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4 탑10 확정 그리고 박혜수의 탈락
k팝스타4 탑10이 확정됐다. 이변은 없었다. 탑10에 직행하지 못하고 재대결을 거쳐가는 정도의 작은 이변이 있었지만 올라가야 할 출연자들이 탑10에 들었다. 서예안, 스파클링걸스, 박윤하, 이진아, 정승환, 릴리M, 지존(장미지존추), 케이티김, 에스더김, 그레이스신이 그들이다. 박혜수의 탈락은 이변이 아니다. 굳이 이변이라고 한다면 스파클링걸스와 지존 정도다. 개개인의 역량은 딸리지만 팀웍을 이뤄 화음을 통한 변화를 더하니 '합체효과'가 배가되었다.
탑10에 가장 가까이 간 박혜수의 탈락을 아쉬워할 사람이 많겠다. 원래 외모에서 심미적인 즐거움을 주는데다가 똑똑하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원래 예쁘고 사랑스러운 출연자가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라'는 특명을 받고 사랑스러운 표현을 연습하면서 어색해 한다. 자신의 생각은 쉽게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박혜수에게 이 특명을 준 이유가 자신의 사랑스러움을 확신해야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서예안과 대비가 된다. 서예안은 원래 깜찍한가, 아니면 깜찍한 표현이 자연스러워서 그렇게 느끼는가. 서예안이 깜찍한 건 알겠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자신의 장점은 자신을 믿을 때 발현이 되는 것 같다.
노래는 짧은 드라마라고 한다. 가수는 4~5분 사이에 노래의 메시지를 표현하고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박혜수, 삼남매, 이봉연은 노래를 잘하지만 2~3분 정도 듣다보면 지루한 느낌이 든다. 톱10 확정자와 탈락자를 비교해 보면 이번 스테이지에서 노래를 잘했냐 못했냐가 아니라 지루하지 않게 노래할 잠재력이 있느냐 없느냐에서 갈린 듯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케이티김, 에스더김, 그레이스신의 재대결을 거친 탑10 진입이다. 이들은 자신의 강점을 살린 선곡을 했으면 어렵지 않게 탑10에 진입했을 것이다. 자신의 고유한 색깔도 있고 기술적인 가창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기술 위주의 창법은 진정성 전달에 어려움이 있다. 감성표현이 문제다. 이들은 재대결 기회가 있는 이 스테이지를 감성표현 실전무대로 한 듯 싶다. 지나친 억측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랑을 '시련의 기회 부여'로 표현하는 박진영을 이해한다면 억측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케이티김은 '양화대교'라는 곡 제목에서 자기 아빠의 이민 초기 기억이 담긴 워싱턴다리를 연상하고 굳이 개사까지 하면서 '빛을 다는' 아빠의 직업(전기공사)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감성표현을 시도했다. 감성을 표현한다는 것은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뜻이다. 감성표현이 어렵다면 '작은 드라마'를 이끌 힘이 없다. 가창력이 뛰어난 이 세 명이 감성표현에 절박해 하는 이유다.
공감은 마음을 연다는 뜻이다. 마음을 열게 하려면 자신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 사람들이 마음을 닫는 이유는 상처를 입거나 상처받을까 두려워서다. 공감으로 가는 길은 멀다. k팝스타4 출연자들이나 연극 등을 통해 감성표현 훈련 기회가 있는 사람들은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공감을 배워야 하는가?
(후기) 오랜만에 좋은 글 하나를 썼다. 다 쓰고나서 저장을 눌렀다. 그런데 온데간데가 없다. 이 글은 기억을 더듬어 다시 쓴 건데 절반도 못건졌다. 머리는 하이얗고 가슴은 너덜너덜한 상태라서일 것이다. 그래도 컴퓨터 손상도 주지않고 주섬주섬 기억의 파편을 모아놓은 내가 참 대견하다.
첫댓글
후기를 읽어보니 마음고생을 하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노래를 잘했냐 못했냐가 아니라 지루하지 않게 노래할 잠재력이 있느냐" 제가 보기에도 이 부분을 본 것같더군요. ^^
제 자신을 재발견한 날입니다. 생각보다 정신줄이 쎄더군요^^
저도 얼마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저는 저장 누르기 전에 전원이 나가서 내용이 날아갔는데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싶더라구요. ㅋㅋ
크게 경험하셨군요. 저는 3시에도 잠이 안오길래 한잔했습니다. 코오오오~ 자는 초록손이 힐끗거리며...
저는 문학작품을 읽을때 공감을 못할때가 많은데, 상상하는 능력을 키워야 것 될 것 같아요~^^
제가 감성표현 하는 걸 굉장히 어색해하는데 그거랑 공감이 연관 되는 군요.
3명은 이번 무대로 아마도 감성표현에 한단계 상승했겠지요? ㅎㅎ//
유지누나 말처럼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상상하려고 하면 공감이 열리겠죠? ㅋㅋ
그짧은 시간에 가수들이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대단해요..../ 감성이 뛰어나기 위해서는 공감을 해야겠어요
3분 안에 지루하지 않고 감성을 표현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있어야할 것 같아요, 잠재력도 필요한 것 같구요..그런걸 표현하는 사람들이 k팝스타를 보면서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박혜수 탈락 아쉬워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