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온종일 삶에 지친 비가온다
비에 젖은 것들이
그리 보이는 것이다
내리는 비는
여인의 발걸음 처럼
사뿐이 내린다
텃밭에서 자라는 꽃들도
멈추지 않고 오는 빗물에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다.
이별을 앞두고 겪는 운명이
되었다
낙엽이 내린다
가을에 오는 비는
낙엽으로 온다
떨어진 젖은 낙엽은
작별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붙어 있어서
너를 만나게 된다
고개숙여 걷는 너의
신발에 찢겨져 제 모습을 잃어도
발자취를 남기고 가는
그대의 오늘을 보고싶다.
꽃피우는 계절꽃은
아직도 남았는데
가을비는 하염없이 날을 지우며
떨어진다
비가 내리고 나면 가을산은
아마도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으로
빠르게 시간을 돌려 놓을것이다.
그리고
속살을 들어내는 겨울을 재촉 할 것이다.
그 겨울까지
남아있는 마른잎새는 르노아르의
풍만한 여인들이 들고 있는 실루엣 처럼
숨기고싶은 것들이 있어서
떨어 뜨리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도 나이가 들면
그 무엇을 붙들고 떨서질줄 모르는
삶이 되어 가고 있다 .
빗자루의 움직임이 더 필요한 것이
가을비가 남긴 흔적들이다.
바람으로 구르던 낙엽 같은
날은 가고 없다.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의악새 소리에 몇번을 놀라고나면
나에게 남은것 하나가 사라진 다는
소식을 받게 된다.
이가을이 깊어 가기전에 알게 해주는
떨어진 젖은 잎새에서
나를 보게 되어 좋은 날이 된다.
첫댓글 가을의 길목에서 대흥사 농암선원의 화엄장 세계를 정감있게 보여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