕궁을 막고 있는 철재 대문에는 오만 문양이 새겨진 금빛 장식물이 붙어있다. 왕궁비치(Palace beach)가 있다는 해안가로 가 보았다. 오만의 해군본부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곳이다. 왕궁의 뒤편이 보이고 또한 바다 쪽을 볼 수 있다. 오만의 왕궁이 위치한 곳이 바다, 만으로 움푹 들어간 곳이다.
때문에 양쪽 육지 높은 곳을 지킬 경우 바다로 이곳 왕궁을 접근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된다. 이곳에 왼쪽에는 Fort Mirani와 오른쪽 Fort Al Jalali가 건설되어있고 또 주변에 해군 본부가 있다. 사실 이 요새들은 16세기 포르투갈 사람들이 이곳에 오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 포르투갈 사람들은 인도 항로를 안정적으로 오가기 위하여 주변지역을 점령하고 기착지를 삼을 필요가 있었다. 또한 동방으로 오는 각종 거래를 독점하기 위하여 이곳 페르시아 남의 제해권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당시 동방으로 오는 물건이 유럽에 가는 루트 중 중요한 하나가 바로 아라비아 해를 지나서 이곳 오만 만을 통과한 후 이란의 호르무즈로 가는 것이다. 이란의 호르무즈는 육지로 이란을 통과하거나 다시 이라크 지역을 배를 타고 들어가는 무역의 집산지 노릇을 하였다. 때문에 이곳 무스카트를 점령하고 오만 만의 제해권을 장악하면 포르투갈은 동방 물건이 유럽으로 향하는 또 다른 루트마저 장악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후 포르투갈 사람들은 이 무스카트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들이 갖고 있는 축성 기술을 활용하는데 1550년 현재 위치에 요새가 세워지고 이후 1558년에는 오늘날 보는 Fort Mirani와 Fort Al Jalali가 각각 완성되어 무스카트의 양쪽 해안에 대한 경비가 완성된다.
Fort Al Jalali, 이 요새는 종종 왕족들의 피난처나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20세기 들어 1970년대까지 형무소 역할을 수행한 후 1983년 이후 부터는 박물관이 되었다. 다만 VIP만을 위하여 개방될 뿐 일반인들에게는 개방되지 않는다. 산으로 둘려 쌓여 있는데 산이 험하고 경사가 급해서 성벽이 따로 필요 없을 것 같다. 바로 앞에는 해군기지가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 기지에는 고급스러운 현대식 쾌속정이 정박해 있다. 아마도 왕의 전용 요트인 것 같다. 왕궁 지역을 벗어나서 무트라 항구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간다.
도로가 있는 언덕 위에 게이트가 있다. 게이트 건물이 박물관(Muscat Gate Museum)이었다. 오만의 과거 역사를 전시한 박물관으로 게이트 위에 위치한다. 박물관도 문이 굳게 닫혀있다. 내부는 그늘이 되어서 아주 시원하고 쉬기 좋다. 차들은 드나드는데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한가한 곳이다. 게이트 안에 앉아서 배낭에 챙겨온 오렌지와 삶은 계란을 먹으며 잠시 쉰다. 시원하다. 잠시 후에 게이트를 올라가봤다. 타일 장식으로 꾸며진 복도는 아주 깔끔했다. 2층에 마련된 박물관 입구는 닫혀있다.
게이트에 올라와 주변을 살펴보니 그림이 멋지다. 아래로 지나가는 도로는 강물같이 흐르는 것 같다.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엄청난 바위산이다. 사막기후에 산이 높기 때문에 그냥 바위만이 가득 찬 산을 보게 된다. 모래나 자갈이 깔린 사막이 아니라 엄청나게 큰 바위산이 있는 사막이다. 때문에 도시를 이동하거나 장소를 이동할 때 직선으로 가지 않고 돌아서 가는 길이 많다. 바로 골짜기로 길을 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해안 도로를 따라 가고 있는 것이다. 바닷가 바로 옆에 엄청난 크기의 바위산들이 첩첩이 있는 것이 정말로 놀랍다.
일반적으로 바닷가는 습기가 있어서 풀이 자랄 것 같은데, 이곳 오만의 바닷가 산에는 정말로 풀 한포기 없는 바위산이다. 이것 때문인지 몰라도 오만의 바다색은 정말로 아름답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바다색을 말할 때 주로 옥색의 바다를 이야기 하는데 이곳의 바다는 그러한 바다가 아니고 검푸른 바다다. 너무도 파란 하늘에 작렬하는 태양 그리고 검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데 정말로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광경을 보여준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초록의 잔디와 꽃 그리고 가로수인 야자수가 잘 조성되어 도로와 주변은 공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로등도 금 빛 장식이 붙어있어 고급스럽다. 오른쪽 해변 가로 걷다가 모래가 있는 해안 공원(Kalbuh Park)을 만나게 되었다. 걸어가는 해변은 아담한 조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조개도 많이 보인다. 공원에는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 꼬마들도 많이 보인다. 그늘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공원을 걷기에는 너무 뜨거운 날씨라고 생각되었다. 건너편 거친 산이 이어지는 언덕에는 특이한 조형물이 보인다. 원형인데 향로 같기도 하고 비행접시 같은 모형의 하얀 건축물인데, 언덕위에 우뚝 솟아있어 눈에 금방 들어온다. Riyam Incense Burner, 향 램프라는 이름을 가진 기념물이란다.
기념물이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언덕을 오르니 커다란 공원(Riyam Park)이 나타난다. 초록으로 잘 가꾸어져 있다.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검은 복장을 한 오마니 여성들도 보인다. 나무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고 꼬마들은 잔디위에서 뛰어다닌다. 램프 모양의 건축물에는 올라갈 수 없도록 막아 놓았다. 가까이보다는 멀리서 올려다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해안 길을 따라 올드 무스캇, 무트라 시내로 왔다. Old Muscat로 걸어가는 길은 해변 길인데 참 아름다웠다. 바다 경치도 아름다웠지만 길 주위를 꽃과 잔디로 아름답게 가꾸어 놓아서 아름다웠다. 쉬어갈 수 있는 정자도 많았다.
갈매기도 많다. 인조 방파제에 잔뜩 앉아있다. 심심치 안게 조각상들도 세워져 있다. 주로 물고기 형상이 많았다. 바다로 식빵을 던져주는 사람이 보인다. 떨어진 식빵에는 엄청난 물고기들이 달라붙는다. 멸치만한 생선들이 커다란 식빵 조각을 몰고 다닌다. 참 재미있다. 깨끗한 바닷물이다. 가까운 포구에는 해군 군함이 정박해 있다. 고급 요트도 보인다. 바다에는 도우선 한 척이 홀로 떠 있다. 해안을 바라보며 줄지어 세워진 건물들도 예쁘다. 모스크도 있고 호텔과 카페들이 이어진다.
점심때가 된 것 같다. Juice World라는 식당으로 들어가 차와 캐밥을 시켜서 식당 밖 식탁에서 먹었다. 먹는 음식도 좋지만 주변경관이 더 평화롭게 보여 보기 좋았다. 가장 유명한 수크를 방문했다. 수크, 그런데 souk과 bazaar의 차이는 무엇인가? 차이가 없다고 알아도 무방할 것 같다. 중동, 북아프리카 등의 이슬람교 나라들에서 재래시장을 부르는 말인데 나라에 따라서 souk 혹은 bazaar라고 하는 것 같다. 아라비아 반도 나라들에서는 souk이라고 하는 것 같고 터키를 중심으로 한 스탄 국가들은 바자르라고 하는 것 같다.
얼마나 정확한 얘기인지는 모른다. 이곳 무트라 수크는 현지인을 위한 시장이 아니고 관광객을 위한 시장인 것 같다. 대부분 기념품을 팔고 있다. 중심 도로가 있고 오래된 좁은 길로 연결되어있다. 좁은 길은 좀 낯설고 무섭고 길을 찾기 어렵다. 그래도 치안이 잘 되어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 다양한 물건을 많이 판다. 특히 유향이 유명하기 때문에 유향 파는 곳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게마다 유향(Frankincense)을 피워 연기가 오른다. 하얀 돌덩이 같이 생겼는데 탄다는 것이 이상하다. 송진 같이 나무에서 얻은 액체 응고 덩어리다. 냄새를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해도 별로였다. Marrh, 몰약이라는 향료도 보인다. 성경에 나오는 단어다. 동방박사가 예수님께 드렸다는 몰약은 고대 근동 지방이나 중동지역에서는 매우 귀하게 여겼다. 아랍어로'맛이 쓰다'라는 뜻의 'murr'에서 유래했단다. 소말리아가 원산지이며 열대 아프리카, 아시아 서부지역에 분포한다.
값비싼 향료·향수·화장품의 성분이었으며, 약으로는 국소도포제 및 미라를 만들 때 방부제로 사용했다. 중세 유럽에서도 역시 진귀하게 여겼으나 현대로 오면서 점차 대수롭지 않은 것이 되었다. 현재는 주로 치약·방향제와 자극성 강장제의 성분 및 제약 산업에서 보호제로 사용된다. 몰약은 약간의 방부효과·수렴(收斂)효과가 있으며, 의약품으로서는 위 내 가스 제거제로 쓰이고, 몰약 팅크 제제는 잇몸 및 구강 질환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쓰인다. 몰약에서 증류시킨 정유(精油)는 몇몇 강한 향수의 구성성분이 되고 있다.
몰약은 나무껍질이 자연히 쪼개지거나 칼자국을 낼 때에 나무껍질 속에 있는 수지관(樹脂管)에서 흘러나온다. 공기에 노출되면 이 유체는 점점 딱딱해지면서 방울들과 불규칙한 덩어리들을 만드는데 이것을 '눈물'이라 부른다. 서머나 교회는 marrh(몰약)이라는 단어로부터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이 향료는 으깨어졌을 때 향기가 나는 것으로, 170 - 312년 사이에 그리스도인들이 엄청난 핍박을 당하면서도 오히려 그리스도인의 향기가 있었던 시기와 비교하여 설명할 수 있다. 몰약과 유향은 모양이 비슷하다.
가게들에서 팔고 있는 수공예품들은 종류가 다양한데 색상이 참 화려하다. 그릇, 전통 칼, 도자기, 조명등 등 종류도 다양했다. 스카프 가게와 향신료 가게도 보인다. 구경하는 사람들도 참 많아 생동감이 느껴진다. 수크 길가, 천정 모습은 참으로 특이한 모습으로 장식하였다. 무트라 모스크 앞을 지난다. 항구 시장 근처에 있는데 마치 파란색 타일로 외관을 치장한 것이 중동 지역의 모스크와 비슷하다. 멀리 항구 맞은편에는 수산시장이 있다. 줄만 가지고 낚시를 하는 인도 젊은이들이 보인다. 갈매기에게 빵을 주는 영감님을 만났다. 아내도 빵을 얻어 갈매기들에게 준다. 재미있다.
Omani Heritage Gallery를 지나간다. 멋지게 버티고 있는 무트라 요새(Mutrah Fort)를 찾아간다. 올라가는 입구를 찾아서 골목길로 간다. 절벽 위에 세운 요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1580년대에 세운 요새로 무트라 항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올라가는 시간이 늦어서 올라가지 못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가 넘어간다. 해가 기울어가는 늦은 오후가 되니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해안가에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 인도 젊은이들이 끼리끼리 모여 오는 것 같다. 이제 다시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곳 무트라(Mutrah) 지역에서 숙소가 있는 루위(Ruwi)지역으로 넘어가야 한다.
거리로는 거의 6km 정도 되는 것 같다. 언덕을 넘어가야한다. 봉고 택시를 타고 가던지, 버스를 타고 가도 되는데 우리는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저녁 햇살이 막 넘어갈 때다. 천천히 아내와 함께 길을 따라 걸어간다. 길은 하나 밖에 없다. 큰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된다. 이렇게 걸어가는 사람이 하나 둘 보이긴 해도 주로 차량을 이용한다. 언덕위에 세워진 커다란 게이트를 통과하는데 도보가 사라져 좀 난감했다. 그래도 걷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거친 산들을 보면서 새로 만들어진 길을 걸어간다. 해가 져서 날은 뜨겁지 않았다.
걷기에 좋은 날씨와 환경이지만 제법 멀어 보인다. 금방 도착할 줄 알았는데 어두워지고 말았다. 건너편에 정류장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 차를 타고 갈 생각이 나게 한다. 그래도 그냥 걸어간다. 대형 슈퍼마켓 LuLu Hypermarket – Darsait 건물에는 네온사인이 들어와 화려하게 보인다. 힘들게 걷고 또 걸어 밤 8시가 되어서 우리의 목적지 숙소로 왔다. 거의 10km는 걸은 것 같다. 숙소에서 배낭을 찾고 화장실을 이용해 간단하게 세면을 했다. 이제 오만을 떠나 아랍에미리트로 가는 여정을 시작해야한다.
먼저 남은 돈으로 캐밥 2개와 물을 샀다. 버스터미널로 와서 1번 버스를 탔다. 아제이바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야하는데 2 정거장 전에서 내리고 말았다. 할 수 없이 배낭을 메고 또 길을 걸었다. 오후 9시 30분에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표를 보여주고 탑승을 기다렸다. 밤 11시에 버스는 출발한다. 캄캄한 밤을 달려간다. 잠이 들어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 오만 국경에 도착하니 버스의 불이 켜지고 모두 내리란다. 우리가 들어왔던 하타 국경 검문소(Hatta Oman Border)다.
들어올 때는 까다롭더니, 이제 나갈 때는 여권 검사만으로 쉽게 통과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아랍에미리트 국경이다. 이번에는 입국하는 절차가 까다롭다. 여권 검사는 쉽게 끝이 났는데 짐 검사가 까다롭다. 배낭을 온통 뒤집고 나서야 끝이 난다. 관광객보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이 절차가 까다로웠다. 새벽 2시경인 것 같다. 겨우 통과해서 이제 아랍에미리트를 달린다. 이렇게 우리는 오만을 벗어나 아랍에미리트로 들어선 것이다. 무스카트를 중심으로 오만을 둘러본 일이 작은 사진처럼 머리에 서 맴돈다.
도우라는 큰 배가 하나가 바다위에 떠 있다. 8세기 중반에 (통일 신라, 당 나라 때) 오만의 한 상선이 중국 광동 성 광주에 갔었던 배다. “천일야화” 책에도 나오고 영화로도 아마 여러 번 나왔던 전설적인 인물 Sinbad의 고향인 오만이다. 2019년에 스리랑카를 방문했을 때 Sinbad가 해상무역으로 큰 부자가 된 곳이 스리랑카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가 어디 사람인지는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된 것이다. 오만은 동아프리카의 최고 무역도시 Zanzibar도 건설했고, 잔지바르는 2016년에 방문했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의 해상강국들이 나오기 전에 세계 제일의 해상강국이었던 것 같다.
또 하나 발견한 것은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이 태어나던 날 찾아왔다는 동방의 3박사가 바로 오만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황금, 유향(Frankincense), 몰약(Myrrh)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에게 바쳤다고 한다. Frankincense는 오만에서 주로 생산되는 향인데 세상에서 제일 귀한 향으로 알려져 있고 "시바의 여왕"이 솔로몬 왕에게 손수 바친 선물로 알려졌다. 십자군 전쟁 때 십자군 사람들에 의해서 유럽에 전해져서 Frankincense라는 이름이 생겼단다. 당시 십자군 사람들은 Frank에서 (지금의 독일지방) 온 사람들로 알려졌던 이유 같다. 우리말로는 유향이라고 (乳香) 하는 것 같다. 몰약(Myrrh)도 Frankincense 비슷한 향 같다. Frankincense 나무에서 나오는 송진 같은 것인데 조그만 돌멩이처럼 생겼다. 유행 연기를 타고 수르와 니즈와를 돌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2월 7일 경비- 버스비 1, 점심 2.5, 물 1.5, 땅콩 1
계 6리알*3,000=18,000원
누계3,99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