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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평화교회 임영문 목사가 글로벌국제학교에 교회 시설을 무상 임대한 사연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 정부의 지원·관심 덜한
- 중도입국자녀 보살피자는
- 임영문 목사 제안이 밑거름
- 교인들, 시설 10년 무상임대
- 학생들 밥 봉사도 적극 동참
- "학교가 중심인 교회가 꿈"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글로벌국제학교(옛 국제청소년비전스쿨·교장 오세련)는 지난해 폐교 위기를 겪었다. 제대로 된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부산진구 양정청소년수련관, 북구 한국폴리텍대학교, 부산예술대 등지에서 더부살이했다. 시설이 없으니 교육청에서 예비학교 인가도 받을 수 없었다. 학생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학교가 제대로 된 보금자리를 찾게 된 것은 지난 2월.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평화교회에서 10년간 교회 시설의 무상 임대를 약속하면서 글로벌국제학교의 떠돌이 생활은 끝나게 되었다.
그 이후로 6개월가량이 흘렀다. 그동안 글로벌국제학교는 꾸준히 학생 수가 늘어나는 등 순항하고 있다. 물론, 아직 학생들의 출석 문제 등에서 불편이 있긴 하지만, 짧게는 3개월 만에 방을 비워줘야 했던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다. 글로벌국제학교 오세련 교장은 "중도입국 가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학생 수도 늘어나고 있으며,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글로벌국제학교의 순항은 평화교회 임영문 담임 목사의 선행이 밑거름이 됐다. 임 목사는 서울 강남의 화평교회에서 부목사로 활동하다가 1997년 5월 부산으로 내려왔다. 그의 첫 개척지는 그 당시 부산진구의 저소득 지역으로 알려진 전포동 골짜기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여유롭다고 알려진 강남과 부산 저소득 지역. 그 간극은 생각보다 컸다.
"전포동에 정착했는데, 이 지역에는 노인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것도 가족과 떨어져 사는 홀몸 노인들. 그래도 교회에 모이는 사람이 제일 많으니, 우리가 자식 노릇 한 번 하자고 생각했죠".
노인 봉사에 집중하던 임 목사는 전포동에 사회복지센터 등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활동의 방향을 틀었다.
노인 복지 관련 부분은 이제 국가적 지원이 시작됐으니, 교회는 정부에서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 목사는 "중도입국자녀 문제는 여전히 정부 시책의 사각에 놓여있다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고민하던 임 목사의 눈에 글로벌국제학교가 들어왔다. 임 목사가 활동하는 그린닥터스를 통해 글로벌국제학교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정보를 얻게 됐다. 그는 "교회에서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교회를 위한 교회가 아니라 지역 사회를 위한 교회를 만들자는 뜻에 다들 동참해 준 덕분에 무상 임대 결정을 내릴 수 있었죠"라며 "지금은 교회 식구들이 학생들의 밥을 차려 주는 등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평화교회가 있는 전포동은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임 목사는 평화교회를 다시 짓는다면, 학교가 주가 되는 건물로 만들 생각이다. "어차피 평일에는 교회를 많이 사용하지 않잖아요. 본당의 크기가 작아지더라도 학교를 우선으로 하고 싶어요. 그래야 지역도 살고 교회도 살지 않을까요."
※ 중도입국자녀
국내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문화가정 자녀와는 달리, 국외에서 성장하다 한국인과 재혼한 이주여성을 따라 입국한 자녀를 말한다. 한국 문화가 낯설고,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일반 학교는 물론, 일상생활 적응도 쉽지 않아 전문 교육이 필요하다.
첫댓글 교회가 투쟁에서 우리 사회의 어려움을 함께하자는 취지로 다가옴을 환영합니다.
모든 종교가 이제 봉사의 정신으로 사회에게 기득권을 모두 내어 주어야 함이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