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일(2026. 8. 21. 금) 테를지 국립공원(Gorkhi-Terelj National Park)
오늘은 몽골 올레길(Mongol Olle Trail)을 걷는 일정이다.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 올레길로 향했다. 초원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하나의 산등성이를 넘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산속을 바라보니 신기한 모습의 바위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합장하고 기도를 올리는 부처님의 모습을 닮아 있다. 자연이 오랜 세월 빚어낸 바위인데도 어찌나 사람의 모습과 닮았는지, 마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평안과 여행의 무사함을 기원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숙소를 출발해 약 30여 분을 달려 올레길 입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이 눈앞에 들어온다. 드넓은 들판에는 소와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우리 일행은 올레길 입구를 지나 본격적인 산책로로 들어섰다.
산책로에 들어서자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이 길 양옆을 에워싸고 있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뜨거운 햇살을 피하며 숲속으로 들어서니 한결 시원해진다. 걷다 보니 물속에 몸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있는 야크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무거운 몸을 시원한 물에 맡긴 채 느긋하게 쉬고 있는 모습이 한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산책로는 맑은 물이 흐르는 강을 따라 이어진다. 시원한 강물 소리를 들으며 나무 그늘 아래를 걷다 보니 어느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복잡했던 생각도 사라지고, 자연 속에서 제대로 힐링을 하는 기분이다.
이곳의 산책로는 전체 길이가 약 40여km에 이른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중 약 2km 정도를 천천히 걸었다.
숲길을 벗어나자 다시 넓고 푸른 초원이 시야 가득 펼쳐진다. 곳곳에는 여행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한국과 몽골이 함께 한다는 안내 표지판도 만났다. 멀리 떨어진 두 나라가 자연을 매개로 하나의 길을 함께 가꾸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고 의미 있게 느껴진다.
넓은 초원 저편에서는 말을 탄 마부가 초원을 달리는 모습도 보인다. 푸른 초원을 가르며 달리는 말과 마부의 모습이 시원스럽다.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뜻밖의 장면도 만났다.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전통 복장을 갖춰 입고 몽골 전통 양궁 체험을 하고 있었다. 활시위를 당겨 과녁을 향해 활을 쏘는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푸른 초원과 전통 복장, 말과 양, 그리고 양궁까지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니 이곳이야말로 몽골의 전통과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짧게 걸은 왕복 약 4km의 길이었지만, 푸른 초원과 숲, 강물 그리고 유목민의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걸었던 아름다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