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할 것이 없어야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다
한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남긴 말을 소개한다. ‘소개’라는 표현까지 쓰며 그의 말을 언급하는 이유는, ‘그 말’이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철학이기 때문이며, 동시에 누구든 ‘그 말’을 일상에 녹여낼 수 있다면 원하는 대로 삶을 바꿀 수 있어서 그렇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닌, 말에 녹아 있는 깊은 의미를 이해하겠다는 마음으로 읽어보라.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라.
그리고 주변의 틀을 깨부숴라.
주변의 틀을 부숴버리지 않는다면,
당신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가? 마음에 온전히 닿을 때까지 몇 번이라도 반복해서 읽기를 권한다. 빠르게 움직이라는 말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주변의 틀을 부숴버리라는 말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주변의 틀’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하나하나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읽어야 한다.
언어를 이해할 수 있어야 보이지 않는 삶의 내밀한 비밀을 풀 수 있다. 자, 그가 남긴 언어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보자.
“많이 바쁘시죠?”
가볍게 인사말로 나누는 말이지만, 가끔은 정말 하는 일이 많아서 바쁠 거라고 짐작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일 때도 있다. 그러나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 남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내는 사람들의 일상은 오히려 매우 단순했다. 그들은 휴식 시간까지 즐기며 보통의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하루를 꽤 넉넉히 즐기며 살고 있었다. 이유가 뭘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심에는 바로 이것이 있다.
“선택할 것이 거의 없다.”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선택할 것이 많다는 것은, 아직 삶의 중심 가치를 정하지 못했다는 증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향이 분명한 사람은 언제나 가장 여유롭고 동시에 가장 단순한 경로로 이동한 덕분에 바쁘지 않게 수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그들에게 “나는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어.”라는 말은 “나는 아직 분명한 삶의 방향을 정하지 못한 사람이야.”라는 의미로 들린다.
매년 각종 매체에서 “세계에서 가장 옷을 못 입는 사람”을 선정한다. 그럴 때마다 늘 상위권(?)에 오르는 인물이 바로 앞서 소개한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다. 그는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이지만, 이상하게도 매일 같은 옷만 입는다. 자신이 가진 돈으로 얼마든지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고가의 옷을 입을 수 있지만, 그가 하나의 옷만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고 스티브 잡스와 같다. 그들은 입을 모아 외친다.
“선택할 문제를 최대한 줄이고 싶다.”
생전에 잡스도 옷장에 똑같은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 수십 장을 쌓아놓고 있었다. 당시 이런 기이한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가끔 이런 식의 지적을 던졌다.
“페이스북은 해마다 업그레이드 되며 매순간 수많은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적절히 대응하고 있지만, 주커버그의 패션은 계절의 변화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는 “왜 매번 같은 옷을 입냐?”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저는 옷을 고르는 데 시간을 뺏기기 싫습니다. 그래서 매일 똑같은 옷만 입고 있습니다. 제 옷장에는 회색 티셔츠만 20벌 정도 있습니다.”
시간이 곧 돈인 경제인만 그런 것이 아니다. 44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시 자신의 각오를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앞으로 제가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여러분은 제가 회색 또는 파란색의 정장만 입는 것을 보게 될 겁니다.”
대통령으로서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너무 많으니,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에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먹고 입는 것은 결정하고 싶지는 않다는 의미였다. 그는 그렇게 자신에 결정해야 되는 일을 조금이라도 줄였고, 그 남는 시간을 자신이 추구하는 평화와 안정에 모두 투자하며 임기를 마쳤다. 그도 역시 주커버그가 강조한 것처럼, 주변의 틀을 부숴버리는 시도를 한 것이다. 그가 남긴 이 말이 그 의지를 증명한다. 마찬가지로 그의 언어를 이해하겠다는 마음으로 읽어보라.
“다른 사람이 가져오는 변화나 더 좋은 시기를 단지 기다리기만 한다면, 결국 변화는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 자신이 바로 우리가 기다리던 사람들이고, 우리 자신이 바로 우리가 찾는 변화의 주체다.”
나는 마크 주커버그와 고 스티브 잡스, 그리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을 분석하며, 내가 새벽 3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주변의 틀을 부숴버리는 시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보통의 하루가 6시 혹은 7시에 일어나 시작한다는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난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언어를 분석하다보면 변화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기다리거나, 그렇게 만들어줄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내가 직접 틀을 부숴버리는 선택을 통해 하나하나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제로 내게는 나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루틴이 매우 많다. 그 루틴도 결국 주변의 틀을 부순 후에 얻은 변화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언어는 허공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하나의 생명과도 같다.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언어 앞에서 최선의 길을 찾고 선택해야 한다. 지금도 우리 주변을 날아다니는 언어 속에 변화를 성공으로 이끌 모든 방법과 길이 있다. 주커버그가 남긴 한마디 덕분에 나는 자기 삶의 변화를 이끈 수많은 대가들이 최고의 선택을 위해 선택할 것을 하나하나 없애며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일상에 접목해서 실천할 수 있었다.
“내가 내뱉는 언어가
곧 나의 현재 수준이고,
타인의 언어를 해석하는 수준이
내가 살아갈 삶의 수준이다.”
김종원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