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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생태계
지구는 물의 행성
지구를 우주에서 바라본다면 표면의 3/4은 바다이기 때문에 육지보다는 바다가 훨씬 많이 보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행성의 이름이 지구인 것은 사람이 땅에 서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지구는 온통 물로 뒤덮여 있는 행성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지구(地球)라고 부르기보다는 수구(水球)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흙, 물, 불, 공기를 만물을 구성하는 4원소라고 설명했는데, 흥미롭게도 불교에서도 우주 만물은 지수화풍(地水火風) 4大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2500년 전에 그리스와 인도는 거리가 멀어서 거의 교류가 없었을텐데, 4원소와 4大는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약 46억 년 전 태양에서 떨어져 나온 지구가 점점 식어감에 따라 수증기와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진 원시 대기도 식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상 400km 상공에 있던 거대한 수증기 구름이 무거워져서 하강을 시작한다. 하강하던 수증기 구름이 어느 시점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 아래쪽에 비구름이 생기고 소나기가 내리게 된다. 지구 최초의 비가 쏟아지면서 지표의 온도는 급속히 낮아지고 대기의 온도 또한 더욱 낮아지면서 더 많은 비가 계속 내리게 된다. 말 그대로 하늘에 구멍이 난 것이다. 비가 비를 부르고, 매일 끊임없이 호우가 계속된다. 지상에서는 대홍수가 일어나고, 지표 위로 격류가 흐른다. 암석을 이동시키고, 지표를 침식하고, 격류가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르면서 사방에서 물이 모여 바다가 생성되었다. 바다의 탄생을 정확히는 알 수가 없지만, 적어도 38억년 이전에는 현재와 비슷한 바다가 존재했음을 그린랜드 이수아 지방의 암석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다.
지구에서 최초의 생명체는 약 30억 년 전에 바다에서 출발했다. 정확한 기제는 알 수 없지만, 최초의 생명체가 자기 스스로를 복제하기 시작하면서 진화의 긴 사슬이 시작되었다. 바다에서 오랫동안 살던 생명체가 육지로 진출하면서 육지의 모습도 점점 변해갔다. 어느 곳에는 숲이 우거지고, 어느 곳에는 모래더미가 언덕을 이루고 있고, 어느 지역에서는 풀만이 자라서 푸른 초원이 된다. 육상생태계의 모습은 일차적으로 연간 강우량에 따라서 결정된다. 연간 강우량이 750mm를 넘으면 여러 종류의 나무와 풀로 이루어진 삼림생태계가 형성되며 식물을 먹는 여러 종류의 새,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의 동물이 어울려서 살아갈 수 있다. 강우량이 250~750mm 사이이면 나무는 살 수 없고, 초원생태계가 이루어진다. 미국 중서부 지역의 넓은 초원은 강우량이 적기 때문에 형성된 것이다. 강우량이 연간 250mm 이하이면 사막이 된다. 사막이라고 해서 비가 전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지 강우량이 적어서 생물이 살기 어렵지만 험한 환경 속에서도 어렵사리 살아가는 약간의 식물과 동물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막식물인 선인장은 원통 모양이나 공 모양의 것이 많은데, 공기와 햇볕에 접하는 증발면적을 최소로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선인장에서 다육질의 줄기는 수분을 흡수하면 급속히 부풀어진다. 선인장의 뿌리는 수평으로 얕게 퍼져 있다. 또 뿌리가 공 모양으로 되어 저수작용을 하는 종류도 있다. 사막에 사는 관목은 수분의 손실을 줄이기 위하여 잎의 수를 적게 한다. 사막식물에는 가시가 있는 종류가 많은데, 초식동물로부터 적은 수의 잎을 지키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 생각된다.
예전에 문명의 건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에만 의존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댐을 막아서 수로를 통하여 멀리 떨어진 곳까지 물을 공급하여 농사도 짓고 정원도 가꾸고 도시를 만들 수도 있다. 미국의 로스엔젤레스는 원래 건조한 사막 지역이었다. 그러다가 387km 떨어진 콜로라도 강으로부터 거대한 수로를 통하여 물을 공급받게 되자 지금처럼 공원이 있고 가로수가 자라는 새로운 도시가 나타나게 되었다. 이스라엘도 사막지역에 관개용수를 공급하여 농사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채소를 수출하기까지 한다. 이스라엘의 농원에서는 점적식 관개라고 하여 식물 한 포기마다 물관을 연결하고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게 하여 물의 낭비를 최대한 줄이는 농법을 채택하였다. 이에 비하면 일년에 평균 1283mm의 풍부한 비가 내리는 우리나라는 산림생태계가 잘 발달되어 있는 축복받은 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UN이 지정한 물부족 국가이다”라는 말은 물과 관련하여 대표적으로 왜곡된 표현이다. 우리나라를 물부족국가로 분류한 국제인구영향연구소는 미국에 있는 사설 연구소로서 인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정책연구소이다. 이 연구소는 1990년에 인구밀도 계산과 같은 방식으로 물밀도를 산정해서 세계 각국의 물 사정을 평가하였다. 물밀도는 각국이 가진 수자원 총량을 인구수로 나눈 것이다. (우리나라의 물밀도를 간단히 계산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83mm, 강수량 가운데 약 45%는 대기로 증발산되고 나머지 약 55%만이 이용가능한 양이다. 국토 면적은 약 10만km2 이므로 1.283x0.55x100,000x1,000x1,000 = 705억 톤이다. 이 값을 5000만 인구로 나누면 1410톤/인이 되는데, 이 수치는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쓸 수 있는 최대한도의 수자원량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연구소는 전 세계 149개 국가를 대상으로 1인당 연간 가용 수자원량이 1000톤 미만이면 물기근국가, 1000~1700톤이면 물부족국가, 1700톤 이상이면 물풍요국가로 구분하였다. 물부족국가는 모두 8개국인데 한국, 리비아, 모로코, 이집트, 오만, 키프로스, 남아프리카, 폴란드가 포함된다. 벨기에 등 120개 국가는 물풍요국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21개 국가는 물기근국가로 분류되었다. 국제인구영향연구소는 단지 우리나라의 물밀도가 물부족국가의 범위에 들었기 때문에 물부족국가라고 분류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물밀도가 낮다는 것은 국토가 좁고 인구가 많다는 것이지 우리가 사용할 물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분류는 인구와 국토면적, 강수량의 3가지 자료를 가지고 단순하게 계산한 결과이다.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상수도를 이용하려면 댐을 막고 정수시설을 갖추고 수도관을 설치하여 물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초시설에 관해서는 전혀 고려를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남한과 비슷한 양의 비가 내리는데 인구가 남한의 반절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러한 계산에 의하면 물풍요국가가 되고 만다. 북한 사람이 물을 풍부하게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비판이 환경단체로부터 제기되자 정부에서는 2006년에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서 “우리나라는 유엔이 지정한 물부족국가”라는 표현이 잘못임을 인정했다.
모든 것을 녹이는 물
물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용매이다. 물에는 설탕, 소금은 물론 여러 종류의 광물질, 양이온, 음이온, 여러 종류의 액체와 기체가 녹을 수 있다. 식물은 뿌리를 통하여 물과 영양소를 흡수하는데, 모든 영양소와 미네랄은 먼저 물에 녹을 수 있어야 한다. 물속에 사는 생물들이 꼭 필요로 하는 산소는 공기에서 직접 녹아든다. 산소는 공기의 1/5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기체이다. 그러나 물속에 녹을 수 있는 산소, 즉 용존산소의 양은 1리터 물에 약 10mg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양을 우리가 익숙한 %로 환산하면 0.001%에 불과하다. 물고기나 하천의 바닥에 사는 생물들은 용존산소를 호흡하여 살아간다.
땅 속에 있는 물을 지하수라고 부르는데, 지하수는 땅 속에 오래 머무르는 동안에 여러 가지의 광물질을 녹이기 때문에 광물질의 함량이 높다. 광천수는 광물질의 함량이 1리터당 1000mg 이상이 되는 지하수를 말한다. 좋은 물이란 적당한 양의 광물질이 녹아있는 물을 말한다. 물에 칼슘, 마그네슘, 이산화탄소 등 녹아 있는 물질이 전혀 없다면 사람이 마시기에 부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에게는 어느 정도 광물질이 녹아 있는 물이 필요하다. 순수한 물 분자만 모여 있는 증류수는 좋은 물이 아니라 오히려 생물체에게는 해로운 물이다. 사람이 증류수를 마시면 설사를 하게 된다.
물맛은 물속에 녹아 있는 광물질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순수한 물은 별다른 맛이 없다. 물맛을 좋게 하는 성분으로는 칼슘(Ca), 칼륨(K) 및 규산(SiO2) 등 세 가지 성분을 든다. 이 가운데 칼슘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 짠맛이 나지만 적당량이 녹아 있으면 맛이 좋다. 이와 반대로 물맛을 나쁘게 하는 성분으로는 마그네슘과 황산이온, 염소 등이 있다. 나는 집에서 아리수(서울시의 수돗물을 달리 부르는 말)를 끓이지 않고 그냥 마신다. 어느 날 아들 녀석의 친구가 집에 놀러 왔는데 생수를 찾다가 수돗물을 그냥 마신다는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란다. 더욱이 내가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이 수질관리라고 하니 한 번 더 놀란다.
식물의 체온 유지
우리가 더운 날에는 땀을 흘려서 체온을 유지하듯이 식물도 무더운 날에는 증산작용을 통해서 체온을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동물처럼 시원한 곳을 찾아 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식물은 그 자리에 서서 잎에서 물을 수증기로 변화시키면서 체온을 유지한다. 식물의 증산작용은 잎의 기공을 통해서 90%, 그리고 각피를 통해서 10% 정도 이루어진다고 추정된다. 증산작용이 활발한 숲이 있으면 주변 지역보다 기온이 낮다. 한 여름 낮에 그늘이 전혀 없는 아스팔트 도로와 비교하면 숲의 온도가 약 5도나 낮다고 한다. 그러므로 도시에 숲을 만들어 나무를 많이 심어 놓으면 여름에 기온이 내려가고 시원해진다. 서울의 청계천을 복원하여 물이 흘러가게 한 후에 기온을 측정해 보니 인접한 도로에 비해서 기온이 평균 2도 낮아졌다.
식물의 증산작용에 의해서 물을 빨아올리는 힘은 엄청나다. 캘리포니아의 거대한 나무들은 가지 끝에 있는 잎까지, 최대 높이 130m까지 물을 끌어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물들은 높이 10m 이내에서 자라고 있고, 증산작용도 높이 10m 이내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10m 이상의 고층 아파트에서 식물을 가꿀 때에는 공기에 수증기가 적어 건조하기 때문에 수분관리에 특별히 주의해야 하며, 고층 아파트에서는 화분에 식물을 키우는 것이 더 어렵다. 17세기 말 영국의 과학자인 스테판 헤일즈(Hales)는 식물도 동물의 혈관과 같이 여러 가지 물질이 도관을 통하여 이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흙속의 물은 식물의 뿌리털을 통하여 내피를 거쳐 줄기의 물관부로 들어가 잎으로 이동한다. 아주 작은 식물도 우리 몸의 동맥과 정맥처럼 완벽한 물 전달 체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활엽수처럼 증산작용이 활발한 식물은 물의 흐름이 원활하여 잎이 얇아도 잘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소나무, 전나무, 향나무, 가문비나무 등 도관이 잘 발달하지 못한 침엽수는 물의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과다한 증산을 막기 위하여 잎이 작고 두껍다. 그러므로 침엽수는 물이 부족한 한대 지방에서도 잘 자란다.
땅속의 물 - 지하수
지구 전체로 보면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강과 호수에 있는 물보다도 20배나 많은 양의 물이 흙속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 물이 가장 부족한 사막에도 지하에는 지하수가 고여 있다. 지구에서 가장 큰 사막인 사하라사막은 면적이 미국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고작 200만 명에 불과하다. 선사시대 사하라의 기후는 현재와는 달리 습하여 식생이 풍부했고,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의 문화가 존재했다는 증거도 발견되고 있다. 사하라 사막에 현재 매장되어 있는 지하수의 양은 약 10경 톤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 양은 1년 동안 지구 전체에 내리는 비의 양의 200배나 된다. 사하라 사막의 지하수는 약 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때에 막대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로 스며들어 생겨났다. 지하수위가 낮은 곳에는 모래밭 사이에 오아시스가 형성되어 식물이 자랄 수 있다.
사하라 사막의 지하수를 파서 쓰면 다시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사하라 사막의 지하수를 화석수라고 부른다. 화석 연료처럼 한 번 사용하면 재생가능하지 않다. 근래에 리비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화석수를 개발하고 있다. 화석 지하수는 당장 필요한 물은 공급해준다. 하지만 계속해서 퍼내어 쓰기만 한다면 언젠가 지하수가 사라져 지반이 내려앉거나 땅이 갈라질 것이다. 실제로 북경과 방콕에서는 과다한 지하수의 개발로 지반이 꺼진 적이 있었다. 미국 대륙에도 거대한 지하수층이 있다. 오갈랄라 대수층이라고 부르는 이 거대한 지하수층은 다코타 주 남부로부터 텍사스까지 면적이 450,000km2 (한반도 면적의 두배)이다. 이 지역은 강수량이 적어서 인디안이 주인이었던 시절에는 초원이었다. 인디안들은 풀을 먹는 들소를 쫒아 이동하는 유목민이었다. 그러나 펌프기술이 발달하면서 60~180m 깊이의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게 되자 이 지역은 미국 내에서 가장 중요한 농업지역이 되었다.
오갈랄라 대수층의 지하수는 수 천 년 동안 땅 위에서 스며든 물과 록키산맥으로부터 얼음이 녹아 흘러든 물로 형성되었다. 그러나 매년 비가 와서 충전시키는 양보다 지하수층의 물을 더 많이 뽑아 쓰게 되자 지하수면은 점점 내려가게 되었다. 관개농업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지하수위가 관개 전보다 60미터나 하강한 곳도 있다. 매달 예금하는 돈보다 찾아 쓰는 돈이 많으면 예금 통장은 언젠가는 바닥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이 지역의 지하수는 점점 고갈되고 머지않아 200년 전의 초원 생태계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중국의 북경도 지하수를 이용하지만 인구가 늘어나고 공업용수의 수요가 늘어나자 지하수는 나날이 줄어들게 되었다. 중국 정부에서는 고갈되는 지하수 대책으로서 남수북조(南水北調)사업을 추진하였는데, 남쪽의 양자강 물을 긴 수로를 통하여 북쪽의 황하강으로 돌려서 북경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08년 8월의 올림픽 개최 이전에 완공되어 올림픽을 구경하러 북경을 방문한 사람들은 양자강 물을 마실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질학적으로 노년기 지형으로서 지하수가 잘 발달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의 용수를 지표수에 의존하여 댐과 저수지에서 물을 공급받는다. 전국적으로 소양강댐, 충주댐 등의 15개 다목적댐에서 년간 108억 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지하수에 의하여 공급되는 물은 37억 톤으로서 전체 수자원 이용량의 3%에 불과하다.
상선약수
이처럼 물은 생태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인간의 삶에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예전에 노태우 대통령을 물과 같다 해서 유비통신으로 ‘물태우’라고 놀린 적이 있다. 본인은 기분이 나빴겠지만, 필자 생각으로는 기분 나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노자도덕경 제8장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나온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라고 풀이하는데, 여기서 최상의 선은 도덕적인 이상 또는 도(道)의 경지라고 해석된다. 왜 노자가 물을 칭찬했는가 하는 이유는 물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물은 한 가지 목적을 향해 꾸준히 나아간다. 그 목적은 바다에 이르는 것이다. 물은 서두르지도 않고 천천히 나아간다. 댐같은 장애물이 물을 가로 막아도 결국은 채우고 넘쳐서 목적을 달성하고야 만다. 물은 낮은 데로 흘러간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골짜기나 그늘진 웅덩이를 찾아서 물은 낮은 데로 내려간다. 이러한 물의 성질은 우리에게 자신을 낮추며 겸손할 것을 가르친다. 또한 물은 부드러움과 강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봄비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나면 얼마나 강한 파괴력을 지녔는가? 그러므로 물같은 사람이란 외유내강, 겉으로는 부드럽고 온화하나 속으로는 강함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 씨앗이 싹틀 때에도 물이 필요하고, 곡식이 자라는 데에도 물이 필요하다. 나무, 풀, 나비, 세균, 호랑이, 그리고 사람은 물론 모든 생명체는 물을 필요로 한다.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필요한 것이 물이다. 어떤 사람이 물과 같다는 말은 놀리는 말이 아니고 대단한 칭찬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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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천시: 물방울/이준관
물방울이 스며든다.
뭔가 움켜쥘 손도 없고,
누군가 짓밟을 발도 없고,
오직 맑은 눈망울만 있으므로
스며든다.
열매에 ... 별에 ... 다정한 흙 속에 ...
사랑하는 사람들은 스며든다.
오직 서로를 바라보는 눈망울만 있으므로,
물방울이 그러하듯이.
추천시조: 혼자 앉아서/최남선
가만히 오는 비가 낙수져서 소리하니
오마지 않은 이가 일도 없이 기다려져
열릴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