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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 이 둘이 서로 대적함으로 너희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 (갈라디아서 5:17)
개혁주의 신학은 여기서 말하는 '육체(헬라어: 사르크스, Sarx)'를 물리적인 몸(Body)이나 물질(Matter)로 해석하는 영지주의적 이단을 철저히 배격합니다. 바울이 말하는 육체란, 중생한 신자 안에도 여전히 끈질기게 남아 있는 '부패한 타락의 잔재' 즉, 존 오웬이 명명한 '내재하는 죄(Indwelling Sin)'를 의미합니다. 신자는 칭의를 통해 죄의 '정죄(Guilt)'와 '지배권(Dominion)'에서는 완전히 해방되었지만, 영화(Glorification)에 이르기 전까지 죄의 '오염과 현존(Presence)'으로부터는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잔존하는 옛 본성이 바로 육체입니다.
3. 상호 배타적인 두 세력의 충돌: 성령의 소욕 vs 육체의 소욕
신자의 내면에는 이제 전혀 다른 기원을 가진 두 가지 욕망(소욕)이 공존하며, 이 둘은 어떠한 타협도 불가능한 상호 배타적 대적 관계에 있습니다.
육체의 소욕 (Desires of the Flesh): 끊임없이 자아를 중심에 두고, 하나님으로부터 독립하려 하며, 세상을 사랑하고, 육신적 안락과 영광을 추구하는 부패한 중력입니다.
성령의 소욕 (Desires of the Spirit): 내주하시는 성령께서 창조하시는 거룩한 갈망입니다. 그리스도를 높이고, 십자가를 사랑하며, 율법에 기쁘게 순종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도달하고자 하는 강력한 영적 동력입니다.
이 전투는 국지전이 아니라 전면전입니다. 존 오웬의 경고처럼, 육체는 결코 휴전하지 않습니다. "육체는 항상 존재하며, 항상 활동하고, 항상 성령을 대적합니다." 육체의 단 하나의 목적은 성령의 소욕을 질식시켜 신자로 하여금 거룩한 뜻(원하는 것)을 행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4. 앤드류 머레이의 통찰: 자아의 무력함과 성령에의 전적 의탁
이 치열한 내전(Civil War)에서 우리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습니까? 앤드류 머레이는 『그리스도의 영』에서 현대 성도들이 범하는 가장 참담한 패착을 지적합니다. 그것은 '육체의 소욕을 인간의 의지나 율법적인 결단으로 이기려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결단(자아)은 결코 육체를 이길 수 없습니다. 자아 자체가 육체에 오염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머레이는 선포합니다. "육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오직 성령뿐이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갈라디아서 5:16)
바울은 '육체의 욕심과 싸워라'고 명령하기 이전에 '성령을 따라 행하라(Walk by the Spirit)'고 명령합니다. 승리의 비결은 내 안의 어둠(육체)과 직접 맞붙어 싸우는 데 있지 않고, 내면을 빛(성령)으로 가득 채우는 데 있습니다. 성령의 충만하심을 구하고, 그분의 인격적 인도하심에 내 의지를 철저히 굴복시킬 때, 육체의 소욕은 자연스럽게 그 힘을 상실하게 됩니다.
5. 제17강 결론: 절망을 넘어선 확정된 승리
로마서 7장에서 사도 바울은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 7:24)라며 영적 전투의 극심한 처절함을 토로했습니다. 목회와 신앙의 여정 속에서, 성도들은 내면의 추악한 육체의 소욕을 발견할 때마다 깊은 절망과 영적 침체에 빠지곤 합니다.
그러나 이 강의를 듣는 모든 성도와 목회자들은 선명한 진리 앞에 서야 합니다. 이 전쟁은 치열하지만, 그 결말은 이미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안에서 완벽하게 확정되어 있습니다. 내주하시는 성령은 잔존하는 육체보다 무한히 크고 강하십니다.
우리가 영적 전투의 고통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우리 심령이 완전히 죽어있지 않고 성령에 의해 살아 숨 쉬며 저항하고 있다는 영광스러운 증표입니다. 이제 성도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성령의 검을 들고 매일의 내면적 전투에 영광스럽게 참전해야 합니다.
(제18강 예고: '죄 죽임(Mortification)의 교리 - 신학적 원리와 목회적 실제'로 이 치열한 전투의 전술적 핵심을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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