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는 어디에 있는가?
작곡가의 오선지에는 그냥 종이와 잉크일 뿐,아직 음악이 아니다.그러면 연주자들이 음악을 들고 다니며 나누어 주던가?연주회장 거기서도 음악은 보이지 않고 만져볼 수도 없다.
그럼 음악은 어디에 있는가? 음악은 어디에도 없다.음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곡가는 단지 설계자일 뿐이고(악보는 설계도),연주가는 설계도 대로 시공하는 시공자일 뿐이며,음악의 마지막 완성자는 바로 감상자인 우리 자신이다. 음악의 최종적인 완성자는 소리로 현실화된 음악을 감상으로 듣고 가슴에 어떤 일렁이는 회오리를 느끼는 그 순간,꼭 회오리 그만큼의 음악으로 그 음악이 감상자의 가슴속에서 성립,완성이 되는 순간인 것이다.따라서 감상자에 따라 완성된 음악은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음악을 같은 방에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들었어도 그 느낌은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고, 같은 사람이 같은 음악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들어도 들을 때 마다 그 느낌이 다를 수도 있다. 따라서 음악은 미리 완성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음악이 시작되면서 매 순간순간 찰나적으로 이루어져 가는 그 무엇이다. 그럼 그렇게 완성된 음악은 어디에 있는가? 음악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음악은 미리 완성되어 청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를 상상시키는 그 무엇으로 다가오는 것이고,청취자의 상상력에 의해 매 순간 찰나적으로 감상자의가슴에서 이루어지는 그 무엇이다. 감각적이고 수동적인 히어링(Hearing)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창조적인<상상력>으로 음악을 찾아 나서는 리스닝(Listenig)의 자세로 음악을 들음으로써 결국에는 감상자가 음악의 완성자가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출처:김승일,‘클래식의 오해와 편견’,pp.46~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