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땅위의 천사-사제>
우리가 사제의 신성한 직분을 이해한다면 미사의 무한한 위대함을 보다 풍부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순교자 이냐시오 성인은 사제직은 세상의 모든 직분 중 가장 숭고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제는 교회의 영광이며 기둥입니다. 또 천국의 문지기이기도 합니다.
에프렘 성인은 사제란 무한한 존엄의 직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카시안은 하느님의 사제는 모든 지상의 주권자들과 모든 천상의 직분들 위에 높이 들어 올려져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사제보다 높이 계시는 분입니다.
교황 이노슨트3세 성하는 “사제란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놓인 존재입니다. 하느님보다는 아래에, 인간보다는 위에 사제의 직분이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데니스 성인은 사제는 성스러운 인간이며, 사제직은 성스러운 직분이라 명하셨습니다.
에프렘 성인은 하느님께로부터 온 성직의 존엄이신 사제는 모든 이해를 넘는 존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 크리소스톰 성인은 사제를 존경하는 이는 그리스도를 존경하는 축복받은 사람이고, 사제를 모욕하는 이는 그리스도를 모욕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사제의 직분을 신성한 직분이라고 명하셨습니다. 사제의 직분은 왕이나 황제, 천사의 영예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금의 가치가 동의 가치보다 훨씬 큰 것처럼, 사제의 직분도 왕의 그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드 살레 성인은 한 부제에게 신품을 주고 난 후, 이 새 사제가 성전 문에서 마치 다른 이가 먼저 나갈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멈춰 서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인은 사제에게 왜 나가지 않고 서있느냐고 물었고 사제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수호천사를 보내주셔서 신품성사를 받는 동안 천사께서 내내 제 오른 편에 서서 절 도와주시고 저에 앞서 길을 가셨습니다. 그런데 성직을 받자마자 천사께서는 제 왼 편에 옮겨 가시더니 제 앞으로 나서지 않으시겠다고 하시는 겁니다.” 이런 사정 속에 새 사제와 천사는 누가 먼저 나갈 것인지를 놓고 머뭇거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토마스 성인의 말씀에 따르면 사제직의 존엄은 천사의 존엄보다 더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레고리 나지안젠 성인은 천사조차도 사제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에 있는 모든 천사들은 단 하나의 죄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수호 천사들은 그들에게 맡겨진 영혼들을 돌보아서 사제에게 의지처를 찾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난 후 사제가 그들의 죄를 용서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자주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천사와 사제를 한자리에서 만나게 된다면, 저는 우선 사제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를 드리고 그 다음에 천사께 인사하겠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 “죄인을 용서하는 것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는 일보다 더 위대한 것입니다. 단 하나의 죄를 용서하는 데도 주님의 모든 전능하심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니 사제의 능력이란 어떤 것이겠습니까?”
알퐁소 성인: 전체 교회를 다 드린다 해도 한 명의 사제가 드리는 미사 한 대 만큼 하느님께 경배를 드리거나 큰 은총을 얻도록 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인 미사를 드림으로써 사제는 모든 인간이 자신의 생명을 하느님을 위해 희생한다 해도 얻을 수 없는 엄청난 흠숭을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다루는 사제의 능력을 살펴보면, 그가 성변화경을 읊을 때 육화의 신비를 담은 그 기도에 주님께서 응하시고 사제의 손 안으로 담겨 들어오신다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우리의 구세주께서 교회로 내려오셔서 고해성사 대에 앉아 계시고 어떤 사제가 다른 고해성사 대에 앉아 있다면, 예수님께서는 회개하러 온 사람들에게 “당신의 죄가 용서받았습니다.” 하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사제 역시 그에게 회개하러 온 신자에게 “당신의 죄가 용서받았습니다.” 라고 하겠지요. 이럴 경우 두 사람의 죄는 똑같이 용서받은 것입니다. 이렇듯 성사를 주는 권한과 직분은 이 세상의 모든 직분 중에서 가장 고귀한 것입니다.
치쁘리아노 성인: 하느님의 진정한 영을 받아서 사제직을 받도록 신탁된 사람들은 경외감과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치쁘리아노 성인은 주교께서 성인을 사제로 임명하고자 한다는 소식을 듣고 스스로 몸을 숨기셨다고 합니다.
풀젠시우스 성인 또한 겸손하고 두려운 마음에서 성직을 수여받기 전에 다른 곳으로 피해가셨다고 합니다. 암브로시오 성인 역시 성직을 받아들이기 전에 오랫동안 사절하셨습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끝까지 성직을 받아들이지 않으셨습니다.
에피파니우스 성인: 저는 사제의 직분을 기꺼이 수령하고자 하는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사제 직분은 두려울 만큼 성스러운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제를 돕는 사람들에게 상을 주십니다.
아일랜드의 한 작은 마을에 가난한 상인이 부인과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이 가족은 세속적인 것들은 많이 갖지 못했지만 매우 독실한 신앙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한 한 많은 미사에 함께 참례하곤 했습니다. 가까운 교구에 허약한 체질에 너무 공부를 많이 하다 정신적 균형에 문제가 생기고 더 이상 사제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된 한 젊은 사제가 있었습니다. 이 사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안되는 한에서 이곳저곳을 떠돌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착한 상인은 아내에게 자기 집의 작은 방을 정돈하여 신부님께서 묵으시도록 하고 음식을 마련해 드리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젊은 사제도 이 부부의 친절한 초대에 기꺼이 응해, 수년간 편한 마음으로 한동안 이 집에 머물다 떠나곤 하였습니다. 이 사제는 죽음의 때에 이르러 의식을 온전히 회복했습니다. 사제는 침상에서 일어나 앉아 가장 절실한 기도로 이 선한 사람들에게 주님의 풍성한 은총을 내려주십사 청하였습니다. “ 오! 주여, 이 사람들이 당신의 사제인 제게 베푼 것에 수천 배로 갚아주십시오. 이 착한 당신의 자녀들에게 정신적인 축복과 물질적인 축복을 함께 베풀어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를 마친 후 신부님은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로 얼마나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는지 들어보십시오. 이 가난했던 상인은 굉장히 장사가 잘 돼서 부유하게 되었고, 그의 아들은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상인의 여동생 중에 네 명이 수녀가 되었으며, 부인의 형제 중에 네 명이 역시 수녀가 되었습니다. 이 상인은 건강하게 오래 살다가 평화로운 죽음을 맞았다고 합니다. 사제가 되고자하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봉헌하는 신자들은 큰 보상을 얻게 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 좋은 사제를 봉헌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경건한 사제만큼 주님께 큰 영광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폴 셀리반 신부 저 ‘미사의 신비’ 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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