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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귀재~석심산(보현/팔공갈림봉)~
~어봉산~문봉산~산두봉~화목재
해발496m의 노귀재 언덕배기의 해가 저무는 쪽의 길섶에 자리하고 있는 등나무 그늘막
옆에서 기맥은 꼬리를 잇는다.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들머리의 오르막 산길은 가풀
막지다.날씨는 비교적 포근하고 연회색의 구름은 높직하다.구름이 높직하게 떠 있다는
것은 가까운 시간에 비를 뿌릴 기미가 없다는 기색이다. 샛노란꽃잎을 마른 가지마다
아금받게 피어내고 있는 생강나무의 모습이 싱그럽다.대개는 새순을 먼저 돋아내기
마련인데 생강나무는 꽃잎을 먼저 피어내고 있는 것이다.봄에 새순이나 꽃잎이 돋아나는
모습은 마치 아이가 걸음마를 배울 때 걷는 것처럼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다.
매주 한두 차례 이상을 만나서 산행을 하는 산우들은 거의가 건강하기 때문에 산행을
거르지 않고 참석한다.그러나 몸이 건강하다고 매번 빠지지 않는 게 아니다.그 이유는
사회생활의 관계에서 비롯된 온갖 의례와 친목활동이 그것이고,둘째는 큰 비용이 소용
되지는 않는다지만 생활의 궁색함이 없어야 한다.그리고 세번 째는 가족들의 산행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그래야 가족 간의 분란과 다툼이 생겨나지 않는다.
이렇게 건강과 시간,재물 그리고 가족의 이해가 보태진다면 산행은 거침이 없게 되는
것이다.얼마 전 백두대간 15차종주에 정맥과 기맥 그리고 162개 지맥의 종주를 모두
마친 정병훈 하문자 선배부부의 경우는 가족의 이해뿐 아니라 다른 사항에도 거리낌이
없으니 그 모든 지맥과 여타의 산길을 완주할 수 있었을 것이다.간단하게 축하의 기념
사진촬영을 마치고 오늘 산행은 발행이 된다(10시30분).
노귀재를 출발하는 산객들
가풀막진 치받이 오르막을 초장부터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해발607.3m의 주능선 등성이는
베개처럼 기름하고 다갈색의 가랑잎은 수북하다.그러한 행색의 등성이에서 좌측으로
완만한 오르막 비탈을 따라 발걸음을 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751m의
석심산 정상이다.석심산 정상 주변도 베개처럼 기름하여 어느 지점이 정수리 한복판인지
아리송할 정도로 밋밋하고 기름하다.정상임을 알리는 이름표도 두어 곳에 매달려 있다.
그러나 석심산의 정수리는 2004년에 복구된 삼각점(화북903)이 부여되어 있는 지점을
석심산의 정상이라고 하는 게 맞지싶다.그리고 석심산 정수리는 청송군,군위군 그리고
의성군 등 세개의 군(郡)의 경계가 되는 삼군봉(三郡峰)이자, 청송의 현서면,군위의
고로면 그리고 의성의 춘산면 등 세개의 면의 지경인 삼면봉(三面峰)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해발751m의 석심산 정상에서 20여 미터쯤 발걸음을 더하면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널려있는
붕긋한 삼거리 갈림봉을 만나게 된다.이 삼거리에서 좌측의 완만한 내리받이 산길은
팔공기맥의 산길이며,보현기맥은 그 반대 쪽인 우측이다.입때까지 낙동정맥의 가사령을
출발하고부터 일심동체를 구가하던 두 기맥이 이곳에서 서로 등을 돌리고 갈라지는
순간이 온 것이다.산길은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하고 굴참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식솔
들만의 숲길이다.두어 기의 납작한,가랑잎더미 같은 묵묘가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붕긋한 참나무들이 성글게 자리하고 있는 해발 659m봉을 넘어서면 안부가 기다리는데
안부 양측으로 희미한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사거리 안부다.좌측은 군위군 고로면
학암리 방면이고 우측은 청송군 현서면 사천리 쪽이다.
가랑잎이 수북한 미끌거리는 비탈을 올려치면 샛노란 꽃잎의 생강나무들이 줄을 잇는,
떡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식솔들이 헐겁게 자리하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납작한 봉분의 묵묘 1기가 다갈색의 가랑잎더미처럼 자리하고 있다.기맥은 이
멧부리에서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우측 골짜기 깊숙히 자드락이 일궈져
있으며 자드락 사이로 나 있는 임도가 실배암처럼 골 안으로 구불거리며 기어들고 있다.
산길 좌측으로 물푸레 나무들이 밭을 이루고 있는 완만한 내리받이 비탈길을 따라
발걸음을 하면 잘록한 안부 사거리가 산객을 기다린다.아곡재다. 좌측 방면의 등하행
산길은 군위군 고로면 학암리의 성황골 방면이고, 우측의 산길은 청송군 현서면 월정리
사태골 쪽이다.
두 아름은 될 듯한 해묵은 상수리 나무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으며 상수리
나무 어름에는 가랑잎으로 뒤덮혀 있는 돌무더기도 눈에 띠는 아곡재를 뒤로 한다.
완만한 비탈길 우측으로는 푸른비닐을 입힌 철망울타리가 산길을 따라 쳐 있다.
울타리에는 '출입금지'라고 써 있는 경고표시도 걸려있다.울타리가 시야에서 벗어날
무렵이면 숲은 꺽다리 소나무 숲으로 행색이 바뀐다.그러한 숲길을 따라 완만한 비탈을
올려치면 계란후라이처럼 납작한,솔가리를 잔뜩 뒤집어 쓰고 있는 두 기의 묵묘가
차지하고 있는 해발 574.3m봉에 오르게 된다.이 멧부리에서 기맥은 우측의 2시 방향
이다.
숲은 아직도 끌밋한 꺽다리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이다.그러한 행색의
완만한 비탈을 내려서면 꺽다리 소나무의 간벌목들이 숲 사이사이에 널려있다.숲이
이전보다 더 헐거워 보인다.연분홍 꽃망울을 막 터뜨린 진달래 그리고 이제 곧 터뜨릴
것처럼 잔뜩 부풀어 있는 진달래의 꽃봉오리들이 눈에 띤다.꺽다리 소나무들의 그늘
밑에서 봄의 꽃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진달래들의 분주한 모습이 새삼 느껴진다.꺽다리
소나무 숲은 길래 이어지지 못하고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등속에게 바톤을 물려
준다.숲길은 다시 수북한 가랑잎 천지의 산길이다.발목을 넘어 정강이까지 푹푹 빠져
들기도 한다.
아름드리 상수리 나무 두어 그루가 자리하고 있는 해발705m봉에서 기맥은 우측의
2시 방향으로 이어진다.잿빛의 빛바랜 산행안내 이정표가 눈에 띤다.우리가 여지껏
지나온 쪽을 가리키는 화살표시에는 '도착지1.1km'라고 써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시에는 '은광체험장1.2km'라고 써 있다.수북한 가랑잎의
미끌거리는 비탈을 올려치면 가랑잎더미 같은 묵묘 1기가 차지하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
를 넘어서게 된다. 참나무 등속 일색의 숲길을 곧장 따르면 군데군데 참나무 간벌목들이
널려있는 숲길을 잇게 된다.참나무 간벌목들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두엇 넘어선다.
완만하고 밋밋한 산길은 머지않아 가파른 오르막을 내놓는다.팥죽땀을 쏟아가며 애면글면
비탈을 올려치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좌측으로 나 있는 산길은 선암지맥의
산길이며 보현기맥은 우측의 3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그런 뒤에 곧바로 만나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743.3m의 선암지맥의 분기봉이다.보현기맥의 산길은 맞은 쪽의 완만한
비탈이다.두 아름은 될 듯한 한 그루의 노송 고사목이 자리하고 있는 붕긋한 봉을
지나면 참나무 식솔 등의 숲길인데, 참나무 간벌목들이 널려있다.참나무 등의 간벌목이
널려있는 비탈길은 아주신가의 묘지 곁을 지나서 사과나무 과수원으로 이어지고, 과수원
을 지나고 양회임도를 따라 비탈을 내려가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난다.우측으로 이어지는
양회임도는 우측의 마을로 꼬리를 드리우는데,그 마을은 사리고개 마을이다.
갈림길에서 사리고개 마을로 가지말고 맞은 쪽의 숲길을 따르면 이내 숲을 벗어나게
되며 산길은 자드락의 묵정밭을 거쳐 기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도로로 꼬리를
드리운다.의성군 춘산면(좌측) 방면과 청송군 현서면(우측) 쪽 사이를 잇는, 16번 차도가
넘나드는 사금령이다.사금령의 언덕배기 길 건너 편으로 기맥의 산길은 이어지는데,
숲으로 드는 길은 수렛길처럼 비교적 널찍하다.누런 솔가리가 마춤맞게 내려앉아 있는
완만한 숲길은 은은한 솔향이 묻어있으며 고즈넉하기만 하다.그러한 분위기의 소나무
숲길은 머지않아 쓰러진 수목들이 어지러이 널려있는 완만한 비탈로 이어진다.
사금령
완만한 비탈을 올려치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우측의 산길은 기맥에서100여
미터쯤 떨어져 있는 해발634m의 어봉산으로 향하는 산길이다.오분 가량 발품을 더하면
오르게 되는 어봉산 정상에는 정상임을 표시하는 아무런 표시물도 보이지 않는다.
꺽다리 소나무들만의 솔수펑이다.다시 조금 전의 삼거리로 되돌아와 우측의 2시 방향쯤
으로 발걸음을 하면 오르게 되는,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멧부리 한복판에는 삼각점이
박혀있으며, 이곳이 해발634m의 어봉산이라고 써 있는 표시물들이 두엇 굵직한 노송
허리춤에 묶여 있다.어봉산 정상에서 기맥은 좌측의 10시 방향의 완만한 비탈로 꼬리를
잇는다.
삼각점이 부여되어 있는 어봉산 정상을 뒤로하는 숲은 꺽다리 소나무들의 숲길이다.
그러한 숲길의 여기저기에도 간벌목들이 흩어져 있다.소나무 숲길이라고 가랑잎이
없을 리가 없다.수북한 가랑잎의 산길을 따라 완만한 비탈을 내려서면 엄장한 허우대의
노송 한 그루가 밑동이 부러진 체 자빠져 있으며, 그 옆의 다른 노송 한 그루는 좌탈입망
의 고사목이 되어 있다.그런 뒤에 기맥을 가로지르는 수렛길 같은 산길로 들어서게
된다.청송군 현서면 도리(우측) 방면과 의성군 춘산면 금오리(좌측) 쪽 사이를 잇는 산길,
초막재다.초막재 어름에는 장판비닐을 씌운 꺼먼 먼지가 가득 낀 두 개의 평상이 산객을
기다린다.
초막재에서 마른 목을 축이고 꺽다리 소나무들이 줄을 잇는 완만한 치받잇길을 오른다.
꺽다리 소나무들만의 둥긋한 해발551m봉에서 기맥은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551m봉을 넘어서도 꺽다리 소나무 숲길은 이어진다.솔가리를 잔뜩 뒤집오 쓰고
있는 납작한 봉분의 묵묘를 지나서 아름드리 소나무들과 거뭇한 행색의 크고 작은 바위
들이 울멍줄멍한 비탈을 올려치면 베개처럼 기름한 멧부리가 산객을 기다린다.
해발673m의 문봉산 정상이다.정상임을 알리는 표시물은 두 개가 걸려 있는데,하나는
베개 모양의 멧부리 중간쯤의 신갈나무 허리춤에 묶여 있으며, 또 하나는 베개의 우측
끄트머리쯤의 굵직한 상수리 나무 허리에 묶여 있다.정수리 부분이 평지처럼,베개처럼
밋밋하기 때문일 거다.
문봉산 정상에서 기맥의 방향은 우측의 3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그리며 이어진다.
마른 나무가지 사이로 삿갓모양의 산두봉이 눈에 들어온다.아름드리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자리하고 있는 헬기장 반 만한 멧부리를 넘어서서 완만한 내리받이를 거쳐 한 차례
더 오르막 비탈을 오르면 울멍줄멍 크고 작은 바위들을 넘어서게 되고 이어서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삼각점이 박혀있는 해발 717.7m의 산두봉 정상이다.산두봉 정상에서
기맥은 좌측의 10시 방향의 완만한 내리받잇길이다.산두봉을 올러설 때처럼 내려설 때도
꺼뭇한 행색의 바위들의 비탈이다.바위들을 벗어나면 산길은 완만하고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다.
헬기장 반 만한 평지 한복판에 아름드리 노송 한 그루가 허리를 비스듬히 뒤틀고 자리
하고 있는 해발640m봉을 오른다.좌측 저멀리 의성군 춘산면과 청송군 현서면 사이를
잇는 68번 도로가 구불거리며 고개를 넘는 모습이 마치 실배암처럼 부감이 된다.
엄장한 크기의 암봉이 앞을 막아선다.그것을 거스르지 못하고 우회를 해서 그것을
비껴 지나면 산길은 다시 꺽다리 소나무 숲길이다.꺽다리 소나무와 관목들이 서로
얽혀있는 붕긋한 봉우리에서 기맥의 산길은 좌측으로 비스듬히 10시 방향으로 이어
지지만 자칫하면 맞은 쪽의 완만하고 뚜렷한 내리받잇길로 접어들 우려가 있는 지점
이다.
이장(移葬)의 흔적처럼 가랑잎으로 가득한 구덩이가 자리하고 있는,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봉우리를 넘어선다.그리고 울창하게 우거진 꺽다리 소나무 숲길을 따라 밋밋하고
부드러운 숲길을 줄창 따르면 이번에는 온전한 형태의 봉분의 묵묘 1기가 차지하고 있는
나지막한 멧부리를 넘어서게 된다.연이어 꼬리를 무는 끌밋한 꺽다리 소나무 숲길은
시나브로 세를 불리지 못하고 점차 자세를 낮추어만 간다.한 차례 불끈 멧부리를 솟구쳐
놓는가 싶더니 이내 힘을 잃어간다. 숲길은 이내 자드락의 임도로 꼬리를 드리우더니
기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차도로 이내 꼬리를 드리운다.청송군 현서면(우측)
방면과 의성군 춘산면(좌측) 쪽 사이를 잇는 68번도로가 넘나드는 오늘의 날머리 고개,
화목재다(14시30분).
화목재
-낙동정맥상의 가사령을 깃점으로 삼는 보현과 팔공기맥은 힘을 합쳐 구암지맥을 분기
시키고,면봉산을 넘어서 보현산 정상에 이르기 전에 기룡지맥을 한 차례 더 분기시킨다.
그런 뒤에 노귀재를 거쳐 석심산에 이르면 팔공기맥과 보현기맥은 서로 남북으로 등을
돌리며 제 갈길을 가게 된다.그렇게 서로 등을 돌린 뒤의 보현기맥은 곧바로 선암지맥을
낳고 머지않아 갈라지맥을 한 번 더 분기시킨 뒤 낙동강에 머리를 묻게 된다.
그렇다면 석심산에서 보현기맥과 등을 돌린 팔공기맥은 어떠한 행색을 띠게 되는가?
팔공기맥은 맹주인 팔공산 어름에서 유봉지맥을 잉태시킨다.그런뒤에 팔공산을 넘어
가산을 떠날 무렵에서야 황학지맥을 한 차례 더 분기시킨다.황학지맥을 끝으로 팔공
기맥도 보현기맥과 마찬가지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낙동강에 담대하게 머리를 묻게
되는것이다.
보현기맥과 팔공기맥은 함께 낙동정맥에서 분기가 되었다.낙동정맥이 주류(主流)이고
보현과 팔공기맥은 낙동정맥의 갈래인 분기(分岐)인 것이다.그렇다면 보현기맥과
팔공기맥에서 각기 분기되는 구암,기룡,선암,갈라, 유봉,황학지맥과 보현과 팔공 사이
의 관계는 층하를 두어야 설정이 혼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그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똑같은 의미에 불과하지만, 지맥의 명칭 대신에 6개 지맥의 주류인 팔공과 보현
의 이름밑에 기맥을 붙이려는 이유다.엄밀히 따진다면 기맥(岐脈)이나 지맥(支脈)이나
그게 그건데도 말이다. (2018,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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