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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령길은 서울 강북과 경기 북부를 연결하는 최단거리로, 그동안 개방 압력이 끊이지 않았다. 환경부는 오는 7월부터 도심 속 생태공원 역할을 하는 북한산 우이령길을 탐방로 형태로 개방키로 했다. 그러나 환경정책 후퇴라는 주장과 자동차도로 개통이라는 기존의 주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부일보는 안보상의 이유로 40년 동안 통행이 제한된 우이령길을 자연보존과 주민 여가공간의 기능을 겸한 탐방로로 만족할 것이냐, 아니면 자동차도로 개통으로 교통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냐를 주제로 지난 12일 관련 분야 전문가와 이메일 대담을 나눴다.
<패널> <가나다순>
백윤기 양주시 총무과장
허 훈 대진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현동옥 우이령재개통추진연합회 회장(송추초등학교 25회)
(백윤기 총무과장) (허 훈 교수) (현동옥 회장)
<사회>
이재교 중부일보 여론매체부장
― 이재교 부장 = 우이령길협의체에서 우이령길을 ‘탐방로 조성’으로 결론 낸바 있습니다. 국립공원 북한산에 대한 정부의 환경보전 정책이 후퇴한 것 아닙니까.
▶백윤기 과장 = 조상 대대로 각종 농산물 반출과 생필품을 반입하는 유일한 관습도로로 사용해 왔던 우이령(소귀 고개) 도로가 안보 논리로 폐쇄되어 주민들은 40여 년간 20km 이상을 우회함으로써 시간·경제적으로 막대한 불편을 겪어왔습니다. 이제 안보논리는 사라진 상황이며, 탐방로로 개통하여 그동안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에게 통행권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탐방로 조성은 환경 훼손을 유발할 수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의 개통이 아니기 때문에 환경보전 정책의 후퇴와는 무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동옥 회장 = 실질적으로 국립공원 내의 군부대 유격장, 전투경찰대 및 사찰 등이 있어 이들의 움직임과 지역의 발전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탐방로로 개방하는 것이지 환경보존 정책이 후퇴한 것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허 훈 교수 = 우리 근세사가 낳은 모순을 시정한 것이라 봅니다. 우이령길은 대동여지도(1816년)에 이미 물산이 왕래하던 생활도로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1968년 1월 21일 북한군 특수부대의 침공로로 이용되었다는 연유로 곧바로 폐쇄되어 지금까지 40여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안보환경이 바뀌게 됨에 따라 우이령길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 이재교 부장 = 오는 7월로 예정된 탐방로 개방은, 안보상 이유로 통제된 북한산 인근의 7곳이 모두 풀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양주시는 도로기능의 회복과 주민의 실질적인 통행권 회복 차원에서 자동차도로 개통을 숙원하고 있습니다.
▶현동옥 회장 = 시대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안보논리로 지역발전에 장애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군인차량 및 경찰차량 이외에 민간차량의 통행도 허락하여 시대발전에 부흥해야 한다고 봅니다. 나아가 군 유격장 및 전투경찰대 등은 더 이상 자연을 훼손하지 말고 지역발전을 위하여 이전하고, 지역 삶의 터전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하여 도로기능의 회복을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겨집니다.
▶백윤기 과장 = 맞습니다. 양주시는 도로기능의 회복과 주민의 실질적인 통행권 확보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우이령길을 재개통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환경단체, 서울 강북구 등에서는 도로가 다시 개통되면 40년 동안 잘 보존해온 자연환경의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양주시에서 추진하는 사항은 탐방로 위의 도로 개통이 아니며, 자연파괴를 최소화 하면서 경기북부에서 서울을 우회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허 훈 교수 = 양주시로서는 당연한 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이령길은 강북구의 우이동과 양주시의 교현리를 잇는 6.8㎞ 길이의 도로였으나, 이것이 막힘으로써 의정부와 고양으로 20㎞를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컸습니다. 남쪽의 관문인 남태령길에 8차선 도로가 나고, 과천 및 산본 등의 도시가 성장한 것에 비추어 보면 그 차이는 확연합니다. 마치 막힌 혈관을 뚫어 흐름을 원활하게 하듯이, 최소한의 자동차 통행을 가능하게 하여 지역발전과 연계가 되어야겠습니다.
― 이재교 부장 =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환경보존의 성공사례’로 꼽은 우이령길이 탐방로에 이어 자동차도로마저 개통된다면, 현재 샛길로 인해 겪는 북한산의 몸살은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허 훈 교수 = 물론 환경보존 측면에서 본다면 그런 우려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0여 년간 개방이 안 되어 뛰어난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이령길 주변에는 군의 유격장 시설이 있고, 사찰 등의 탐방로가 있고, 다양한 샛길이 나 있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도로의 필요성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의 샛길을 방지하고, 우이령도로와 연결된 친환경 생태탐방로 정비를 하여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혈맥을 막아놓고 살고 있는 서울북부와 경기북부를 지혜롭게 잇는 방법을 찾아 자연과 인간 모두를 위로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동옥 회장 = 현재 개통되어 있는 퇴계원~일산 간 민자도로처럼 터널공사를 이용한다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안 된다는 생각보다 삶의 터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가 시대의 흐름이라 생각되며, 그 연장선상에서 우이령 도로의 재개통이 하루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백윤기 과장 = 맞습니다. 탐방로 위에 자동차 전용도로를 개통한다면 그동안 잘 보존돼 온 우이령길이 환경훼손 등으로 당초 통행권 보장의 이익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산 내 수질, 대기, 소음 등을 모두 검토하여 기존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친환경 터널로 개통한다면 환경보존은 물론 급증하는 교통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서울과 경기도의 Win-Win 전략 사업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재교 부장 = 자동차도로 개통은 곧 북한산과 도봉산 생태계의 단절, 동물의 Road Kill 현상 초래, 아황산가스 등 자동차 매연으로 주변 산림 생태계를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현동옥 회장 = 물론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는 바로는 터널방식으로 공사를 하면 공해를 막을 수 있고 주변의 자연도 살릴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동물들의 이동통로도 넓게 확보되어 Road kill 현상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동안 막혔던 부분들이 풀려 사람들의 이동로가 넓어져 동물들과의 접촉도 많지 않아 자연생태계를 황폐화시킨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백윤기 과장 = 양주시에서 추진하는 친환경 공법의 터널은 다릅니다. 북한산 내 사패터널과 달리 북한산 국립공원 구역 밖에서 차량이 입·출입을 하기 때문에 북한산과 도봉산 생태계의 단절 등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아황산가스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는 최소화 될 것입니다.
▶허 훈 교수 = 예를 들어봅시다. 의정부와 일산을 잇는 사패산 터널이 국립공원을 망칠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습니다만, 아직까지 그런 징후를 밝혀주는 보고서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반대하는 분들의 주장처럼 우회도로를 채택하였다면 더 많은 자연이 훼손되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볼까요. 지리적으로 볼 때 남쪽의 우이령이라 할 수 있는 남태령고개길이 지금처럼 나있지 않다면, 다른 길을 얼마나 더 뚫었어야 할까요. 지금의 기술로는 에코브리지, 터널기법, 터널 내 배기가스 배출시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태계와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재교 부장 = 그럼, 1994년 서울시와 양주시가 계획한 우이령길 2차선 도로 확·포장은 예산까지 책정된 국책사업이었습니다. 당시 무산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백윤기 과장 = 1992년부터 친환경 터널 개통이 아닌 기존 우이령길에 자동차도로 개설을 목적으로 강북구와 함께 570억원의 비용을 분담하여 기관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1994년 환경단체의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허 훈 교수 = 서울시 쪽에서 양주시와 같이 계획하였다는 것은 좀 다릅니다. 양주시 쪽에서 1992년에 주민들이 내무부에 통행재개를 건의한 것으로 시작하여, 경기도-내무부-국방부 간에 도로통행재개에 따른 추진계획을 세웠던 일이 있습니다. 서울시는 1993년에 도로통행과 관련한 용역을 발주하고, 도로개통을 염두에 두었습니다만, 결국 1996년에 우이령보존회, 서울시의회, 도봉구의회의 반대와 공원계획변경 심의부결로 별도 사업추진계획 없다는 회신을 보낸 것입니다.
▶현동옥 회장 = 자연을 훼손한다는 환경단체의 반대 주장으로 인하여 무산된 게 맞습니다. 당시에 도로가 개통되었다면 강북구나 양주시는 많은 발전을 가져 왔겠지만 산 중앙을 가로질러 길이 났으면 생태계도 양쪽으로 나누어졌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터널방식으로 개통하여 강북과 양주가 한울타리 속에서 같이 생존하는 길이 열리길 바라는 바입니다.
―이재교 부장 = 자동차도로가 개통되면 사패산 터널로 우회하지 않고 거리가 짧은 우이령을 이용해 극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됩니다. 또한 2013년 서울 강북구 신설동∼우이동 간 경전철 완공, 은평뉴타운 건설 등으로 인해 우이령길의 교통수요는 점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동옥 회장 =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사패터널을 거쳐 우이동을 가는 것이나, 은평 뉴타운을 거쳐 우이동을 가는 것이나 교통수요의 상호보완으로 보아야 합니다. 우이령 재개통으로 인한 강북과 은평구의 교통수요 저변 확대로 교통이 원활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백윤기 과장 = 우이령터널 개통 시 서울시 유입교통량은 약 1만7천대로서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성북구 지역에 균일하게 분산되는 효과로 인하여 우이로의 집중현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일부 교통 혼잡이 예상되는 구간에 대하여는 교차로의 구조개선 및 신호등 개선 등으로 교통 소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재교 부장 = 우이령길 도로 전면 개통은 낙후된 이 지역 주민의 숙원이자 강북∼장흥 간 운행시간 30분 단축, 그리고 물류비용 절감 등 연간 4천억원의 경제적 이익이 예상된다는 보고서가 있던데요.
▶백윤기 과장 = 서울시정 개발연구원이 발표한 ‘2005 서울시 장래 교통수요 예측 대응연구’에 따르면 우이령이 개통되면 하루 평균 4천800만원, 연간 178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차량운행 시 절약되는 시간·경제적 효과는 연간 4천억원이 넘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 불황에 대한 극복차원에서 꼭 추진되어야 할 사업입니다.
▶허 훈 교수 = 그런 예측이 있습니다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이령도로가 민족분단의 희생물이고, 경기북부가 낙후된 원인변수라는 것을 이 대담의 바탕에 좀 깔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환경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이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83년은 당시 ‘군도’ 110호선으로 지정된 다음의 일이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요컨대 사람이 살 길이요, 오가는 길로 이미 쓰고 있던 것이므로 이를 막아 경제·사회적으로 손실이 발생한 것을 지혜롭게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현동옥 회장 = 강북구는 북쪽이 막혀 더 갈 수 없으니 맹지가 되어 지역이 발전될 수 없고, 또한 부동산값이 타 지역보다 낮고 서양주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을 가려면 의정부나 은평구를 거쳐야 하니 시간과 경비가 많이 필요하니 누가 오겠습니까? 말 그대로 오지가 되어버렸습니다. 따라서 서양주 시민들의 숙원인 우이령 재개통이 성사되면 시간과 경비가 절약되어 말씀하신 물류비용 등이 절감되어 많은 경제적 이익이 창출되리라 여겨집니다.
―이재교 부장 = 6부 능선 이상은 터널로, 도로 주변은 인공수림으로 조성하면 환경단체에서 우려하는 동물의 이동로 확보 및 소음과 매연에 따른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백윤기 과장 = 양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공법의 터널은 6부 능선 이상에 건설하는 터널과 비교하여 출입구가 북한산 외부에 있기 때문에 동물의 이동로 확보와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소음과 매연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 터널입니다. 향후 양주시는 현재 친환경 공법의 터널보다 환경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적극 받아들여 추진할 것입니다.
▶허 훈 교수 = 우이령길을 남태령길처럼 내자는 말이 아니라, 자연환경의 피해를 극소화한, 최소한의 도로 이용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설계부터 도로통행량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우선 차선을 최소화하는 방안, 노선의 대부분을 터널로 하는 방안, 인근 주민 외의 통행자에게 유료로 사용하게 하는 방안, 생태통로를 통해 녹지축을 연결하는 방안, 환경과 어울리는 도로디자인 등 기술·환경·사회적 수용성을 생각하는 현명한 도로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우이령길을 자연과 인간의 상생 도로, 보존과 개발의 상생 도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는 뜻입니다.
▶현동옥 회장 = 6부 능선 이상을 터널로 하고, 도로 주변을 친환경적으로 인공수림을 조성하면 주변경관이 좋아져 왕래하는 사람들이 신바람 나고 기분 좋게 통행할 수 있습니다. 환경단체가 우려하는 바는 긴밀히 상호 협의하여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유익한 점은 크게 하여 우이령길 재개통이 바라던 바의 이상을 이뤄 내리라 생각합니다.
우이령보존회 조상희 회장은 “중부일보의 대담 주제 자체가 양주시에서 바라는 우이령길 자동차도로 개통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성희 활동팀장은 “우이령길협의체를 통해 우이령길을 탐방로로 하기로 결정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양주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단체 내부 회의 결과, 인터뷰 취재에는 응할 수 있으나 대담은 지금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중부일보 2009-05-15)
우이령길 재개통추진연합회 홈페이지 - http://www.ui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