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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옆에 산다
전창수 지음
11. 요람의 장풍
“요람의 무공의 장풍이란…”
“드디어, 전수해 주시는 거야?”
“그런가 봐!”
“요람의 장풍이라고도 불리지!”
“왜요?”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이어지는 장풍이라서”
“그럼, 그거 한번 배우고 나면 평생 안 없어지는 거에요?”
“맞소, 바로 그거지!”
“안 써도요?”
“그렇소! 절대 안 없어지지”
“그거 있으면 정말 편하지 않아요?”
“그게 있으면 편한 게 아니오”
“그럼요?”
“그걸 쓰면 편한 거야!”
“아, 그래?”
“장땅 아저씨가 안 쓰는 거야”
“장땅 아저씨, 그걸 쓰면 그렇게 편해요?”
“장풍을 쓰면?”
“네 그걸 쓰면 편해요?”
“그걸 말로 해야 아오?”
“장땅 아저씨, 한번도 저희 앞에서 장풍을 쓰는 걸 보여주신 적이 없잖아요!”
“맞아, 그러니까 말로 해야 알지!”
“그렇소?”
“네, 그래요!”
“장풍을 쓰면 편한데, 아무 때나 쓰면 안 되오!”
“왜요? 사라지지 않는다면서요?”
“만약, 그런 마음을 먹는다면 장풍을 익힐 수가 없소”
“아무떄나 쓰겠다고 마음 먹으면요?”
“그렇소!”
“아, 그럼, 장풍은 배우기가 쉬운 게 아니네요”
“그렇소, 그게 그렇게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오!”
“장땅아저씨, 그럼 그걸 쓰게 되면 정말로 어떤 적도 물리칠 수 있어요?”
“물리칠 수 있지, 다만!”
“다만, 뭐에요?”
“장풍으로 누군가를 죽일 순 없지”
“아니, 죽이지 않고 어떻게 이겨요?”
“죽이지 않고도 이길 수 있소.”
“그게 가능해요?”
“내가 녀석한테 설명했는데, 녀석이 말좀 해주겠소?”
“네, 제가 말입니까? 정말, 제가 설명해도 됩니까?”
“그렇소, 그렇게 해 주시오!”
“요람의 무공의 장풍은 방어하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어, 공격하는 거 아니었어?”
“방어하는 기술이야?”
“그걸로 어떻게 이겨?”
“방어만 하고 어떻게 이겨?”
“그러네, 그게 말이 돼?”
“요람의 무공의 장풍은 그 어떤 적도 이길 수 있기 때문에 공격하는 기술이 아닌 것이오”
“아, 그래요?”
“그렇소, 요정님들!”
“정말입니까, 장땅 선생님?”
“그렇소, 별빛대장!”
“그러면.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익히면 누구도 질 수가 없는 것입니까?”
“아니오. 요람의 무공의 장풍은 지는 기술이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 어떤 적도 이기기 위해서는 져야만 하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져야만 하다니?”
“지는 게 이기는 것이오. 알게 될 것이오!”
“장땅 아저씨!”
“왜 그러나, 가좌!”
“아저씨 말투가 또 왜 그래요?”
“내 말투가 어때서?”
“장땅 아저씨, 그래서 저한테 만날 지는 거에요?”
“응, 내가 그랬어?”
“네, 그랬어요 만날 지시잖아요!”
“아니야, 그런 적 없어! 난, 가좌, 자네를 만날 이겼네!”
“지는 게 이기는 거라면서요!”
“그렇지, 지는 게 이기는 거지!”
“그러니까, 만날 지신 거잖아요!”
“그래서,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알 것 같나?”
“장땅 아저씨! 저도 익힌 것 같아요!”
“응, 그새?”
“요람의 무공의 장풍은 장땅아저씨랑 하룻밤만 같이 보내면 익힐 수 있어요!”
“그럼, 저도 이미 익힌 것입니까?”
“녀석아, 그건 그대가 알 것이오. 나는 잘 모르겠소!”
“녀석님, 이미 익혔을 거에요! 분명해요!”
“정말입니까?”
“대체, 요람의 무공의 장풍이 뭐길래요?”
“요정님들!”
“네, 가좌님!”
“요정님들은 장땅 아저씨랑 같이 음식을 한상에서 드시지요!”
“아, 그럼 익히게 되나요?”
“그럴 것 같아요!”
“그렇습니까? 그럼 저도 익힌 것입니까?”
“별빛대장님은 하룻밤을 온전히 보낸 게 아니기 때문에 익히지 못하셨을 거에요”
“아, 그런 것입니까?”
“장땅 선생님!”
“왜 그러시오, 별빛대장!”
“존경하옵는 장땅 선생님!”
“별빛대장까지 왜 그러시오?”
“오늘 밤 저와 하룻밤을 보내시지요?”
“아니, 왜 이러시오! 대체 내게 왜 이러시오!”
“별빛대장님!”
“네, 가좌님!”
“지금 장땅아저씨랑 같이 식사를 하시지요! 그럼 익히게 될 것 같아요”
“아, 그렇습니까? 그럼, 오늘은 아침만 먹어야겠네요!”
“별빛대장님!”
“네, 요정님!”
“우리 아침 못 먹게 생겼어요!”
“왜 그러십니까”
“해가 기울어졌어요!”
“응?”
“아침과 점심의 중간이에요!”
“아, 벌써 그렇게 되었습니까?”
“준비는 다 된 건가요?”
“음식 준비 다 되었어요! 제가 열심히 준비했어요!”
“가좌야!”
“네, 장땅아저씨!”
“그새 다 준비하 것이냐?”
“아저씨, 말투가 또 바뀌셨어요!”
“그러하느냐?”
“네, 그러하옵니… 큭큭큭”
“가좌야, 재미있느냐?”
요정들도 낄낄대고, 녀석도 낄낄대었다. 별빛대장은 체통을 지키려는지, 쿡쿡대는 웃음을 참는 것이 보였다.
“가좌야!”
“네, 장땅님!”
“별빛대장님이 웃지 않으시는구나!”
“볏빛대장님이라고 부르면 웃으실 것 같아요!”
“볏빛대장님!”
“아니,왜 볏빛이 되었습니까? 전, 별빛이란 말입니다”
“별빛이라 불리고 싶으면, 웃음을 참지 말게, 안 그럼 계속 볏빛이라고 부르겠네”
그때, 가좌가 별빛대장 앞으로 가더니, 간지럼을 태우기 시작했다.
“아니, 왜 간지럽히시오, 웃긴단 말이오!”
“그럼, 웃으시면 돼요!”
“있잖아요!”
“왜 그러시오, 요정님들?”
“음식 준비 다 되었어요, 진지 드시지요!”
“아, 그렇소! 얼른 먹읍시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아무리 둘러봐도 상 같은 건 차려져 있지 않았다.
“아니, 음식은 대체 어디 있는 것이오?”
“아, 이 솥에 있습니다”
“아니, 이 솥은 내가 아까 들었던 솥 아니오?”
“그래요, 맞아요. 솥을 열어보세요!”
“알겠소!”
나는 솥의 뚜껑을 열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이 들어 있었다.
“이 떡은 무슨 떡이오?”
“인절미란 거에요.”
“인절미라… 보기만 해도, 목이 많이 마를 것 같은데?”
“그래서 준비했어요. 숭늉이에요.”
“어디에 숭늉이 있소?”
“그 솥에 같이 들어있어요!”
“그렇소?”
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솥을 들여다보았다. 위쪽에 떡이 있고, 그 밑은 천으로 감싸져 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그 천을 거둬내었다. 그러자, 하얀색 색깔로 가득차 있는 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물들은 몹시도 마심직해 보였다.
“그릇은 어디 있소? 이걸 그냥 먹을 수 없지 않소?”
“요람의 장풍을 이용해 보시지요!”
“아니, 여기서 장풍을 쓰라니, 말이 되는 소릴 하시오!”
“장땅님, 저희들은 절실해요!”
“무엇이 말이오?”
“저희들은 반드시 이겨야 됩니다”
“저희 두 무리가 힘을 합치려는 이유도 반드시 이겨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까지 절실하오? 지면 정말 어떻게 되는 것이오?”
“지게 되면, 저희들은 새콩무리들의 노예가 되어, 평생, 그들의 노역을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들은 저희들은 결코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저희는 모두들…”
“모두들 무엇이오?”
“가좌님…”
“노역을 하다가 죽는 경우도 있고요, 살아갈 희망이 없어서 자살을 하는 사람도 있을 거래요…”
“그렇게까지 잔인한 무리들이오?”
“그들은 그런 무리들입니다. 저희들이 힘이 없기 때문에, 저희는 장땅님의 요람의 무공의 장풍이 절대 필요합니다”
“근데, 그것이 내가 이 숭늉을 장풍으로 먹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이요?”
“장땅님!”
“말씀하시오!”
“지도의 점도 그렇고요, 숭늉도 그렇고요!”
“장땅님께서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익혔다는 증거를 찾을 수가 없어요”
“그렇소?”
“그럼 한가지 묻겠소!”
“네, 말씀하세요!”
“내게 나무는 왜 베라 한 것이오? 나를 왜 잡은 것이오?”
“장땅님, 그게…”
“필요하다면서, 왜 요정님들은 남자들을 잡아다 노역을 시키는 것이오!”
“장땅 아저씨!”
“왜 그러나, 가좌?”
“어제, 그 나무베는 사람들이요!”
“그래, 나무베는 사람들?”
“별빛무리들이에요.”
“아, 그, 그래?”
“네, 저희 둘만 잡은 거에요!”
“맞아요, 장땅님께서 오해하신 거에요.”
“장땅님이 이 세계에서 오셔서 저희들은 가만히 서 있고 남자들은 노역을 하는 걸 보고, 그렇게 될까 봐 도망치신 거 알아요”
“그럼?”
“저희 둘은 같은 편 맞구요.”
“네, 저희들이 필요한 건, 정말로 장땅님, 저 세계에서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익혀서 이리로 건너오신 분인 건지, 확인이 필요해요!”
“그런 것이었소?”
“네, 그래요!”
“그렇다면 말이오!”
“네!”
“여태까지 나를 시험한 것이었소?”
“아니, 아니에요! 시험한 거 아니에요!”
“그럼 무엇이오?”
12. 장풍이 뭐라고?
“그럼 무엇이오?”
“장땅님께서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익혔는지 확인을 안 시켜줘서 계속 얘기하려던 것뿐이에요!”
“그런 것이오?”
“그래요!”
“그러면 말이오!”
“네, 장땅님!”
“나를 시험한 게 아니면 말이오!”
“네, 장땅님!”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알려줄 수가 없소!”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왜 시험한 게 아니면 가르쳐 주실 수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이제부터 해야 할 건!”
“네, 장땅님!”
“나를 시험해 보는 것이오!”
“아니, 어떻게 그래요?”
“그러니 인정하시오!”
“무엇을요?”
“나를 시험해 보았다는 사실을!”
“그럼 시범을 보여주시나요?”
“그렇소!”
“나를 시험하겠다고 하시오!”
“그러면 시험해 보겠습니다”
“만약, 장풍으로 지도의 점을 밝히고, 그 숭늉을 마실 수 있으시다면, 우리는 장땅선생님께서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익힌 걸 확신할 수 있고, 장땅님을 믿겠습니다.”
“그렇소?”
“네, 그렇습니다.”
“그럼, 이것부터 하지!”
“네, 이것부터 마시도록 하지!”
“어떻게요?”
“우선, 떡부터 먹고!”
“그 떡을 전부 드시렵니까”
“잠깐, 세어보고!”
“30개입니다”
“얼마 안 되는군!”
나는 그 떡을 하나씩 한입에 넣었다. 30개를 순식간에 배속에 집어넣고, 물을 솥째로 그냥 벌컥벌컥 마셨다.
“아니, 이게 장풍을 쓰신 것입니까?”
“그렇소! 장풍을 쓴 것이오!”
“아니, 그냥 다 먹고, 다 마신 건데, 이게 어떻게 장풍입니까?”
“장땅 아저씨!”
“왜 그러나, 가좌?”
“지금 솥에 있는 떡과 숭늉을 다 드신 거에요?”
“그렇네만!”
“별빛대장님!”
“네, 가좌님!”
“배 안 고프세요?”
“아참!”
“그게 단데? 한명당 하나만 먹는 건데?”
“뭐야, 그럼, 장땅님 혼자 다 드신 거야?”
“어떻게 된 거야?”
“그럼, 우리 아침 못 먹는 거야?”
“크악사!!!!!!”
“왜, 별악사!!!!!”
“내가 많이 하자 그랬잖아!”
“저기, 요정님들?”
“네, 가좌님?”
“음식은 저 혼자 다 했는데요?”
“알아요, 그래서 가좌님한테 맡기면 안 된다 그랬지, 크악사!!!”
“아, 그럼 네가 맡던지! 별악사!!!!”
“정말, 내가 맡아?”
“그래, 난 앞으로 부엌에 안 들어와!”
“알았어, 나, 별악사가 맡는다, 부엌은 내가 접수!!!!”
“별악사님이 부엌을 맡으신다구요?”
“네, 가좌님!”
“그럼, 저는?”
“앞으로는 저의 명령을 따르셔야 합니다”
“크악사님은요?”
“앞으로 가좌님을 감시하지 않을 겁니다”
“아, 정말요?”
“네!”
“그럼, 저…”
“네?”
“떡을 안 하고 진짜로 밥을 해도 되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밥을 하시는 게…”
“밥은 없소?”
“장땅아저씨, 밥 해야 돼요!”
“장땅선생님!”
“왜, 녀석씨?”
“이번엔 씨네?”
“장땅선생님이라고 불러서”
“장땅선생님, 서너 식경쯤 가면 저희 요새에 밥을 하고 있는데, 거기 가면 제가 음식을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녀석씨, 이미 요람의 무공을 익혔다니까?”
“익혔는지 안 익혔는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 부탁을 들어주십시오. 존경하옵는 장땅선생님!”
“알겠소! 그럼, 정말로 그리 가도록 하지!”
“아직 안 됩니다”
“왜 그러시오, 별빛대장?”
“아직은 음식이 되지 않았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야 음식을 하기 시작하비다. 저희만의 법도입니다. 녀석이 특별히 장땅선생님께 대접을 해드린다고 해도 열외는 아닙니다. 법도를 따라 주십시오.”
“할 수 없군.”
“장땅아저씨,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저희 밥을 좀 같이 하시죠!”
“아니, 이봐, 가좌! 나보고 또 부엌일을 하라고?”
“아직까지 부엌일 한번도 안 하셨잖아요?”
“솥을 든 건 부엌일이 아니고 뭐야?”
“그게 부엌일이…”
“여기들 계셨군요!”
“요정대장님이 납시셨네!”
“아니, 장땅님, 왜 아침부터 말투가 어째 비끄러지세요?”
“내가 안 비끄러지게 생겼소?”
“왜 그러세요?”
“아니, 그 지도의 점이 그렇게 중요하오?”
“그래요, 중요해요!”
“그렇게 중요한 걸 두고, 나만 남겨두고 가 버리셨잖소!”
“아니 삐지셨어요?”
“장땅아저씨!”
“가좌는 또 왜 그러나?”
“말은 바로 하셔야죠!”
“또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혼자 둔 게 아니라, 별빛무리들하고 할 얘기가 있던 거잖아요!”
“그게 내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고!”
“어쨌든, 혼자 둔 건 아니잖아요!”
“장땅선생님!”
“아니, 왜 요정대장까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이오?”
“요람의 무공의 장풍에 대해 전해 들은 바가 있어서 왔어요”
“아, 그러하오?”
“그래요, 저희들끼리 음식 준비를 할 테니 좀 기다리시오!”
“그렇게 해 주실 것이오?”
“그래요!”
“그럼, 기다리면 되오?”
“네, 그래요. 요람의 무공을 전수해 주시지요!”
“이미 나는 전수했소!”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난, 이 솥으로 요람의 무공을 모두 전수했소!”
“그게 말이 돼요?”
“내가 이 떡 30개를 어떻게 먹었겠소?”
“그리고 숭늉도 모두 마셨… 아!”
“뭔가 떠오른 게 있어, 크악사?”
“있어!”
“나무도 그냥 베었지!”
“그냥 베다니?”
“도끼를 휘두르지 않았어!”
“아, 진짜야?”
“나무도 그냥 베었어…”
“숭늉도 그냥 마셨고!”
“뜨거운데?”
“그러니까!”
“그리고 지도의 점은…”
“맞아…”
“밤을 새었어…”
“밤을 샜는데 멀쩡해…”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아…”
“지도의 점은…”
“하다 보면 된다고?”
“맞소, 요정대장. 그 말이. 하다 보면 되는 게 요람의 장풍이오”
“그럼…”
“그렇소, 이미 그대들은 모두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익힌 것이오!”
“보기만 하고요?”
“그렇소!”
“별빛대장!”
“네, 장땅선생님!”
“뭔가 느껴지는 것 없소!”
“내일 새콩무리가 쳐들어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이오?”
“저희가 이길 수 있겠습니다.”
“아니, 별빛대장님, 정말 이길 수 있어요?”
“있을 것입니다. 장땅선생님께서는 이미 저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요?”
“그렇습니다.”
“가좌야!”
“네, 장땅 아저씨!”
“별빛대장과 요정대장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겠느냐?”
“아니요, 무슨 말 하시는지 모르겠사옵니다”
“말투가 왜 그러느냐?”
“모르옵니다. 몰라서 그러하옵니다. 장땅 아저씨는 아시겠사옵니까?”
“무슨 소리 하는지 나도 모르겠구나!”
“그러하옵니까?”
“그러하구나!”
“별빛대장?”
“네, 장땅 선생님?”
“아까 내가 한 얘기를 뭘로 들은 것이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대들은 이미 지고 있는 것이오!”
“그게 무슨?”
“어떤 적도 이길 수 있으려면, 누구한테도 이기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오”
“그렇습니까? 그러면, 어떻게 적을 이깁니까?”
“이기겠다는 생각을 하지 마시오. 그들에게 지겠다는 생각을 하시오!”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새콩무리들이 내일 쳐들어온다고 했소?”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별빛대장도 음식준비를 하시오!”
“네, 저도 해야 합니까?”
“그렇소! 그러면, 지겠다는 생각을 해야 이길 수 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실 것이오!”
“꼭 그래야만 합니까?”
“그래야 하오! 그리고 요정대장!”
“네?”
“요정대장도 음식을 준비하시오!”
“안 그러셔도 저는 준비하려고 했어요…”
“장땅 아저씨!”
“왜 그러나, 가좌?”
“그럼, 저는 이제 음식준비를 안 해도 되는 거지요?”
“가좌!”
“네, 장땅아저씨!”
“넌 머리가 왜 이렇게 좋으냐?”
“제 머리가 원래 좋아요!”
“그래서 너는!”
“네?”
“부엌일에서 제한다!”
“네?”
“그리고!”
“네?”
“내 조수로 돌아와라!”
“아니, 장땅아저씨!”
“왜 그러나? 싫은 것이냐?”
“네!”
“아니, 그럼 안 되는 것이다!”
“안 돼요?”
“그럼, 장풍을!”
“쓸 수가 없나요?”
“더 잘 쓸 수 있다!”
“그래요?”
“그렇다!”
“그러므로!”
“네?”
“앞으로도 넌 내 조수다!”
“장땅 아저씨!!!!!!!!”
“내 조수가 되어 줘서 고맙다!!!!!”
그때 중간이 헐레벅떡 들어오더니, 별빛대장한테 아뢰었다.
“장땅선생님? 별빛대장님”
“중간, 왜 그러나?
“새콩 무리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중간이 별빛대장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이 상황이 몹시도 심각함을 알렸다.
13. 새콩무리들
“새콩 무리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고?”
“네, 그렇습니다! 별빛대장님!”
“보고하게!”
“새콩무리들이 지금 콩을 모으고 있습니다”
“콩을 모아?”
“네, 콩을 모아서, 아무래도 저희들을 공격할 것 같습니다”
“콩을 모으고 있다고?”
“네, 콩을 모으고 있습니다, 장땅선생님!”
“콩으로 어떻게 우리를 공격하나?”
“콩을 모아, 콩요리를 합니다!”
“콩요리를 한다고?”
“네, 그렇습니다.”
“콩요리를 하면, 저희가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나?”
“저희가 힘이 약해집니다”
“아니, 배가 고파지면 힘이 약해지나?”
“아닙니다. 배가 고파지면, 저녁을 먹게 되고, 저녁을 먹게 되면 저희는 힘을 못 씁니다.”
“그렇소?”
“장땅선생님!”
“왜 그러시오?”
“저한테는 반말 하셔도 됩니다!”
“아, 그런가?”
“네, 그렇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네, 그리하십시오!”
“그런데 말이오!”
“네, 장땅선생님!”
“그렇게 안 하겠소!”
“왜 그러십니까?”
“헷갈리오! 누구한테 반말하고 누군한테 존대를 한다는 게 헷갈리오! 다같이 반말해도 되면 내가 반말을 하도록 하지!”
“안 돼요! 절대 허락 못해요!”
“알겠소! 그럼, 내 그대들을 존중하여…”
“별빛대장님!”
“저 녀석은 누구인가?”
“녀석이 아니라, 제군이라 합니다.”
“아, 제군이라 불리오?”
“그렇습니다. 장땅 선생님!”
“무슨 일인가, 제군?”
“새콩 무리들이 콩요리를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벌써? 빠르군!”
“방법이 없겠습니까?”
“장땅아저씨!”
“왜 그러나, 가좌?”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내가 이들을 도와줘야 되느냐?”
“그리하시지요! 장땅아저씨!”
“도와주십시오, 장땅선생님!”
“도와주십시오!”
“그럼, 내 말을 듣겠소?”
“그리하겠습니다”
“그럼, 내가 지금부터 대장인 것이오?”
“아, 그, 그건…”
“나보고 도와달라며?”
“아니, 대장은 좀…”
“그래요, 대장 말고 참모로 하심이?”
“참모? 나보고 대장의 조수를 하란 말이오? 싫소!”
“장땅선생님, 한시가 급합니다.”
“그렇담 말이오!”
“네, 장땅 선생님!”
“아주 좋은 방법이 있지!”
“무엇입니까?”
“여기서도 음식을 하고, 그걸 드시오!”
“아, 그, 그럼…”
“새콩 무리들은 저녁에 공격을 해올 것 같소?”
“네, 맞습니다.”
“점심에 준비를 한다는 건 저희들의 힘을 미리 약하게 만들겠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소?”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말이오!”
“네, 말씀하세요!”
“저기 저쪽에서 함성소리가 들리는데 저것들은 무슨 소리요?”
“별빛대장님!!!!”
“무슨 일이냐?”
“제군이 보고 안 했습니까? 새콩무리들이 쳐들어 왔다고?”
“아, 제군, 그 급한 일을 빨리 왜 보고 안 했느냐?”
“죄, 죄송합니다. 별빛대장님!”
“빨리 나가요, 모두들 나가보자!”
“네!”
“장땅아저씨, 안 가요?”
“난 여기 있겠네, 가좌!”
“아니, 왜요?”
“우리 도와주시려면 같이 나가야죠!”
“난, 여기서 돕겠네!”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여기서 어떻게 도와요?”
“방법이 있지, 가좌!”
“네, 장땅아저씨?”
“넌, 나랑 같이 여기 있어야겠다!”
“아, 같이요?”
“그래, 여기 있어”
“네!”
“장땅 선생님, 정말 여기서 저희를 도와주실 수 있는 겁니까?”
“그렇소!”
“녀석아!”
“네, 장땅 선생님?”
“녀석은 상황을 수시로 보고하게!”
“네?”
“왔다갔다 하면서 여기로 상황보고를 수시로 하게!”
“여기로 와야 됩니까?”
“그렇네! 반말하면 안 되는 것인가?”
“아닙니다. 말 놓으십시오. 그게 더 편해졌습니다.”
“그런가? 그리고 중간!”
“네, 장땅선생님!”
“중간은 녀석한테 상황을 좀 알려주게!”
“네, 알겠습니다. 장땅 선생님!”
“별빛대장!”
“네, 장땅 선생님!”
“별빛대장은 대장이니, 알아서 하실 거라 믿겠소!”
“제가 알아서…말입니까?”
“그렇소!”
“저한테는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대장이니까, 무리들을 지휘해야 하지 않겠소?”
“그렇습니다.”
“대장님, 모두들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겠다, 금방 가지!”
별빛대장은 방금 온 무리 한명과 녀석과 중간과 함께 나갔다.
“제군, 제군은 안 가나?”
“저도 장땅 선생님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은…”
“네, 요정님!”
“제군님께서는 장땅 선생님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으셨습니다.”
“아, 그런 거였군!”
“기분이 어떠십니까?”
“대접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좋군!”
“장땅 선생님!”
“네, 요정대장!”
“저희들은 어떻게 할까요?”
“같이 싸우러 나가는 거 아니었소?”
“싸우러 나갈 요정들은 이미 별빛대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 셋은 장땅 선생님의 보호를 해야 합니다.”
“셋이라 함은?”
“크악사, 별악사, 요정대장인 저… 이렇게 셋입니다”
“왜 하필 그대들이오?”
“하필이라면?”
“아니오, 아니오, 이럴 수는 없어…”
“장땅 선생님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어요!”
“제군!”
“네, 장땅 선생님?”
“제군은 어떤 사람인가?”
“전, 싸우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런가!”
“잠깐 기다리게!”
“네, 장땅 선생님!”
나는 눈을 감았다. 감은 눈앞에 콩 모양의 접시가 보였다. 나는 잠시 후 눈을 뜨고 말했다.
“여기서, 싸우는 곳이 잘 보이는 곳이 어딘가?”
“아, 있어요! 안전한 곳이 있어요!”
“모포도 있어요!”
“그곳으로 안내해 드릴까요?”
“그렇소!”
“별악사님!”
“네, 장땅선생님!”
“별악사님은 우리가 있는 곳을 녀석에게 알려주고 오시겠소?”
“그리하지요!”
“먼저 그리로 옮기시지요!”
“그렇게 하죠!”
“장땅선생님!”
“왜 그러시오, 크악사님?”
“저한테는 뭐 시키실 거 없으세요?”
“반말을 허락하면 시키겠소!”
“아니,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왜요, 싫으시오? 그럼, 난 그대에게 아무것도 안 시키겠소!”
“아참, 이럼 안 되는데…”
“모두에게 반말을 하시지요, 장땅선생님!”
“아니, 대장님, 그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우리야…”
“그래도,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아니오, 그럴 필요 없소!”
“그럼?”
“난, 크악사님에게만 반말을 하길 원하오!”
“아니, 왜, 크악사님에게만?”
“나, 뒤끝이 아주 많소!”
“아니, 장땅선생님, 마음에 많이 남아 있습니까?”
“그렇소! 크악사”
“몹시도 마음이 불편하셨군요?”
“아주 많이 그렇소!”
“불편한 건 풀어야 돼, 크악사.”
“그, 그래요?”
“그래야, 싸워서 이길 수 있어…”
“이기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아니오, 크악사가 내가 크악사에게 반말을 하는 것을 허락하면 이겨야 된다고 생각해도 되오!”
“장땅선생님!”
“왜 그러시오, 요정대장?”
“이유가 있는 것인가요?”
“나는 크악사란 사람이 좋소…”
“그, 그게 무슨…”
“내가 반말한 건 실수한 거 맞소. 그러나 나는 크악사가 좋소… 그래서 마음을 불편하게 할 의도는 없었소… 요람의 무공은 마음을 지켜내야 연마할 수 있는 것이오. 마음이 불편하다고 자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말아야 연마할 수 있고, 그래야 승리할 수 있소.”
“요람의 무공은 대체 어떤 것인지요?”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왜 이렇게 복잡해요? 요람의 무공은?”
“장땅아저씨!”
“왜 그러나, 가좌?”
“요람의 무공이 무공인 거 맞아요? 그거, 뭐 사람마음을 어쩌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무공 아니죠?”
“아니야, 무공 맞아! 무공이란 건, 마음 자세를 바르게 해야 된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는 것 아냐?”
“전, 몰랐어요!”
“저도요!”
“왜, 무공을 연마하는 데 마음을 바르게 해야 돼요? 그냥, 이기면 되는 것 아니에요?”
“그렇게 해서는 아무도 이길 수 없소!”
“증명할 수 있으세요?”
“우리는 승리할 것이오!”
“정말이세요?”
“그렇소!”
“여기에요, 장땅선생님!”
길 중턱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산 중턱 어딘가에서 별빛대장이 건너편 요새를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 그 건너편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별빛무리들과 요정무리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것도 보였다.
“장땅선생님, 여기 안에 들어가셔서 보시면 돼요!”
“그렇소! 근데, 요정대장은 왜 여기 있소? 요정무리들을 지휘해야 되는 것 아니오?”
14.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렇소! 근데, 요정대장은 왜 여기 있소? 요정무리들을 지휘해야 되는 것 아니오?”
“장땅선생님을 이리로 모셔 놓고 가려고 했어요”
“가야 되는 것이오?”
“네, 저도 가야 돼요. 크악사님이랑 제군님이 장땅선생님을 보호해 주실 거에요!”
“나, 보호해주는 거 맞소?”
“아닐지도!”
“그러게, 아닐지도!”
“잠깐만 기다리시오!”
나는 저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새콩무리들이 별빛요새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저들은 어떻게 공격하는 것이오?”
“저들은 저렇게 달려와서, 그냥 잡아갑니다.”
“아무런 무기도 없소?”
“그렇습니다. 저희들은 무기란 것을 쓰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싸우는 것이오?”
“그래서, 장땅 선생님의 장풍이 필요합니다”
“근데, 무기는 왜 없는 것이오?”
“저희들은 무기를 만들 줄 모릅니다. 그것은 장땅 선생님이 살던 세계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소?”
“저, 이만 가야겠어요. 점점 가까워져요!”
“크악사도 데려갈께요!”
“그리하시오!”
“제군님?”
“네, 저도 가야겠습니다.”
“아니, 이보시오!”
“네, 왜 그러십니까?”
“나는 누가 보호하오?”
“저희들 다 가봐야 합니다. 인원이 부족할 듯 합니다”
“맞아요, 장땅 선생님도 같이 가주셔야 하는데, 남겠다면 할 수 없군요.”
“그러하오? 그럼 생각 좀 해보다 가겠소!”
“그렇게 하세요! 가좌님은?”
“가좌는 여기 있어야 하오!”
“아, 그런가요?”
“모두 가지요!”
“그럼, 저희는 가보겠습니다.”
“그리하시오!”
요정대장이 남은 무리들을 모두 데리고 갔고 나는 가좌와 둘이만 남았다.
“장땅아저씨, 왜 저는?”
“가좌, 너에게 내 요람의 무공의 장풍을 보여주겠다!”
“아니, 장땅 아저씨, 아직도 허풍을?”
“허풍 아니다!”
“진짜에요?”
“기다려 봐봐!”
나는 새콩의 무리들이 달려오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나는 나의 손바닥을 그쪽으로 향했다. 기합을 넣었고, 드디어 나는 나의 장풍을 쏘아 올렸다. 바람소리가 윙윙 나며, 그쪽으로 향했다. 새콩무리들이 얘기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이거 바람소리야?”
“어디서 바람소리가 나는 거야?”
“바람이 어디서 불지?”
“그러게, 바람이 어디서 불어?”
“잠깐만 멈춰봐!”
“무슨 일이야?”
“저기 다른 사람이 있는 게 분명해!”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다시 작전 짜야돼!”
“콩요리로 안돼?”
“그래, 그걸로 부족해!”
“그럼 뭘 해야 돼?”
“먼저, 귤을 딸까?”
“그래야 되나?”
“과일로 하자고?”
“그래, 과일로 하자고!”
“과일로 하자!”
“우리 공격은 있다가 오자고!”
나는 새콩무리들을 바라보았다.
“가좌야, 들었지?”
“장땅 아저씨, 뭘 들어요?”
“안 들렸나?”
“아저씨 혼자 꿈꾸시는 거에요?”
“아 못 듣는구나!”
“아저씨, 혼자 윙윙대지 말고 얘기 좀 해요!”
“뭘?”
“방금 뭐 했는데, 저들이 돌아가요?”
“저들은 말이야!”
“네?”
“나의 바람소리를 듣고 돌아가는 거지!”
“그래요?”
“그래!”
“그럼!”
“우리도 이제 합류하자!”
“어디로요?”
“이제 본격적으로 싸울 준비를 해야지!”
“아, 이제부터 싸워야 돼요?”
“그래.”
“그럼, 지금은?”
“저들이 갑자기 쳐들어와서 준비 안 되어서, 내가 급하게 장풍을 써서 돌려 보냈어”
“아, 그런 거예요?”
“가좌야!”
“네?”
“너는 내 장풍을 믿지?”
“네, 믿어요!”
“그럼, 좋다!”
“다른 사람들도 믿을 걸요!”
“다들 믿는다면 좋다!”
“뭐가 좋은데요?”
“내 요람의 무공의 장풍으로…”
“네!”
“너부터 쓰러뜨려 보지!”
“아니, 장땅아저씨!”
“왜?”
“그거 적군에 쏘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왜 저한테 쏘아요?”
“그건 말이지!”
“네!”
“네가 쓰러질 수 있어야 적군도 쓰러질 수 있으니까!”
“저, 안 다쳐요?”
“하나도 안 다쳐!”
“하나도 안 다치는데 적군을 이길 수가 있어요?”
“그래, 이길 수 있어!”
나는 녀셕에게 장풍을 쏘기 위해 자세를 갖췄다.
“잠깐, 잠깐만요!”
“왜 그래?”
“진짜 쏘시게요?”
“왜, 무섭나?”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뭐냐?”
“웃겨서요. 웃으면 안 될 거 같아 참고 있는데, 아저씨 자세가 너무 웃겨요!”
“웃어도 된다!”
“정말 웃어도 돼요?”
“그래, 웃어도 된다!”
“그래요?”
그때 녀석이 들어왔다.
“녀석아, 왔느냐?”
“네, 장땅선생님.”
“무슨 일인가?”
“장땅 선생님을 모셔오라 하셨습니다.”
“아, 그런가?”
“가좌야, 가자!”
“진짜 가시게요?”
“그럼, 진짜 가지!”
“정말이죠?”
“그렇다!”
나는 가좌와 함께 녀석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별빛대장무리와 요정무리가 있는 곳에 합류했다.
“오셨어요?”
“그렇네!”
“그럼, 반말을 하시기로?”
“그렇네!”
“여기선, 장땅선생님이 대장이시네!”
“그렇습니까?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새콩무리들…”
“장땅 선생님이 하신 거죠?”
“그렇네만…”
“장땅 선생님, 그럼 우리 이제 어떻게?”
“나에게 녀석과 중간을 붙여주시게!”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리고 가좌는 여기서 나를 보고 있게!”
“아, 혹시?”
“적진을 내가 먼저 가 보겠네!”
“그럼, 싸우기 전에 담판을 먼저 짓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네”
“어떻게 싸우시겠습니까?”
나는 가좌한테 모여준 장풍의 자세를 취했다. 요정무리들과 별빛무리들이 깔깔대기 시작했다.
“아니, 또 왜 웃고들 그러나?”
“장풍으로 싸우시겠다는 것입니까?”
“그렇네!”
“장땅선생님!”
“왜 그러나?”
“저희들은 무기가 없습니다”
“알고 있네”
“저희들은 무기가 없기 때문에 힘이 엄청 쎕니다. 장풍으로는 못 이길 것입니다.”
“그러한가?”
“새콩무리들의 힘은 저희보다 몇 배는 더 쎕니다.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내가 적진으로 들어가는 건 무리인가?”
“그건 저희가 허락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네, 장땅선생님!”
“가좌를 보내주시게!”
“아니, 장땅아저씨! 왜 제가?”
“나를 보낼 수 없다면, 가좌를 보내시게!”
“아니 장땅아저씨, 이런 법이!”
“가좌님, 그리하시지요! 가좌님께서 담판을 짓고 오시지요!”
“아니, 아니, 장땅아저씨는 보호하고 나는 보호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저희들이 보호하겠습니다.”
“녀석님이요?”
“저, 중간이 녀석과 함께 가좌님을 보호하겠습니다.”
“그, 그러하면, 제가 갔다 와요, 장땅아저씨?”
“그래, 갔다오게, 가좌! 할 수 있을 거네, 가좌!”
“장땅아저씨는요?”
“나는 이들이 반대한다네!”
“아니, 이런 법이!”
“잘 갔다 오게!”
“아니, 이런 법이!”
“가좌님, 가시지요! 녀석아, 가자!”
“네, 중간님!”
가좌를 데리고 중간과 녀석이 적진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여기는 말 같은 것이 없나 보오?”
“네, 없습니다. 여기는 평화로운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새콩무리들이 들어오면서 평화가 깨졌습니다.”
“그런 것이군!”
“그렇다면 말이오!”
“네, 장땅선생님!”
“저들의 뒤를 별빛대장과 요정대장이 함께 따라야겠소!”
“아, 출동해야 됩니까?”
“아니오, 크악사랑 별악사, 그리고 요정대장과 별빛대장 그리고 아까 위급한 상황을 알리러 온 무리의 이름은 뭐요?”
“헛방이라 하옵니다”
“헛방? 그럼, 헛방과 함께 모두 가는 게 좋겠군!”
“여기는 누가 지킵니까?”
“제군에게 맡기시오!”
“아, 그럼?”
“저한테 이곳 요새를 맡기시는 겁니까?”
“그렇네”
“그럼, 저희가 맡겠습니다”
“그러게!”
“그럼, 가좌 몰래 출발하세!”
“그래요, 가죠!”
“장땅선생님!”
“왜 그러시오?”
“정말 저희들이 가고 나머지 제군에게 이 요새를 맡겨도 되겠습니까?”
“그러하오!”
“믿어야 합니까?”
“믿어야 하오!”
“그렇습니까?”
“이 장땅도 믿어야 하오!”
“알겠습니다. 믿겠습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그리하지!”
나는 크악사, 별악사, 요정대장, 별빛대장, 헛방과 함께 가좌가 간 길을 뒤쫓기 시작했다. 그 길은 기나긴 길이었다. 가는 도중 요정대장이 말했다.
“장땅선생님, 근데 우리 가좌님의 뒤를 왜 쫓는 거에요?”
15. 요를 깔고 누워서
“장땅선생님, 근데 우리 가좌님의 뒤를 왜 쫓는 거에요?”
“그보다, 별빛대장?”
“네, 장땅선생님?”
“요를 가져가야 하는데?”
“아, 그렇습니까?”
“그렇소”
“제가 갔다옵니까?”
“아니네, 내가 직접 가져가겠네. 기다리시겠습니까?”
“아니야, 별빛대장. 우리는 먼저 가 있을 테니, 요를 가지고, 이쪽 지점으로 오게!”
“이 지점이면?”
“지도에 있는 점이 있는 지점이네. 그 지점이 우리의 제 2요새가 될 걸세!”
“아, 그렇습니까?”
“그렇네. 거기서 기다리겠네!”
“알겠습니다”
“별빛대장!”
“네, 장땅선생님!”
“별악사도 데려가게!”
“저도요?”
“그러네!”
“별악사와 함께 가서 제군과 함께 요새를 지키게 하게. 별빛대장은 별빛무리 일곱명을 데리고 요새로 오게”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만 가는 건가요?”
“그렇네. 요정대장과 헛방하고 크악사하고만 함께 갈 것이네”
“알겠습니다. 갔다 오겠습니다”
“또 하나!”
“네, 장땅선생님!”
“별악사에게 말하겠네!”
“네, 장땅선생님!”
“저쪽 요새에서 빛이 솟아오르거든, 제군과 함께 새콩무리 요새로 진격하도록 하게!”
“아, 그렇게 해야 돼요?”
“그렇네!”
“명심하게, 그때를 놓치면 안 되네!”
“알겠어요!”
“우리는 먼저 가서 기다리겠네!”
“네, 장땅 선생님!”
“크악사, 가지!”
“장땅선생님!”
“왜, 반말하지 말까?”
“아니, 그게 아니라요…”
“뭔가?”
“전, 왜 남겨두시는 거에요? 혹시…”
“혹시, 뭔가?”
“제게 무슨 악감정이라도?”
“아니, 데려가는 게 무슨 악감정이 있는 건가?”
“저를 왜 데려가는데요! 그것도 적진 한가운데!”
“음… 왜냐면 말이지!”
“네!”
“크악사 자네가 너무 훌륭하기 때문이지!”
“아니, 그게 적진 한가운데로 저를 데려가는 게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데요?”
“요정대장?”
“아무런 연관이 없어요!”
“아, 참, 말하기 어렵네…”
“그럼 그냥, 악감정 있는 걸로 하시죠?”
“헛방, 자네가 참 내 맘을 잘 알아!”
“아, 그런 거에요?”
“아니, 아까는…”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니, 빨리 가도록 하세. 가좌를 놓치겠어!”
헛방과 요정대장과 크악사와 나는 가좌에게 들키지 않게 멀찌감치서 뒤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저 멀리 있는 가좌가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왜 나를 적진의 한가운데로 보내냐고!”
“가좌님, 조용히 가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닐세, 녀석! 어차피 새콩무리들이 우리가 오는 걸 보고 있을걸세. 실컷 떠들어도 되네”
“가좌님, 두려우십니까?”
“녀석님, 저는 싸움꾼도 아니고, 말재주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저를 보내는 거죠? 저는 요정무리도 아니고 별빛무리도 아닌데, 왜 제가 가야 하는 거죠?”
“가좌님! 요람의 무공을 익히시지 않으셨습니까?”
“익히긴 익힌 것 같은데, 정확히 얘기를 안 해 주시니, 익힌 건지, 안 익힌 건지 모르겠단 말씀이에요!”
“그렇습니까!”
“중간님, 저기!”
새콩무리들이 가좌를 향해 콩을 겨누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 저게 뭐지?”
“새콩무리들은 콩으로 음식을 하고 콩으로 다양한 요리를 하기도 하고 콩으로 공격하기도 해요. 우리가 오는 걸 보고, 공격하려는 거에요!”
“어, 날라온다!”
콩 한 무더기가 가좌일행을 향하여 날라왔다. 가좌일행이 미처 피하지 못할 것 같아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콩을 흩뜨려뜨렸다.
“이 바람은 뭐지?”
“혹시, 가좌님이 하신 겁니까?”
“내가 어떻게 이걸 해요, 녀석님?”
“갑자기 바람이 불어온 건가!”
“중간님, 우리 이 바람 덕분에 산 건가요”
“그렇네, 계속 전진하자!”
가좌일행이 간 콩이 바람에 흩어지자 새콩무리들은 더 이상 콩을 던지지 않았다. 가좌일행은 그 무리들을 향해 점점 더 가까이 갔다. 100보쯤 되는 거리에 서 있을 때, 가좌일행은 멈춰 서 있었고, 새콩무리들은 콩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이, 거기, 멈춰라!”
“우리 말이냐?”
중간이 새콩무리들의 대장인 듯한 사람한테 대거리를 했다.
“그렇다, 너희 말고 누가 있느냐?”
“이미, 멈췄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느냐?”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용기가 가상하구나! 너희 셋이서 뭘 하겠다고 우리 요새로 건너오는 것이냐?”
“뭘 하긴! 그냥 왔다!”
“그냥 왜 오느냐?”
“모르겠다. 대장님께서 가라 하셨다!”
“너희 셋은 뭐하는 놈이냐? 우리한테 항복하러 온 거 아니냐?”
“항복은 무슨 항복이냐? 우리는 싸울 것이다!”
“그렇냐? 좋다, 맛을 보여주겠다!”
새콩무리들 중 몇몇이 이번에는 콩을 하나씩 빠른 손놀림으로 던졌다. 그러자, 어디선가 콩이 하나씩 날아와 그 콩을 하나씩 맞췄다. 새콩무리들의 수근거림이 나의 귓가에 들렸다.
“대장님, 아무래도 저 셋이 다가 아닌가 봅니다!”
“뒤에 숨어 있는 놈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가?”
“네, 어디선가 저들의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는 듯 합니다.”
“누굴 보내면 되겠는가?”
“새발을 보내시면 될 듯 합니다.”
“알겠네! 새발을 불러오게!”
누군가가 대장인 듯한 사람의 옆으로 와서 말을 하는 게 보였다.
“새발입니다. 부르셨습니까?”
“새발,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게. 저 뒤에는 무공이 무척 뛰어난 자가 있네.”
“네, 그렇습니까?”
“자네의 새발무공이 필요하네!”
“아, 그렇습니까?”
“자네의 새발무공을 이용해 저 세 녀석의 뒤를 봐주는 사람을 알아보고, 그 사람을 이리로 끌고 오게.”
“사로잡아야 합니까?”
“그 무공이 무슨 무공인지 몰라서, 죽이면 오히려 우리가 화를 입을 수도 있네.”
“그렇습니까?”
“그렇네, 꼭 사로잡아서 데리고 오게!”
“알겠습니다”
“그럼 출발하게. 그 녀석 몰래 가야 그 녀석을 잡을 수 있네.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새발인 듯한 새콩무리의 하나가 무리를 떠나는 것이 보였다.
“장땅 선생님? 장땅 선생님?”
“아, 무슨 일이시오?”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아, 아니오!”
“저쪽에 가좌님이 서서 대거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게!”
“어떻게 하시려고 합니까?”
“요정대장과 크악사는 가좌녀석을 돕게”
“네? 장땅 선생님은요?”
“난, 헛방과 함께 요에 누워있겠네!”
“아니, 지금 요에 누워 있으시겠다는 건가요? 이 와중에?”
“그렇네. 요람의 무공은 그렇게 쓰는 것이네.”
“그럼, 대장님이…”
“와 있을 걸세!”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역시…”
“왜 그러나, 크악사?”
“적진의 한가운데로 보내시는군요!”
“그럼, 잘 갔다 오게!”
크악사와 요정대장이 가좌일행을 향해 가는 것이 보였다.
“장땅선생님, 안 가십니까?”
“잠깐, 기다려보게!”
가좌녀석이 적군의 대장과 또 대거리를 하는 것이 들렸다.
“이봐, 그대가 새콩의 대장이에요?”
“그렇다, 너는 대체 뭐하는 놈이냐?”
“나도 내가 뭐하는 놈인지 모르겠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대거리를 해보지!”
“무슨 대거리를 하겠다는 것이냐?”
“새콩은 그만 쏘고!”
“네가 하는 것이냐?”
“그렇다, 내가 하는 것이다!”
“네가 바람을 쓸 줄 아느냐?”
“그렇다, 내가 바람을 쓸 줄 안다!”
“그러면, 우리를 공격해 봐라, 우리를 쓰러뜨리면 인정해 주지!”
“좋다, 간다!”
가좌가 나의 흉내를 내면서 엉거주춤 자세를 취하는 것이 보였다.
“각오해라!”
새콩무리 중의 하나가 휘청거리는 것이 보였다.
“어떠냐? 내 바람의 맛이!”
“아니, 겨우 그 정도밖에 안 되냐? 이 놈이 휘청거리는 거는 아직 저녁을 안 먹어서 그러는 것이다!”
“그럼, 쓰러뜨려야 맛을 알겠느냐?”
“그래, 한번 해봐라! 우리를 쓰러뜨리면, 네게 기회를 주겠다. 우리 무리 중의 한명과 대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그래, 그런 기회를 준단 말이지? 누구든 와라! 대련을 하겠다!”
“그래, 한번 해봐라!”
새콩무리 중 다른 하나가 또 휘청거리는 것이 보였다.
“아니, 휘청거리기만 하고 쓰러지지는 않지 않느냐?”
그러면서, 대장이 무리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것이 들렸다.
“아니, 이것들아! 왜 휘청거리고 그러느냐? 지금부터 휘청거리는 나에게는 새콩을 주는 양을 줄이도록 하겠다!”
새콩무리들이 대장을 향해 “얍”하고 대답인 듯 기합인 듯한 소리를 지르는 것이 들렸다. 가좌가 다시 새콩대장을 향해 냅다 소리를 질렀다.
“이봐, 새콩대장! 다시 보여주겠다!”
바람소리가 새콩무리들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바람소리를 들은 새콩무리들 중의 하나가 몸을 떨며, 바닥에 픽 쓰러졌다.
“이봐, 새콩대장! 맛이 어떤가?”
새콩대장이 새콩무리를 향해 말하는 것이 들렸다.
“이것들아! 도대체 바람소리에 왜 놀라는 것이냐?”
“대장님, 바람소리가 무섭습니다.”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닌데, 왜 바람이 무섭다고 하는 것이냐?”
“바람이 저희들을 쓰러뜨릴 것 같습니다.”
“저 녀석, 대체 누구냐?”
“모르겠습니다.”
“지금부터 모두 총공격해서 저 녀석을 사로잡는다!”
“알겠습니다!”
“바람소리 따위 무서워하지 마라!”
“총공격!”
새콩무리들이 가좌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의 손에는 콩이 한 움큼씩 들려 있었다. 나는 그들의 손을 자세히 보았다. 몸으로 살아온 자들이 분명했다. 힘으로는 저들을 당해낼 수 없을 듯싶었다.
“헛방!”
“네, 장땅님!”
“자네가 해 주어야 할 게 있네!”
“뭡니까?”
“저기 가서 헛방 한번만 날리고 내가 있는 곳으로 오게!”
“아, 혼자서 가시려 합니까?”
“걱정 말게, 별빛대장이 그곳에 있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헛방 한방만 날리고 바로 오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출발하게!”
“네, 장땅 선생님!”
나는 헛방이 가는 길을 보고, 지도의 점이 있는 그 지점을 향해 출발했다. 가면서 나는 헛방이 새콩무리들을 향해 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가좌님! 요정대장님! 크악사님!”
“아니, 헛방님이 어떻게? 장땅선생님은요?”
“가셨습니다.”
“가셔?”
“지도에 있는 그 점으로 가셨습니다.”
“그래요?”
“네, 저에게…”
헛방의 말소리가 멈칫해서, 나는 헛방이 간 쪽을 쳐다보았다. 새콩의 무리들이 그들 바로 앞에까지 다가온 것이 보였다.
“야, 받아랏!”
바로 앞에서 새콩의 무리들이 콩으로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이번엔 못 피할 게다!”
그때, 헛방이 두 주먹을 쥐고 새콩무리를 향해 헛방을 날렸다. 두 주먹을 쥔 손은 새콩무리의 머리 위로 날아올랐고, 새콩무리들은 그 헛방을 피하려다가 손에 쥔 두 손의 콩을 우수수 떨어뜨렸다. 그때 다른 곳에서 콩이 헛방을 향해 우수수 날아왔다.
“헛방님, 피하세요!”
요정대장과 크악사가 재빨리 헛방의 두 팔을 잡고, 헛방의 몸을 뒤로 뺐다.
“전, 헛방 날렸으니, 이제 가봐야 됩니다.”
“네, 얼른 가세요!”
헛방이 내가 있는 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 보였고, 나는 지도의 점을 향해 가려고 몸을 돌리고 다시 가좌일행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너희들이 아무리 해봐라! 우리는 한방도 맞지 않는다!”
“그럴 리가 없다! 전부 다 공격하라 했더니, 왜 아직도 총공격을 안 하고 있느냐?”
“대장님!”
“무슨 일이냐?”
“별짱 무리들이 쳐들어오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무슨 소리냐 그게?”
“별짱 무리들이 저희들의 요새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니, 어떻게 안 것이냐?”
“바람소리 때문인 듯 합니다.”
“지금 저들을 상대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새발은 어떻게 되었느냐?”
“이미 출발했습니다. 꼭 사로잡아 오겠다고 했습니다.”
“별짱을 이기려면…”
“대장님, 그놈의 힘이 필요하신 겁니까?”
“그렇다!”
“우리에겐 그놈의 힘이 필요하다!”
“그놈의 힘이라면?”
“바람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놈이다”
“그럼?”
“그렇다, 그놈 죽여선 우리가 살 수가 없다!”
“새발이 잘 해내야 할 텐데…”
나는 헛방의 말에 잠시 놓았던 정신을 깨었다.
“장땅선생님, 아직도 도착 못 하셨습니까?”
“아, 헛방질은 잘 했나?”
“네, 헛방을 써서 콩을 소용없게 만들었습니다.”
“잘했네.”
“거의 다 와 갑니다.”
“그래, 대장이 와 있구만!”
“별빛대장님!”
“아, 드디어 왔군! 왜 이리 늦으셨습니까?”
“내가 늦었나? 늦은 거 같지 않은데?”
“아, 늦었다는 소리가 그게 아니라…”
“알겠네! 별빛대장!”
“네, 장땅 선생님!”
“별빛대장은 헛방과 함께 여기 어딘가 숨어서 나를 보고만 있게!”
“무슨 일 생기시면 어떡합니까?”
“걱정 말게! 알아서 하겠네!”
“그럼, 무슨 일 생겨도 도와드리지 말아야 합니까?”
“여보시게!”
“네, 장땅 선생님!”
“말이 되는 소릴 하게!”
“네, 무슨?”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네, 무슨 일이 생기면!”
“당연히 나를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닌가?”
“아, 그렇습니까?”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보고만 있지 말고 즉시 도와주게!”
“알겠습니다, 장땅 선생님!”
“요는 어디 있나?”
“깔아드리겠습니다”
별빛대장이 직접 요를 깔았고 나는 그 요에 누웠다.
“장땅 선생님?”
“왜 그러나?”
“정말로 요를 깔고 누워서 이길 수 있으십니까?”
“그렇다네!”
“알겠습니다, 그럼 믿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게! 안 믿으면, 나도 안 믿는 대로 행동하겠네!”
“알겠습니다. 믿도록 하겠습니다.”
“대답이 틀렸네.”
“네?”
“정말로 믿습니다, 가 되어야 하네!”
“정말로 믿습니다.”
“그럼, 이제 숨어서 지켜보게!”
별빛대장과 헛방이 어딘가로 사라져갔고, 나는 요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별빛대장과 헛방의 말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아니, 장땅 선생님을 정말로 믿습니까, 대장님?”
“아니네.”
“아니라면, 저러고 있는 걸 그냥 보고만 계실 겁니까?”
“우리에게 별다른 방법이 없네.”
“새콩무리한테 이길 방법이 없습니까?”
“장땅 선생님이 아니면, 우리는 이길 수가 없네.”
“만약, 장땅 선생님께서 새콩무리에게 지게 되면 저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모두 사라지지!”
“어디로 사라집니까?”
“아주 고통스러운 세계로 우리는 모두 사라지게 되어 있어”
“아, 그럼…”
“다른 수가 없네… 장땅 선생님을 믿어보는 수밖에는 없어.”
“아, 그렇습니까?”
“쉿, 조용, 저기!”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려왔다. 새콩무리 중 한명임이 분명하다. 새발이라는 새콩의 무리 중 한명이 분명한 것으로 보였다. 새콩이 날아와, 나의 요 위에 깔리기 시작했다. 저 녀석은 나를 맞히지는 않는군, 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새콩 하나가 날아와 나의 종아리를 맞혔다. 아니, 이 녀석이 감히, 내 다리를!
“어이, 거기 누구야? 빨리 안 나와?”
대답이 없었다. 새콩 하나가 또 날아와 이번엔 다른 쪽 종아리를 맞혔다.
“이봐, 나와서 얘기하라구! 너 정말, 안 나올래?”
그러자, 저쪽에서 새발인 듯한 요상한 모습을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너냐, 새콩을 던진 작자가?”
“그렇다, 나다! 왜 맞고만 있냐? 피할 줄 모르냐?”
“그렇다, 난 피할 줄 모른다! 너 같은 사람은 내가 싫어하지!”
“왜 싫어하고 그러냐?”
“왜냐면, 너 같은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을 무척 피곤하게 하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묻겠다!”
“뭐냐?”
“넌, 바람을 다룰 줄 아는 작자냐?”
“바람을 다룰 줄 아는 작자는 저기 대장하고 상대하고 있지 않느냐?”
“그럴 리 없다. 바람을 다룰 줄 아는 작자가 저런 식으로 바람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걸 아는 작자가 새콩을 나한테 던지고 있느냐?”
“아팠느냐?”
“아팠다!”
“엄살 떨지 마라! 하나도 아프지 않게 던졌다!”
“아니다, 진짜다! 내 마음이 너무 아팠다!”
“뭐냐, 마음은 갑자기 왜 아픈 것이냐?”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
“그렇다면 묻겠다!”
“뭘 말이냐?”
“별빛무리와 요정무리를 왜 도와주는 것이냐?”
“그걸 알아야겠느냐?”
“알아야겠다!”
“왜 알아야 하느냐?”
“도움이 필요하다!”
“무슨 소리냐?”
“새콩무리한테도 도움이 필요하다!”
그때 별빛대장과 헛방이 새발인 듯한 자에게로 다가왔다.
새발인 듯한 자가 말했다
“나를 속였군!”
“잠깐잠깐!”
“왜 그러느냐?”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를 잡으려 함정을 파놓고 기다린 거 아니냐?”
“아니다!”
“이들 편 아닌가?”
“아니다!”
“아니, 장땅 선생님!”
“아니, 왜 저희편이 아니라고 하십니까?”
“난 누구의 편도 아니라고 했네!”
“그럼, 이놈을 그냥 놔두어야 합니까?”
“그래, 얘기를 들어보세!”
“그보다 장땅님이라고 하십니까?”
“그렇소만!”
“바람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시는 분이 필요합니다.”
“정말이오?”
“그렇습니다.”
“왜 그런가?”
“별짱 무리들이 저희들을 발견해 냈다고 합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별짱 무리들이라니? 별짱 무리들이 새콩무리들을 발견했다고?”
“그렇다! 너희는 누구냐?”
“우리는 별빛무리들이다. 너희들을 발견했다는 것은 곧 우리한테도…”
“그렇다, 우리끼리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럼…”
“장땅 선생님!”
“왜 그러나?”
“정말로 바람을 다룰 줄 아십니까?”
“글세, 모르지!”
“아니, 그러시면 아니됩니다!”
“진짜 다룰 줄 아셔야 합니다.”
“요람의 무공이 진짜로 필요한 것이오?”
“그렇습니다.”
“새콩대장님께 보고하겠습니다.”
“무엇을 말이오?”
“만약, 장땅 선생님께서 바람을 다룰 줄 아신다면, 저희 새콩무리가 별빛무리와 요정무리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보고 하겠습니다”
“만약, 바람을 다룰 줄 모른다면 어찌 되오?”
“그렇게 되면, 저희들끼리 힘을 합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세 무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오?”
“다른 세계로 떠나야 하고 방랑을 멈출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럼, 바람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자가 필요한 것이오?”
“그렇습니다. 저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분은 바람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분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떡하오?”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가 바람을 다루는 것이 아니오!”
“그럼 무엇입니까?”
“요람의 무공을 연마하게 되면 알게 될 것이오!”
“요람의 무공이라니요?”
“요람의 무공을 모르시오?”
“모릅니다.”
“나를 새콩대장에게 안내하시오!”
“아니, 장땅 선생님!”
“왜 그러나?”
“적진의 한가운데로 가시겠다는 것입니까?”
“그렇네”
“이들을 어떻게 믿습니까?”
“그냥 기다리고 있게!”
“저희들은 그냥 여기 있어야 합니까?”
“그러지 말고, 이보시오!”
“왜 그러시오?”
“새콩대장을 이리로 데리고 오시오!”
“안 됩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
“무리를 끌고 오면 될 거 아니오!”
“그렇게 하시오!”
“장땅 선생님? 그럼?”
“아무래도 그게 좋겠소!”
“이리로 모시고 와야 됩니까?”
“그게 좋겠소! 내가 가려고 생각해 보니까, 대장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르는구만!”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 새콩대장님과 이야기 나누시면 저희를 도와주실 수도 있는 것입니까?”
“대장과 얘기하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럼 모시고 오겠습니다.”
“그리하오!”
새발인 듯한 새콩무리의 한명이 가려고 하자, 퍼뜩 생각났다.
“이보시오! 내가 그대를 뭐라고 불러야 하오?”
“새발의 노래라 합니다.”
“그럼 새발의 노래라고 길게 불러야 하오?”
“네, 그렇습니다.”
“알겠소. 이름 부르기 힘들겠구만!”
새발이 아니란 사실은 나를 안심시키지 못했다. 내가 정말로 새콩무리의 대장한테 갔으면 잡힐 뻔 했다. 아휴, 다행이구만.
“장땅 선생님!”
“왜 그러나, 별빛대장?”
“저들을 어떻게 믿습니까?”
“그럼 말이네!”
“네, 장땅 선생님!”
“자네들은 내가 어떻게 믿나?”
“아, 그게…”
“이보시게들!”
“네, 장땅 선생님!”
“나는 자네들을 믿는 게 아니네!”
“그럼 무엇을 믿습니까?”
“나는 내가 요람의 무공을 익혔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네!”
“아니, 그게 저희들을 도와주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까?”
“내가 요람의 무공을 익혔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면 말이네!”
“네, 장땅 선생님.”
“나는 자네들을 도와줄 수 없고, 자네들에게 질질 끌려다녔겠지”
“아…”
“그걸 믿으니, 자네들이 나를 믿는 거 아닌가?”
“장땅 선생님…”
그때 어디선가 콩알 하나가 별빛대장의 머리로 날아들었다. 나는 재빨리 손을 뻗어 그 콩을 손바닥으로 걷어내었다.
“맞아! 저 놈이야!”
어디선가 들리는 목소리는 새발의 노래 목소리가 아니었다.
“별빛대장, 빛을 내게!”
“빛을 내라 하시면?"
“낼 수 있네!"
“아, 알겠습니다. 장땅 선생님!”
“헛방이 필요한가요, 장땅 선생님?”
“좀 기다리게!”
어디선가 콩알 몇 개가 날아들었다. 나는 그 콩알을 손을 이용하여 흩뜨려뜨렸다.
“확실해, 저놈이야, 사로잡아!”
나는 헛방에게 말했다
“헛방을 두 방만 별빛대장한테 날리게”
“네?”
“빨리 날리게!”
“네!”
헛방이 별빛대장한테 헛방을 날리자, 별빛대장의 머리 위로 빛이 솟아올랐다. 저 멀리서, 제군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모두 출동한다! 별악사님!”
“알았어요.”
제군의 무리들이 새콩무리를 향해 진군하는 우렁찬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와아아아아아아”
콩알 몇 무더기가 우리 쪽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장땅 선생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별빛대장한테 계속 헛방을 날리게, 헛방!”
헛방이 허공을 향해 헛방을 날렸다. 허공이 헛방을 향해 날리자, 콩알 무더기가 공중을 향해 치솟아 올랐다. 그 콩은 몇 개의 빛으로 바뀌었다. 빛으로 바뀐 그것들의 빛이 누군가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저, 저게 무엇입니까, 장땅선생님?”
“기다려 보게”
어디선가 고함소리가 또 들려왔다.
“저놈이다! 저놈은 바람뿐 아니라, 빛까지도 다룰 줄 아는 놈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새발님. 어떻게 할까요? 공격할까요?”
“기다려 봐. 방법을 연구해 봐야지!”
“저희가 이길 수가 없는 상대인 듯합니다.”
“반드시 사로잡을 방법이 있을 거야!”
“잠깐, 저건 뭐야?”
“빛이 움직입니다.”
“아니, 저것들은 왜 우리를 향해 달려오지?”
“빛이 우리에게 옵니다.”
“아니, 저것들은 대체 뭐야?”
빛이 새발의 무리를 향해 달려갔고, 새발의 몸들을 감쌌다. 잠시 후, 그들이 내 앞에 나타났다.
“이보시게들!”
“아니, 여긴?”
“나를 아시는가?”
“아니, 이놈은?”
“이보시게들, 왜 우리를 공격했는가?”
“아니, 너는 대체 누구냐?”
“나는 장땅이라 하네!”
“장땅? 네가 바람과 빛을 다룰 줄 아는 놈이냐?”
“나는 요람의 무공을 익혔을 뿐, 바람과 빛을 다룰 줄 모르네.”
“아니, 요람의 무공이 무엇이냐?”
“너희 같은 녀석들을 잡는 무공이네만!”
“아니, 우리가 네놈한테 잡혀온 거냐?”
“그건 아닌데? 너희들은 곧 너희들의 요새로 돌아가 대장한테 내 말을 전하게!”
“무슨 소리냐?”
“이 위대하디 위대한 장땅이 너희들을 도울 테니, 너희들은 새콩의 무공을 완성하라 전하게!”
“그게 무슨 소리냐? 새콩의 무공을 완성하라니?”
“새콩의 무공을 완성하게 되면, 내가 너희들을 도울 수 있다고 전하게!!”
“이 빛은 대체 무엇이냐?”
“새콩의 무공을 완성시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네”
“우리를 놓아주어라!”
“안 그래도 놔 줄 거네, 다시 내게 콩을 던지면 너희들을 다른 세계로 보내버리도록 하지!”
“정말이냐?”
“그렇네, 말 똑바로 전하게!”
내 앞에 있던 녀석들이 사라지고 빛이 서서히 사그라졌다. 나는 별빛대장과 헛방에게 말했다.
“이보시오, 별빛대장!”
“네, 장땅선생님!”
“이 요를 가지고 제군들 무리에 합류하게!”
“장땅님은요?”
“나는 헛방을 데리고 가좌 녀석 있는 곳으로 가 보겠네!”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모시겠습니다.”
“가좌 녀석은 아까 거기 계속 있는 것인가?”
“아마도 그곳의 일이 아직 안 끝난 것 같습니다.”
“그럼 가보지!”
별빛대장은 함성이 들리는 제군의 무리들이 싸움을 시작한 공간을 향해 몸을 돌렸고, 나와 헛방은 아직도 대거리를 하고 있을 듯한 가좌 녀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여전히 그들은 대거리를 하고 있었다. 가좌가 새콩무리들을 향해 쏘아 붇였다.
“아니, 이 새콩무리 녀석들아!”
“뭔가, 아직도 할 말이 남아 있느냐?”
“공격을 하라니까, 왜 안 하는 것이냐?”
“좀 기다려 보라니까! 할 테니까!”
“한다고 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공격을 안 하는 것이냐?”
“네 놈이 사라지고 싶은 게로구나?”
“무슨 말이 그러냐? 사라지다니?”
“넌, 대체 이름이 뭐냐?”
“난 가좌다! 덤벼 보라니까!”
“네놈은 지치지도 않냐?”
“난 바람의 무공을 익힌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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