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그랜드슬램 우승에 도전하는 정현. 사진= 테니스코리아
정현(삼일공고)이 국내 남자 주니어 선수 최초로 윔블던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7월 4일 영국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주니어 8강에서 정현이 8번시드 보르나 코리치(크로아티아)를 1시간 40분 만에 7-6(5) 6-3으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종전 국내 남자 주니어 선수가 윔블던에서 기록한 최고 성적은 2004년 전웅선의 8강이며 남녀 선수 통틀어서는 1994년 전미라가 작성한 준우승이다.
1세트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친 정현과 코치치는 타이브레이크에서 정현이 5-2로 달아나며 기선을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코리치도 날카로운 스트로크를 앞세워 5-5 동점을 만들었으나 정현이 연속 두 포인트를 따내며 1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에서는 정현이 1-3으로 끌려다니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리 5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특히, 게임스코어 4-3에서 무려 39번의 스트로크 랠리 끝에 정현이 득점한 것이 압권이었다.
이번 승리로 정현은 지난 1월 호주오픈 주니어 16강에서 코리치에 당한 패배를 깨끗이 설욕함과 동시에 이번 대회 무실세트 행진을 이어갔다.
정현은 "호주오픈에서 한 번 패했던 코리치와의 재대결이었고 전날 세계 1위 키르기오스를 이기고 나서 주위의 큰 관심에 어깨가 무거워 긴장 했지만 내 스타일로 열심히 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다. 준결승에서도 열심히 하겠다"며 많은 성원을 부탁했다.
정현과 함께 이번 대회에 동행하고 있는 윤용일 코치(삼성증권)는 "우선 첫 4강 진출이라 무척 기쁘고 지금 정현의 몸 상태가 좋아 지금까지 해온 스타일로 자신의 경기를 차분하게 풀어 나간다면 우승도 바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후원을 받고 있는 정현은 지난 6월 경북 김천에서 열린 제1차 김천퓨처스에서 정상에 오르며 국내 최연소(17세 1개월) 퓨처스 우승 기록을 작성한 한국 테니스 유망주로 2008년 세계적 권위의 국제주니어대회인 오렌지보울 12세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1년에도 같은 대회 16세부에서 정상에 오른 정현은 주니어 국가대표로도 활약했고 지난해에는 한국선수권과 삼성증권배챌린저에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우승에 도전하는 정현은 막시밀리안 마르테레르(독일)와 결승행을 다툰다. 세계 주니어 랭킹 30위 마르테레르는 왼손잡이로 독일 주니어 테니스의 2인자다.
두 선수가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