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뭘 먹지?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토끼는 부지런하여 먹을 복이 아주 많은 동물이라고 한다. 요즘은 먹거리가 풍부해서 식복을 복으로 여기지도 않지만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에는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는 설날을 손꼽아서 기다렸었다.
어린이집의 교육과정에는 반드시 계절, 명절, 행사를 넣어서 1년 교육을 계획하도록 하고 있다. 잊히기 쉬운 것을 교육을 처음 시작하는 어린이집에서 배우게 되니 바람직하다.
까치까지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 아이들과 설날 동요를 배우며 한 주의 시작을 했다. 며칠 있으면 설날이라 앞서 설날이 어떤 날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설날에 먹는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설날에는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었더니 어떤 아이는 두 그릇 먹으면 두 살 먹는 것이냐고 묻는다. 빨리 형님이 되고 싶은 가보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은 꼬치전, 버섯전 ,알록달록한 먹음직스러운 전을 만들어서 소꿉놀이 영역에 넣어 주었다.
다른 한쪽에 아이들은 작은 접시에 만두를 담아서 호호 불며 먹는 시늉을 한다. 뒤집기로 전을 뒤집으며 놀이하는 아이들에게 뜨거운 불은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오늘은 친구들과 같이 유과 만들기 요리 활동을 했다.
요리사 모자를 눌러 쓴 아기들은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선생님께 집중한다.
미리 중탕해 놓은 쌀 조청에 유과 피를 넣고 굴려준다. 조청에 버무려진 유과 피를 알록달록 백련초, 단 호박, 찹쌀 옷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가지고 굴려 주었다. 유과를 만들면서도 연신 집어 먹기 바쁘다. 설날 먹는 고소하고 달콤한 유과가 아이들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한바탕 아이들과 유과를 만들고 나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새해가 되어 집안 어른들에게 세배는 어떻게 하는지 배워 보았다.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알려 주었지만, 아이들은 절을 배우는 것을 놀이로 생각한다. 아이들 앞 에서 선생님이 먼저 시범을 보여준다. 그대로 따라 하는 아이도 있지만 엉덩이를 하늘 위로 치켜 올리는 아이도 있고, 절을 하랬더니 바닥에 넙죽 엎드려 일어나지 않는 아이도 있다. 설날을 준비하는 어린이집은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렇게 어린이집에서 배운 것을 집으로 돌아가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하면 얼마나 예쁠까? 가끔 어린이집으로 아이들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 실 때가 있다. 자식을 키울 때는 몰랐는데 손자를 보니 너무 예쁘다고 하신다. 조부모님은 한 발짝 떨어져서 손자를 보니 여유가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설날에 온 가족이 모두 모여 윷놀이, 제기차기, 연날리기도 하며 한바탕 즐거운 한마당을 펼쳐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