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
동양척식회사가 생긴 뒤에 농촌경제가 파멸이 되고 백성들이 땅을 잃고 살 수 없는 고로 소위 만주이민이라 칭하고 남선 백성들이 단체를 지여 하루에 수천 명씩 떼를 지어 만주로 들어가는 그 형상은 차마 볼 수 없다. 병 주고 약 준다는 말과 같이 척식회사로 그 땅을 다 빼앗고 만주벌판으로 보내는 그 악독한 심정이야 참 천인이 공로할 일이다.
모든 이 어찌하여 토지를 빼앗기는가. 농민들이 척식회사에 돈을 쓰고 땅을 잡힙니다. 백성들이 조선 사람처럼 기한이 지내도 용서가 있을 줄 알았더니 기한이 지나면 토지를 그냥 차지한다. 돈쓰는 날 땅을 잃는 줄 아는 사람이 적고 쓰는 사람이 많다. 그리하여 한 사람 두 사람 전부 그 돈 쓰지 않는 사람이 없으니 파멸되지 않을 수 없다.
강화수호조약 후에 각처 항구를 열게 되었다. 각 항구에 세관을 두어 우리나라의 물건이 나가는 것이 없으면 들어오는 것을 받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물건이 나가는 것이 하나도 없고 들어오는 것뿐이니 국가경제가 어찌 유지할 수 있으리오. 그뿐 아니라 항구요지는 조선 사람의 영업을 허락지 않고 일인이라야 허락한다. 우리는 상업술도 부족하지만 그런 요지를 얻지 못하니 영업이 흥왕할 수 없다.
그뿐 아니라 조선 사람의 손에 돈 만원이 있다 하면 그 출처와 용처를 철저히 조사하여 저희 법에 어기면 그 돈을 압수하며 관리로 말하여도 조선 사람의 책임관의 봉급이 일본사람의 판입관에 비하여 오히려 적다. 관청에 일인들이 거의 떼같이 달라붙어 요직을 차지하였는데 봉급의 차이가 이렇게 심하니 사람으로는 차마 당치 못할 수욕이건만은 그래도 소위 대신들은 지위를 잃을까 총독부에 아첨하는 모양 참 가엾다.
예전 조선 같으면 월종 봉급 때면 그 돈이 도로 조선 사람의 상점으로 나와 서로 융통되던 것이 일인들이 온 뒤로는 월봉 때면 그 돈이 모두 일본상점으로 들어가니 도시 생활도 파멸이다. 이렇게 좀먹어가는 경제 꾀 많고 수단이 능한 일본 놈들의 농락으로 되었거늘 이것을 알지 못하고 네네 하고 복종하여 파멸을 자취하였다.
그리고 척식회사 이민이라 하여 조선 사람은 만주로 보내고 일인들은 조선으로 오게 하여 일년 농양도 주고 돈도 무변으로 꾸어주어 적극적 생활을 도와주니 일인들은 일 년만 지나면 부자 되지 않은 자가 없고 부락에 있으면 또 고리대금업을 경영하여 그 동리사람의 기름을 온통 빨아먹는다.
이것이 모두 남의 나라를 빼앗는 술책이다. 그뿐 아니라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저들의 것이요 각처의 광산이 또 저의 것이요 각 항구가 모두 저의 주관이니 조선 사람이 어디서 돈을 얻을 곳이 있으리오. 혈기가 마르면 사람이 죽는 것 같이 조선의 혈액인 경제가 저들로 인하여 다 고갈하였으니 살 수 있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