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 전투의 참패[수 7장]
[내용개요]
본장은 이스라엘이 아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두번째 전투인 아이 성 전투에서 패배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유다 지파 중에 아간이란 자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여리고 성에서 재물을 취하여 감추어 두었다. 그 후 아이 성을 치러 간 이스라엘이 대패하여 여호수아와 지도자들은 하나님께 탄원하였다(1-9절). 그러자 하나님은 패배의 원인이 백성 중에 범죄한 자가 있기 때문임을 알려 주셨고 여호수아는 제비뽑기를 통해 아간이 범죄하였음을 밝혀 냈다(10-21절). 이에 여호수아는 아간과 그의 가족과 가축, 그리고 전 소유물을 아골 골짜기로 끌고 가 죽이고 그 곳에 묻어 버렸다(22-26절).
[강 해]
전장의 가나안 정복 전쟁의 신호탄이요, 최종 승리의 전주곡이라 할 수 있는 여리고 성 함락 사건에 이어 본장에서는 조그마한 성읍 아이에서의 이스라엘의 어이없는 실패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실패와 범죄는 대부분 자고하고 영적으로 방심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1. 작은 성 아이에서의 패배
1)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 함
여리고 성을 공략하기 직전 하나님께서는 분명 그 성읍 내의 모든 기물들에 대해 백성들이 탐심을 내지 말며, 또 그 성읍의 모든 생명들을 멸절시키라는 매우 강력한 명령을 전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중에 한 사람 아간은 그만 자기 눈에 화려하게 비치는 재물들에 마음이 빼앗겨 은밀히 숨겨 두는 잘못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탐심의 노예가 되어 버린 아간은 하나님의 명령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추악한 범죄를 자행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이 당신의 명령에 불순종하는 자와는 교제 나누기를 원치 않으시며, 그러한 자들의 삶에 대해서는 결코 책임져 주시지 않으십니다.
a. 불순종자에게 미치는 화(삼상12:15)
b. 형벌받을 자(살후1:8-9)
2) 내부의 적을 돌아보지 않음
이스라엘은 당장 자신들 앞에 보이는 외부의 적군들만을 바라보았지, 정작 그들을 위경으로 몰아넣는 내부의 적을 방치해 두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우리 신앙인에게 무서운 것은 외부의 적보다 안으로 곪게 하고 부패시키는 내부의 적입니다.
a. 스스로를 돌아봄(갈6:1)
b. 서로를 돌아봄(히10:24)
3) 하나님보다 먼저 행동함
이스라엘은 견고한 여리고 성을 너무도 손쉽게 함락시킨 사실에 도취되어 자신들의 힘을 과신하게 되었습니다. 즉 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여리고 성을 함락시킨 것으로 알고 심히 그 마음이 교만해졌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뜻을 묻기는커녕 하나님의 약속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자신들의 힘만을 믿고 아주 조그맣기에 단숨에 취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이 성을 급히 공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보다 먼저 행동하는 참으로 교만을 자행함으로써 엄청난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a. 하나님을 앞세우는 삶(잠16:3)
b. 교만한 자의 최후(잠16:18)
2. 여호수아의 탄식과 실패 원인
1) 하나님 앞에서 참회함
여리고 성을 함락시킨 후 기세가 등등해진 이스라엘이 단숨에 삼켜 버릴 수 있었을 것 같았던 아이 성에서 대패한 직후, 백성의 지도자 여호수아는 옷을 찢고 재를 무릅쓰며 이스라엘의 뭇장로들과 함께 하나님 앞에 엎드려 슬퍼하며 참회하게 됩니다. 여기서 옷을 찢고 재를 무릅쓰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의 무가치함을 강조하는 표요, 극심한 슬픔을 나타내는 처절한 자기 표현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허물과 죄악을 내놓고 철저히 참회하는 경건한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나님을 향해 원망하기보다 하나님 앞에 자기 허물을 참회하는 것이야말로 참 신앙인의 올바른 자세요, 회복을 위한 가장 빠르고 지혜로운 처신이라 하겠습니다.
a. 하나님을 향한 참회(시51:14)
b. 참회자를 향한 하나님의 긍휼(사43:25)
2) 실패의 원인을 찾음
여호수아는 막연히 슬퍼하거나 무조건 참회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감정의 노예로서가 아니라 냉철한 민족의 지도자로서 하나님 앞에서 과연 이스라엘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인 원인과 이유를 찾게 됩니다. 이처럼 참회하는 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허물을 정확하고도 구체적으로 발견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병명을 알 때 치료는 쉽기 때문입니다.
a. 자신을 돌아보는 지혜(갈6:1)
b. 스스로 씻어라(사1:16)
3) 하나님의 심판을 기다림
하나님께서는 참회하며 탄식하는 여호수아를 향하여 이스라엘이 그처럼 비참하게 패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소상히 알려 주시게 됩니다. 이때 여호수아는 그 모든 사실을 전해 듣고는 이번 패전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또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집행하실 심판을 기다리게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알기까지 경건한 몸부림을 치다가 일단 하나님의 뜻이 드러난 이후에는 하나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바른 신앙 자세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에 맡김(빌1:20-21)
3. 철저히 응징된 심판
1) 하나님 앞에서 드러난 죄악
아이 성에서의 대참패 이후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하나님께 참회한 자리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참패 원인을 밝히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당신이 친히 이스라엘을 참패케 만든 원인 제공자를 가려내실 것을 천명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당장 그 원인 제공자를 가려내시지 않고 다음 날 아침에 그 일을 행하고자 하셨습니다. 아마도 범죄한 아간으로 하여금 당신께 참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시기 위해서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아간은 여전히 자신의 허물을 숨김으로써 하나님께서는 마침내 불꽃같은 공의로우신 눈길로 죄인 아간을 가려내시고 그의 죄악을 모든 사람 앞에 온전히 드러내셨습니다. 정녕 하나님의 거룩한 눈길 앞에 숨겨지거나 가리워질 죄악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a. 감찰하시는 하나님(대상28:9)
b. 모든 것을 살피시는 하나님(히4:12-13)
2) 뒤늦은 범죄의 고백
하나님의 초월한 간섭으로 마침내 이스라엘 패전의 원인 제공자였던 아간이 가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때 아간은 뒤늦게 자신의 허물을 고백하고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범죄했다고 자백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백은 진정한 의미의 참회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고백이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어떻든 하나님이 정하신 회개의 기회를 놓쳐버리는 자처럼 희망이 없는 자는 없습니다.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후6:1-2)
3) 죄악을 엄중히 처단함
하나님은 드러난 범죄자 아간의 허물을 드러내시고 아간이 취하였던 각종 재물을 확인하시게 됩니다. 그런 후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악인 아간을 돌로 치게 하고 불사르게 하심으로써 그의 영육을 엄중히 심판하셨던 것입니다.
·공의로 심판하시는 하나님(시20:6)
결론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으로서 당신의 백성도 거룩할 것을 바라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이 거룩을 상실할 때에는 주저하지 않고 심판하시고 정결케 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범죄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일단 죄를 범한 것이 드러나면 지체없이 참회하고 하나님의 긍휼과 사죄의 은총을 간절히 사모해야만 할 것입니다.
[단어해설]
2절. 아이. '폐허의 무더기'라는 의미. 벧엘 동편 2km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중부 지역의 한 성읍으로 오늘날의 '에트 텔'(et-Tell)이다.
6절. 옷을 찢고. 극도의 슬픔과 회개의 표현. 여기서는 아이 성 공략에 실패한 여호수아의 극한 슬픔을 나타냄.
10절. 일어나라. 원어 <!Wq:쿰>은 단순한 육체적 동작이 아닌 실패를 극복하고 일어나는 용기로운 행동을 의미.
15절. 망령된 일. 원어 <hl;b;n]:네발라>은 '멍청한, 사악한'을 의미하는 '나팔'에서 유래된 말.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어리석고 사악한 범죄 행위를 가리킴.
21절. 세겔. 히브리인들의 무게 단위로 1세겔은 약 11.4g.
[신학주제]
아간과 여호수아. 가나안의 최고 요새인 여리고를 점령한 이스라엘은 아이 성 공략에 실패하고 만다. 믿음의 지도자 여호수아와 승리의 자신감에 찬 삼천 명의 군사가 소규모의 아이 성에 패한 것은 아간이라는 자의 범죄 때문이었다. 한 사람의 범죄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이 백성 전체들에게 돌아간 이 사건은 이스라엘의 공동체적 특성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지니기 때문에 공동체 구성원들은 개인이며 동시에 공동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간 개인의 범죄는 곧 공동체의 범죄와 동일한 것이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공동체 섭리 형태는 신약의 신앙 공동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성도들은 개인만이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 내에 있는 다른 구성원들의 삶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
[영적교훈]
자신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범죄한 아간 때문에 온 이스라엘 백성은 고난을 당하게 되었다. 이는 예수 안에서 한 몸이 된 성도들에게 개인의 범죄로 인해 모두에게 시련을 준다는 것을 교훈해 준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의 행동이 타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 아간과 같이 자신만을 생각하는 자는 남에게 해를 줄 뿐 아니라 자신도 아간처럼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영원히 멸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