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밑줄 – 스물일곱 번째 모임
정우성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작년 5월, 제주도를 비롯한 한국 전체는 낯선 상황에 많이 당황했고, 때론 거북함을 노골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예멘인 500여명이 자국의 내전을 피해 말레이시아를 거쳐 무비자 입국 가능한 제주도로 입국을 하게 됩니다. 1년 사이 난민을 향한 오해와 혐오가 무성했고 심지어 '제주 예멘 난민 수용 반대' 국민 청원이 70만명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는 '제주 예멘 난민'에 대한 정확한 정보없이 추측과 소문에 의존해 불안의 감정만 키워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더이상 '난민수용'이 남일 같지 않은 일이 되어, 우리가 좀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정우성씨가 책을 냈습니다. 내용 일부에서 국가주의, 미국 사대주의의 오해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살짝 불편하기도 했지만 난민에 대한 기본 정보를 얻기에 적절한 책이라는 생각에 타인들 모두 동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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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의 밑줄
''나를 연민할 필요는 없어요.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여기서 나름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나는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고 있어요. 하지만 이것만은 부탁해요. 나 하나가 아니라 이곳 전체가 겪고 있는 이 상황을 잊지 말고 꼭 바깥 세상에 알려주세요.'' (14p)
✒미아의 밑줄
난민을 만나며 한 가지 확인한 게 있다면, 그들 누구도 스스로 난민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원하지도 않았던 난민이 되었다. (44p)
수많은 댓글을 읽으며, 사람들의 난민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난민 그 자체를 향해 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은 난민 그 자체에 대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삶에 대한 것이었다. 국가의 역할에 대한 것이었다.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소득과 기본 생활을 제대로 돌봐 왔는지 묻고 있는 것 같았다. (16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