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재난이 일상이 되어가는 시대에 총회가 기존의 재난재해 대응방식을 점검하고 새로운 대안 마련에 나섰다.
총회재난봉사단(단장:윤마태)은 지난 5월 23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107-1차 회의를 열고, '총회-노회-교회'로 연결되는 총회의 재난대응체계의 한계를 인정하고 향후 신속한 지원과 복구를 위한 새로운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현재 총회의 재난구호 방식은 총회가 전국교회를 대상으로 재원을 마련해 노회에 구호기금을 지원하면, 노회는 총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구호사업을 펼치는 과정이다. 그러나 재난의 강도가 커지고 빈도수가 증가하면서 사후수습보다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회기마다 담당자가 교체돼 업무의 비연속성과 전문성 부족 등으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
이날 도농사회처 총무 오상열 목사는 '기후·재난시대 구호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하고 "재난의 강도와 빈도수를 예측할 수 없고 대비가 어려운 그야말로 역대급 재난의 일상"이라면서 "노회가 재난기금을 확보하고 전문성과 교회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재난 발생 시 교회와 교우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지역사회를 돌봐야 한다. 이 역할을 교회가 제대로 수행할 때 교회의 지속가능성과 신뢰를 확보하는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지역노회와 거점교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난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는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절대적"이라는 오 총무는 "지역노회가 상설 재난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총회재난봉사단과 거점교회와 협력해 신속한 초동조치와 대응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강원동노회는 지난 제140회 정기노회에서 '재난대책위원회'를 조직하기로 결의하고 노회 내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를 본격 가동키로 했다.
강원동노회 재난대책위원회 상임총무 강석훈 목사(속초중앙교회)는 '강원동노회 재난대책위원회의 상설기구화 과정 및 필요성'을 주제로 사례를 발표하며 "지난 2019년 속초 고성 강릉 산불재난 당시 총회와 노회, 거점교회 간의 협력을 통해 교회나 교인들은 물론 지역 전체를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구호활동을 전개하면서 지역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최근 재난의 규모가 다양해지고 대형화되면서 신속한 대처를 위한 전담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노회 사회봉사부 산하 재난대책위원회를 분립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강 목사는 또 "재난 발생 24시간 내 피해 현장을 방문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발생 직후 3주 이내에 거점교회를 중심으로 지역의 이재민을 돌볼 수 있는 지원 마련되어야 하는데 현재 총회의 재난구호 방식으로는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구조"라면서 "노회 재난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재난안전상황실을 마련하고 거점교회와 지자체가 연계해 피해상황 모니터링, 피해 복구 대책 및 지원 마련 등 재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총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오상열 총무는 "다양한 논의와 실험을 통해 총회의 재난대응 대안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이 중요한 때에 강원동노회의 사례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총회는 노회 재난대책위원회 조직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회 재난기금 마련을 일정부분 뒷받침해 주면서 노회의 재난 컨트롤타워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총회 사회봉사부(부장:서성구)는 지난 강릉 산불 당시 강원동노회에 구호기금을 전달하면서, 구호금 일부를 노회 재난기금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강원동노회 재난대책위원회 시행세칙(안)에 따르면 노회 재난기금으로 평균 1억 원을 유지하도록 했으며 운영기금은 거점교회로부터 매년 100만 원씩 회비를 받아 활용한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총회의 재난대응 대안마련을 위해 총회 임원회와 연석회의를 갖고 총회재난봉사단의 구체적인 역할을 논의하기로 했으며 권역별 총회재난봉사단 확대와 거점교회 허입을 허락하기로 했다. 또 총회재난봉사단 매뉴얼 제작과 총회재난봉사단 거점교회의 방문 교육을 연 1회 이상 진행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 및 프로그램 등도 마련키로 했다. 총회재난봉사단 참여교회는 천안서부교회(윤마태 목사 시무)를 비롯해 12개 교회가 각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최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