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은 역동적입니다. 어제의 1등이 오늘의 1등은 아니죠. 우리는 개척자 정신을 가지고 도전하고 있고 그러한 과정에서 자본시장 선진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지평 자본시장팀을 이끌고 있는 이행규 변호사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소송이나 조세분야보다 자본시장은 훨씬 더 역동적인 시장이므로 후발주자가 리드하기에 좋은 시장"이라며 "자본시장 자문에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통해 이전에 없던 시장을 창출해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법무법인 지평 자본시장팀 인력 구성의 특징은?
△우리 팀엔 한국거래소 출신의 전문위원이 합류해 있다. 강영주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금융, 증권, 사모펀드 영역에서 고문으로 활동 중이고 한국거래소에서 27년간 근무하면서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 위원과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김병률 전 한국거래소 상무는 2016년에 우리팀에 합류했다. 가장 최근에는 장영은 전 한국거래소 공시부(기업심사), 상장부 팀장도 합류했다.
이분들은 거래소 상장이나 퇴출 관련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들인데 이분들이 합류하면서 우리팀의 자문 능력이 향상됐다. 워낙 메이저 로펌엔 한국거래소 출신 임원이 한두 분씩 있는데 지평은 이제 한국거래소에서 실무팀장을 하셨던 분이 합류했기 때문에 고객 니즈에 좀 더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장영은 전문위원은 실무팀장으로는 첫 로펌 이직이어서 한국거래소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였다고 한다. 장 위원은 회계사이기도 한데 실질 심사가 감사의견 비적정 이슈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서 관련된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사 퇴출 시에도 IPO 하듯이 심사를 강하게 하는데 이러한 업무는 상장사 자체로는 대응이 쉽지 않다. 그래서 퇴출 사이드인 상장폐지 실질심사도 로펌의 조력이 필요하다. 지평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응에도 특화돼 있는데 세화아이엠씨, MPK, STX 등을 우리가 하고 있다.
-지평 자본시장팀의 강점은?
△우리는 타 로펌이 하지 않는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상장 시 가점이 적용되는 공시체계 구축 컨설팅과 내부통제체계 구축컨설팅도 그중 하나다. 이건 타 로펌이 하고 있지 않은 우리가 선도하고 있는 진취적이고 특화된 서비스다.
상장 직전의 회사는 이제 경우에 따라선 대주주 중심으로 해서 내부통제가 온전하게 되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상장 과정에서 법률적인 관점에서 그러한 업체의 내부통제체계를 구축해 주고 있다.
2016년 한미약품 사태를 계기로 상장 후 미공개정보이용과 관련한 공시체계도 중요한 이슈가 됐다. 한국거래소도 심사관점에서 공시체계에 대해 심도 있게 리뷰를 하는 걸 우리가 포착했고 당시 공시체계 컨설팅을 몇 군데에 제안했었고 성공적으로 수행했었다. 최근엔 아이큐어나 티앤알바이오팹 올리패스 관련 컨설팅도 우리가 수행했다.
- 기억에 남는 대표적인 딜은?
△ 2006년부터 외국기업 한국거래소 상장이 허용되면서 해외 기업 상장을 했었다. 코라오홀딩스는 라오스 기업인데 당시 라오스에는 증권시장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코라오를 한국에 상장시킨 건이어서 특별했다. 뉴프라이드는 미국증권법상의 규제를 한국에서 위반하지 않게 해서 한국에서 상장시키는 과정이 복잡했던 사례다.
또한 제가 금융위와 한국거래소에 외국기업 국내 상장 관련해서 SPC 방식 즉, 외국기업지배지주회사를 제안했다. 그렇게 SPC를 세워서 상장을 올린 건이 LS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다. 이건은 한국에 SPC를 만들어 상장시킨 첫 사례여서 기억에 남는다.
또한 '중복상장' 이슈가 있긴 하지만 기 상장된 모회사의 해외 자회사 상장도 관심권이다. 상장 모회사 입장에서 해외 자회사를 상장시킬 니즈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부분도 관심이 있다.
작년에 우리가 딜던 기준으로 IPO는 8건 했고 올해는 10건이 넘을 것 같다. 여기에 실사하고 진행 중인 건까지 합하면 20건이 넘는다. 우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키움증권 자문 업무를 많이 하고 있다.
- 지금 눈여겨보고 있는 딜은?
△태광실업이다. 태광실업은 우리 지평에서 인수인 쪽 자문을 맡고 있고 발행사 쪽 자문은 세종이 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상장이 마무리될 것 같다.
외국기업은 베트남 나노젠, 미국 엑스본, 싱가포르 프레스티지바이오 3건 진행 중이다. 아무래도 바이오시밀러, 바이오가 한국 증시에서 밸류에이션이 좋으니 우리도 바이오 자문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도 바이오헬스케어는 유망하고 AI 등 4차산업혁명, IT소재, 리츠 관련업체들의 상장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거래소 고문변호사, 아시아 우량 기업 상장유치 전문위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지평은 해외사무소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국제화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저는 한국거래소 고문변호사로서 해외 기업 유치설명회를 많이 하고 있다.
이행규 법무법인 지평 자본시장팀장. 사진/법무법인 지평
북한에도 관심이 많다. 이제 북한이 자본시장이 없는데 지금 한국거래소나 예탁원은 북한 자본시장 개설과 관련해 용역을 주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가 한국거래소의 캄보디아·라오스 증권거래소 합작 법인 설립 자문을 했는데 북한 자본시장 개설에도 관심이 많다.
저는 북한의 건실한 기업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해서 자본시장 교류를 통한 북한의 자본주의 이해도를 높이고 북한 정부의 재정수요를 충당하고 또 국민주 개념으로 북한 인민들도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하는 등등의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꿈들이 언젠가는 실현이 될 터인데 북한 증권거래소 건은 우리가 동남아 진출하는 것보다는 대단히 상징성이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또 제가 그간 해 왔던 업무상의 경험을 환원하는 차원에서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다. 이와 관련해선 계속 고민하고 있다.
-변호사님의 비전과 철학은?
△지평은 메이저 로펌보다는 역사도 부족하고 인력도 적다. 하지만 자본시장 업무에선 개척자로서 어느 로펌보다 신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자부한다. 특히나 자본시장은 역동적이므로 후발주자에게 좋은 시장이라고 보며 신시장 개척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우리의 도전은 자본시장 참여자와 자본시장 선진화에도 도움이 된다. 일례로 우리가 개척한 SPC 구조를 통한 상장은 동일한 니즈를 갖고 있는 기업에 도움이 됐다.
저는 이러한 제도의 수혜를 여러 기업이 얻고 결과적으로 또 우리 기업이 성장하고 투자자에게도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적인 일에 연합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자본시장 업무 지평을 넓히는 일에 기여할 것이다.
한편 상장과 관련해선 주관사는 발행사를 마케팅하는데 주된 포커싱이 돼야 하며 기업 실사를 포함한 나머지 부분은 로펌이 주도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한국 기업 IPO 시 주관사인 국내 증권사가 예전보다는 로펌의 도움을 많이 받는 추세이긴 하지만 해외와 비교할 때 여전히 로펌의 자문 업무는 제한적이다. 관련 시스템이 선진화될 필요가 있다. 저와 지평은 개척자 정신으로 그러한 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행규 변호사:△1996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제38회 사법시험 합격 △1999년 사법연수원 제28기 수료 △2002년 법무법인 지평 합류 △2007년 Columbia Law School (LLM) 법학 석사 △2008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2007~2008년 White & Case 뉴욕사무소 근무 △2012~2019년, IFLR1000, Leading Lawyer 선정 △(現)법무법인 지평 자본시장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