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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을 걸 다 우짜노! 디지털 오디오 시대에 들어서자, 마니아들이 내심 우려하게 되는 사건은 매번 새로운 매체가 소개되어 대중화하기 시작될 무렵일 것이다.
이제 막 취미의 세계로 발을 들여다 놓은 애호가들이야 당연히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환영일색이겠지만, 맞은편 벽을 가득히 메울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소중하게 수집해 왔던 추억들이 존재하고, 그 자체로도 뿌듯한 자긍심을 느껴왔던 마니아입장에서는 이러한 소식들이 마냥 반가울리만은 없다.
어느 취미 사회든 그러한 변혁기에는 애호가들이 두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를 자처하는 그룹은 새로운 매체에 대한 단점보다 장점을 내세우기 일쑤이고, 그 반대편 수성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단점을 피력하기에 열중한다.
그러나 승자는 단순하게 신∙구로 판가름 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안다. 즉 환경 및 기능과 품질의 요소가 복잡하게 어우러져서, 대변혁을 선도하는 태풍이 되던가, 아니면 그것이 찻잔 속으로 기어들어가던가, 혹은 시간을 두고 공생 할 수도 있다.
나타나자마자 아날로그 테이프나 비닐 디스크들을 일거에 소수 마니아들만의 취미꺼리로 만들어 버렸던 CD(Compact Disc), 현재는 추억의 물건이 되어버린 MD(Magnetic Disc)와 DAT(Digital Audio tape), 그리고 최근 SACD(Super Audio Compact Disc)의 예에서 잘 알 수가 있다.
현재는 디지털시대이다!.
1982년 8월 17일 필립스가 기존 LP의 1/6 정도 크기의 콤팩트디스크(CD)를 만든 후, 지난 30여 년 동안 전 세계를 통하여 수천억장이 팔리면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전쟁은 이미 결판이 났다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디지털 오디오를 위한 저장 매체가 몇 몇 새롭게 소개되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였고, 1999년 필립스(Philips)와 소니(Sony)가 공동 개발한 SACD(Super Audio Compact Disc)가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 포맷중의 하나인 DSD(Direct-Stream Digital)의 매체로 소개되어 주목받고 있다.
현재 디지털 오디오 산업은 비트와 샘플링의 전쟁에서 벗어나, 디지털 파일 플레이어나 네트워크 스트리밍 서비스 등 매체 및 서비스의 다양성, 사용의 편리성에 관심을 두고 발전하고 있다.
이들은 44.1Khz ~ 192Khz까지의 PCM 샘플링과 DSD 등 다양한 신호를 처리할 수 있으며, USB 입력이나 네트워크로부터 직접 디지털 오디오를 받아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다.
CD와의 전쟁에서 밀려난 비닐 디스크는 디지털 오디오와는 다른 음악적 특성 때문에 일부 마니아층에서 여전히 지지를 받아 현재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디지털 오디오끼리는 또 다르다.
즉 CD등 기존의 광 매체와 디지털 파일을 비교해보면, 레코딩 후 거쳐야하는 가공 단계의 수나 콘텐츠 및 정보의 저장성, 사용의 편리성, 배포의 효율성, 신호를 픽업하기 위한 기기의 제조단가 등에서 향후 디지털 광 매체가 디지털 파일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예로 2014년부터는 세계 디지털 음원의 매출이 오디오 CD의 매출을 넘어서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최근 들어 자택의 디지털 파일 플레이 시스템에서 나오는 소리와 CD 소리를 비교해보면, 여전히 납득할 수 있는 소리를 들려주고 있지만, 가끔은 이 소리가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 더 개선 될 부분은 없을까? 하는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곰곰이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자택의 시청실에서 디지털 파일 트랜스포트 역할을 하고 있는 음감용 PC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사소한 문제점이 발견되거나 개선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접하게 되면, 지체 없이 보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고, 그 노력에 대하여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는데,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가 있겠다.
순전히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때마다 순순히 따라와 주는 음감 PC에 대하여 본인도 모르게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필자는 얼마전에 음감용 PC를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카페 회원 칼럼란에 연재된 “PC-FI 시작해볼까”를 참고하기 바란다.
필자는 지금껏 와디아 분리형 제품을 메인으로 음악을 들어왔고 추가로 디지털 파일 재생용으로 벤치마크사의 DAC1이나 마이텍 192 DSD DAC 등을 사용해 오다가 최근에 마이트너 MA1으로 교체 하였다.
음감용 PC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은 무엇이 좋을까? 현재 소개된 디지털 트랜스포트를 물색하던 중 우연히 최근에 해외에서 한창 성과를 올리고 있는 국내 브랜드인 오렌더의 제품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디오를 취미로 생활해온지 어연 40여년, 그 사이 국내 오디오 제품의 성능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음을 알고는 있지만, 문제는 오렌더의 제작사인 TVLOGIC이 뮤직서버를 만드는 회사라는 점만 알았을 뿐 사운드 철학에 대하여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리 제작사는 순수한 원음 재현을 목표로 하고. . . ” 이런 소리는 모든 오디오 제작사들이 기본적으로 내세우는 슬로건이지만, 크렐, 마크레빈슨, 그리폰, 패스, 골드문트, 오디오리서치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앰프 제작사들의 제품 소리는 모두 다르다.
따라서 제품 구입하기 전에 며칠 대여 해볼 수 있으면, 그렇게 하여 그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대여는 간단하지 않았는데, 제작사로 연락한지 3개월쯤이 지나서 제품을 받아 볼 수 있었다. 대여 받은 제품은 올해 새로 개발된 N100S이다.
요즘 국내의 개념있는 제조사의 제품을 보고 있노라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디자인이 빼어나다.
2000년도에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새시 가공 실력이 높아졌음을 느끼곤 했는데, 초기에 다소 화려하게 치장했던 촌스러운 디자인들이 2010년 이후에는 단순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일단 외양을 살펴보자. 오렌더의 제품군은 플래그십부터 엔트리 모델까지 자사의 통일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는점을 칭찬하고 싶다. 그 콘셉트는 외부 디자인만이 뿐만 아니라, 사용자 UI, 최고의 성능을 위한 내부설계까지 이어져 있음을 잘 알 수가 있다.
본사의 거함격인 W20은 세계 어떤 메이커의 제품과 비교해도 존재감 있는 훌륭한 디자인이지만, 엔트리 모델 N100S은 크기와 기능들이 상급기에 비해서 단출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 제품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상급기와 동일하게 절삭 가공한 알루미늄 새시의 고급스러움과 USB입력 등, 중요한 신호처리는 상급기의 설계 방침을 그대로 가져오고, 더하여 디지털 냄새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리니어 방식의 전원부를 새롭게 채용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오렌더 모델 중에서 리니어 전원부를 채용한 모델은 N시리즈에 와서 최초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리고 새시 폭이 축소되었으니 당연히 전면 디스플레이 창도 한 개로 단순화되어있는데, 특히 오렌더의 아나로그 타입의 디스플레이는 필자에게 강력한 구매 의지를 갖게 한 부분 중에 하나이다.
디지털 그래픽기술로 구현된 디스플레이는 배경을 블루와 옐로우로 변경할 수가 있으며, 마치 앤틱한 음향기기를 마주하듯이 정교하고 감성적인데, 바라보다보면 디지털 전용기임을 잊게 해준다.
소리를 들어보자!
시청기간에 자택의 오디오에 일부 변경이 있었기 때문에 시청기는 2편을 준비할 예정이다. 1편은 5월 중 시청한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려 한다.
스피커는 B&W800D, 파워앰프 오디오리서치 150SE 모노 블럭, 프리는 동사의 레퍼런스3, D/A 컨버터는 마이트너 MA1, 디지털 트랜스포트는 음감용 PC(배터리구동) 및 오렌더 N100S를 준비하였다.
오렌더 N100S를 연결하여 들어본 첫 소감은 음역이 플랫하고 스테이지가 넓으며 음장이 스피커 뒤로 넓게 펼쳐진다는 점이다. 해상력도 수준급이며, 음감PC에 비하여 사운드에 에너지감이 있어 프리볼륨을 한 스텝 낮게 놓고 들었다.
이 정도면 일단 기본은 잘 갖추어졌다고 할 수가 있다. 이 제품은 이미 전시회 등 행사에 사용되어 에이징이 어느 정도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시청을 계속하는 동안 감성적인 표현력이나 스테이지 내의 악기들의 짜임세 등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의 개선이 있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드 역할만 하는데도 불구하고, 완전한 사운드를 내기위해서는 500시간 이상 에이징을 해 줘야 할 것 같다.
수 많은 시청곡 중에 여기에는 간단히 몇 곡만 소개해 보려한다.
우선 CD포멧부터 시작하였다.
항상 듣는 곡인 아만다 맥블룸의 Dreaming, For Nothing을 연속으로 들어본다. 이 소스는 홀 톤 등 간접음의 표현이 뛰어나고 무대의 공간이 매우 넓게 녹음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라스베가스 호텔의 넓은 라이브 무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한다.
흔히 레퍼런스 음반이라고 소개된 것들 중에는 오로지 가수만 코앞에 다가와서 노래하는데, 나머지 부분인 홀이나 스테이지감이 전무한 소스를 종종 접하지만, 필자의 취향과는 멀다.
오렌더 N100S에서는 가수가 조금 젊어진 듯 슬림해지고 음장이 더 넓고 깊게 표현된다. 가수가 면전으로 다가서는 듯한 호소력의 표현에서는 음감 PC가 유리한듯하지만, 평소 시청시에 중역 대를 약간 강조하는 음감PC의 특성 때문이며. 그만큼 N100S의 음역대가 평탄하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올린의 표현은 어떨까? 브리튼& 월튼 바이올린 협주곡, 막심 벤게로프가 연주한 유명한 소스이다. 대편성에 벤케로프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의 현란한 기교와 정열적인 파워감을 고스란히 표현해 내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N100S의 플랫한 음역 특성은 특히 대편성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드넓은 스테이지에 악기들이 정연히 늘어서고, 디지털 신호 전달의 충실함 때문인 듯, 바이올린 현의 두께와 질감이 잘 느껴지고, 고역히 부풋하게 살아난다. 가끔씩 터져 나오는 총주에도 저역의 흐트러짐이 전혀 없이 섬세한 굴곡과 에너지 감을 멋들어지게 잘 표현해 낸다.
편성이 많아져서 음원들이 복잡하게 어우러질수록, 음장이 혼탁해지는데, N100S의 경우에는 깨끗히 닦은 거울을 마주하듯, 스테이지를 가지런하고 반듯하게 보여준다. 디지털 파일로부터 데이타를 읽어 USB로 전송해내는 과정에서 첨가될 수 있는 불순물을 차단하고, 정보를 올 바르게 전달하기 위한 오렌더의 우수한 디지털 처리 기술을 잘 느낄 수가 있었다.
다음은 DSD소스로 들어본다.
Accuphase사의 Sampler 소스이다. 첫 번째 곡인 Symphonic Poem "Also Sprach Zarathustra" Op. 30 이다.
DSD 소스의 디지털 전달능력도 완벽한 수준이라고 할 수가 있다. 초기에 우르릉거리며 나오는 저역이 시청실 바닥을 긴다. 음감PC에 비해서 저역의 존재감이 크며 더 낮고 넓게 깔린다.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일본산 SACD 플레이어로 이 앨범을 들어 본적이 있는데, 지금 이 사운드가 몇 수위다. 하기야, N100S와 마이트너 MA1를 합한 가격도 그 제품의 가격보다 몇 배는 되니까, 가격대 성능에서 꽤 정확하게 표현한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현재 상태로는 단순히 정의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즉, 동일한 가격대의 CD(SACD) 전용기와 파일 플레이어를 놓고 순전히 사운드의 표현 능력만을 비교한다면, 현재 기술의 완성도를 감안할 때, CD나 SACD 플레이어가 유리할 것이다.
바꾸어 생각하면, N100S가 그 가격 이상의 성능은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역시 DSD소스로 들어보는 짜라투스트라는 실감 이상의 표현을 들을 수 있었다.
네 번째곡 Wien. Du Stadt Meiner Träume Wienerlied에서는 홀의 섬세한 울림과 자연스런 가수의 목소리,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피아노 연주와 이 모든 것들이 혼합되어 녹음 현장 그대로를 자택에 옮겨온 듯하다.
자! 이제 종합해보자.
일반적으로 디지털 플레이어는 일반 CD(SACD)전용기보다 다소 딱딱하고, 음악적인 뉘앙스가 모자란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LP시대에 CD가 그랬고, 현재의 CD시대에는 파일 플레이어가 그렇다. 그리고 이러한 공식은 CD가 그랬던 것처럼 제작사와 사용자들의 노력에 의해 충분히 극복될 수 있으며, 오렌더는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N100S의 특징은 오렌더의 앤트리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CD 시대의 하이앤드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훌륭한 제품이다. 드넓은 스테이지와 충분한 해상력 등의 사운드 경향은 CD 시절의 와디아 트랜스포트를 마주하는 느낌이다.
만일 더 고급기로 가면 음의 강약의 표현에 있어서 청초하고 가녀린 표정이나 혹은 소리의 투명감 등에서 향상이 되어 있지만, 보유한 D/A 컨버터에서 USB를 주로 활용한다면, 이 제품의 가격대비 효과는 출중하다 할 수가 있다.
우선 CD 소스 등 일반 PCM 데이터 처리를 위한 N100S의 USB 처리 능력은 어떠할까? 이번에 시청해본 결과 44.1MHz~192MHz 소스에 대한 USB전송 능력은 동 가격대의 CD/SACD 전용 트랜스포트(이 가격대에 구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과 비교한다 하더라도, 전혀 떨어지지 않을 실력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최근 대부분의 D/A 컨버터들이 DSD 처리를 위하여 USB단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N100S의 USB단에 채용된 DSD over PCM 데이터의 안정된 전송 기능은 덤이며(현재까지 CD(SACD) 전용 트랜스포트 중 표준 USB 디지털 출력이 가능한 제품은 없다), 이 제품의 가치를 더욱 높히고 있다. 더우기, 아이 패드를 활용한 편리한 UI조작을 한번 맛보게 되면, 기존의 막대기 같은 리모컨을 더이상 휘두르고 싶지는 않게 될것이다.
이번 시청에서 N100S는 필자의 튜브 앰프인 VT150SE파워 앰프와 레퍼런스 3 프리앰프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택에서 한층 낮게 깔리면서 가닥추림이 좋아진 저역 표현 능력은 N100S의 덕을 봤다고 할 수도 있다.
필자가 만만하게 사용해 왔던 음감용 PC는 N100S에 비해서 소릿결이 다소 여리고, 중저역에서 음악적으로 부푸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여성 성악이나 소편성에 장점을 보이지만, N100S와 한동안 비청 해본 결과, 스테이지의 표현과 음장의 크기, 음색, 해상력 등 대부분의 요소에서 필자가 디지털 트랜스포트에 요구하는 방향과 더욱 가깝다.
대여품을 내 보내고도 한동안 음감용 PC를 사용하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N100S의 구입을 결정하게 된 동기는 바로 N100S를 활용할 때 경험했었던, 아이패드와의 안정적이고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결코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후에 오디오리서치 파워 앰프를 내보내고 대신에 구형 크렐 앰프를 들여다 놓았다. 이 제품은 순 A급 1Ω 1200와트를 보장하는 무지막지한 놈이라 여름철에는 소위 다리미같이 뜨겁다. 때문에 자택의 시청실은 임시 휴업 상태고, 따라서 현재 서귀포에서 바다를 보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시청기 2편은 가을쯤에 TR앰프를 활용한 N100S 사용기를 작성할 계획이다.
첫댓글 FPB300과의 매칭 결과도 곧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