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천/안민천합수점~성마니재~성불산~
~맹이재~350.7m봉~양산목고개
도상거리 30.3km의 신선지맥은 백두대간상의 해발927m의 마폐봉에서 서쪽으로 분기를 하여
괴산읍 감물면 오성리의 안민천과 달천의 합수머리까지의 산줄기이다.그리고 마폐봉에서
똑같이 분기를 하지만 신선지맥과 방향이 다른 북서 방면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인 도상거리36.4
km에 달하는 계명지맥은 충주시 탄금대 어름의 남한강과 달천의 합수머리까지의 산줄기이다.
이렇게 분기점을 똑같이 공유하고 있는 신선지맥과 계명지맥의 전 구간을 여섯 구간으로
나누어 산행을 하게 된다. 영월지맥과 춘천지맥을 한데 묶은 영춘지맥을 영월군 각동리의
남한강 산자락에서 춘천시 남산면 굴봉산 산자락의 북한강까지 산행을 하듯이. 오늘은 그러한
방식의 첫 번째 산행일이다.
댓새 전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측대로 어슴새벽의 시가지에는 추적추적 찬비가
내리고 있다.비는 온종일 내릴 거라고 초지일관 같은 내용을 어여쁜 기상캐스터는 누차 밝히
고 있다.우천시의 산행은 순연이 마땅하다.야외에서 거행되는 모든 스포츠도 자연스레 순연이
되고 있지 않은가.생활 스포츠인 등산이라고 다를 게 없지싶다.그러나 지금 내리고 있는 비는
바람의 동반이 없이 비교적 순하고 소리없이 내리고 있으니,이러한 상태라면 산행을 나서도
큰 무리는 없을 듯도 하다.일쑤 이러한 어설픈 판단을 내리면 안 되지만 산행을 워낙 밝히고
있는 입장에서 내린 결론이라면 어쩔 것인가?
/안민천 합수점과 달천오간니 마을
신선지맥의 최종 날머리인 괴산군 감물면 오성리의 달천과 안민천의 합수점 언저리까지 다가
가려면 감물면 소재지와 괴산읍 사이를 잇는 19번 도로가 넘나드는 고개인 성마니재에서 합
수점 언저리까지 다가갔다가 거기서 발걸음을 다시 되돌려 성불산 방면의 동진을 하는 방식
을 취하기로 한다(8시45분).사위는 운무가 자욱하고 찬비는 소리없이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성마니재 고갯마루 어름에서 합수점으로 이어지는 산자락을 기어 오르면 철망 울타리가 기다
린다.울타리를 겁없이 넘어가면 널찍한 임도가 합수점 방향으로 뚫려있다.
5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삼거리 임도를 만나게 되고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이동을 하면
머지않아 달천과 안민천의 합수점이 빤히 부감이 되는 베개 모양의 기름한 멧부리에 이른다.
자욱한 운무 사이로 달천이 조망이 되고 안민천이 달천으로 한데 합쳐지는 합수머리 어귀에
터전을 삼은 그림 같은 감물면 오간니 마을이 꿈속에서처럼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사라졌다
가는 금새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발길을 돌려서 다시 성마니재로 돌아와 도로 건너 편의 절개
지 좌측의 가장자리를 따라 숲으로 기어든다.샛노란 황국이 무리를 지어 흐드러진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들국화의 짙은 꽃향기가 코를 찌른다.
성마니재
완만한 비탈을 다 오르고 다시 숨을 죽이는 산줄기 좌측의 산사면은 벌목이 이루어진 민둥
이다.절반은 벌목지이고 또 다른 쪽은 다갈색의 활엽수목의 숲이다.연안이가의 묵묘를 지나고
서야 비로서 온전한 숲길이다.누런 잎사귀의 신갈나무 등의 활엽수목들이 헐겁게 자리하고
있고 꺼뭇꺼뭇한 바위들이 삐죽 서 있는 둥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지맥은 우측의 3시 방향
으로 급커브를 하며 꼬리를 잇는다.칡넝쿨이 짜집기하듯이 한데 얽혀있는 내리막을 엉거주춤
거리며 내려서면 오성리 방골 마을이다.방골마을의 동편 산줄기를 좇아 지맥은 꼬리를 잇는다.
성불산의 산줄기가 병풍을 두른 듯하고 산줄기는 꺼뭇하고 꺼뭇한 산줄기와 잇닿은 하늘빛은
짙은 잿빛이며,산과 하늘 사이의 빼꼼하게 찢어진 틈새는 순전히 납빛이다.
방골을 뒤로하고 이동통신탑이 세워져 있는 손등 같은 멧부리를 한차례 넘어서면 성골마을이다.
개짖는 소리가 들려온다.개짖는 소리를 귓등으로 흘려가며 성골을 지나면 지맥은 산비탈의
자드락 가장자리를 따르며 꼬리를 잇는다.자드락은 묵정밭인데 허벅지까지 자란 쑥대들이
차지하고 있는 그야말로 쑥대밭이다.쑥대밭을 지나서 완만한 비탈을 더 올려치면 꺽다리
소나무들의 본연의 숲길이 산객을 기다린다.숲은 이미 푹 젖어 있고 가느다란 비는 소리없이
내리고 있으며 사위는 엷은 운무가 드리워져 있다.빗물에 젖어 축 늘어진 누런 잎사귀들의
참나무들이 차지하고 있는 둥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꺼뭇한 행색에 희끗희끗한 얼룩이 덕지
덕지 붙어 있는 바위와 소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목들이 성기게 자리하고 있는 봉긋한 멧부리를
차례로 넘어선다.
성불산 정상 전경(성골마을에서)
저만치 봉긋하게 솟아있는 두 개의 멧부리가 희뿌연 운무 사이로 조망이 된다.오르막 산길은
빗물로 축축하고 바위들은 희번덕거린다.치받이 오르막의 경사는 조금 전보다 사뭇 가파르게
꼬리를 잇는다.소리없이 내리고 있는 빗줄기도 조금은 굵어진 느낌이고 어느 틈에 바람까지
끼어들었다.헐떡헐떡 가풀막진 비탈을 뒤로하고 주능선에 붙으면 삼거리 갈림길이다.좌측은
광전리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고 우측이 지맥의 방향인 성불산 정상 쪽이다.주능선 등성잇길은
소나무가 이끌어 나가는 산길이고 유선형의 좁다란 바윗길이다.바윗길 양 쪽의 사면은 벼랑
같은 절벽이다.운무가 섞이고 바람을 동반한 비다운 비가 쏟아져 내리는 산길이 꼬리를 잇는
다.
성불산(成佛山)의 주능선은 북동쪽에서 남서 방향으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며 자리하고 있는데,
주능선의 동편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는 매전리 일대에서 성불산 주능선을 바라보면서 붙여진
바위들의 이름이 여럿 있다.하나는 조금 전 삼거리 갈림길에서 200여 미터쯤의 거리에 있는
암봉의 치마바위가 있고 치마바위봉에서 400 미터쯤 말갈기 같은 바위능선을 더 가면 만나게
되는 암봉이 안구바위봉이다.빗줄기와 바람의 세기가 사뭇 거칠어 졌다.안구바위봉을 뒤로
하고 빗물로 희번덕거리는 바윗길 200여 미터쯤을 들쭉날쭉거리며 2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529.7m의 성불산 정상이다. 정수리 한복판에는 검은색의 사각
의 아담한 빗돌이 자리하고 있고 한켠에는 돌탑도 하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성불산의 아기
자기한 암봉능선에서의 조망은 자욱한 운무와 비바람이 단숨에 삼켜버렸다.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성불산 정상을 뒤로하고 빗물로 희번덕거리는 말갈기 같은 바위능선을 두어 차례 넘고 넘어
서면 사거리 갈림길을 맞닥드린다.암갈색의 산행안내이정표가 가리키는 좌측은 휴양림으로
의 방향이라고 가리키고 있는 데,그 쪽이 지맥의 방향이고 우측은 성불산의 서편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성불사와 달천에 걸쳐 있는 달천교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다.맞은 쪽의
오르막 바윗길은 성불산의 3봉으로의 산길이다.맞은 쪽의 바위비탈을 100여 미터쯤 발걸음을
보태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널찍한 데크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는 성불산 3봉이다.권투
경기를 하는 사각의 링보다 조금 더 넓은 데크전망대에는 '성불산에서 바라본 경관'이라는
제목의 조망도가 방향마다 하나씩 마련이 되어 있으며 전망대 옆에는 돌탑도 하나 세워져
있다.
성불산 3봉에서 맞은 쪽으로 곧장 이어지는 능선은 2봉을 거쳐 1봉에 이르고, 나중에는 감물면
검승리의 이원유원지에서 자락을 달천에 묻게 되는 산줄기이다.신선지맥을 이으려면 3봉에서
발길을 되돌려 조금 전의 사거리 갈림길로 돌아가야 한다.사거리 갈림길에서 지맥의 방향인
휴양림으로의 내리막 산길은 가파르다.가랑잎까지 수북한 내리받잇길은 미끄럽기까지 하다
굵직한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급경사의 내리막을 안내한다.가파르게 꼬리를 잇는 미끌
거리는 비탈을 200여 미터쯤 내려서면 사거리 갈림길이 기다린다.우측으로 나 있는 수렛길은
휴양림으로 곧장 이어지는 산길이고 맞은 쪽의 내리받잇길도 휴양림 쪽이다.이곳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으로 다소 희미한 산길이다.
성불산휴양림 전경
20여 미터쯤 이 사거리 갈림길에서 맞은 쪽의 비탈로 더 내려섰다가 GPS의 '경로이탈 알람'
소리에 기겁을 하고 온전한 지맥의 산길로 붙게 된다.희미한 산길은 머지않아 지맥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널찍한 비포장의 임도로 꼬리를 드리운다.텃골재다.좌측은 감물면 광전리 맹이골
쪽이고 우측의 2 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임도는 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임도다.우측의 점골 골짜기
일대에 조성되어 있는 휴양림이 부감이 된다. 빗물로 질퍽거리는 임도를 버리고 좌측의 오르막
숲길을 기어오른다.주능선의 절반인 우측은 벌목지로 남아 있는데 차제에는 휴양림으로 거죽이
바뀌어 있을지도 모른다.
휴양림의 속내가 빤히 부감이 되는 등성이를 뒤로하면 산길은 다소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철쭉과 진달래를 비롯하여 싸리나무 등의 마른가지들이 산객들의 이동을 무디게 한다.뺨을
찌르기도 하고 옷을 찢거나 잡아당기기도 한다.항차 눈까지 찌르려고 덤벼들기도 한다.그러한
허섭한 산길을 도망치듯이 빠져 나오면 누런 솔가리가 마춤맞게 내려앉아 있는 꺽다리 소나무
숲길이 기다린다.꺽다리 소나무 숲길은 길래 꼬리를 잇지 못하고 다시 벌목지와 숲 사잇길로
꼬리를 잇는다.주능선 우측이 온통 벌목지다.벌목지 언저리의 산길은 으레 거칠기 마련이다.
길고 짧은 나무들이 뒹굴고 마들가리 같은 나뭇가지들이 발길을 더욱 무디게 하고 발목을 걸어
산객들의 곤두박질을 부추기기도 한다.
맹이재/525번 지방도로
그러한 행색의 허섭한 산길을 벗어나고 아름드리 소나무 두어 그루를 비롯한 소나무 식솔들이
차지하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도로로 지맥은 꼬리
를 드리운다.감물면 소재지와 칠성면 소재지 사이를 잇는 525번 지방도로가 넘나드는 고개인
맹이재다.숲을 빠져나온 지점에서 맹이재 고갯마루는 좌측으로 50여 미터쯤 떨어져 있다.
숲에서 곧장 고갯마루로 내려서는 길은 눈에 잘 안 띄었기에 그렇게 된 모양이다.고갯마루
언저리에서 완만한 비탈을 올려치면 이동통신탑의 곁을 지나게 되고 비탈을 좀 더 올려치면
아름드리 소나무들 너덧 그루가 지키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에 이르게 된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차지하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뒤로하면 크고 작은 돌들이 널려있는
말안장 같은 안부를 지나고 누런 잎사귀의 싸리나무 숲길을 거치게 된다.그런 뒤에 꺽다리
소나무를 비롯해서 참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목들이 질서없이 한데 뒤섞여 자리하고 있는 숲을
지나면 참나무들만이 헐겁게 자리하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가 기다린다.해발350.7m봉이다.
정수리 한복판에는 삼각점이 차지하고 있는 삼각점봉이다.해발350.7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면
지맥의 주능선 등성이까지 일궈놓은 자드락 밭 사이의 임도로 지맥은 꼬리를 드리운다.이 임도
는 좌측의 매전리 도전마을 쪽으로부터 시작이 되는 임도가 여기까지의 자드락 밭 사이를
구불거리며 이어진 것이다.편의상 이곳을 도전고개라고 부르겠다.
도전고개 일대의 자드락 밭은 거개가 사각형이고 삼각형은 몇 안되지만 둥근 것은 거의 눈에
안 띈다.그들의 모양색은 초록색과 황금색이 대부분이고 수확을 마친 곳은 옅은 갈색이나
누런빛을 띈다.그리고 이따금씩 검은 색깔이 등장하기도 한다.그런데 이곳의 한켠의 산사면을
전부 차지하고 있는 색깔이 있는데, 그것의 색깔이 온통 검은 색이다.역시 인삼밭이다.
이들 자드락 밭 우측의 가장자리를 따라 도전고개 맞은 편으로 보이는 숲으로 기어든다.
칡넝쿨과 가시넝쿨들 그리고 잡풀들을 헤치고 숲으로 들면 철망울타리가 산객을 기다린다.
철망울타리를 좌측으로 끼고 시계반대 방향으로 이동을 하다가 우측의 비탈길을 올려쳐야
한다.치받잇길은 뚜렷하지 못하다.이 근방에서 선답자들의 발걸음도 우왕좌왕 했던 모양
이다.길이 뚜렷하지 못하고 산지사방으로 흩어져 있다면 으레 선답자들의 흔적도 가물가물
거리게 마련이다.수북한 가랑잎의 비탈을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
369.2m봉이다.지맥의 산길은 여전하게 철망울타리를 좌측으로 끼고 꼬리를 잇는다.울타리
안 저만치 축사와 농막이 보이고 작은 개와 덩치가 그의 두 배는 됨직한 개가 연신 짖어댄다.
벌목지대
지나온 맹이재 언저리부터 비는 긋기 시작하더니 사위도 사뭇 밝아졌다.이제 비가 긋기
시작하려는가 보다.산길은 발이 푹푹 빠져들 만큼 가랑잎은 수북하고 잎사귀를 모두 떨군
관목들의 마른 나무가지들만이 산객의 한눈팔기를 엿보고 있다.아름드리 상수리 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식솔들의 손등 같은 멧부리를 넘어서면 산길은 다시 벌목지 사이로 이어지고
벌목지의 안부를 거쳐 숲과 벌목지 사이의 허섭한 산길을 올려치면 산길은 좌측의 9시 방향
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산길은 벌목지 주변답게 나무둥치와 토막들 그리고
마들가리 같은 나무가지들이 널려 있는 다소 허섭한 산길이다.
이러한 행색의 산길이니 뚜렷한 산길은 기대할 수가 없다.그러므로 이 때에는 GPS의 도움이
절실하게 요구된다.아름드리의 허우대를 마음껏 자랑했을 거목들이 시름없이 넉장거리로
누워 썩어가고 있는 곳을 여러 차례 넘어서고,푸릇푸릇하고 미끄러운 이끼가 잔뜩 붙어 있는
크고 작은 바위들을 조심스레 지나가면 하늘을 찌를 기세의, 누런 솔가리의 낙엽송 숲 사이
로 지맥의 산길은 끊임없이 꼬리를 잇는다.그런 뒤에 머지않아 지맥의 산길은 2차선 도로로
슬그머니 꼬리를 드리운다.감물면 소재지와 칠성면 소재지를 잇는 525번 지방도로의 가운데
쯤에서 매전리 증자동 마을을 잇는 왕복 2차선 도로가 넘나드는 고개, 오늘의 날머리 양산목
고개다(13시20분).
양산목 고개의 솟대와 입간판
오늘의 날머리 양산목 고개에서 우리의 베이스 캠프가 진을 치고 있는 도전 마을을 찾아가려
면 차도를 따라 좌측으로 500여 미터쯤 발걸음을 보태면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도로 좌측의
마을이 매전리 도전 마을이다.오늘 산행의 허리쯤 되는 맹이재 어름에서부터 비가 긋기 시작
하더니 도전마을에 이르러서는 아예 개이지 않았는가.오후에는 비가 더 거세질 거라는 일기
예보는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은 셈이다.일기예보의 엄포에 맞춰 도전 마을의 마을회관을
통째로 어렵사리 빌린 김용지 대장의 수완이 다소 빛을 잃게 된 셈이다.그러나 그 심덕이
어디 가겠는가? 그걸 모를 리 없는 산우들이 헛헛함을 달래느라 정신이 없는 점심녘의 산협
이다. (2018,11/8)
로딩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