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oje al Bucuresti de Sofia, la 19a de aŭgusto (ven.) 2016
루마니아 부크레스티 가는 길
6시 30분 아침밥을 먹었다. 소피아 시간으로는 5시 반이기 때문에 이른 아침이다 7시 20분 출발하여 새롭게 지은 청사 덕분에 아무런 어려움 없이 8번 홈까지 가서 기차를 탔다. 국제열차답지 않게 쿠페가 아니고 4명씩 함께 자리에 앉는 좌석이다.
출발하여 달리는 동안 정말 아름다운 산들이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몇 정거장 가니 많이 탔던 사람들이 거의 내리고 실제 부크레슈티까지 가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았다. 도중에 에스페란티스토 미카엘이 타서 2시간쯤 이야기 하고 고르나 오리아호비짜에서 내렸다. 미국 사람인데 일본에서 오래 살다 한국에서도 몇 년 살고, 지금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은 불가리아 시골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2시 35분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는 불가리아 국경역 부세(Buse)역에서 여권 검사를 받고 출발한 것은 3시 10분, 35분이나 늦었다. 이곳에서는 여권을 걷어가지 않고 무전기로 여권번호를 불러주면 사무실에서 확인하고 답을 받은 뒤 도장을 찍어주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서 보니 기차는 2칸만 달고 달리지만 사람들이 거의 없어 누워서 가는 사람들이 많다. 9시간 반이나 달리기 때문에 좁은 좌석에서 갈 것이 걱정이 되었는데 정말 편하게 여행하였다. 그런데다 완전 완행으로 천천히 달리고 역마다 서서 옛날 시골 기차를 타는 기분이며 흔들리지 않아 편안하기까지 했다. 다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화장실도 좀 문제가 있고 노트북 배터리가 다 되었는데 충전할 수 없어 불편하였다.
10분 뒤 다뉴브강을 건너자 루마니아 국경도시 Giurgiu Nord역에 다다라 여권을 걷어간다. 이곳에서는 여권을 걷어갔는데 인원이 많지 않아 일찍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 밖으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본디 15시 17분 출발인데 16시 47분에 떠났으니 1시간 반이나 늦은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전동차를 바꾸었기 때문에 전기가 들어오고 자동문도 제대로 작동이 되고 약하지만 에어콘도 조금씩 작동이 되었다. 날씨가 흐리고 가끔 비가 와서 덥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차장 밖으로 바라보니 불가리아에 비해 해바라기나 옥수수를 아주 대량으로 경작하는 곳이 많아 경제가 더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차도 전기가 들어오고 속도도 빠른 것으로 두 나라의 경제상태를 가늠할 수 있었다. 중간에 꽤 많은 유전들이 이어져 이 나라가 산유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중에 역사학자인 네아구 선생에게 이 문제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그 유전은 유럽에서 가장 큰 유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그 유전의 소유자는 오스트리아다. 오스트리아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지만 이곳 유전에 투자해서 싸게 석유를 가져가고 싼 가격으로 EU 국가에 수출한다. 그리고 루마니아는 중동에서 비싼 기름을 수입하여 유럽의 다른 나라보다 가장 비싼 기름을 쓰고 있다.”
개방하는 과정에서 외국자본이 들어와 중요한 부의 원천들을 독점하여 생기는 자본주의의 부작용을 볼 수 있는 대답이다. 실제로 모든 물가가 불가리아에 비해 굉장히 비싸다는 것은 다음날 관광할 때 바로 느낄 수 있었다.
5시 24분에 도착 예정이었던 기차는 1시간 반 이상을 늦어 7시 정각에 목적지인 부크레슈티역에 다다랐다. 밤기차를 빼놓고 낮에 타는 기차시간으로는 11시간이라는 가장 긴 시간을 탄 것이다.
기차역에는 세 명의 에스페란티스토들이 마중을 나와 주었다. 내가 연락을 마리안 보킨 선생과 함께 Florin NEGREA 박사, 그리고 52세의 네아구 선생이다.
호텔까지 우리를 안내한 보킨 선생은 미리 준비한 부쿠레슈티 지도와 몇 가지 에스페란토 자료를 한 보따리 건넨다. 원래 이곳에 사는 김재곤 선생이 몰도바 가는 표를 사서 호텔에 가져오기로 했는데 없어서 카톡을 해보니 호텔에 갔는데 예약 손님 가운데 내 이름이 없어 돌아가는 중이라고 한다. 호텔에 체크인 하면서 보니 방 4개 가운데 서교수님 부부 방만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지고 온 바우처를 보여주자 그제서야 사무실에 가서 확인하고 한참 걸려서야 열쇠를 준다. 호텔의 실수로 돌아가다 다시 온 김재곤 선생이 다시 와서 표를 받게 되었다. 김재곤 선생은 이곳에 온지 21년이 되었기 때문에 루마니아어에 정통하였다. 언어학에 밝은 네아구 선생도 완전히 인정하였다. 김재곤 선생도 이전에 에스페란토를 배운 적이 있기 때문에 이곳 에스페란티스토들과 교류하려고 했는데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하였는데 서로 만나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등 좋은 기회가 되었다.
마침 김재곤 선생은 약사이기 때문에 장이 좋지 않아 고생하는 윤지를 위해 호텔 식당과 역 식당까지 찾아가 알맞은 음식을 찾아주는 등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해주었다. 차로 1시간이나 가야 하는 먼 데서 사는데 우리를 위해서 큰 도움을 주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기차 타고 오는데 모든 시간을 다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