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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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차(茶)는 느림의 미학(味學)
요즘 사람들은 너무 바쁘게 산다.
무엇에 쫓기기라도 한 듯 여유라곤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빠른 것 세 가지를 꼽는다면 걸음걸이, 밥 먹는 시간, 운전속도를 들 수 있다.
종종걸음으로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삶의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다.
식사 시간은 또 얼마나 빠른가
여유로운 말 한마디 없이
조금 천천히 먹는 모습을 좀처럼 찾기 힘들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내 앞에 끼어드는 차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눈곱만큼의 양보는 있을 수 없다.
차는 느림의 미학이다.
차를 마실 때는 허리를 펴고
마음을 가다듬고 색향미를 느낀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차를 마신다.
찻잔 속 뜨거운 물 위로 떠 있는 잎을 후후 불며
한 모금씩 천천히 여유를 즐기며
‘느림의 미학’을 몸에 담아내는 것이
바로 차(茶)의 매력이다.
본연의 향에 온기까지 더해진
차 한 잔은 기혈의 순환을 돕는
효과까지 높다.
‘빨리 빨리’만을 외치는 현대사회에서
차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한 잔의 차는
소박함과 느림의 미학을
일깨워 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차는 향기로움과 떫은맛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인생에 비유되곤 한다.
차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자연의 숭고함,
사람과 사람의 인연,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어
또 하나의 세상, 우주라 할 수 있다.
지금부터 내 몸에 필요한 차를 마시며
조금은 더디 가더라도
한 박자의 쉼표를
삶에 찍어보는 건 어떨까.
“차가 가장 맛이 좋은 온도는 45˚C입니다.
입술이 느끼는 적합한 온도죠.
입술은 30˚C 정도로 온도가 떨어지면
차갑다는 것을 느끼고
50˚C 이상으로 올라가면
입술은 뜨겁다는 것을 느낍니다.
따라서 차가 가장 맛있을 온도인
45˚C를 유지하기 위해
차를 마시는 다기를 예열해야만
본연의 차맛을 유지할 수 있다.”
차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처음 차를 마실 때는 고요함,
편안함, 평온함을 느끼기 보다는
건강에 좋다고 해서 마시게 되고
그러다 점차 세월이 가고
차를 치생활하게 되면서부터
내 몸 안에서 녹아내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제는 차생활에 익숙해진 나를 발견하게 됐고
나 자신을 맡기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재차 차는 사람에게
어떻게 이로운지에 대해 물었다.
“중국의 다성인 육우는 차맛을
'철고인감(綴苦咽甘)이라고 했어요.
즉 마실 때는 쓰나 목구멍에 넘어 갈 때는
단맛을 느낀다고 했어요.
비단, 맛만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차에는 인간의 철학이 담겨져 있습니다.
고진감래, 기다림의 여유라고나 할까요.
차생활 자체가 사람을 대하는
예절, 어법, 태도, 인성 등을 배우게 됩니다.
차의 탕색을 보고 향을 맡고,
맛을 느끼면서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차는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데 늘 곁에 있기에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물질적인 만족이
사람이 행복한 게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과 풍요로움이 행복이죠. 차(茶)생활에서 그게 가능해집니다.”라고 말한다.
차를 마시는 것을 ‘끽다(喫茶)’라고 한다.
찻잔을 감싸 쥐고 가슴높이로 들어
색을 감상한 후 코와 잎 가까이 가져와서
향을 맡고, 마실 때 맛을 음미한다.
싱그러운 향과, 은은한 색,
오묘한 맛으로 표현하고 있다.
차를 마실 때,
차가 입에 맞지 않는다고 홀짝 마셔 버리거나
찻잔을 엎어놓거나,
그만 마신다는 말하지 않고
그냥 찻물을 조금 남겨 놓으면 된다.
다만 차를 대접받는 입장에선
최소 세 잔 정도는 마시는 게 예의라고 한다.
찻잔을 잡을 때는
오른손은 잔을 감싸듯이 잡고
손가락은 모아 잔의 위로 올라오지 않도록 한다.
왼손은 손가락은 모아 잔의 바닥을 받쳐준다.
차의 색과 향기, 맛을 느끼며 마시되
3∼4번에 나누어 마신다.
찻잔에 전해지는 차의 온기와
도자기의 질감도 음미하며
차를 입안에 넣고 머금었다가 삼킨다.
그래야만 차의 다섯 가지 맛
(쓴맛, 신맛, 떫은맛, 짠맛, 단맛)을 고루 맛보고,
차의 풍취도 느낄 수 있다.
차를 차갑게 마시는 것보다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좋고,
그때그때 우려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다.
차는 우리는 사람(팽주)에 따라,
차의 양에 따라,
물의 온도에 따라,
우리는 시간에 따라 그 맛이 다르다.
차를 따를 때 잔의 7부정도만 채운다.
나머지 3부는 정으로 채운다.
첨잔은 하지 않는다.
차를 대하는 것
또한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차의 원류인 중국에서는
차를 예술로 보고 다예(茶藝)라 하고
일본은 도를 우선해서 다도(茶道),
한국은 예를 중시해서 다례(茶禮)라고 한다.
- 국제차예절교육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