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팔자 나쁜 팔자는 구분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고생하는 팔자, 그냥저냥 사는 팔자, 호의호식하는 팔자는 구분할 수 있다. 그 정도 구분은 가능하니 사주를 보는 것이다.
먼저 밝히지만 나는 "니 사주 조졌으니 그냥 기도하면서 부적 갖고 다니면서 현실파악하고 조용히 살어" 라는 식의 말을 가장 싫어한다. 슬픈 일이지만 그런 식으로 명리상담 해주는 역학자가 상당히 많다. 다 자격 없는 놈들이다.
1. 호의호식하는 팔자
보통 얘기하는 격이 확실하고(정관격, 정재격 등) 그 길신을 충극하는 것(병)이 없으며 대운에서도 길신과 유정한 운을 걸어가는 팔자다. 이런 사람들은 긍정적인 의미로 전형적이다. 정관격이라고 하면 천상 공무원으로 바르고 착실하다. 여자가 정인격이 확실하면 얼굴이 아름답거나 그렇지 않거나 행동이 매우 사랑스러워 평생 복록 속에 살아간다.
그게 아니라면 합으로 똘똘 뭉쳐진 팔자이다. 가끔 천간이나 지지로 삼합을 짜거나 방합을 짰는데 그것이 길신으로 작용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서 묘월 계수가 지지로 해묘미 삼합을 짜서 그 어떤 운이 오든 깰 수 없는 목 식신을 강하게 가지면 이는 매우 좋은 사주가 된다. 연,월,일이 삼합이라는 것은 집안 어르신들과 부모님과 자기 자신이 끈끈하고 유정하여 한가지 목적을 위해 똘똘 뭉쳐있다는 것이다. 3대째 꼼장어 집을 하여 돈을 박박 긁어모으는 식당을 생각하면 된다. 금상첨화로 원국에서 예를 들면 연주의 천간이나 지지에 재성 화(火)를 보거나 운에서 들어오면 대발하는 것이다.
이렇게 명리학적으로 좋다는 구조를 갖고 있는 팔자의 특징은 돈을 많이 번다거나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구김살 없이, 고생안하고, 모험할 필요가 없이, 타고난 복록을 가지고 평생토록 안위를 보장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2. 그냥저냥 사는 팔자
대부분 그냥저냥 사는 팔자들을 가진다. 원국에 용신이 분명히 있는데 힘이 없어서 어설프다거나, 충극을 맞았다거나, 격용신의 테마에 어긋나는 것들이 투출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정관격인데 엉뚱하게 천간에 비겁이나 식상이 뜨는 경우다. 이 경우 성실하고 바르게 살아가야 할 사람이 가끔 이해못할 사차원 짓을 하게 되어 제살 깎아먹는다.
혹은 사주원국은 좋은데 운에서 받쳐주지 않는 경우다. 용신은 화 식상인데 운에서 뜬금없이 수 인성이 들어온다거나. 이런 경우 타고난 조건은 좋으나 운이 받쳐주지 않아서 뜻을 펴기가 곤란하여 수 대운이 지나갈 때까지 욕심을 버리고 어떻게든 근근이 버텨야만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주원국에 일간이 기대고 싶고 그 여린 마음이 꽂히는 글자가 생긴다. (설령 용신이 아니더라도) 예를 들면 삶이 힘든 어머니가 자식들만 바라보고 살게 되는 것과 같다. 이 경우 자식궁이 되는 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므로 시지에 유정한 운이 오면(예를 들어 시지가 관성일 때 운에서 편관이 들어오는 경우) 설령 그것이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는 운이 되더라도 자식들이 잘 되는 것을 보면서 위안을 삼게 된다.
3. 고생하는 팔자
그래도 앞서서 그냥저냥 사는 팔자들은 사주원국이나 운에서 한줄기 희망은 볼 수 있는 길신은 한두개씩 갖고 있는 경우이다. 그런데 고생하는 팔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용신이 분명히 있는데 심하게 충극을 맞아서 아예 못써먹게 되었다거나, 용신이 있는데 운에서 아예 용신을 배반하는 운으로 흐르고 받아들일 만한 구조도 아닌 경우이다. 혹은 사주원국에 비겁이나 편인이 너무 과다해서 보통 길신이 되는 재성, 관성이 발을 들여놓을 틈이 없는 구조이다.
팔자가 이렇게 되면 고생하면서 살게 된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자기 자신이 고생한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주팔자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으니 고생하면서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혹은, 이익을 챙길 줄을 모른다. 남들이 보기에는 이 정도 욕심은 내도 되지 않나 싶은데 당사자는 전혀 욕심이 없다. 자기 혼자 살 때는 별 문제가 안되지만 결혼을 하고 나면 배우자를 매우 힘들게 한다.
그렇다면 고생하는 팔자는 무조건 나쁜가? 아니, 결단코 아니다. 오히려 2번의 그냥저냥 사는 팔자보다도 괜찮을 수 있다. 왜 그러한가?
보통 사주팔자 보자마자 "와~~ 이거 참..." 하면서 혀를 끌끌 차게 되는 사주는 명리학자들이 무엇이라 부르냐면 "하늘이 돌봐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게 무슨 뜻인가? 인간세상에서 품어주지 않으니 하늘이라도 품어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뜻을 잘 음미해 보라... 나는 그 말을 처음으로 했던 사람이야말로 명리학의 모든 것을 꿰뚫었다고 생각하고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와 눈물까지 맺혔었다.
하늘이 품어주는 사람.... 인간세상에서 잘 살아가기 힘드니 하늘이 돌봐주는 사람들...
나의 욕심을 채울 수가 없어 욕심을 버렸고, 가시밭길 고생갈을 당연하듯이 받아들이고, 마음이 백번 천번 찢어져도 이겨내면서 세상을 사는 사람. 이 사람들이야말로 하늘이 아끼지 않으면 그 무엇이 아끼랴?
만약 이러한 운명을 타고나서 욕심을 부리고 남을 등쳐먹으려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하늘의 철퇴를 맞지 않고 배기랴?
결국 고생하는 팔자를 타고난 사람들은 스스로를 갈고 닦아 어려운 운명을 자기 손으로 개척해서 척박한 삶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대단히 의미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고생으로 점철된 삶의 의미를 깨우쳐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인간은 강하고 죽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는 법이다.
첫댓글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