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물어 푸른산이 멀리 보이는데 (日暮蒼山遠) 날은 춥고 초가는 가난하구나 (天寒白屋貧) 사립문에 들리는 개 짖는 소리 (柴門聞犬吠) 눈보라 치는 밤에 돌아오는 나그네 (風雪夜歸人) . ——— ————. ———- 최 북(毫生館 崔北, 1712~1786?)「풍설야귀인(風雪夜歸人圖) - 최북(崔北·1712~1786)이 중국 당나라 유장경의 시에서 마지막 구절을 취해 ‘풍설야귀인’을 그렸다. 나무가 휘어질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부는 밤길을 지팡이 짚은 나그네가 어디론가 멀리 걸어간다. 화가 본인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예상치 못한 발자국 소리에 잠들어 있던 개가 뛰쳐나와 컹컹 짖는다. 주저앉을 듯 가난한 초가집 앞 나무들이 거칠게 몰아치는 눈보라 때문에 지푸라기처럼 휘날린다. 나무가 흔들릴 때마다 찬바람이 휙휙 불어댄다. 먼 산은 어둠 속에서 형체만 남기고 주저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