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오후(로마 시간) 최초의 예수회 출신이자 미주 지역 첫 교황이 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Jorge Mario Bergoglio·76·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신앙과 삶의 쇄신을 촉구하고,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서구사회와 제삼세계를 이어줄, 그리고 오류와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세상 속으로 뛰어들 것을 확신함으로써 탁월한 선교사의 풍모조차 지닌 새 교황 프란치스코의 탄생은, 사임하기까지 베네딕토 교황의 고뇌에 대한 추기경들과 하느님 백성, 시대의 응답으로 여겨졌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직 사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월 11일 정오(로마 현지 시각) 바티칸에서 열린 추기경회의에서 28일 오후 8시를 기해 교황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교회는 일제히 이 역사적인 사건을 교회와 신앙을 새롭게 성찰하고 쇄신하는 기회로 삼는 동시에 교황의 건강과 새 교황 선출을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
생존하는 교황이 직무에서 물러난 것은 그레고리오 12세(1415년 7월 4일)와 첼레스티노 5세(1294년 7월 5일) 이후 처음이며, 더욱이 건강상의 이유로 온전히 자발적인 사임을 발표한 것은 2000년 교회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교황 프란치스코 첫 회칙 ‘신앙의 빛’,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반포
교황 프란치스코의 첫 회칙 ‘신앙의 빛’(Lumen Fidei)이 7월 5일 반포됐다. ‘신앙의 빛’은 그리스도교 신앙이 ‘성공적이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삶’으로 안내하는 생명의 빛이며, 하느님을 향한 내적 봉헌뿐만 아니라 철학과 자연과학까지 포함해 “인간 삶의 모든 요소들”을 비추는 참 빛이라고 선언한다.
교황은 또한 11월 26일 자신의 첫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반포하고 ‘선교적’ 교회의 미래 전망을 제시했다. 특별히 복음화된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교회는 쇄신과 개혁을 통한 구조와 조직의 변화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앙의 해 폐막
지난해 10월 11일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서 일제히 막이 올라 1년여의 여정을 걸어온 ‘신앙의 해’가 11월 24일 폐막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발표한 자의교서 「믿음의 문」(Porta Fidei)에 따라 선포된 신앙의 해는 세속주의, 상대주의, 물질만능주의, 개인주의 등으로 대변되는 ‘신앙의 위기’ 상황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기였다.
아울러 교황 프란치스코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폐막미사를 봉헌하고, 성 베드로 사도의 유골들을 역사상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 신앙의 해 폐막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베드로
성인의 유해가 담긴 청동함을 축복하고 있다.
요한 23세·요한 바오로 2세 동시 시성 결정
복자 교황 요한 23세와 요한 바오로 2세가 내년 4월 27일 동시에 성인으로 선포된다. 교회 역사상 두 명의 교황이 동시에 시성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9월 30일 시성 관련 추기경회의를 마치고 두 교황의 성덕이 오랜 기간에 걸친 조사를 통해 증명됐으며, 이에 따라 동시에 시성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경우, 파킨슨씨병을 앓던 프랑스 수녀 마리 시몽 피에르 수녀에 이어 2011년 뇌질환을 앓던 코스타리카 여성 플로리베스 모라 디아즈의 치유가 기적으로 인정됐고, 요한 23세 교황의 경우에는 시성에 요구되는 두 번째 기적 심사가 면제됐다.
▲ 요한 23세 교황(왼쪽) /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오른쪽)
필리핀 태풍 피해 국제 원조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함에 따라 국제 카리타스를 비롯해 세계교회에서 구호에 나섰다.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2000여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교황 프란치스코는 11월 10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삼종기도 자리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교황청 사회사목평의회를 통해 15만 달러의 긴급 지원금을 기부했다.
교황은 “필리핀 모든 국민들과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애도를 전한다”며 “우리의 구체적인 연대와 지원 노력이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11월 11일 필리핀 세부의 한 도로변에서
어린이들이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교황청 개혁 추진(8인 추기경 자문단 설치)
교황 프란치스코는 지난 4월 ‘교황청 개혁을 위한 추기경 8인 자문단’(G-8)을 임명했다. 이들은 10월 1~3일 바티칸에서 첫 모임을 갖고 교황청 조직 전반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했다. 1차 회의에서 추기경 자문단은 각자 지역교회 지도자들의 제안을 수집·제출했다. 이 중 가장 많이 지적된 것 중 하나는 교회와 세상 안에서의 평신도 역할이었다.
아울러 12월 3~5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현재 교황청 각 부서를 하나씩 살펴보고, 교황청 전례 거행 관련 부서들, 시복시성 과정, 인류복음화성 등의 역할과 기능을 점검했다.
▲ 교황 프란치스코가 자문단으로 임명한 8명의
추기경들과 함께 10월 1일 바티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3 브라질 세계청년대회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가 7월 23~2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마태 28,19)’를 주제로 한 이번 WYD에는 전 세계 청년 250만 명이 참가, 서로의 문화와 삶을 이해하고 신앙 안에서 일치를 이루는 축제의 장을 펼쳤다. 크게 ▲개막미사 ▲교황 도착·환영식 ▲십자가의 길 ▲철야기도 ▲폐막미사 등으로 진행된 WYD는 세계 최다 가톨릭신자 수를 보유한 브라질에서 열리고 교황 프란치스코가 즉위 후 처음 참석하는 국제행사이기도 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 폐막미사를 마치자 청년들이 환호하고
있다.
생명의 행진 및 로 대 웨이드 사건 40주년
1973년 1월 22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린 이른바 ‘로 대 웨이드’ 사건 이후 매년 열리는 ‘생명의 행진’이 40주년을 맞았다.
이에 생명의 행진 교육과 수호 재단은 1월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생명의 행진’을 실시했다. 이날 행진에는 수많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참석, 행진 중에 끊임없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사진을 찍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식을 전했다. 40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낙태 반대’, ‘생명의 문화 건설’이라는 구호의 열기는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고, 오히려 매년 더 거세지고 있다.
▲ 1월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생명의 행진’에
참가한 젊은이들이 생명 수호 배너를 들고 낙태 반대를 외치며 걷고 있다.
회칙 지상의 평화 반포 50주년 및 기념 학술대회
교황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반포 50주년을 맞아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는 4월 10일 미국 아메리카 가톨릭대학교에서 ‘기념 학술대회’를, 10월 2~4일에는 기념식을 개최했다.
학술대회에서는 1963년 4월 11일 반포된 회칙의 중요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오늘날 세계에서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교황 요한 23세는 회칙을 통해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증진하고, 인간 존재에 대한 총체적인 희망적 전망 속에서 비로소 평화를 건설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교황 요한 23세의 사회회칙 ‘지상의 평화’
초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