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숙명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15학번 엄지애입니다. 숙명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일까를 알기 위해 여기저기 부딪쳐가며 많은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제 꿈은 구호식품을 개발하는 연구원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난민구호나 긴급구호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그와 관련한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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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2학년 엄지애 씨 |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정시 점수와 어느 정도 타협한 학과와 대학이긴 하지만, 원서를 쓰기 전에 학교와 학과 홈페이지를 다 뒤지면서 어떤 걸 배우는지 진로는 어떤 쪽으로 가게 되는지는 다 찾아봤어요.
가장 즐기면서 배울 수 있을 분야가 이쪽이라고 생각해 식품영양학과를 선택했습니다. 현재 배우고 있는 공부가 정말 재밌고 즐거워서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그렇게 공부에 흥미가 있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공부보다도 봉사활동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수서청소년수련관에서 하는 ‘이오떼’라는 봉사동아리에 들어가서 장애인 위문봉사활동을 1년 넘게 했어요.
이과생이어서 봉사활동을 쓸 수 있는 전형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봉사시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도 않았어요. 입시에는 전혀 상관없는 활동이었던 셈이죠. 그래서 부모님과도 마찰이 심했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다녔던 기억이 있네요.
그때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진로에 대한 방향을 어느 정도 잡았던 것 같아요. '내가 봉사 쪽으로 흥미가 있구나'라고 깨닫게 되면서 진로에 대해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사회복지학과만 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제 장점을 살려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그건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렇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저는 제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찾았고 제가 하고 싶은 걸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 대학교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정말 암기가 약한 학생입니다. 왜 외우는지 이해과정이 있지 못하면 정말 못 외워요. 그래서 영어 같은 외국어 과목이 정말 힘들었어요.
남들보다 외우는 시간이 배로 들어가는데도 결과는 남들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못해서 고민도 많았고 실망도 많이 했었어요. 또 제가 긴장하면 실수하는 성격이라서 시험 때 마킹을 잘못하고 운 적도 있어요. 그래도 그렇게 실수를 하다 보니 저를 다독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노력을 안 한 사람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 됐다고 말이에요.
그렇게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느릿느릿 걸어가다 보니 3등급 나오던 영어가 1등급까지 올라갔어요. 다른 과목들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하면서 욕심을 안 부리려고 노력했어요. 기적도 준비된 사람들이 이루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성적을 받는 친구들이 물론 부럽기는 했지만, 그 친구들은 저보다 훨씬 오랜 시간 노력해서 그렇게 올라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저한테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만큼 했으니까 내일은 저만큼 더 하자, 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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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봉사 프로그램 참여 |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내신이 4등급 정도로 좋지 않아서 처음부터 정시를 목표로 잡고 수능 위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국어는 6월 전까지는 문법 공부와 지문을 빠른 시간 안에 완벽하게 해석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비문학 작품을 읽을 때 이 지문은 나한테 뭘 알려주고 싶어 하는지, 왜 이런 과정이 나오게 됐는지, 이런 과정은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읽고 나서 정리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그게 익숙해지면 첫 문단을 읽었을 때 어떤 내용일지, 문제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지문을 읽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쭉 읽고 지나가면 결국 문제 풀 때가 되면 머릿속에 아무 것도 안 남아요. 그런데 이런 과정이 있으면 조금 더 확실하게 빠르게 풀고 넘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비문학을 제외한 작품들은 평가원 스타일에 맞춰서 읽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저의 해석을 평가원에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기출문제 위주로 보고 수능특강 같은 책에 있는 문제들을 몇 개 맞히는 것보다 거기에 있는 문학작품들을 여러 번 읽고 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그리고 수능에 가까워질수록 기출 위주로만 계속 돌렸어요. 그렇게 해서 15년도 수능 국어는 실수 안 하고 만점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수학의 경우는 제가 실수가 잦은 사람이라 차근차근 계산식을 풀어쓰는 연습이 제일 중요했던 것 같아요. 덜렁대다가 계산 실수로 틀리는 게 많아서 실수를 줄이는 걸 제일 우선시했습니다. 실수를 줄이려고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공책에다 적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확실히 실수가 줄었어요. 하지만 성격이 워낙 덤벙거려서 신나면 가끔 그 버릇이 또 나와서 선생님께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하하.
참, 수학에서는 개념노트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사실 수학 문제는 학생이 이런 개념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거잖아요? 그래서 개념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막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많이 풀어보고 손가락이 아프도록 식을 써 보는 게 좋습니다. 제가 그다지 수학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냥 열심히 매일매일 수학공부를 했습니다.
영어 공부는 정말 힘들었어요. 일단 지문 읽기를 싫어했기 때문에, 일부러 지문을 자주 보고 해석하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독해 연습과 단어 외우기를 병행하면서 지문 읽기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국어 지문처럼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어떤 문제가 나올지를 생각했어요.
그런데 영어는 확실히 EBS 교재 지문을 많이 보다 보면 수능에서 그 지문이 나오니까 거기서 시간 단축이 가능한 것 같아요. 물론 다 외울 순 없겠지만 각 지문의 주제 파악 정도는 해놓고, 자주 보면서 익숙하게 해 놓으면 나중에 지문을 보자마자 풀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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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교육봉사단 활동 |
Q. 후배들에게 대학이나 학과 선택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면?
A. 학과를 선택하기 전에 관심이 가는 학과의 교육과정을 미리 찾아봤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제가 다니고 있는 식품영양학과에서는 화학과 생명과학 분야를 중요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물이나 화학을 싫어하거나 문과였던 학생이라면 이 과에 들어오면 정말 힘들 수 있어요.
생각보다 간단한 일인데도 단지 학교와 학과 이름, 경쟁률에만 초점을 맞춘 채 이처럼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들어오는 학생들이 많아 놀랐어요. 물론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4년 동안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 미래를 봤을 때 훨씬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A. 대학교에 들어오면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를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보면 전공과는 조금 동떨어진 대외활동을 하고 있어요.
1학년 여름방학 때 프린지라는 독립예술축제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어요. 예술축제 스태프로 있으면서 만난 사람들은 평소에 제가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이었어요. 현대무용이나 연극, 그리고 행위 예술과 같은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장르를 보고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제 고정관념이 많이 사라지게 된 것 같아요.
사람들의 직업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다방면으로 뻗어 있어요. 그런데 학교 안에만 있었다면 저는 제 진로 방향에 대해서 굉장히 편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겠죠. 그래서 저는 제 전공 쪽의 대외활동보다는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하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 하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대외활동도 대학생 교육 봉사단으로,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었어요. 고등학교 때 했던 봉사활동이 놀이 프로그램을 짜고 봉사를 하는 일이었거든요. 대외활동과 전공 공부를 병행하다 보니까 힘들긴 하지만 정말 보람 있고 재밌어요!
Q. 중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후회하지 않게 공부하라고 하고 싶어요. 수능을 보고 나오면 정말 허무해요. 그리고 나의 지난날들이 하나하나 후회로 남을 수 있어요. '이때 조금만 더 할 걸, 이것만 한 번 더 볼 걸.' 이런 후회들이요. 수능고사장에서 나올 때 후회보다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오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