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17. 번뇌장과 소지장(습기)이 다하신 부처님
아라한/벽지불을 성취한 성인들은 번뇌장은 없앴지만, 소지장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이것이 부처님과 아라한/벽지불의 차이점입니다.
소지장은 글자 뜻 그대로, 아는 것에 장애가 있음을 뜻 합니다.
소지장은 번뇌의 습기를 뜻 합니다. 습관의 힘...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이 소지장도 없애셨기에, 아는 것에 장애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체 그 모든 것을 아시기에 <일체지자>이십니다.
아라한들은 자신과 남들의 전생을 보는데 한계가 있지만,
부처님께서는 그런 숙명통에도 역시 한계가 없이 그 모든 걸 다 보시고 아십니다.
바로 이전에 올린 대지도론에, 아라한과 부처님의 차이에 대해 올린게 있으니 참고하십시요.
불세존 같은 분들은 가령 어떤 사람이 칼을 들어 한쪽 팔을 끊고,
어떤 사람은 전단향을 한쪽 팔에 발라 주더라도
마치 좌우의 눈과 같아서 마음에 애증이 없다.
그러므로 영원히 습기가 남지 않는다.
전사 바라문의 딸이 나무통을 배에 감추고 대중 가운데서 부처님을 비방했다.
“그대는 나를 임신시키고도 어째서 나에게 옷과 먹을 것을 줄 생각을 하지 않는가?
그대는 수치를 모르는구나.”
이때 5백 명의 바라문 스승[師]들이 모두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그렇다, 우리들은 벌써부터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때 부처님은 딴 빛이 없으시고, 또한 부끄러운 빛도 없으셨다.
이 일은 곧 거짓임이 밝혀졌으니,
땅이 크게 진동하고, 하늘 무리들이 갖가지 꽃을 흩어 공양하고,
갖가지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했으나 부처님은 기뻐하는 빛이 없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마맥(馬麥)을 잡수셔도 슬퍼하지 않고
천왕(天王)이 온갖 맛이 구족한 음식을 올려도 기뻐하지 않아 한마음뿐이요
두 마음이 없었다.
이와 같이 갖가지 음식/의복/와구로 찬탄하거나 나무라거나
멸시하거나 공경하는 등 갖가지 일에 대하여 달라지는 일이 없었다.
마치 순금은 달구고 연마하고 두드려도 전혀 늘거나 주는 일이 없는 것과 같다.
이런 까닭에 아라한은 비록 번뇌를 끊고 도를 얻었더라도
여전히 습기가 남아 있으므로 바가바(부처님의 여러 명호중 하나)라 부르지 못한다.
- 대지도론/용수보살(나가르주나)/구마라집 한역/김성구 번역/동국역경원
대지도론 17. 번뇌장과 소지장(습기)이 다하신 부처님
[출처] 대지도론 17. 번뇌장과 소지장(습기)이 다하신 부처님|작성자 마하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