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하늘이 뚤린것일까, 그칠줄을 모른다. 전화가 왔다. 혼자 사는 친구는 너무 울적하다며 왜 비는 청승맞게 내리는지 모르겠다며 쓸쓸해 한다. 해가 비추이면 괜찮은데 구름이 끼거나 비가 내리면 슬퍼하는 친구다. 언젠가는 우산을 쓰고 함께 헌팅톤 비치를 걸었다. 피어를 걸으며 사진도 찍었다. 곁에서 있어만 주어도 위로가 되는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 작은 것 조차 하지 못한다.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내게는 함께 있기를 원하는 남편이 있으니 어찌하나. 비록 커피를 나누지는 못해도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나누니 친구가 좋단다.
요즘 우리 집 메뉴에 삼걔탕이 추가되었다. 여름이면 복 날 삼계탕을 끓여 먹었다. 남편은 힘든데 나가서 한그릇 사 먹고 말자지만 딸과 사위 먹일 생각에 집에서 만들었다. 어느 날 마켙에서 판매하는 삼계탕을 사왔다. 데우기만 하면 되니 너무 편했다. 먹어보니 맛이 괜찮았다. 그 후로는 마켙에 가면 2팩을 사다 냉동고에 넣어두었다 먹는다. 오늘 하루종일 비 온다는 소식에 어제 꺼내 놓았다. 점심에 부침개랑 먹으니 날씨와 어울려 더 맛있었다. 소주 한 잔 곁들어 먹은 남편의 기분이 최고란다.
아침 신문을 보니 마켙에 나온 떡볶이 종류가 많았다. 한국 사람보다 타인종들이 더 찾는단다. 아직 그건 안 먹어보았지만 삼계탕은 우리 집 식탁에 한 자리하고 있다. 내 손으로 하는것만 고집할 것이 아닌 세상인데 여전히 김치도 담고 반찬을 해 먹는다. 동태찌개도 삼계탕도 내 손으로 안 하니 더 맛있다. "매운당도 자주 해 주더니 요새는 왜 안 해줘?" 나는 말한다. "당신이 '장모집 매운탕을 맛있게 먹으니까 그렇지. 내가 해 달라면 언제든 말만 해."라고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한다. 왜냐하면 나는 그의 대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해 본 소리야" 평생 부엌일 하느라 힘든데 이잰 편하게 살으라는 남편 덕에 편하게 살며 좋은 세상인데 일찍 가면 억울할 것 같다는 욕심도 부려본다.
첫댓글 남편분의 이런 협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든 요리를 다 사 먹어도 좋은 세상에 남편까지 이렇게 동조해주니 부럽습니다. ^^*