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 소나무재선충 확산을 방지하라
제주의 청청브랜드를 지켜라
소나무재선충 방지
지난해에는 연달아 3개의 태풍이 불어 닥치더니, 올해에는 유래가 없는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었다. 이러한 급격한 환경변화는 우리 민족의 푸른 기상을 대변하는 듯한 소나무의 생육환경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제주도 산림면적의 18%를 차지하며 사시사철 푸른 제주의 모습을 보여주던 소나무에 큰 위기가 닥친 것이다.
그 푸르던 소나무 가운데 91ha에 이르는 면적의 소나무가 기후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고사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국립산림과학원 표본조사에 의하면 피해복의 25%가 소나무재선충병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확산되면 청정브랜드 제주의 가치가 위험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에이즈라 불릴 정도로 한번 걸리면 회복하기 힘들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재선충병으로 인해 일본은 60여 년 만에 소나무가 거의 사라졌고, 대만은 소나무를 잘라내고 차나무로 수종을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전국 80개 시․군․구에 확산되었다. 제주의 경우도 2004년 오라골프장 주변에서 최초로 발생됐다.
제주는 지난해에도 450ha에 이르는 면적을 항공방제하고, 1천392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했다. 올해도 9월 26일까지 450ha의 항공방제와 2천4백여 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하는 등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을 해왔으나, 소나무 고사목이 급격하고 늘어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솔수염하늘소 애벌레는 정상적으로 자라는 소나무에는 송진 등으로 인해 살 수 없다. 하지만 허약해진 나무에 애벌레가 들어가게 되면, 솔수염하늘소 애벌레에 기생하는 재선충이 소나무 전체에 퍼지게 된다. 그리고 재선층 한 쌍은 20일 만에 20만 마리 이상 늘어나는 엄청난 번식력으로 소나무의 물관을 전부 막아버린다. 그래서 소나무가 고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사된 소나무에 솔수염하늘소가 애벌레를 낳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만일 제주의 경우 사계절 푸른 모습을 간직하는 소나무가 사라지게 된다면 청정환경 브랜드란 가치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어 더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고사목제거에 총력전
그렇다고 무턱대고 소나무고사목을 제거할 수 도 없다. 5월부터 9월초까지는 솔수염하늘소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다. 그래서 고사목 제거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되면 오히려 솔수염하늘소가 여러 곳으로 이동하게 되는 역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이 시기는 주로 항공방제와 예찰활동을 하게 된다. 제주에서도 이런 이유로 9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고사목 제거에 나서게 된 것이다.
제주시는 시장을 본부장으로 소나무재선충병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4개 작업단 24명이 고사목을 제거하던 것을 6개 작업단 40여 명이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계톱을 이용하여 고사목을 베어내는 매우 위험한 작업이여서 고사목 제거가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반공무원이 30여 명이 매일 투입되고 있다. 앞으로는 읍면동 자생단체의 참여를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있다.
이처럼 제주시는 인력과 예산을 최우선 투입하여 올해 말까지는 주요도로의 고사목을 전량 제거하고, 내년 4월까지는 외곽에서 발생중심지역으로 압축방제해 나갈 계획이다.
산림청에서도 고사목 분포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10월까지 GPS를 활용한 항공․지상예찰을 실시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 확인된 재선충병 피해지는 반경 5km까지 전수 조사하여 고사목을 100% 색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내년 1~2월 동절기에는 지자체 보유인력만으로는 방제가 불가능한 지역에 국유림영림단 등 기술력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사목 처리방법은
고사된 소나무에는 솔수염하늘소 유충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소나무의 이동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목재나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무단으로 이동하는 것은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
일단 소나무 고사목의 처리방법은 크게 3가지로 있다. 첫 번째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고사목을 벌채하여 약제를 뿌린 후 포장재로 씌워서 솔수염하늘소 유충을 폐사시키는 훈증방법이다. 고사목을 이동할 필요가 없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7일이 넘어야 완전히 사멸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포장재를 걷어버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고사목을 베어낸 후 파쇄기로 1.5cm 이하의 톱밥이나 칩으로 분쇄하는 파쇄방법이 있다. 이 경우 훈증이나 고사목 운반에 따른 시간과 인력을 단축시키며 환경오염이 없는 장점이 있다. 특히 폐기될 산림 자원을 경제자원인 톱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고사목을 태우는 소각방법이 있다. 처리인력과 시간은 단축되나 산불발생의 위험이 있다.
앞으로 제주는 중․장기적으로는 국공유지에 대한 대체조림을 실시하고, 민간소유지에 대해서는 기후변화적응 수종 묘목제공 및 나무심기 운동을 권장해 나갈 계획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야
이제 솔수염하늘소와의 한판 전쟁이 벌어졌다. 우리의 노력여하에 따라 제주도에서 소나무가 보전되느냐 사라지느냐가 달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란 말이 있듯이 지금은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지난여름 최악의 가뭄을 이겨낸 원동력은 어려움을 나누고, 도우려는 제주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