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6 00:22:40
유치원부터 동창인 친구들과 돈을 모아왔다
가끔 모은 회비에서 맛있는것 찾아 먹는 호강도 했는데
알뜰한 회장 덕분에 여행을 가도 될 만큼 제법 기금이 모아졌다
여행계획 세우기를 여러차례 고심 끝에 실천하려니
여의치 않게 못 가는 사정이 생기는 친구들이 속출
결국 4명만 출발하게 되었다
안 가는 친구들 여행 경비까지 가는 친구들이 쓴다는 엄중한 법도 있어
그야말로 불참하면 손해막심이다
배 아프면 다음엔 기어코 참석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데
덕분에 우리의 이번 여행은 염가로 가게 되어 신났다
필리핀에 있는 마닐라, 따가이,팍상한, 히든밸리를 관광하는 패키지여행이었다
새벽부터 인천공항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점심은 마닐라에서 먹었다
잘 사는 나라였는데 이제는 우리나라 10분의 1 수준의 GNP
우리가 얼마나 누리며 사는지 비교할 수 있었다
첫날......마닐라
스페인 지배를 330년간이나 받았다는 나라라서 국민 대부분이 카톨릭신자
아시아유일의 카톨릭국가에서 보는 마닐라 대성당
유럽에서 보는 성당과 닮았지만 관리가 잘 되어있지 않고 지저분한것이 다른점
하지만 성당 안은 부활절기간이라 많은 사람들로 들어 차있었다
둘째날..... 따가이
필리핀 전통교통수단인 '지프니' 를 타고 전통배 '방카'를 타고
호수 한가운데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을 보기 위해
말을 타고 정상을 오르는 트래킹코스
내가 타고 올라갔던 말은 나귀같이 작아 도착할때 까지 말과 마부에게 미안했다
말보다 내가 더 큰 것 같았으니까...
산에서 내려갈때는 애마부인에서 본 말처럼 커다란 말로 바꿔 타게 해주었다
고삐같은 손잡이를 말에서 떨어질까 어찌나 꽉 잡았는지 모른다
남들은 여유롭게 잘도 타는데 전생에 말 타다 떨어졌는지 울고 싶도록
말타기는 고역이었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요즘 유행 디자인이라 새로 산 샐린느 선그라스를
점심 먹던 식당에 두고 와 일회용처럼 쓰고 잃어 버렸다 비싼건데 아까워라
말 타고 등산하느라 긴장한 탓 같다
셋째날.....팍상한
세계 7대 절경중에 하나라는 빼어난 절벽이 장관인곳
세계적으로 cf나 영화촬영 장소로 이용될 만큼 탄성이 절로 나오는 절경이다
길고 좁은 작은배 '카누' 를 사공 2명이 끌고 강을 건너는데 얼마나 애를 쓰는지
그들에게 팁을 안주고는 못 배길 만큼이다
청년사공은 검게 탄 얼굴 선한 눈빛으로 "괜찮아요?"를 배워 가끔 묻기도 했다
카누를 타고 강을 이동해 뗏목으로 갈아탄 후
우람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맞으며 비명을.....그래서 스트레스가 풀린것 같았다
넷째날.......히든밸리
아름드리 열대수목들 사이에 온천 휴양지 국립공원
야외에서 먹는 점심이라 역시 식욕이 더 난다
고구마 두접시를 먹었다
산림욕을 하기 위해 30분동안 숲을 걸었다
수령이 몇백년 된 나무 뿌리가 땅속에서 나와있는데 그 모양이 기기묘묘했다
자연과 함께 야외에 자리한 노천탕
온천이라지만 물의 온도는 미지근했다
수영장 같아 수영복입고 오랜만에 수영을 했다
마닐라에서 밤에 필리핀 전통 맛사지를 받았다
발 맛사지를 포함 한시간 넘게 해주는 요금이 4만원이다
맛사지학교를 졸업한 맛사지사들이 해주는데
다섯명이 한방에 들어가고 조명은 어둡게 한다
한 친구가 처녀처럼 브래지어를 벗지 않는다고 버티다가 결국 벗어야했다
(남자가 맛사지 해주는것도 아닌데...)
그리고 돌아와 잊을 수 없는 것...농익은 달콤한 노란 망고다
과일시장에서 맛본 여러 종류의 색다른 열대과일의 향취와 맛
오래 묵은 그래서 편한사이인 친구들과 여행
곧 효도관광 갈 나이인데 만나기만 하면 철부지 아이들 하는 증세가 나온다
집 나온 아이들처럼 호텔에서 밤마다 한방에 모여 하하호호
에어컨 소리가 웅~요란해 꺼야 하고 내 방에 변기는 내가 손봐야 물이 안새고
냉장고는 잠궈 놓아져 있고
일요일은 새벽부터 호텔 앞 노상에서 미사를 드려 시끄러워 깨야 했는데
우리 돌아가면 무지 재미있었다고 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