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곳은 날씨가 매우 춥답니다. 어제는 눈도 조금 내렸답니다. 부산엔 원체 눈이 잘 오질않아 모두들 불편함 보다 좋아하는 분 들이 많은 거 같아요. 어머니 계신곳은 어떠세요? 그곳은 춥지도 덥지도 않으신가요?
지금 시간이 오후 8시 인데 꽤 밤이 깊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바깥날씨가 추워서 웅크리고 있어니 그렇게 느껴지나 봅니다. 요즈음 저는 병원 찾아다니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높은 곳에 둔 물건을 내리려고 의자에 올라갔다가 나무 의자가 통째로 내려앉는 바람에 넘어져서 다리도 허리도 충격이 심했나 봅니다. 오전에 문리치료를 받았는데도 많이 불편하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 나이 때 이렇게 조심 없진 않으셨던 거로 기억되는데 저는 이 모양입니다.
참! 어머니 지난 수요일, 딸아이 집에 가서 쉬고 왔는데 어머니의 효성스러운 손녀가 뜨개질을 열심히 하고 있었답니다. 왠 뜨개질이냐고 물었더니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한 자원봉사랍니다. 옛날에 어머니께서도 춥고 정에 굶주린 '소록도'아이들을 위해 뜨개질을 많이 하셨지요. 어머니의 손녀가 외할머니를 본받나 봅니다. 어머니께서 70의 고령에도 손수 뜨개질한 옷 100벌을 무기명으로 기증하셨던걸 딸아이도 알고 있었거든요. 자식 교육이란 이렇게 솔선수범하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 많이 보고 싶습니다. 올해도 별 뜻 있는 일을 하지 못한 채 12월이 되었습니다. 제가 2022년에 한 일은 병원 가는 일 밖에 없었나 봅니다. 이제야 말씀드리지만 저는 22년 전에 제 장기나 신체 모두 기증했습니다. 저를 본 딸과 사위도 기증을 하였답니다. 어머니 제가 아주 잘 한거죠. 이다음 어머니를 만나게 되는 날 잘했노라고 등이라도 쓰다듬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어머니! Christmas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네요. 제가 만든 Card 보내드릴게요. 제 염려 그만하시고 마음 편히 그리고 즐겁게 지내세요. 그곳은 감기 같은 거 없으세요? 이곳은 코로나도, 감기도 점점 억세어져서 걱정이랍니다. 저도 조심할게요.
2022년 12월 23일 어머니의 딸 자야 올림.
첫댓글 메리크리스마스!
이제 딱 이 해도 엿세가 남았습니다.
남은 22년 알차게 보내시고, 좋은 작품 많이 쓰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