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여지없이 코로나로(이젠 델타변이) 집콕하며 여름을 다 반납할 즈음 처의 지인 모친상으로 차마 핑계댈 수 없어 운전사 노릇하며 오후에 보령 웅천으로 향한다
웅천 장례식장에서 정말 찔끔의 시간 도장찍기 문상을 하고 근처 무창포 해수욕장을 찾았다
입구에서 검문과 함께 체온스티커를 붙이고 사람들이 많지 않은 무창포항으로 들어선다
바닷바람으로 시원할 줄 알았는데 시야의 시원함에 비하여 바람도 별로 없고 후텁지근하였다
무창포는 조선시대의 군창지였던 곳으로 1928년 서해안에서 최초로 개장된 해수욕장이다.
항 옆에는 백사장 길이 1.5 km, 수심 1~2m, 백사장 50m, 수온 섭씨 22도, 경사도 4도의 무창포 해수욕장으로 주변에는 송림이 울창하여 해수욕과 산림욕을 겸할 수 있다.
오늘은 항구 쪽으론 공사하는 덤프트럭이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다녀 더욱 더위로 인한 짜증이 더해졌다
그래도 방파제를 걸으며 탁 트인 서해를 바라보면 그 짜증은 한방에 날리운다
특히 무창포 항구에서 바라뵈는 저 맞은편 백사장 앞 1.5km에 2,000 여평의 기암괴석이 있는 최적의 낚시터가 있는데 매월 사리 때 1-2일간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 이라고하는 기현상이 생긴다.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석대도에 이르는 1.5km 구간에서 여름철 백중사리 때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왔던, 이 신비의 바닷길 현상이 사실은 매월 음력 사리 때 두 차례 일어나며 일반인이 마음놓고 들어가도 안전하다고 판단,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인에 공개되었다.
무창포의 긴 방파제 끝에 우뚝 솟은 빨간 등대가 한폭의 그림같이 인상적이며, 해수욕장의 모래사장 바로 앞에는 전원 주택 같은 펜션들이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오늘은 낚시객 태운 배들 몇 척이 수시로 항구를 드나든다
몇 년 전에 신비의 바닷길 체험을 했으므로 그쪽으론 가지 않고 이내 무창포항을 나와 서천 춘장대쪽으로 차길을 돌렸다
가던중 부사방조제 근처 충남 보령시의 바닷가 모래언덕인 소황사구 생태계보전지역을 들렀다
인적 하나 없는 바닷가 모래사구에 데크길 등 시설물을 정갈하게 해 놓아 산책하기 그만이었다
웅천읍 독산리 해안에서 황교리 해안에 걸쳐 형성된 해안사구인 소황사구(길이 2km, 면적 0.121㎢)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안사구의 전체구간이 훼손되지 않고 남아있는 사구로 면적은 좁지만 해안선 보호, 지하수 저장, 조류의 산란장소 제공 등 전형적인 사구식생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전 해안에 걸쳐 총 133개의 해안사구가 있지만 상태가 양호한 사구는 전체의 14%인 19개소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대부분 해수욕장 등으로 이용돼 훼손돼고 있단다.
생태체험하는 미래의 과학자 학생들의 탐방을 위해 설치한 망원경으로 먼 수평선과 곳곳에 있는 섬들을 쳐다보니 새삼 보이지 않던 먼 풍경(섬에서 낚시하는 이들 얼굴까지도 확인이 될 정도)이 눈 앞에 잡혀 망원경의 신비함이 느껴진다
원산도,호도,녹도 등이 멀리 보인다
소황사구에는 특히 노랑부리백로 매 황조롱이 소쩍새 솔부엉이 삵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등 보전가치가 크단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 가끔 답답함에 지친 관광객에서 안전한 휴식을 위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이다
부사방조제를 따라 춘장대로 들어서기 전 일출 일몰을 보기 좋은 숙소를 잡고 하룻밤 유숙을 청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나와 근처 코다리집에서(여름이라 조개구이 등이 식중독 때문에 꺼려져 그 대체용) 저녁식사를 하니 왠 횡재 내가 좋아하는 막걸리가 무제한 리필되는 공짜란다
한잔술 막걸리를 걸치고 근처 방조제턱으로 산책나오니 저녁의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맞아준다
먼 발치 오징어배들이 이리저리 어지럽게 평화로운 수평선 사이를 거니는 서해의 저녁풍경이 취기와 함께 그윽하게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