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본연의 목적은 커피를 파는데 있지만 장사 잘되는 카페를 보면 꼭 커피가 맛있기 때문은 아니다. 커피 맛은 기본으로 갖춰야 할 소양이고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다양하게 구비된 디저트가 있어야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고 선보이는 스타벅스나 카페베네가 잘나가는 이유다.
기업 형태의 커피전문점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도 커피와 함께 곁들여 먹을 디저트 메뉴는 간과할 수 없는 화두다. 거대 자본으로 수많은 점포를 갖춘 커피전문점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특별해야 하고 그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복궁역 근처에 위치한 ‘해서카페’는 매우 성공한 사례다.
‘해서카페’에서는 매일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여느 카페처럼 매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도 있지만 매장에 들어와 빵을 사서 포장해 가는 사람도 다수다. 이유는 간단하다. 베이커리도 아닌데 이 카페 빵이 맛있다고들 한다. 대부분의 카페들이 완성된 디저트 메뉴를 사다가 판매하는 것과 달리 ‘해서카페’의 내부에는 제과제빵을 위한 설비들이 갖춰져 직접 디저트를 만든다. 베이커리처럼 실험적인 메뉴나 다양한 종류의 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이지만 맛에 충실한 메뉴를 파는 것이 ‘해서카페’의 전략이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 중 하나는 롤케이크다. 흔히 보는 롤케이크와는 모양새가 조금 다르다. 대게는 직사각형 형태로 넓게 빵을 만들어 크림이나 잼∙시럽 등을 바른 후 돌돌 말아 롤케이크를 만들기 때문에 잘랐을 때 단면이 나선형을 띄지만 해서카페의 롤케이크는 겉면만 빵으로 감싸고 안은 크림으로 가득 차있다. 부드럽고 촉촉해 목막힘 없이 먹을 수 있다. 롤케이크 안에 들어가는 크림은 보형성은 좋지만 다소 풍미가 떨어지는 휘핑크림 없이 오직 생크림만 사용해 진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큰 강점이다.
해서카페의 티라미수는 조각 형태가 아니다. 에스프레소를 넣은 스펀지케이크 부분은 매우 얇고 크림치즈 층이 두껍기 때문이다. 맛을 보면 에스프레소 향을 더한 크림치즈를 떠먹는 느낌으로 매우 부드럽다. 이 외에도 크림치즈머핀, 리얼 카카오 브라우니, 라즈베리초코칩스콘 등이 인기 있는 디저트 메뉴다.
이 카페가 독특한 또 다른 이유는 간단한 가정식 이탈리안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1층의 실내와 외부 테라스는 주로 커피를 마시거나 디저트를 맛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고 2층에는 간단하게 식사와 와인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특별히 자리를 구분하는 것은 아니지만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의 경우 아늑한 분위기의 2층 공간을 선호한다. 소박하지만 아늑한 공간과 좋은 재료로 손수 만드는 이탈리안 가정식 요리로 소문이 나며 2층 공간을 통째로 빌려 소모임이나 회식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